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를 거는 기업들 (3)
시비를 거는 기업들 (3)
“이게 무슨 상황이야? 나랑 장난하는 거야?”
“저분이 사장님과 사업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셔서 모셨습니다.”
“저분? 이런 멍청한 자식들. 내가 원한 건 저놈이 가진 기술이지 저놈과 같이 사업을 하겠다고 말한 게 아니야.”
처음부터 밉상이다.
대화를 해보고 마음에 맞으면 대충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졌다.
“너를 보니 사업을 절대 같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어디서 반말지거리야?”
“머리에 피가 마르면 죽는다 이 멍청한 새끼야. 그래 새파랗게 어린놈에게 반말을 들으니 기분이 상하나 보군? 하지만 너를 보니 너도 내 나이 때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반말지거리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 오는데? 원래 같은 부류의 사람들끼리는 잘 통하잖아?”
“기술이고 나발이고 저 새끼 죽이면 1억을 주지.”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는 조폭이 없었다.
“뭐해 조두팔. 저놈을 죽이라고. 왜 명령을 안 내리는 거지?”
“이유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우리는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좋아 그럼 여기 있는 아무나 저 새끼를 죽이는 놈에게 두목 자리를 주겠다.”
그 말에 혹했는지 6명이 움직였다.
“어이 형씨? 혹시 무협지 읽어봤어?”
“그게 무슨 개소리야?”
“무협지에는 이런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
내가 손가락을 튕기자 앞으로 나섰던 6명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주위에 지켜보던 조폭들이 너무 황당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새끼들이 단체로 싸잡아서 연극을 하고 있나. 빨리 안 일어나? 저 새끼 잡으라고”
“그들은 죽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조금 전까지 멀쩡하던 놈들이 왜 죽어?”
“그게 저희가 못 움직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죽음 앞에서는 인간들이 참 똑똑해지거든. 이들은 목숨을 소중히 아는 놈들이야. 절대 너의 말을 듣지 않아. 복수도 살아남아야 할 수 있으니까. 조두팔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저 새끼가 너무 건방져서 마음에 안 들거든. 저놈을 교육하고 싶은데 좀 도와줄 수 있나?”
“저자는 RG 그룹의 차기 회장 자리를 약속받은 직속 후계자입니다. 그를 건드리시면 절대 안 됩니다.”
“그래서 저놈은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그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괴롭히며 살았을 텐데 저놈이 그렇게 무서운가? 저놈도 배경이 없으면 그냥 똑같은 인간일 뿐이야. 조만간에 저놈의 배경이 없어질 텐데 그래도 해보기 싫은가?”
“예. 그렇습니다.”
“자 들었지? 너의 두목은 이 일을 하기 싫다고 했다. 저놈에게 참교육을 시키는 놈에게 내가 포상을 내리지”
그러나 아무도 선 듯 움직이지 못했다.
“재미없게 왜 이래. 우리가 여기서 무슨 단합 대회라도 하려고 모인 건 아니잖아? 조폭이면 조폭답게 굴어야지. 왜 이렇게 담력이 없어?”
“뭐 하는 거야. 이 새끼들아? 움직여. 움직이라고. 저놈을 죽이는 자에게 두목 자리와 100억을 입금해 주지. 바로 지금 말이야.”
돈의 힘이란 대단했다.
죽음의 공포로 움직이지 못하던 조폭들이 100억이란 소리에 20명 정도가 움직였으니까.
“아직도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정신을 못 차렸구만. 좋아 굳이 벌주를 마시겠다면 그렇게 해줘야지.”
내가 손을 올리자 내 손 범위에서 피하고자 뛰어오는 놈과 점프하는 놈 옆으로 뛰는 놈 등 여러 형태의 동작을 보였다.
그러나 손바닥을 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어버리자 나에게 뛰어오던 20명이 그 상태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이를 지켜보던 조폭들도 너무 놀라 아무도 움직일 생각을 못 했다. 이쯤 되자 최천태 사장도 이상함과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상하지? 나에게 달려오던 놈들이 왜 쓰러졌는지도 궁금할 테고? 너희들이 오기 전에 이곳에 있던 다섯 명은 나의 탄지공을 맞고 모두 절명했다.
무협 소설을 읽어본 놈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거야. 재미있지? 이런 재미로 사람들이 무협지를 보는 거야. 21세기에 탄지공이라는 무공을 쓰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 말이야. 상당히 놀랍지 않은가?”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 소리쳤다.
