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조직 이용하기 (5)
범죄 조직 이용하기 (5)
지영이와 처제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났다.
“미안. 미안. 내가 너무 늦게 왔지?”
“형부. 한 달이나 지나서 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니잖아요? 우린 유럽에 버려진 줄 알았다고요.”
처제가 일부러 화가 난 것처럼 행동하고 있으나 이곳에 오면서 확인한 결과 지영이와 처제는 나 없이도 순탄하고 즐겁게 여행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리따운 여인 둘을 연락도 없이 한 달이나 방치할 수 있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언니도 한마디 해야지.”
“어서 와.”
“언니. 그게 다야? 우리를 버린 남편을 한 달 만에 만난 거라고. 그렇게 할 얘기가 없어?”
“자자. 우리 처제 화가 단단히 난 것 같네. 내가 아주 맛있는 저녁을 사줄게. 자 이리로.”
처제의 말을 애써 무시하며 그 둘을 데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120년이나 된 유명한 맛집으로 이동했다.
식당에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었으나 이미 이곳에 오기 전 미카를 통해 예약해 놨기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는 이미 세팅이 되어 있었고 이곳의 유명한 사과 와인을 점원이 따라주었다.
“센스가 좀 있네요. 형부.”
“이곳이 120년이나 됐대.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네.”
“정말요? 근데 지금 따라주는 건 뭐예요? 왜 전 없어요?”
“이곳에서 유명한 사과 와인이야.”
“저도 마셔볼래요.”
“미성년자는 술 마시면 안 돼.”
“여긴 유럽이잖아요? 이곳에선 저도 성인이라고요.”
나는 지영이를 쳐다봤다.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처제. 그럼 한잔만이야.”
“알았어요.”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처제는 맛있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모든 애교를 부려 사과 와인을 10잔이나 마셨다.
나와 지영이는 독일의 자랑인 수제 맥주를 종류별로 마시다 보니 서로가 취해 처제를 말릴 수가 없었다.
이곳의 학센 요리는 한국의 족발처럼 쫀득쫀득하며 입에서 살살 녹았다. 프랑크 소시지와 으깬 감자도 맛있는 요리였다.
그렇게 저녁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호텔로 이동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지영이와 처제는 모두 자고 있었기에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이 불법 시위를 하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왜?”
“중국 공격을 반대한다는 시위입니다.”
“몇 명이나 참여했는데?”
“10만 명 정도가 참여했습니다.”
“주최가 누구야?”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조직을 운영하는 삼합회입니다.”
“정부가 그걸 보고만 있어?”
“경찰을 동원해 막고는 있으나 아무래도 강제적으로 진압하면 폭동으로 번질 수도 있기에 조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이 싫으면 다 쫓아내면 되잖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건 좀 의외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제약이 있네?”
“그들이 집회하는 이유는 야당에서 그들에게 돈을 주고 사주했기 때문입니다.”
“야당에서 왜?”
“아무래도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지금 야당은 다음 혹은 그다음 대통령도 나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돼버립니다. 그걸 막기 위해 지금부터 국민을 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힘을 합쳐야 하는 이런 상황에 분쟁을 만들려 하다니 완전 미친놈들 아냐? 어떻게 그런 놈들이 정치하겠다고 앉아 있는 거지?
한국이나 타국이나 정치하는 놈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드네. 어쨌든 이건 막아야겠네. 우리에게 한국이 전쟁터가 되는 건 썩 좋은 전개가 아니니까.”
“아무래도 초반에 그들을 막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삼합회 놈들 조직도 확보했어?”
“네.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럼 두목부터 행동 대장까지 모두 납치해서 태평양 감옥에 처넣어.”
명령을 내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들을 이용해 내 일을 방해하는 정치인들과 기업까지 한꺼번에 처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그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겠어. 우선 그들의 두목과 부두목을 납치해서 태평양 감옥에 처넣어.
그런 후에 행동 대장이 두목과 부두목을 찾으면 조작된 CCTV를 통해 야당에서 사람을 써 납치한 것처럼 꾸며봐.
