다시 만난 아버지 (1)
다시 만난 아버지 (1)
'마음 같아선 전기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싶지만, 배터리 만드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야. 방법을 알려줘도 아직 원소 단위의 3D 프린터 소재를 제조할 수 없으니 모든 발전소는 내가 만들어야 하잖아? 역시 아무리 생각해 봐도 큰 것을 만들어 파는 게 좋겠어 한 개 팔아서 1조 3천억이면 괜찮은 장사잖아?
그나저나 미끼로 만든 드론 100개에 국방부가 걸릴 거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물론 내가 만든 제품의 성능이 그만큼 뛰어나긴 하지만 타국이었다면 이 정도까지는 받지 못했을 거야.
거기다 설계도도 넘겨 달라고 했을 텐데 말이야. 모든 수리를 우리에게 직접 의뢰해야 한다고 했는데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드리잖아? 이것으로 또 부수입도 생겼으니 좋은 일이지. 2조가 넘는 국가 세금을 사용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게 마음에 들어.
앞으로 만들기 쉽고 가격은 비싼 그런 제품들을 만들어야겠어. 그럼 무얼 만들어야 할까?. 조금 다른 형태의 이동 수단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만약 그런 이동선을 만들고 관광까지 가능하다면? 1석 2조겠지?'
이때 지영이가 들어왔다.
“주문한 보잉 클래식 737-500 비행기가 김포공항 격납고에 도착했어.”
“그래? 그럼 연구원 모두 이동할 수 있게 차량 준비해줘.”
“알았어.”
제품을 구매하고 인수하는 데까지 10일 정도가 소요됐다. 구매 금액은 총 8억 원이 지출되었다. 보잉사에서 중고 떨이로 판매하는 제품이라 생각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18대의 버스에 연구원들을 태우고 비행장 격납고로 향했다.
“오늘 분해하실 비행기입니다. 분해해보시고 앞으로 우리가 만들 비행기의 형태와 모양 등을 연구해 주십시오. 허황되거나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도 상관없습니다. 과학의 법칙을 모두 무시하고 본인들이 생각한 방법을 제출해 주십시오. 시작하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503명의 연구진이 달려들어 비행기를 분해하며 세심하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인원이 많아서 비행기 한 대를 완전히 분해해 분석하는데 총 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얼마 전 국방부에 판매된 제품들로 인해 모든 연구진에게 1억씩 총 503억이 포상금으로 지급돼 모두 사기가 높아져 눈에 불을 켜고 이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매년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새로운 연구원을 채용했는데 학벌, 인맥, 스펙, 얼굴, 몸매 모두 무시하고 오직 실력으로만 채용됐다.
처음 채용했던 198명의 직원 중 아직 근무하는 직원은 50명 남짓이다. 그 외 나머지는 3년간 꾸준히 채용된 연구원이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개인 또는 팀이 만든 프로젝트를 가지고 오면 언제든 채용이 된다고 하여 꾸준히 늘어난 결과였다.
처음에는 그냥 의기만 왕성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SMS에 소문이 나면서 지원자가 많아졌고 와호잠룡의 세계에서 진짜들만을 골라냈다.
그만큼 나간 사람도 많았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이 히트를 치고 있었기에 기업에서 사람을 고용해 산업 스파이로 많이 들여보냈다.
이 사람들을 지니가 걸러냈다.
그로 인해 법무팀에서는 줄기차게 소송을 진행했고 대부분 승소하였다.
그렇게 지오 전자는 무섭게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한 달간 특별 프로젝트로 503명의 연구진이 거의 매일 회의를 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비행선을 만들기 시작했다.
“굳이 속도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모양을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형태로 제작해도 됩니다.”
“좀 더 실험해봐야겠지만 접시 모양의 비행선도 충분히 좋은 디자인입니다.”
“대표님. 질문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발전소의 크기와 용량은 얼마까지 가능한 겁니까? 그것을 알아야 저희가 띄울 수 있는 무게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모든 연구원이 조용해졌다.
배터리에 관한 모든 정보는 이 회사에 극비 문건 중 하나였다.
모두 궁금해하지만, 절대 입에 담을 수 없는 그런 정보 말이다. 외부에 알려지면 엄청난 논란이 일어날 테니 말이다.
“얼마 정도의 힘이 필요합니까?”
