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무기 (1)
과학이라는 무기 (1)
충북 충주에 다른 대학교보다 등록금이 5분의 1로 말도 안 되게 저렴한 신생 재단이 있다는 것이 소문이 났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이 창립식을 하던 날 지오 그룹과 자매결연을 했다.
이 자매결연으로 자연의 기 재단을 졸업하는 모든 학생은 지오 그룹의 직원으로 우선 채용되는 조약식이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은 대기업을 선호했고 이제 막 생긴 중소기업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학생들에게 호응이 좋지 않았다.
“이런 학교도 있었냐?”
“몰랐구나. 이번에 새로 창설됐대.”
“그럼 신생 재단이잖아?”
“그렇지.”
“이름도 열라 구려. 자연의 기가 뭐니? 자연의 기가. 학교가 맞긴 한 거야? 혹시 사이비 종교 단체 아니야?”
“그럼 충주시에서 허가를 내줬겠니?”
“그렇긴 하네.”
“그리고 이름이 촌스러우면 어때? 전국에 있는 대학교보다 등록금이 5분의 1밖에 안 하는데. 거기다 기숙사비도 저렴하고 학생들에게 3끼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고.”
“뭐? 무료로?”
“그래. 신생 재단이다 보니 혜택이 많은 거지. 이 혜택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애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다른 대학교 1년 등록금으로 졸업할 수 있는 게 어디야? 거기다 추가 비용도 거의 없다고.”
“그래도 난 다른 곳에 갈란다. 신생 재단이면 교수진이 허접할 텐데 그런 곳에서 교육받고 싶지는 않다. 명문대는 아니더라도 이름 있는 대학을 가야 취직이라도 잘되지. 이 헬조선에서.”
“얘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네. 자연의 기 그룹은 모든 수업이 다른 대학처럼 따분한 이론 수업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야.”
“그럼?”
“이곳의 모든 수업 방식은 실습 형태로 이루어진대. 그리고 졸업하면 지오 그룹에서 운영하는 회사에 먼저 채용 된다고 하더라고.”
이야기를 듣던 한 학생이 말했다.
“너도 참 순진하다. 그게 다 너 같은 애들 꼬드기려고 하는 말이야. 등록금이 저렴하면 재단이 어떻게 먹고 살아? 재단이 무슨 자선 단체냐? 헬조선에 그런 재단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가진 놈들이 더 한다고 학생들 돈을 어떻게 뺏을 수 있을까만 연구하는 놈들인데 그런 곳에서 추가 비용 없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거기다 실습비는 소모 비용인데 추가 비용이 없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라고. 분명히 추가 비용이 발생 될 거야.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내기해도 좋아.
그리고 지오 그룹? 듣도 보도 못한 그런 중소기업에 누가 들어가고 싶어 해?
일반적인 대학들이 창설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중소기업과 자매결연하는 거잖아? 재단 이사장 인맥이 넓었으면 대기업하고 자매결연을 했겠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이랑 했겠냐? 거기다 자매결연한 기업이 거기 하나뿐이잖아? 하여튼 난 다른데 지원할 거다.”
이름이 오해의 소지가 있어 새로운 종교 시설인 줄 착각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러나 장학금 제도가 너무 좋아 찾아오는 학생들도 어느 정도 있었다.
특히 부모 없이 사는 아이들에게 혜택이 컸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재단 안에 기숙사를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처음 만든 곳이라 시설도 잘 되어 있었기에 학생들은 좋아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 학생들은 지역 주민들이 대부분이어서 재단을 운영하는 첫해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모든 학생이 300명도 되지 않았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은 그렇게 시작했다.
1년이 되자 반신반의하며 자녀를 맡겼던 부모들의 반응이 급상승했다.
수업의 질은 최상이었고 학교에 들어가는 비용은 저렴했으며 모든 식사도 무료로 제공해 주었다.
특히 유치원 같은 경우 늦은 저녁까지 아이들을 맡아주었기에 반응이 더 좋았다.