“아직도 그놈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줄 놈이 없는 건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쓸모없는 것들은 모두 없애버려야겠어. 5초의 시간을 주지.”
5초가 지나 내가 손을 들려고 하자 최천태와 같이 온 비서가 최천태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미쳤나?”
하지만 비서는 아주 조그만 소리로 최천태에게 속삭였다.
“만약 저게 진짜라면 사장님은 무조건 이곳에서 살아남으셔야 합니다. 비굴하시더라도 살아남으셔야만 복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때 그들에게 소리쳤다.
“그럼 안 되지. 비서가 사장을 끔찍이 아끼나 본데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놈은 절대 살려 둘 수 없거든.”
비서와 최천태는 너무 놀라 심장이 목구멍으로 나올 뻔했다.
'저 새끼가 우리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지?'
그만큼 너무 작은 소리라 귀 기울여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 재미없어. 이곳까지 납치하길래 뭔가 좀 더 스릴있는 일이 생길 줄 알았더니 아이들처럼 소꼽놀이 하는 겁쟁이들이었어.”
97명이 넘는 조폭 중 벌써 1/4이 죽어버렸다.
조폭들이 서 있는 곳을 기준으로 손바닥을 세로로 뻗어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그러자 반이 넘는 조폭들이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이제 비서도 포함해서 저놈들을 교육하는 놈이 나올 때까지 모두 죽여주지.”
“살려주십시오.”
“살고 싶으면 저놈을 교육 시켜.”
“예 알겠습니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시작이 어렵지 한번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공포에 질린 조폭 하나가 최천태 사장을 무참히 폭행하자 다른 조폭들도 가세해 그들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죽어 이 새꺄 죽어. 죽으라고.”
슈퍼 금수저로 태어나 언제 이렇게 맞아 봤겠는가? 그들은 비 오는 날에 먼지나게 처맞고 있었다.
나는 다시 손을 올리자 나머지 놈들도 달려들어 최천태 사장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놈들도 모두 가서 구타해. 그렇지 않으면 모두 이 자리에서 죽여 줄 테니.”
그 말에도 움직이지 않는 놈들은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놈들이 좀 더 광분하며 최천태을 패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조폭들이 최천태를 때리고 있던 그곳에서 칼 두 자루가 나에게로 날라왔다.
절체절명의 순간.
팅~!
칼들이 무언가 맞은 것처럼 옆으로 튕겨 나갔다.
“이제야 조폭답네. 그렇게 배신을 일삼아야지. 이제야 마음에 들어.”
그 말이 끝나자마자 10개가 넘는 칼들이 날라왔지만, 모두 무언가 막힌 것처럼 튕겨 바닥에 떨어졌다.
“더 보여줄 것이 없나? 그럼 그만 끝내자. 그래도 몇 명은 살려주려고 했는데 난 내 뒤통수를 친 놈들을 살려줄 생각이 전혀 없어.”
다시 한번 손을 왼쪽에서 오른쪽 횡으로 그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생각보다 미론들의 전투 능력이 상당히 좋네.'
“지니야 이곳으로 이동형 드론 1기만 보내줘.”
“1분만 기다리시면 곧 도착할 겁니다.”
“역시 인간보다 훌륭하다니까.”
1분 후.
얼마 전에 만든 실험용 이동형 1인 드론을 타고 사람이 없는 곳을 골라 이동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지니가 보내준 무인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 차를 타고 연구소로 돌아왔다.
'이것들이 날 노린단 말이지? 또 어떤 놈들이 나에게 시비를 걸지 모르니 좀 더 보안에 집중해야겠어.'
“지니야 100대 기업 모두 감시하려면 재원이 얼마나 필요해?”
“지금 본체에 최소 3배 이상 필요합니다.”
지니 본체는 자연의 기 사학재단과 팬시 연구실 외 총 3곳에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 설치된 본체에 2배라면 팬시 연구소 3개 층을 동시에 본체로 만들어야 하는 어마어마한 작업이었다.
“안타깝게도 바로 확장할 수는 없네. 알았어”
지니 시스템 작업은 모두 혼자 해야 하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특히 다른 지니 시스템보다 자연의 기 사학재단에 설치된 지니 시스템은 상당히 많은 시간을 공들여 만들었다.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제일 빠르겠네. 아무리 허술해 보이셔도 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경험이 있으시니.'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실험실에는 안 놀러 오세요?”