“당연히 강하면 강할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여기 계신 연구진 누구라도 초소형 크기에 초강력 발전기를 만들어 주신다면 그 힘을 사용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또한, 초강력 발전기를 제작하시는 분들에게 100억의 보너스를 드리겠습니다. 조건은 사람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크기와 무게여야 하며 시간당 최소 10MW급 이상을 발전해야 합니다.
아마 기존의 모터 형태로는 그만한 전력을 끌어낼 수 없을 겁니다. 재료와 방법은 상관없습니다. 가능성만 밝히셔도 됩니다.”
어떻게 보면 발전소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오히려 상당히 엉뚱한 제안이었다.
혹시 발전소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기 위해 이 엉뚱한 제안을 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갑자기 연구원이 웅성대기 시작하자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10년 넘게 이 일을 했지만, 이들이 낸 아이디어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을 깨버린 제품들도 많았잖아? 이번에도 이들이 내가 염원하던 이동식 발전소의 힌트를 주겠지?'
웅성거리고 있는 연구진을 쳐다보다가 손을 들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제가 갑자기 말씀드린 포상금으로 인해 기존에 하시던 연구에 차질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그럼 돌아가셔서 연구를 진행해 주십시오”
'이전 같았으면 혼자 고민하고 실험해야 하지만 인원이 많으니 큰 도움이 되는군. 이래서 대기업들이 지속할 수 있는 거겠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차세대 관광 비행정은 드론 형태이다. 원통 형태의 모양에 총 64개 이상의 프로펠러로 안정성을 유지하며 최소 15명 이상의 인원을 태우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무한 에너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제품이었다. 이 제품의 관건은 배터리의 무게였다.
'한번 만들어 볼까?'
실험실로 올라와 5T 두께의 알루미늄 철판을 원형으로 잘라내 비행정의 밑판을 만들었다. 거기에 균형을 맞춰 16개의 구멍을 뚫고 지름 1cm짜리 모터 16개를 끼워 넣었다.
“지니야 전기 올려줘.”
전기가 올라가자 모든 물건이 원소로 보이기 시작했다.
3년 동안 꾸준히 연습해 상당히 자유롭고 넓을 지역까지 원소 배치할 수 있었다.
그만큼 원소 테트리스 작업에도 능숙해졌다.
'이제 저 알루미늄에 모터를 붙이면 기본 드론의 형태는 가능하군.'
그때 불현듯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모터의 형태를 조금 길게 만들어서 아래는 출력을 위에는 발전을 시키면 어떨까? 모터가 회전할 때마다 생산된 전기가 다시 출력으로 사용될 수 있잖아? 이 상태에서 16개의 모터가 만든 전기를 알루미늄판으로 모아 다시 출력시키면?'
생각이 정리되자 바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알루미늄판을 비전도 물질로 바꾸고 출력 모터를 기존과 같이 끼워 넣었다. 그 위에 발전 모터를 올렸다.
'이제 저것들을 모두 붙여보자'
원소 테트리스를 이용해 출력용 모터와 발전용 모터를 일체화시키고 남는 원소들을 이용해 배선을 만들었다.
'처음 모터를 회전시킬 때 전기가 필요하니 가운데에다가 발전기를 만들어야겠지?'
다시 가운데에 아주 작은 소형 발전소를 만들어 넣었다.
'스위치가 있어야겠지?'
스위치까지 모두 만들어 넣었다.
'좋아 다 만들었으니 실험해보자.'
가운데 발전기는 이미 동작하고 있었기에 스위치를 켜자 16개의 발전기가 천천히 돌아갔는데 회전이 증가하지 않았다.
'실패네. 전력 증폭기와 제어기도 필요하네.'
회로를 고쳐 다시 필요한 것들을 수정해 넣었다.
'이번에는 회전수가 빨라 전력 생산이 좋기는 한데 멈출 수가 없네. 중앙 통제 시스템도 만들어야겠네.'
이렇게 수십 번을 수정하여 드디어 완성된 형태의 드론을 볼 수 있었다.
'좋아 생각보다 잘 만든 것 같아. 이 상태 그대로 크기를 키우면 되겠어. 거기다 사람들이 움직일 때 힘의 균형도 조절할 필요가 있어야겠지? 그러려면 출력 모터의 배치도 균형을 이뤄야겠지. 나머지는 연구원에게 맡기자'
“지니야 지금 만든 회로도를 연구진들이 볼 수 있게 게시판에 올려줘. 내가 발견한 문제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까지도 같이.”
