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허황된 야망 (4)
일본의 허황된 야망 (4)
'일이 이상하게 풀리네. 대만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한다니. 거기다 일본이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설 줄은 몰랐어. 한국에서는 어떻게 결정을 내릴까? 한국의 결정으로 많은 돈을 벌 수도 있겠는걸? 오래간만에 국방부 장관이나 만나봐야겠다.'
“국방부 장관 연결해 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연결됐다.
“잘 지내셨습니까? 장관님.”
“중국 때문에 바쁜 것 말고는 잘 지내고 있네.”
“그러시군요. 혹시 지금 시간 되시면 오래간만에 식사나 하시죠.”
“그럴까?”
“제가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알겠네. 한 시간 뒤 그곳에서 보도록 하지”
루퍼가 출력해 준 전쟁 시나리오를 들고 매번 모이는 식당에서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
“연락이 오지 않아서 날 잊은 줄 알았네.”
“요즘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상당히 바빴습니다.”
“하긴 요즘 정세가 바쁠 만하지. 자네도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만, 중국 내 독립군들의 진격 속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다네. 아무리 중국 정부에 최고 지도층이 모두 죽었다고 해도 이건 의외의 일이야.”
나는 결혼 이야기를 한 것인데 국방부 장관은 다른 일로 바빴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혼인신고로 인해 나의 결혼 사실을 곧 알게 되겠지만, 굳이 알릴 생각은 없었다.
“그만큼 CIA가 나서서 잘해주고 있다는 말이겠죠. 제가 뵙자고 한 것은 몇 가지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자네가 가져온 정보라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겠군. 말해보게.”
“일본이 대만을 설득해 중국 공격을 확답받았습니다.”
“대만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말인가? 하긴 지금 중국은 원래 대만의 것이었으니 그런 생각을 가질만해. 중국도 공산 체제보다는 자유민주주의를 더 좋아할 거고.”
“그런데 한국은 이 전쟁에서 어떤 태도를 고수하실 생각입니까?”
“글쎄? 아직 잘 모르겠네. 중국이 어려운 상황이긴 하나 그렇다고 쉽게 볼 나라는 아니지 않은가?”
“전쟁에 관해서는 장관님의 결정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닙니까?”
“어느 정도 조언은 가능하지만, 모든 결정은 대통령이 내린다네.”
“당연히 대통령님이 결정하셔야죠.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장관님이 이 전쟁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그게 이 전쟁과 무슨 관련이라도 있나?”
“장관님께서 이 전쟁에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야 저도 준비를 하거든요.”
“어떤 준비를 말하는 건가?”
“중국 주변국에 무기를 팔 생각입니다.”
“무기를 판다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건 제 개인적인 이득보다는 국가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기에 국방부 장관님의 결정이 중요합니다. 제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시면 판단하기 편하실 겁니다.”
“알겠네. 이야기해 보게.”
“대만이 대륙 진출을 도와주는 대가로 만주를 한국에 주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만이 그런 결정을 했다고?”
“그렇습니다. 그들은 중국군이 대만을 침범하지 못하게 막아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은 아닌데 하는 일에 비해 보상이 너무 과한 것 같군.”
“대만이 우리에게 땅을 주는 대가는 절대 과한 보상은 아닙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중국 해군을 막아주면 북부 전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단군 25만 명이 바로 한국을 공격하기 위해 남하할 테고 우리는 그 25만 명과 전투를 벌여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북부 전구에 있는 78, 80 집단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바로 83, 81, 82, 79, 72 집단군 60만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한국을 공격할 겁니다.
”
“자네 말을 듣고 보니 과한 보상은 아니군.”
“대만이 중국 공격을 막아 달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우리가 중국과 싸우고 있는 동안 대만은 중국으로 상륙하려는 것입니다.”
“손자병법을 익힌 그들이 그걸 모를 리가 없겠지. 전쟁에서 이기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기본이니까. 나 같아도 같은 전략을 세웠을 거야.
