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테라포밍 (1)
화성 테라포밍 (1)
복잡한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맞기고 나는 화성 연구에 집중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렀다.
“이제 나무도 심어보자. 어떤 나무가 좋을까?”
인터넷에서 나무를 찾아보다가 한국 토종 적송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소나무가 추운 곳에서도 잘 자라니 이것으로 정하자. 일본 강점기에 그들이 먼저 이름을 등록해 일본 소나무로 되었으나 어디까지나 한국에서 궁 만들 때 사용했던 토종이니까 구하기도 쉽고 의미도 있고 말이야.”
적송을 화성으로 보내기로 했다.
“그럼 나무는 결정됐고. 화성으로 보낼 최초의 생명체를 무엇으로 할까?”
인터넷을 검색하며 이것저것 보다가 이미 네덜란드에서 화성 흙과 화성 환경으로 지렁이 실험이 성공했다는 뉴스가 검색되었다.
“지렁이?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아. 땅을 비옥하게 해 식물에도 좋을 거고 온실 밑바닥은 막히지 않았으니까 온실 밖으로 번식할 수도 있고.”
그렇게 실험을 하던 도중 잠시 쉬기 위해 뉴스를 보았다.
그때 울버린이 나오는 영화 광고가 나왔다.
“지금 내 능력이면 울버린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저거 한번 실험해봐도 될 것 같은데? 다 자란 생명체의 뼈를 금속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지 갑자기 궁금해지네? 힘이 강해지려나? 울버린 쥐를 한번 만들어 보자.”
결정은 내려지자 실험실로 이동했다.
실험용 쥐를 한 마리 가져다 놓았다.
“우선 뼈만 살짝 바꿔보자. 그런데 금속은 뭐로 하지? 금속에 면역 반응이 나오지 않으려면 금이 좋으려나?”
나는 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해 놨던 금을 가져왔다.
원소 모드로 들어간 후 세심하게 실험용 쥐의 뼈를 조금씩 빼내고 그곳에 금으로 채워 넣었다.
“뼈를 일부를 순금으로 바꿨으니 이제 얼마나 오래 사는지 확인해 보면 될 거야.”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쥐는 잘 살아 있었다.
가끔 원소 모드로 쥐의 상태를 살펴보았으나 딱히 부작용도 없어 보였다. 하여 쥐의 모든 뼈를 순금으로 바꾸었다.
“드디어 금 뼈로 된 쥐가 완성됐다. 아버지가 좋아하시겠는데? 문제는 금이 무거워 쥐가 잘 걸어 다니지 못하네. 다음에는 좀 더 가벼운 금속으로 바꿔줘야겠어.”
그렇게 첫 번째 실험이 성공했다.
그 후에도 5번의 실험을 통해 금의 순도를 점점 합금 형태로 바꿔가며 14k까지 낮췄다.
“이제 순금과 합금은 충분히 가능성을 봤고 다른 물질을 찾아봐야겠다. 면역 반응이 없는 금속이나 물질을 찾아 피부나 장기 같은 것들을 바꿀 수 있는지 실험 볼까? 그런데 동물 중에 그런 특이한 동물들이 있었나?
지니야. 비늘을 가졌거나 피부가 두꺼운 동물들 좀 보여줘.”
화면에 여러 가지 동물들이 검색되었다.
피부가 단단한 육상 포유류 중에는 하마와 코뿔소, 천산갑, 아르마딜로가 해상 동물로는 고래류가 있었다.
“아르마딜로나 천산갑이 괜찮겠네. 우선 쥐 피부에다가 저 비늘을 붙여보자”
다른 쥐를 가지고 와 그 쥐의 피부에 금으로 된 비늘을 만들어 붙였다.
“이렇게 붙여 놓으니까 천산갑과 비슷해 보이네. 어쨌든 지금 당장은 문제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계속 관찰해야겠지? 몸을 꺾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오래 살 수 없을지도 몰라.”
판타지 소설 속에 드래곤이 생각났다. 그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파충류로 드래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가능하면 정말 대박인데? 가만 드래곤을 만들려면 몇 종의 DNA가 필요할까? 몸은 금속처럼 단단하고 불과 용암 속에서도 살 수 있어야 하고 심장이 두 개인 데다 만년 정도 사는 파충류라. 가상의 생명체이긴 하지만 이런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면 대박이겠는데?
거기다 소설처럼 입에서 강한 산을 뿜을 수 있게도 가능할 것 같아. 심지어 피부가 어느 정도 불에 익숙하면 소설에서처럼 불도 뿜어내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고. 포유류 말고 파충류로 실험을 해볼 걸 그랬나?. 파충류는 이미 비늘을 가지고 있으니 그냥 바꾸기만 하면 됐을 것 같은데 말이야.”
지금 당장 실험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DNA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DNA가 필요했고 분석해야 했다. 그만큼 준비가 철저해야 했다.
