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도시 프로젝트 (2)
미래 도시 프로젝트 (2)
중국 전역을 감시하던 지오 전자의 첩보 인공위성 화면에 갑자기 경고음과 경고 문구가 보이면서 모든 화면이 일본을 비췄다.
그 순간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고 폭발이 일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고온의 열기가 순식간에 퍼져나가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바로 그 뒤를 열 폭풍과 전자기파가 따라왔다.
지오 전자에서 같이 구매한 슈퍼컴퓨터가 분석한 폭발의 원인은 수소 폭발이었다.
일본 지도를 보여주고 있는 다른 모니터에는 폭발력과 피해 상황, 예상 오염도가 실시간으로 상세하게 표시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몇 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다.
잠시 후 두 번째 경고음과 경고 화면이 보이더니 그 반경 안에 있던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수가 고온의 열기로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는 컴퓨터 분석 내용이 보였다.
상황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사령관이 급하게 말했다.
“빨리 가서 사령관님 모셔오게.”
그 명령을 들은 장교 하나가 밖으로 뛰어나가 사령관실의 문을 두 번 노크하더니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문을 벌컥 열었다.
갑작스럽게 뛰어 들어온 장교를 보며 사령관이 소리 질렀다.
“뭐야?”
“죄송합니다. 너무 급한 일이라. 일본에서 수소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그 여파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습니다.”
“뭐라고?”
사령관도 너무 놀라 벌떡 일어섰다.
장교와 사령관이 작전 상황실로 돌아왔을 때는 두 번째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기존의 폭발력에 원자력 발전소와 핵연료봉 저장소가 같이 터지면서 폭발력이 커졌다. 열 폭풍의 위력도 강해져 10분도 되지 않아 20km 내외에 있던 세 번째 원자력 발전소를 폭발했다.
그렇게 여섯 곳의 모든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고 상황이 끝난 줄 알았지만, 니가타 인근에 있던 원자력 발전소가 마지막으로 터지면서 이후 폭발하는 원자력 발전소는 없었다.
처음 폭발이 일어났을 때 보였던 방사능 예상 수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이 범위에 있던 오사카와 교토, 고베, 나고야는 물론이고 니가타, 후쿠시마까지 오염돼 사실상 이 모든 땅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미 몇 년 전 테러로 인해 하마오카 원자력 발전소와 도카이 원자력 발전소가 터져 오염된 지역을 합치면 일본 전체 국토의 4분의 1이나 되는, 그것도 정 중앙에 있는 제일 넓은 알짜배기 땅이 방사성에 오염된 것이다.
이전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도쿄와 요코하마 등에서 대피한 수천만 명의 일본 국민이 오사카와 교토, 고베로 이동해 정착했기에 피해를 더 키웠다.
이 폭발로 자연스럽게 삿포로와 히로시마가 분리됐고 수천만 명의 사상자를 냈다.
핵폭발이 잠잠해지자 도시 곳곳에 주유소와 폭발물이 터지면서 불이 나기 시작했고 핵폭발 범위 안에 있던 산도 불타올랐다.
그 영상을 넋 놓고 보고 있던 사령관이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지금 대통령과 긴급회의를 진행해야 할 것 같으니 영상을 저장해주게.”
“알겠습니다.”
사령관은 영상을 받아 부사령관과 함께 청와대로 이동했고 쉬고 있던 또 다른 부사령관이 작전 실을 통제했다.
30분 후 청와대에 모든 장관과 육군 참모총장, 제1야전군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제3야전군사령관 외에도 부사령관들이 모두 모였고 그 중 일본 수소 폭발 장면을 처음 본 부사령관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11시 13분 인공위성이 수소 폭발을 감지했습니다.
11시 17분 첫 번째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고
11시 29분 두 번째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브리핑은 20분간 진행됐다.
“일본의 피해 상황은 어떤가요?”
“최소 4천만 명, 최대 6천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모두 알고 계시다시피 몇 년 전 발생한 일본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인해 피난갔던 인구가 교토, 오사카, 고베에 집중됐기에 더 큰 인명 피해가 예상됩니다.
