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만든 화학자

또 다른 시작 (1)

또 다른 시작 (1)

“우리가 이곳을 탈출할 때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해요.”

“그래도 꼭 저 애여야 하는 건 아니잖니?”

“그렇긴 한데 지금 당장 밖에 나가면 어떡하시려고요? 저는 못 보고 아버지는 못 걸으시잖아요?”

“차라리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좋지 않겠니?”

“이 정도 조직이라면 우리 찾는데 금방 일 거에요.”

“하긴 그렇겠구나.”

“정 못 믿으시면 저 애의 몸에 제가 만든 바이러스를 투약하는 것은 어떠세요?”

“그럼 그렇게 하자.”

아버지와 합의가 끝나고 정연이가 쓰러져 있던 장소를 제외한 모든 곳을 돌아다니며 생명체를 말소키셨다. 누가 보면 사이코패스 부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앞으로 편하게 살기 위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지금 심정으로는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한 짓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건물 곳곳을 돌아다니다 CCTV 실을 발견하였고 그곳에 있는 모든 증거 자료를 분리해 분쇄기에 넣고 동작시켜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 모든 처리가 완료되자 아버지와 나는 정연이가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정연아 아직도 있니?”

“네 아직 있어요”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 건물에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아무리 불러도 대답해주는 사람들이 없거든. 그래도 다행히 아버지를 만났어.”

“그래요? 정말 다행이네요”

정연이 옆으로 이동해 정연이를 휠체어에 앉혔다.

“몸을 움직일 수 있으신가 봐요?”

“얼마 전부터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정말 잘 됐네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정연이는 의아했다.

김정만에게 지시를 받고 그를 처음 봤을 때 이미 모든 인대가 끊어진 상태였다. 끊어진 인대는 수술 외에는 회복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움직이고 있으니 더욱더 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아버지 어디로 가야 하죠?”

“글쎄다. 지금 정연이 몸을 보니 온몸이 마비된 것 같구나. 우선 연구실로 옮겨서 왜 그런지 알아보는 게 좋겠구나”

“그럼 우선 연구실로 이동하죠”

나는 정연이가 탄 휠체어를 밀고 연구실로 이동했다. 눈이 보이지 않아 불러주는 대로 이동하다 보니 이동 속도가 늦었다. 그때 갑자기 정연이가 소리쳤다.

“꺅~~”

“왜 그래 정연아?”

“사람들이···. 사람들이 쓰러져 있어요?”

“사람들이 쓰러져 있어?”

“네. 많은 사람이 쓰러져 있어요”

“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 사람들이 쓰러져 있다니”

“이곳 전체가 무원 바이러스로 오염된 것 같다. 말은 안 했지만, 이곳까지 오면서 많은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단다.”

“예? 그런데 왜 이야기 안 하셨어요?”

“네가 너무 급하게 이동하니까 말을 못 했지. 지금 퍼진 것이 무원 바이러스라면 죽지는 않을 테니 우선 정연이한테 혈액을 채취해 무원 바이러스가 맞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네 알았어요”

아버지와 아들이라 그런지 전혀 연극을 하는 것 같지 않게 합이 잘 맞았다. 우리는 연구실로 이동해 정연이에게 혈액을 채취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런”

“왜요. 아버지?”

“기존의 무원 바이러스가 돌연변이 되었다.”

“그럼 지금보다 더 안 좋게 변했단 말인가요?”

“그렇단다. 기존의 무원 바이러스는 사람을 죽이지 않았지만, 돌연변이 된 무원 바이러스는 살상력이 생긴 것 같다.”

“그럼 더 위험해진 거란 말이잖아요?”

“그렇지. 더 분석해봐야겠지만 이곳에 오래 있으면 위험할 것 같다. 이 돌연변이가 자연적으로 변화된 건지 아니면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위험해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없네요”

“그런 것 같다.”

“그런데요. 아버지. 우리 이곳에 계속 있으면 돌연변이 된 무원 바이러스로 인해 실험체가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첫 번째 사례니까”

“그럼 우리 도망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도망간다는 말에 정연이가 겁을 먹었다.

“오빠 나 두고 가는 거 아니지?”

“아버지 정연를 낫게 해줄 수 없어요?”

“우선 기존에 연구하던 백신을 투약해 보고 낫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정연아 어쩔래? 기존에 백신 연구하는 게 있긴 한데 임상 시험을 해보지 않아서 무슨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거든. 그래도 맞아 볼 생각이 있으면 얘기해”

“맞을게요”

“정말 괜찮겠어?”

“지금 이것보단 낫겠죠”

“아버지 놔주세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곳에서 나가면 몸이 건강해지도록 다른 백신을 만들어 줄게”

“예 고마워요. 오빠”

백신을 투약하고 10분쯤 지나자 마비되었던 정연이의 몸이 점점 풀어졌다.

“몸이 점점 풀리고 있어요.”

“지금 당장은 마비가 풀린다 해도 무슨 부작용이 있는지 모르기에 몸의 변화가 생기면 바로바로 이야기해 줘야 해. 알았지?”