“지금 당장은 DNA가 없어서 실험해볼 수 없다는 게 아쉽네. 거기다 파충류가 비늘이 있긴 하지만 냉혈 동물이라 지금 당장 화성에 보내기에도 문제가 있어. 그렇지. 파충류에다가 곰벌레의 DNA를 접합시키면 최소 화성에서는 죽지 않을 거야. 여기에 전기 뱀장어의 DNA까지 합치면? 이것만 해도 괴물인데 바다 심해에서 사는 생명체의 DNA까지 합쳐지면 목성의 압력에서도 살 수 있어. 갑자기 실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불타오르네. 많은 종류의 DNA가 필요해.”
DNA를 바꾸고 그 생명체가 오래 사는지 독성에 강한지 저온과 고온에서 잘 버티는지는 실험을 통해 알 수 있지만, 딱 하나 오래 사는 것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오래 사는 생명체들의 DNA를 분석해 필요한 세포를 조절해야 했다.
공식적으로 오래 사는 생명체들은 많다.
150년 넘게 살아가는 거북이라든가 코호그 조개, 랍스타 같은 것이 알려져 있고 어류 중에서도 오래 사는 것들이 많이 발견됐다.
그중 해삼과 올름, 물곰, 히드라, 포고노포르, 베니크라게는 수백 년에서 수십만 년 이상 살 수 있는 생명체들이라 다른 생명체와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 중 포고노포르와 베니크라게는 무한에 가까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 많은 것 중에 내가 관심 있게 관찰했던 것은 물곰이다. 이 작은 벌레는 놀라울 정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
작지만 영하 273도에서 영상 151도에서도 버티고 방사능에서도 죽지 않는다. 이렇게 강한 생명력을 가졌으면서도 150년 이상을 살 수 있다.
이 물곰에 포고노포르나 베니크라게의 DNA를 합성하면 아주 강력한 생명체가 태어날 수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날 때마다 생명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지구상의 모든 DNA를 모으는 것이 좋겠어.”
한두 마리도 아니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근 200만 종의 DNA를 모으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 많은 생명체를 모으고 관리하려면 넓은 땅도 필요했다.
검색해보니 이미 영국의 곤충학자가 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생명 대백과사전'을 운영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이라는 곳에서 비슷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도 찾아냈다.
“이미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네. 우선 구하기 쉬운 것들부터 모으고 구할 수 없는 것들은 저곳에 도움을 받기로 하자.”
정보를 찾아보니 정식 절차로 빠르게 희귀종을 모을 방법은 동물원과 연구소뿐이었다.
“동물원을 만들어야겠네. 어차피 동물들을 한국으로 가져오면 관리를 해줘야 하니 동물원이 필요하긴 하겠네. 어디가 좋을까?”
여러 곳이 생각났지만, 지금 당장 빈 땅은 강원도 기사문리였다.
원래 실험실과 연구센터를 건설하려고 했지만, 함경도에 더 넓은 땅을 확보했기에 강원도 땅에 연구 센터를 건설할 필요가 없어졌다.
“강원도 땅에 동물원으로 만들어야겠다. 나중에 화성으로 보낼 동물들도 모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잘됐어. 동물 모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테니 지금부터 조금씩 모아두자.”
생각이 정리되자 바로 김승우 법무팀장에게 전화했다.
남한이 북한을 임시 통치하고 함경도에 건물을 세우면서 법무팀장이 정신없이 바빠졌다.
처음에 3명으로 시작한 인원이 벌써 30명이 넘었을 정도로 많아졌지만, 아직도 인원은 모자랐다.
전 세계에 들어가는 제품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특허 소송도 진행했다. 거기다 새로운 제품에 나라별 특허를 신청하는 변리사 역할까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잘 지내셨죠?”
“정신없지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바쁘다니 기분이 좋네요. 그만큼 일이 잘 돌아간다는 말이니까요.”
“그만큼 저는 죽겠습니다. 하하”
“목소리 들어보니 기분 좋으신 것 같은데 엄살이 심하시네요?”
“들켰나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하신 거예요? 대표님”
“강원도에 구매한 땅 있죠? 그거 동물원으로 변경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동물원이요?”
“네. 지금 함경도로 연구 센터를 이전 했잖아요. 강원도 땅을 놀리는 것도 그렇고 해서 동물원으로 운영할까 하거든요.”
“동물원 운영하려고 구매한 것 치곤 땅값이 너무 많이 들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요. 어차피 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거기다 앞으로 연구에 동물들이 아주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그 자리에 동물원을 만들면 강원도청에서 허가해 줄까요?”
“아무래도 연구소보다는 관광객이 많이 모을 수 있는 동물원이 강원도에서는 더 좋아할 것 같긴 합니다. 제가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부탁드려요.”
법무팀장이랑 전화를 끊었다.