“알겠습니다”
“김승우 법무팀장님은 연결해 줘'
“안녕하세요. 대표님”
“잘 지내셨죠?”
“대표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연구진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할 때 법무팀도 특별 보너스를 지급해 주었다.
“듣기 좋은 소리군요. 이전에 말씀드린 연구소 용지 매입은 어떻게 돼가고 있죠?”
“지금 60% 이상 매입되었습니다.”
“특별한 문제는 없나요?”
“몇 가지 문제가 있긴 합니다.”
“어떤 문제인가요?”
“땅을 매입하는 것을 알고 고액의 땅값을 요구하며 알박기를 하는 곳들이 생겼습니다.”
“그들의 부지가 적으면 어느 정도 더 지출해도 되니 최대한 빨리 진행해 주세요. 우리에겐 연구소 건설이 더 시급합니다.”
“알겠습니다.”
김승우 법무팀장과 전화를 끊자 지니가 나에게 정보를 알려줬다.
“정인님 아버지로 보이는 인물이 CCTV에 포착되었습니다.”
“뭐?”
너무 놀라 벌떡 일어섰다.
“어딘데?”
“서울 강남에 한 호텔입니다.”
“영상 보여 줘.”
벽면 화면에 바로 관련 영상이 보였다.
'저 모습은 아버지가 맞는 것 같아.'
“관련 자료들 좀 찾아봐 줘.”
“네.”
'정말 아버지일까? 아버지라면 왜 갑자기 강남에는 나타난 거지? 이번에도 나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인가? 그동안 정말 많이 늙으셨네.'
“관련 기사를 찾았습니다.”
“보여줘”
[MO 제약이 강남 본사에 사옥을 구매하고 창단식을 했습니다. 현재 MO 제약에서 개발하고 있는 대사성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치료제를 곧 보급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인 리나글립틴은 이미 상용화하여 급격히 인지도를 키우고 있는 기업입니다. MO 대표는 타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이 제품들이 출시되면 코스닥에 상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모든 제품을 주도해 만든 분은 최고 수석 연구원 박진성 박사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인터뷰에서 관련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 외에도···. ]
“지니야. 영상이 촬영된 곳 인근에 감시자가 몇 명이지?”
“경호원으로 판단되는 사람들이 30명 이상 호텔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그곳에 관련된 모든 내용을 해킹해서 알려줘. 세세한 것까지 모두다.”
“예. 알겠습니다.”
지니에게 지시를 내린 후 바로 법무팀장에게 연락해 박진성 박사와 미팅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번에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이전처럼 멍청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거야'
하루 뒤.
“MO 기업에서 대표님을 만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정말입니까?”
너무 놀랐다.
이렇게 쉽게 미팅이 잡힐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네. 약속 날짜를 정해서 연락드리겠다고 전달했습니다.”
“그럼 빠른 시간내에 잡아주세요. 장소는···.”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 잠시 고민해야 했다.
잠시만요. 5분 뒤에 다시 연락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지니야. 위치적으로 안전한 미팅 장소를 선정해줘”
“지금 검색 중입니다.”
'우선 우리 쪽 건물에서 미팅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저쪽에서 거절하면 다른 미끼를 던지면 돼. 그래도 안 되면 사방이 트인 곳으로 미팅 장소를 잡고 그마저도 거절하면 나도 경호원을 대동하고 이동하면 되고. 평범하게 보여야 하니까 김승우 법무팀장님도 같이 모시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였습니다. 강남에 기업 세미나실을 빌려주는 곳이 있습니다.”
“알았어”
나는 법무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선 우리 연구소까지 오실 수 있는지 알아보시고요. 못 오신다고 하시면 강남에 세미나실을 얻어서 미팅을 잡기로 하죠.
참고로 제가 박진성 박사님께 우리 연구소에서 꼭 보여드리고 싶은 연구 결과가 있다고 그래서 미팅을 잡는 거라고 말씀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동안 바쁜 일정으로 몰랐었지만, 기업 측에서 떠오르는 샛별로 나를 주목하고 있었다.
많은 기업이 팬시 연구소에 연줄을 대고 싶어 메일과 전화로 연락했지만, 지니가 모두 차단했던 것이다.
MO 제약 측에서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박진성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감시자를 붙이면 괜찮다는 생각에 미팅을 허락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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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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