“네 알았어요”

“아버지. 다른 사람들도 살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고 싶지만 여기 인원이 너무 많아. 거기다 성치도 않은 몸으로 이 많은 인원을 살펴볼 수도 없고 재수 없으면 우리도 잡혀서 실험체가 될 수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건 국가에 맡기자”

“그렇게 해요.”

“그럼 어쩔 수 없네. 우선 이곳부터 나가요. 그리고 저 치료 약 두 개만 주세요.”

“뭐에 쓰게?”

“필요한 데가 있어서 그래요.”

3명의 의견이 맞아 떨어지자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어 잠깐만요”

“왜? 정연아”

“저 차”

“차가 왜?”

“이곳에서 비자금을 옮기는 차에요”

아버지가 정연이에게 말했다.

“저 차가?”

“네 아저씨”

“가서 살펴보자”

우리는 5t 탑차의 뒷문으로 이동해 살펴보았다.

“잠겨 있네”

“우선 이곳에서 오래 머물 수 없으니 다른 곳으로 먼저 이동하자. 그런데 누가 운전을 하지?”

“제가 할게요”

“5t 탑차를 운전할 수 있어?”

“네 어렸을 때부터 이런 것은 이골이 나도록 연습했어요.”

“그럼 우선 이곳부터 빠져나가자.”

정연이는 열쇠도 없이 능숙하게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그렇게 차량을 끌고 건물 밖으로 나와 어느 정도 이동했다고 생각한 나는 창문을 내렸다. 근 6개월 만에 맡아보는 바깥 냄새였다.

“드디어 저 지옥에서 나왔어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아버지”

“그러게 말이다. 저곳을 이렇게 살아 나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저도요 오빠”

“뭐 너도?”

“네 실은 저 꽃뱀으로 키워졌거든요.”

“뭐 네가 꽃뱀이야?”

“아빠가 저 새끼들에게 돈을 빌렸나 본데 돈을 못 갚자 저를 이곳에 팔아 버렸어요. 그때가 10살이었는데 그 후 지옥의 연속이었죠. 살기 위해서 저들이 시키는 것은 다 했고 무엇이든 배워야 했어요. 그런데 저곳을 벗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10살이면 아주 어렸을 때 왔네?”

“저보다 어린 애들도 많았는걸요. 애들이 많다 보니 말 안 듣는 애들도 많았는데 그런 애들은 하나씩 사라졌어요.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라진 애들을 이용해 임상 시험을 했더라고요. 저는 얼굴과 몸매가 돼서 꽃뱀이 됐지만 그렇지 못한 애들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몰라요. 하여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일들이 엄청 많았어요”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네. 그 얘기 들으니 내가 너에게 한 짓이 정말 미안해지네”

“괜찮아요. 그래도 19살 성인인걸요.”

“뭐 19살이라고??”

“몰랐어요? 아 참 안 보이시지!”

“나는 기술이 너무 좋길래 나이가 더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이것들이 아버지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

“뭐 어때요. 아버지. 세상사 다 그런 거죠. 젊음에 식욕과 색욕은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잖아요. 심지어 세포들도 상대를 찾는데 만물의 영장이 혼자여서 되겠어요?”

“맞아요. 아저씨. 제가 교육받을 때 들었던 건데. 성춘향과 이몽룡의 나이가 15살과 16살이었대요. 그때부터 까졌던 거죠.”

“이것들이 쌍으로”

“하하하”

지옥을 나와서일까? 3명 모두 처음으로 기분 좋게 웃어보았다.

“그런데 어디로 가죠?”

“글쎄 어디로 가지?”

“아버지 제가 살던 집으로 가죠. 어차피 지금 당장 돈도 없잖아요. 그곳에 제가 모아둔 돈 이 좀 있어요. 음식도 좀 있고요”

“그래 그럼 그리로 가자. 이제 우리를 잡을 놈들도 없으니 편하게 좀 살아보자”

“정연아 너 운전면허증은 있냐?”

“당연히 없죠. 그래도 운전은 잘해요. 첩보 교육 받을 때 운전은 필수거든요.”

아버지는 한숨을 쉬고 말씀하셨다.

“경찰에게 잡히면 상황 곤란해지겠다. 국도로 조심해서 이동하자”

“예 아저씨”

10년 동안 살면서 처음으로 도로를 이용해 우리 집에 와봤다. 물론 하도 사용하지 않아 도로라고 하기에도 무색할 정도로 잡초가 무성한 길이였지만 5t 탑차가 들어오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이게 오빠 집이야? 이런 산속에 집이 있는 게 신기하네”

“그래도 나름 있을 건 다 있어.”

배가 고프셨는지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밥부터 먹자”

“그래요. 밥부터 먹어요. 온종일 굶었더니 배고파 죽겠네요. 밥은 내가 할게요”

정연이가 밥을 하러 주방으로 들어가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남겨준 돈이 수십억인데 왜 이렇게 살고 있었던 거야?”