새로운 실험체를 구할 때까지 DNA 실험은 할 수 없기에 화성에서 광물 채취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아버지와 같이 건설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이동하던 중 함흥에 있는 식당에 들어왔다.
“회 국수 2개 주세요.”
“회 국수요? 우리 냉면 먹으러 왔어요.”
“그게 냉면이다. 북한에서는 냉면을 국수라고 해.”
“그렇군요.”
주문하고 나온 함흥냉면은 부산에서 먹던 회 국수와 비슷했다. 면발은 감자 전분이 사용되었고 명태 회와 매운 소스가 올려진 냉면이었다.
처음에는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차진 맛이 입안에 퍼졌다.
어느 정도 다 먹자 아버지가 한 가지를 더 주문했다.
“농마국수도 주세요.”
“그건 또 뭐예요?”
“지금 시킨 건 물냉면이다.”
냉면을 맛있게 먹고 건설현장에 도착했다.
건물을 건설하기 위해서 건설 드론들이 자재들을 나르고 있었다.
“드론이 건물을 건설하니 발전 속도가 확실히 빠르구나.”
“화성에서 건물을 짓기 위해 실험 삼아 만든 건데 저도 드론을 이용한 건설이 이 정도까지 대단한 줄을 몰랐어요. 엑스레이 드론까지 작동하고 있어 생각보다 튼튼하게 지어지고 있어요.”
“기존 건설사들이 이런 쪽의 개발을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지금보다 빠르게 발전시킬 수도 있을 텐데.”
“그래서 저 같은 과학자들이 있는 거잖아요? 대량 생산이 힘들어서 그렇지 플라즈마 엔진과 칸나에 엔진을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으면 프로펠러 엔진과 합쳐 더 발전된 추진력을 얻게 될 거에요.”
“화성의 테라포밍 준비는 잘 되고 있니?”
“안 될 건 없죠. 여러 가지 식물들과 박테리아를 화성 환경에서 실험하고 있는데 온실 안에서는 잘 정착하고 있어요. 거기다 화성에서 소나무도 하나 키우고 있는데 아직 잘 자라고 있어요.”
“소나무?”
“네. 한국에 상징물인 적송을 '설마 살겠어?'라고 생각하며 심었는데 살아남더라고요. 적응이 꽤 빠르던데요. 나중에 과일나무 하나 심어볼까 생각 중이에요.”
“사과나무 같은?”
“아버지는 소설을 안 보시니 모르겠지만, 판타지 소설에서 세계수라는 나무가 있거든요. 그런 나무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어서 연구 중이에요.”
“세계수? 그건 뭐냐?”
“용암만 아니라면 어떤 환경에서든 자라나는 나무에요. 그 나무는 수십만 년 동안 살고 둘레가 수백 킬로까지 두꺼워지며 높이도 수십 킬로까지 커져요. 혹시 아바타란 영화 보셨어요? 거기서 나오는 나무랑 비슷해요. 그 나무 하나가 행성 자체를 테라포밍하고 자연을 만드는 시초가 되는 거예요.”
“말 그대로 꿈 같은 이야기구나.”
“소설 속에는 아버지가 원하는 그런 생명체들도 있어요”
“어떤 것들 말이냐?”
“우선 드래곤이란 생명체가 있는데 날개 달린 도마뱀이에요. 크기는 수백 미터 정도 되고요 몸 전체가 고체로 되어 있어요. 그들의 몸은 종류마다 다른데요. 금속과 돌, 황금 같은 금속의 비늘이 몸을 보호해요. 피부와 내장도 강한 세포로 구성되어 있죠.
거기다 변신할 수 있는데 사람이나 쥐, 고양이 같은 것들로 변신할 수 있어요. 변신하면 변신한 생명체와 똑같은 형태로 변해요.
그것들은 용암에서도 녹지 않고 입에서는 화염이나 산 같은 것들을 배출해요. 목성 같은 곳에 풀어 놓아도 잘 살 수 있는 아주 강한 존재들이에요.
기억력도 무한해요. 인간처럼 망각이란 게 없거든요. 보통 만년 정도를 살고 생에 한 번 자가 생식으로 번식을 하죠. 그 외에도 상당히 많은 일을 하거든요.”
“내가 만들려고 하는 생명체와 비슷하구나.”
“또 골램이란게 있어요. 크기는 좀 다양한데 보통 3m 정도 되는 돌로 된 인간 형태의 괴물이에요. 이것들은 몸 안에 핵이 있어요. 그 핵이 자기장을 형성해 돌들이 끌어당겨요. 그렇게 뭉쳐진 돌들이 인간처럼 움직여요. 그 핵을 깨부수지 않으면 절대 죽지 않아요. 그 핵은 핵융합한 것처럼 무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거든요.”
“흥미진진하구나.”
대답은 그렇게 하셨지만, 아버지의 감흥 없는 목소리는 무미건조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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