거기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의 교육 방식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진행하던 이론 수업이 아니라 모두 실기 위주로 진행됐다.
또 하나 다른 것은 초등학교 3학년 수업부터 고등학교 수업까지 단계별로 나눠 대학교처럼 운영됐는데 한국 최초로 진행되는 교육 방식이라 교육부에서 이를 반대했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5년 동안 이 방법으로 수업을 운영해 본 후 결과를 보기로 교육부와 합의했다.
첫해 재단장인 숙부님은 이렇게 말했다.
“이 재단 내에서는 모든 차별이 금지됩니다. 만약 그 누구든 차별을 하는 자가 있다면 제일 먼저 이 재단에서 퇴출당하게 될 것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수업은 밖에서 운동 2시간에 수업 2시간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수업 시간이 짧았다.
그 운동 전후 각 10분은 숙부님의 기체조가 시행됐다.
2학년이 되면 같은 방식으로 2시간 운동 후 2시간 수업을 받고 점심을 먹은 후 1시간 운동 후 1시간 수업을 받았다.
수업 시간이 짧아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었으나 1~2학년에 습득해야 하는 과목들이 같은 또래와 비교해 훨씬 수준이 높아 보이자 수업 방식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본인의 수준에 맞게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이 너무 쉽거나 이미 숙달한 수업이라면 다음 단계인 4학년이나 5학년 심지어 6학년 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국어는 5학년 수업을 수학은 4학년, 영어는 3학년, 음악, 미술은 6학년에서 배우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특정 과목에서 천재성을 나타내는 아이들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목을 들을 수 있게 준비해 주었다.
1년이 지나자 300명이던 아이들은 1,8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소문이 퍼지면서 처음에는 주변 도시에 있던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시간이 점차 지나자 전국 각지에서 극성 엄마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2년이 되자 1,800명이던 학생이 6,230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때까지도 지오 그룹과 자연의 기 사학재단을 눈여겨보는 이들이 없었다.
3년이 지나자 6,230명이던 학생은 재단 내 모든 학교가 만석이 되었다.
한 학급당 30명으로 제안되어 있었고 3명의 교사가 한 학급을 맡아 지도했다.
심지어 5명의 교사가 한 학급을 맡아 지도하는 곳도 생겨났다.
외국에서조차 시도되지 않은 독특한 수업 방식과 최첨단 장비들로 인해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급여를 줄이기 위해 정 교사가 퇴직하거나 직위 해제되면 그 자리를 기간제 교사가 대처해 교육하는데 반해 자연의 기 사학재단 내 모든 교사는 교원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들이었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의 독특한 수업 방식을 보고 다른 학교에서도 궁금증이 생겨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 비싼 교사들의 급여는 어떻게 마련했는가? 의구심이 들었다.
이 재단에 특이한 점이 하나가 더 있는데 아이디어를 구매해 준다는 것이다.
교사들이 이 학교와 계약할 당시 법무팀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거나 그 아이디어를 이용해 물건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 되시면 그 학생들을 도와주십시오. 그 학생들이 만든 제품이 상품화되어 판매되면 1년 동안 판매 금액에 1%를 도와준 교사에게 지급해 드릴 겁니다.
단 교수님들이 만든 아이디어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만약 본인이 만든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싶으시면 절차를 밟아 저희에게 제출해 주십시오. 검증 과정을 거쳐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제품을 상품화 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의 지도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이 기폭제가 되었다.
당근과 채찍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무슨 아이디어를 내겠어? 라고 생각했으나 3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학생이 특허권을 가지고 위 학급으로 올라갔다.
그만큼 교수들의 수익도 늘어났다.
학생은 돈을 벌 수 없다는 편견을 깨버린 것이다.
어느 순간이라도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해 학교 컴퓨터에 등록하면 그 결과가 본인에게 전달된다.
특허를 낼 수 있는지와 상용화 판매 금액 등 아주 세밀한 자료를 받아 볼 수 있었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고등학교 졸업자 중 수십억을 번 아이들도 생겨났다.