내가 고민되는 것은 대만이 중국으로 상륙했다 하더라도 동부 전구에 있는 73과 75 집단군 2곳과 상대해야 하는데 그들과의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지 여부네.”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75 집단군은 베트남의 침공과 좡족의 독립을 막기 위해 서쪽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대만도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73 집단군과 비슷한 전력이군.”
“대만은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계략을? 어떻게 말인가?”
“대만이 중국으로 상륙하기 전에 먼저 일본군을 상륙시켜 중국의 전력을 어느 정도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본군을 이용해 중국으로 들어가겠다고?”
국방부 장관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질문했다.
“일본이 그런 계획에 말려들 정도로 멍청하지 않을 텐데? 뻔히 보이는 피해를 안고 그런 조건에 수락할까?”
“정확히 따지면 대만이 일본에 제안한 것이 아니라 일본 스스로가 중국 땅을 침범하기 위해 대만에 제안한 것입니다. 대만은 그걸 이용하는 거고요.”
“일본이 제안했다고?”
“그렇습니다.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통과시켰으나 국제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잖습니까? 그래서 중국을 침공하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명분을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명분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힘든 싸움일 텐데 일본이 어려운 결정을 했군.”
“아마도 독립군과 타국이 피해 없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도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요?”
“중국이 아직 독립군조차 막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우리가 그 제의에 수락하든 말든 대만은 또 다른 동맹국에 같은 제안을 할 겁니다. 중국과의 전쟁에서 무조건 이겨 이전에 영화를 다시 누리고 싶어 하니까요.”
“의지는 알겠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그래도 대만이 저런 조건을 제시한다면 욕심을 내 볼 만합니다.”
“욕심이야 당연히 나지. 왜 안 나겠는가? 우리 세대에 옛 영토를 찾을 수 있는 일인데. 거기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인해 왜곡한 역사를 바로잡고 진정한 우리 역사와 유물을 찾을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대만을 도와주시고 대만이 주겠다는 땅을 받으신다는 말씀입니까?”
“그만큼 우리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네. 중국과 전쟁은 어쩌면 우리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싸움이거든.”
“통일된 한국의 두 배가 넘는 땅입니다. 피해 없이 만주를 차지하는 것이 더 이상한 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이 분단국가가 된 것도 중국의 개입으로 인한 것이잖습니까? 그때의 치욕을 다시 돌려준다고 생각하십시오. ”
“맞는 말이긴 한데 굳이 전쟁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군대를 움직여 피해를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일세.
거기다 대만이 일본을 끌어드려 전쟁을 치른다면 일본을 싫어하는 중국인들은 대만의 정권을 받아드리지 않을 걸세. 분명 또 다른 내란이 일어날 거야. 그만큼 일본군을 끌어들인 대만 정권이 중국에서 정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그 부분은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중일전쟁으로 인해 아직도 일본이라면 치를 떠니까요. 그러나 그건 대만이 해결할 문제이고 우리가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그 부분이 신경 쓰이신다니 대만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보류하고 몽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몽골이 옛 영토를 찾기 위해 남하하고 있는데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네.”
“만약 몽골이 베이징과 랴오닝성을 차지한다면 대만은 우리에게 제시할 조건을 몽골에 제시할 겁니다.”
“몽골이 정말 거기까지 내려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저는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
“몽골은 오래전부터 바다로 진출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지나칠 리가 없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몽골은 절대 바다에 나갈 수 없으니까요. 무리해서라도 텐진까지 진격해 내려올 겁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네. 이런 기회를 쉽게 놓치기 아까울 테니까. 나 같아도 같은 결정을 했을지 몰라. 그러나 몽골의 군사력을 생각하면 무리한 결정이야.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몽골이 첨단 무기를 사용하는 중국과 맞붙게 된다면 어떻게 될 거로 생각하나?
거기다 군사 수로도 상당한 불리한 싸움이네. 그들이 83, 81 집단군 20만 명을 물리치고 텐진까지 내려온다고? 만약 그들을 물리치고 텐진까지 내려왔다고 쳐도 82, 79, 72 집단군이 바로 밑에서 진을 치고 있는데? 이건 보나 마나 한 싸움이야.”