“그 돈 구경도 못해 봤어요.”

“왜?”

“그 돈을 사용하려면 스위스로 한 번은 꼭 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뭐 인증을 받아야 한다나? 그래서 진짜인지 정보를 찾아보니까 스위스 은행에 불법 차명 계좌가 워낙 많아 미국에서 손을 썼고 어쩔 수 없이 스위스 은행에서 인증 절차를 만들었더라고요. 감시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외로 나가요? 해외로 나가면 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내가 살아 있는 것이 바로 밝혀지는데요.”

“그랬구나.

그럼 지금까지 어떻게 먹고살았니?”

“돈이 떨어지고 한동안 굶다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열었어요. 몇 개월 운영을 안 했는데 3억이 넘게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사이버 수사대에서 제 도박 사이트를 감시하기에 바로 폐쇄해 버렸죠. 이미 3억이란 돈이 생겼으니 굳이 위험하게 도박 사이트를 계속 운영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래도 간간히 짧게 열어서 지금까지 살 수 있었어요.”

“그럼 돈은 어떻게 한국으로 송금했는데?”

“한국에 제 계좌는 없어요. 제 주민등록번호로 만들어진 건 하나도 없거든요. 대신 제가 해킹을 배웠죠. 한국에 널리고 널린 게 개인정보인데 그중에 적당한 것들을 골라서 사용했어요. 송금도 그 사람들의 계좌를 이용했고요”

“그랬구나. 그럼 마온 제약은 어떻게 찾아온 거냐?”

“아버지 찾겠다고 이곳에서 마온 제약을 감시하고 있었죠. 보여드릴까요?”

나는 내 컴퓨터 실로 아버지로 모시고 갔다.

“아직도 CCTV에 마온 제약이 보이나요?”

“그래 지금 마온 제약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구나”

“이제야 발견되었나 보네요. 곧 있으면 뉴스에도 나오겠군요. 그걸로 아버지가 휠체어를 타시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랬었구나.”

이때 정연이가 식사하라고 소리쳤다.

우리는 식사를 마친 후 차를 마시면서 앞으로 무엇을 할 건지 이야기했다.

“이제 앞으로 무엇을 할 거냐?”

“글쎄요.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으니 이 눈부터 어떻게 해봐야겠어요”

“정연이 너는?”

“저도 딱히 할 게 없어요. 지금까지 배운 거라고는 남자 꾀는 것과 첩보에 관한 것밖에 배우지 못해서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네가 원한다면 돈은 마련해 줄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찾을 수 없지만, 스위스 은행에 성민이 사용하라고 넣어둔 20억이 그대로 있거든.”

“그건 아저씨가 사용하셔야죠”

“우리는 언제든지 돈을 벌 수 있어. 그 정도의 능력은 되니까 말이다.”

“저는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딱히 밖에 나가서 할 것도 없고요. 그것 말고라도 오빠랑 같이 있으면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거든요”

“아버지는 뭐하시려고요?”

“나는 연구를 계속하려고 한다. 그 전에 한국에 퍼져 있는 무원 바이러스부터 해결해야겠지. 이대로 그냥 두면 한국은 무정부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국가가 무정부 상태가 되면 일반인도 위험해지거든.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치솟고 있으니 이 상태로라면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그럼 그것부터 해결하죠. 아버지”

“회사는 만드실 건가요? 아니면 다른 제약 회사에 들어가서 백신을 발표하실 건가요?”

“아직 고민 중이다. 10년 넘게 고생을 해서 한동안은 좀 쉬고 싶은데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말이다”

“정 그러시다면 백신 공식만 넘겨도 돼요. 아버지. 그깟 돈 없어도 사는 데 문제는 없거든요”

“그러면 너무 아깝잖니?”

“하긴 그냥 포기하기에는 금액이 좀 큰 거 같긴 해요. 그럼 제가 대통령과 한번 거래를 해볼까요?”

“네가? 무슨 수로?”

“방법이 다 있어요. 지니야. 내가 대통령하고 통화를 좀 해야겠거든. 지금부터 대통령과 연락할 방법을 알아 봐줘”

“예 알겠습니다”

방안에 울리는 목소리에 모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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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모든 분들이 추천을 눌러주시는 그날까지

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야아마겟돈]

아...이런 소설이...
이건 뭐.....
참...나....

[영혼지배자]

소설이 마음에 안 드시는 것 같아 죄송스럽네요. 댓글 감사드리며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바둥]

성춘양 -> 향

[영혼지배자]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하였습니다.

[바둥]

부전자전 4 빨리 복구해주세요. 뭔가 시원한 사이다가 있을것 같은데 궁금해요

[영혼지배자]

복구 되었습니다. 몇 가지 수정을 하다 보니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더지지]

답답하네요 점점더

[NYALRA]

이건 아닌데..

[마르쿠탄]

여자가 10살에 팔려왔는데 운전을 어케하징?

[다크암]

여기까지 .......건필하세요 휴.....

[홀어스로스]

진짜 조잡하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