한편에서는 아이들에게 너무 상업적이며 자본주의적인 성향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는 가볍게 무시됐다.
전반적인 수업 방식의 수준이 높았고 학부모들의 호응도 좋았기에 이는 가볍게 무시되며 무탈하게 넘어갔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으니.
그동안 지오 전자는 이 아이디어를 구매해 많은 아이템이 판매했다.
이 제품들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판매됐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인기가 상당했다.
해외에 나갔다가 보았거나 혹은 학교와 기숙사에 비치된 지오 전자 제품을 사용해 본 학생들의 호응은 좋았다.
교육부는 아이들에게 너무 상업적인 교육을 한다며 제재하려 했으나 재단 내 모든 학생의 부모들이 헌법까지 들먹이며 교육부를 막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적인 게 무엇이 나쁜 겁니까? 지금의 아이들은 이미 어른보다도 더 현실적입니다. 미래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부는 반성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지금까지 교육부의 구시대적인 생각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미래에 대한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교육부의 생각을 바꿔 이런 미래적인 교육은 한국의 모든 학생이 받게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교육부가 한 것이 무엇입니까? 언제나 발 행정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들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앞으로 그러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이런 현실적인 학교를 제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결사 항쟁으로 막읍시다.”
극성 부모들이 이렇게 나서자 교육부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언론들이 자연의 기 사학재단의 운영 방식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고 이 운영 방식으로 인해 한국에서도 드디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나타났다.
학생 중에는 권력자와 재력가의 아이들도 많았기에 교육부는 자연의 기 사학 재단에서 진행하는 모든 교육 방식을 인정해야 했다.
한국은 실무 위주로 교육하는 학교들이 없었기에 인기가 많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졸업하면 일반적인 회사에서 대리로 일할 수 있는 정도의 역량까지 끌어올려 주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타 기업들도 자연의 기 재단에 졸업하는 학생들을 보내 달라고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생 대부분은 지오 그룹과 관련된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지오 그룹에 들어가지 않거나 타 기업에 들어가지 않은 학생들은 개인 사업을 시작해 해외로 판로를 만들었다.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지오 전자가 운영하는 마트에서 대리 판매도 해주었다.
이렇게 실질적인 모든 지원을 지오 그룹에서 해주고 있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달려들었다.
그렇게 한국의 인재들이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갔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하늘보다도 높은 삼별 기업보다 더 많은 급여와 이벤트성 보너스를 주는 곳으로 지오 전자와 팬시 연구소가 유명해지자 이곳에 안 들어간 학생들은 땅을 치며 통곡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충주시에 많은 학원이 생겨났다.
높은 학군이 들어서면 교육열이 올라가기에 생긴 방정식과 같은 현상이었는데 재단 내에서 공부하는 학생 중에 학원을 가는 학생이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재단 내 교육이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이 건설될 때 이미 충주에는 3곳의 대학교가 자리하고 있었기에 1곳을 더 만들어진다고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불과 3년 만에 충주시 인구가 30%나 증가했고 5년이 되자 50% 이상이 늘어났다.
특히 충주에서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많아져 출산율도 높아졌다.
대학교 3곳이 만들어졌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비약적으로 인구가 늘어난 적이 없었다.
충주 시청은 늘어나는 인구수로 인해 축제 분위기였다.
“다른 대학교들이 들어올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그렇습니다. 교육 방식도 획기적이라 호응이 좋습니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으로 인해 충주 시장은 지식 기반의 테마 도시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이곳에 인기를 얻자 다른 지역에 시장들이 많은 혜택을 제시하며 자연의 기 사학재단의 분교를 내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이미 함흥과 라선시에 분교를 내고 있었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이 두 곳에 건물이 완성되자 많은 북쪽 학생들뿐 아니라 남쪽 학생들도 몰려와 입학하여 교육을 받았고 새로운 혁명 세대가 되었다.
특히 북측 학생들의 사상을 바꿀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이었기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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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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