“그럼 저랑 내기하시겠습니까? 장관님? 저는 몽골이 바다까지 내려온 다에 걸겠습니다. 제가 진다면 1조를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자신하는 것을 보니 뭔가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지?”
“내기는 안 하시고 바로 정보를 듣고 싶으신 겁니까?”
“나는 도박을 좋아하지 않는다네. 거기다 확실하지 않은 것에 승부를 걸지 말라고 했네. 그만한 돈도 없고.”
“내기를 안 하신다니 바로 알려드려야겠네요. 몇 가지 정보가 더 있긴 합니다.”
“어떤 정보인가?”
“지금 누군가 중국군이 움직이지 못하게 모든 정보를 교란하고 있습니다. 중국군의 움직임은 상대국에 고스란히 노출하면서요.”
“그게 CIA가 아닌가?”
“계속 조사하고 있으나 CIA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집단은 CIA의 작전보다 더 치밀하게 독립군과 타군을 도와주고 있거든요. CIA도 이 상황을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이란 단어는 빼고 이야기했다. 혹시라도 우리라고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다.
“아직 그 3의 세력이 누군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군이 제대로 된 작전을 펼치지 못하고 전투에서 계속 패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 의문의 조직이 몽골에 83, 81 집단군의 정보를 넘겼다면 몽골군은 텐진까지 성공적으로 진격해 내려올 겁니다.”
국방부 장관이 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언제봐도 참 대단해. 우리 정보원들이 습득하지 못한 정보를 언제나 자네에게 듣거든. 어떤 정보 체계를 가지고 있기에 국가보다 정보가 빠를 수 있나?”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저의 생존법이니까요.”
“나는 언제나 자네의 그 정보망이 부럽다네.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듯하니 자네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지. 자네가 나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텐가?”
“저에게 결정권이 있다면 몽골에 무기를 팔고 78 집단군과 80 집단군을 물리쳐 준다는 제안을 할 겁니다.”
“몽골에 무기를 판다고? 무기는 그렇다 치고 우리가 집단군을 물리쳐주든 말든 몽골이 굳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전혀 없을 것 같은데?”
“저들은 우리 제안을 거절할 수 없고 우리는 이 싸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우선 몽골이 우리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는 이야기부터 말씀해드리겠습니다. 장관님도 말씀하셨다시피 몽골의 무기들은 상당히 오래됐고 구시대적입니다. 아직도 제대로 동작할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 무기로 텐진까지 진군하며 싸우다 보면 전력 차이를 확실히 느끼게 될 것이고 흡수한 땅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니 몽골은 선택의 여지 없이 최신식 무기를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에는 동의하네. 그 넓은 땅을 지키려면 몽골은 많은 무기가 필요할 테니.”
“문제는 몽골이 그렇게 많은 양의 무기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이때 우리는 무기 대금을 몽골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만주 땅으로 받겠다고 하는 겁니다.”
“몽골이 무기 대금으로 만주를 줄 거로 생각하나?”
“어차피 그들 땅도 아닌 곳을 대가로 무기를 판매하는 겁니다. 생각이 있다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 겁니다.
“도와주는 집단을 믿고 몽골이 약속을 어기면 어떡하나? 우리에게 구매한 무기로 만주를 공격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럴 수 있겠죠. 그러나 그건 아주 큰 욕심입니다. 만주를 공격하는 순간 몽골은 오히려 땅을 뺏기고 최악의 경우 패망할 수도 있으니까요.”
“몽골이 패망한다고? 왜 그렇게 생각하지?”
“생쥐도 구석에 몰리면 큰 힘을 발휘한다고 했습니다. 동쪽에 주둔하고 있는 78 집단군과 80 집단군은 후퇴할 곳이 없습니다. 그 말은 곧 두 집단군이 모두 죽기 전까지 전투가 끝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분명 사생결단의 의지로 전투에 임할 겁니다.”
나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이야기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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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saygreen님과 감동적님이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인해 약속대로 연참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 행복한 금요일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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