“네가 갑자기 그런 소릴 하니까 절대 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는구나.”
“그러지 마시고 놀러 오셔서 실험 하나만 도와주세요. 그럼 재미있는 거 보여드릴게요.”
“그런 소리 하는 거 보니 아직 멀었구나. 난 그곳에 절대 안 갈 거다.”
“아잉 아버지 그러지 마시고 잠시만 도와주세요.”
뚜뚜뚜~~~
“치사하게 끊어버리셨네. 안 되겠다. 아버지 말씀대로 실험용 쥐라도 이용해야지.”
실험용 쥐를 이용해 뇌의 구조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RG 전자 사장이 사라진 지 3일이 되자 공개수사로 전환됐다.
'혹시 나에게 피해가 올 게 있나?'
당연히 없다. 알리바이를 정확하게 만들어 놨으니까. 그래도 혹시 모른다.
“지니야. 내가 납치된 곳부터 시작해 CCTV 영상 모두 확인해주고 관련된 영상이 있으면 모두 파괴해 버려.”
“예 알겠습니다.”
요즘 들어 시간 날 때마다 미론은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뚫어지게 쳐다봐야 겨우 보이는 드론이 날아오는 칼마저 튕겨내고 신경 마비 침을 발사해 주었기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
내가 탄지공이라고 거짓말을 한 이유가 이 비밀 무기를 공개하기 싫어서다.
거기다 하나라도 더 만들수록 더 많은 정보가 들어오니 이 재미에 빠져 지루한 작업임에도 지루할 틈 없이 만들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8일이 되는 날.
다른 사람의 제보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최천태를 찾았다.
제보자는 새 사진만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사진작가였다. 지나다니다 많은 까마귀가 보여 사진을 촬영하는 도중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
이로 인해 RG 그룹은 난리가 났다.
“김승우 법무팀장님 지금까지 구매한 공장이 몇 개죠?”
“총 17동을 구매한 상태입니다.”
“그러면 현재 102개 동이 운영 중이겠군요? 그런데도 아직 공장이 모자라나요? 공수영 대표님?”
“네 그렇습니다.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해외 주문을 감당하기가 벅찹니다. 한번 주문에 수백에서 수천 개씩 주문하는 업체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렇군요. 이 상태로라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차라리 공장형 빌딩을 짓는 게 이득이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공장 문제야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에는 정말 물건을 판매할 생각이 없으신가요? 지금 해외로 판 물건을 다시 한국으로 역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국내에도 물건을 팔아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면 팔아야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 전에 내실을 튼튼히 해야 하니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한국 대기업들이 달려들면 정치권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요.
그들을 다 꺾을 수 있을 때 한국 판매가 시작될 겁니다. 하지만 굳이 한국 판매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해외에서 우리 인지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으니까요”
“예 알겠습니다.”
“우선 충북 건설에 요청해서 고층 공장을 의뢰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각 나라에 창고도 더 늘려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나 더 늘려야 하죠?”
“지금에 두 배는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배달되는 대로 창고가 비워지긴 하나 항구에서 기다리는 물류비를 생각하면 창고 증설이 더 이득입니다.”
“그럼 창고 증설도 진행하세요.”
이때 지영이가 들어왔다.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손님이 오셔서 대표님을 뵙기 원하십니다.”
“누군데요?”
“삼별 기업 이건호 총수님과 이수연 사장님이 오셨습니다.”
회의를 진행하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지금 회의 중이니까 기다리라고 하세요.”
내 말에 사람들은 더 놀랐다.
“대표님 그러시면 안 됩니다. 한국의 최고 기업가입니다. 회의는 나중에 하시고 만나 뵙는 게 도리입니다.”
“그렇습니다. 대표님. 이건호 총수가 기침만 해도 이 기업은 바로 박살이 날 수도 있습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시고 회의에 집중합시다. 뭐해요. 지영씨. 지금 회의 중이잖아요?”
“예 알겠습니다.”
우리는 1시간을 넘게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모두 좌불안석이라 회의에 집중하지 못했다.
회의가 끝나고 응접실로 향하자 이수연의 얼굴이 붉어진 생태를 보아 정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지만, 이건호 회장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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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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