또한 핵폭발 이후 도심지에 있는 주유소나 폭발물들이 터지며 2차 피해가 진행되고 있기에 앞으로 얼마나 더 큰 피해가 있을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반응은 어떤가요?”
대통령이 외교부 장관에게 물었다.
“일본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때 국방부 장관의 스마트폰으로 한 통의 긴급 문자와 많은 사진이 들어왔다.
[실험장에서 실험을 지켜보던 일본 총리, 장관 모두 사망. 의원 다수 사망. 천왕 및 일가족 모두 사망. 모든 정황을 유추해 볼 때 일본이 중국의 인해전술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진행한 핵실험으로 확인됨. 폭발 과정이 실수인지 테러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본의 과학력을 기준으로 이런 사소한 실수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테러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음. 만약 이 사건이 테러라면 한국 원자력 발전소도 위험함. 테러 용의자는 중국 특수부대원으로 생각됨. 원자력 발전소로 접근할 수 없어 더는 정보 확인 불가]
국방부 장관은 그 메시지를 보고 대통령에게 말했다.
“방금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일본 총리와 모든 장관, 의원 다수가 사망했고 폭발의 여파로 오사카로 피난한 천왕과 그의 일가족도 모두 사망했다는 정보입니다.”
그 말에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
“뭐요? 그게 정말입니까?”
“더 놀라운 정보가 있습니다. 이 폭발이 일본에서 중국의 인해전술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진행하던 핵실험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폭발 과정이 실수인지 테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 정보 믿을 만한 것입니까?”
“출처가 어디입니까?”
“그 실험을 지켜보기 위해 총리와 모든 장관, 의원 다수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증거 사진이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은 내가 보내준 사진을 프로젝트에 연결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했다.
그 사진에는 총리와 모든 장관, 다수의 의원이 무기 실험을 지켜보는 장면이 있었고 첫 번째 무기 실험이 성공하자 밝게 웃는 모습도 있었다.
두 번째 실험이 시작되자 폭발이 일어났고 다음 사진은 없었다. 누가 봐도 사진을 찍던 정보원이 그 자리에서 죽은 것을 직감했다.
“일본이 사소한 실수로 이런 대참사를 만들 나라는 아니기에 테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테러라고요?”
“몇 년 전에도 중국이 일본에 특수 부대를 상륙시켜 도시 곳곳에 많은 테러를 자행했고 일본이 그들을 소탕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번 테러를 자행한 자들이 중국 특수 부대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재 중국군은 소수의 인원으로 게릴라 작전을 진행하고 있기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만약 그들이 이 사고를 만들었다면 한국도 모든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하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도 몰려 있기에 하나가 터지면 모든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만약 원자력 발전소가 터지면 인명피해가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부산과 경주에 원자력 발전소가 40km밖에 되지 않아 연쇄 폭발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고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는 가정하에 부산, 김해, 거제, 대구, 안동, 경주, 포항, 영덕까지 초토화됩니다.
2차 피해로 인해 경상도 전 지역과, 전라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이 오염될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오 전자에서 핵폐기물을 처리해 주었기에 피해가 더 적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터지면 땅의 3분의 1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사용할 수 없는 땅이 한국의 요충지라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중지시켜도 전력 부족은 없습니까?”
“현재 석탄 수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아 북측에서 채광하고 있는 석탄으로 운영되기에 발전소 가동률은 40% 이하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중지시키면 일부 지역은 전기 공급이 불안해질 겁니다.”
이때 국방부 장관이 산업부 장관에게 물었다.
“몇 년 전 지오 에너지에서 핵연료봉 대신 안전한 연료봉을 만들었다고 한전에 판매하려 했던 적이 있었는데 혹시 기억하십니까?”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오 에너지에서 첫 번째 연료봉을 무료로 공급해줘 현재 고리 원전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능이 어떤가요?”
“오염도 없고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들었습니다.”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을 보고 말했다.
“이 문제를 지오 에너지와 해결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지오 에너지와 요?”
“지오 건설에서 건설한 모든 건물은 발전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건물에서 생산됐다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해 건물에서 모두 사용하고도 남아 한신 전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놓고 봐도 지오 에너지의 에너지 생산 능력은 독보적입니다. 거기다 핵연료봉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연료봉도 생산하고 있으니 연료봉을 바꾸시는 것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우선 지금 당장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중지하십시오. 경비 인력은 군부대로 전환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방사능 오염물질과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이건 한국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일본 정부가 무정부 상태가 된 이상 우리가 막아야 합니다.”
“동해 해류를 보면 방사성에 오염수를 그대로 둔다 해도 우리에게 큰 영향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현재 편서풍이 불고 있기에 겨울이 끝날 때까지 방사성 오염에 안전합니다. 그동안 해결책을 마련하면 됩니다.”
국방부 장관은 다른 장관들이 하는 한심한 소리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멍청한 놈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정말 모르는 건가?'란 생각을 했으나 본인도 딱히 이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역시 예상대로 아무런 해결책이 없이 회의는 끝나버렸다.
한신 전력에서 지오 에너지를 찾아왔다.
이전에 나와 계약했던 자들이었는데 지금은 나 대신 지오 에너지 대표와 협상을 해야 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그는 이전에 계약한 계약서를 꺼내 지오 에너지 대표에게 건네줬다. 지오 에너지 대표는 건네받은 계약서를 쭉 훑어보더니 말했다.
“그쪽에서 계약을 위반한 계약서군요.”
“계약을 위반했다니요?”
“여기 보시면 1년 안에 최소 1기 이상의 연료봉을 구매한다고 되어 있는데 지켜지지 않았잖습니까? 거기다 계약 위반 시 지급해야 하는 3조의 위약금도 우리에게 주지 않으셨고요.”
“그건 저도 잘 모르는 일이라.”
“우리는 신뢰를 잃은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습니다. 돌아가십시오.”
대표가 너무 강경해 그들은 말도 붙여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말도 못 붙여보고 쫓겨났습니다.”
“왜 쫓겨난 건가? 이 계약이 성공하면 최소 12조는 벌 수 있는데?”
“계약서를 보더니 계약 위반이라며 우리 기업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
“지금같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다른 기업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손해 보면서까지 판매를 하는데 굴러들어 온 12조 매출을 차버리다니.”
한신 전력 사장은 의아했다.
정부에서 재촉하지 않으면 굳이 돈을 들이면서 바꾸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그는 산업부 장관에서 전화를 걸었다.
“안타깝게도 지오 에너지에서 연료봉을 판매할 생각이 없나 봅니다.”
“뭐? 알았네. 내가 알아보지.”
한신 전력 사장은 이 상황을 대충 넘어갈 생각이었으나 산업부 장관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부 장관이 지오 에너지로 보좌관을 보냈다.
보좌관과 지오 에너지 대표는 서로 인사를 한 후 본론을 꺼냈다.
“혹시 일본에 핵폭발이 일어난 것을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한국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봉을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신 전력이 찾아왔었군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한신 전력은 우리와의 최초 계약에서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기업과는 당연히 거래하기 힘듭니다.”
“그 과정은 저도 모르나 나라를 생각하십시오. 나라가 무너지면 기업도 망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지오 에너지의 한국 지사를 철수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네? 한국 지사를 철수한다고요? 상장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철수라니요.”
“본사에서 더는 한국 정부도 믿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저도 한국인으로서 이 결정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시 지오 에너지만 철수하는 겁니까?”
“아마 다른 기업도 철수 명령이 떨어졌을 겁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큰일이었다.
현재 한국에 있는 모든 기업이 감원을 진행했고 그래도 수출 길이 막혀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지오 그룹만 유일하게 높은 수출 실적과 다른 기업에서 감원한 인원까지 흡수해 경제를 받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이 한국을 빠져나간다면 한국은 제2의 경제위기를 겪을 수도 있었다.
일본의 중앙은 초토화 됐습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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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몇 일동안 미팅이 많아 글을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미팅이 그 미팅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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