행동 대장이란 놈이 조직을 장악하고 두목이 되면 그냥 납치해서 태평양에 가둬버리고 두목과 부두목을 납치한 놈을 찾아다니면 내버려 둬.”
“알겠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어떻게 돼가고 있어?”
“한 달 전 마피아와 전쟁을 선포한 후 오히려 경찰이 당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치안은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마피아들이 아직도 천억 달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나?”
“그렇습니다.”
“역시 뇌물이나 받을 줄 알았지 나라 살림은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네. 미국에 화산은?”
“화산재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과 멕시코의 하늘을 모두 덮어버렸고 현재 브라질의 하늘까지 막은 상태입니다.”
“그럼 농작물 피해가 커지겠네?”
“그렇습니다. 내년에는 대량의 식량난이 벌어져 아메리카에 많은 국가가 굶주림에 허덕일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아프리카에서 땅을 빌려 농사짓는 것을 고려 중이지만,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이 들어주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순탄치만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나미비아에 연락해서 농지를 대폭으로 늘리라고 해. 최소한 미국과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양 만큼은 나와야 해.”
“나미비아의 인구로는 그 정도의 생산량이 맞출 수 없습니다. 지금 도시에 입주한 주민도 겨우 20만 명입니다. 50만 명이 살 수 있는 도시로 확장하려면 최소 8개월이 더 걸리고요.
지금 도시에 너무 많은 주민이 살고 있어 인구를 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 미래를 생각한다면 도시를 더 확장하기보다 다른 장소에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렇지. 전체 인구가 겨우 2백만이 조금 넘는데 그 인원으로는 겨우 미국 하나도 커버하지 못하겠네.
우리나라 인구 정도만 돼도 충분히 아메리카의 모든 국가를 먹여 살릴 수 있는데. 한국엔 땅이 부족하니. 그렇다고 나미비아에 사람들을 데려올 수도 없고. 방법이 없나?”
“인도는 어떻겠습니까? 인구도 많고 땅도 넓지 않습니까?”
“제2의 중국 꼴이 날지도 몰라. 그래서 내가 나미비아 같은 인구가 적고 땅이 넓은 곳을 골라 도시를 건설하는 거야.”
“나이지리아는 어떻겠습니까? 그곳도 거의 2억 명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는데요?”
“그곳은 녹지가 풍부하잖아? 우리의 뜻대로 도시를 운영하려면 이미 사막화가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는 곳이 좋아.
거기다 사막이 바다에 붙어 있어야 해. 물론 제일 중요한 부분은 국가가 미래를 걱정해 뭔가를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해.”
“그럼 고민하지 마시고 정인님의 생각하시는 국가를 골라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타진해 보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예상지를 골라줘 봐.”
모니터에 아프리카가 보이고 그중 사막과 바다가 붙은 나라들이 구분되어 보였다.
“땅만 놓고 보면 모로코, 서사하라, 모리타니, 세네갈,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소말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아랍 에미리트, 이란이 정인님이 원하시는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위치상으로 모로코, 서사하라, 모리타니가 좋을 것 같은데?”
“서사하라는 모로코와 분쟁 지역입니다.”
“그래? 우리가 괜히 영토 분쟁에 휘말릴 필요는 없지. 그럼 남는 곳이 모로코와 모리타니인가? 그 두 곳에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작전을 짜봐.”
“알겠습니다. 그리고 보고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AIR-2023을 구매했습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그건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 AIR-2023을 판매할 때 팸플릿을 넣어 보낼 걸 그랬어.”
“미카가 AIR-2023의 값어치를 올리기 위해 제작한 AIR-2023 40대를 모두 납품하지 않고 3일에 3대씩 지금까지 33대를 납품한 상태입니다.”
“뭐? 그럼 아직 납품하지 않은 7대의 AIR-2023이 있겠네.”
“그렇습니다.”
“그 안에 오아시스 프로젝트의 팸플릿을 넣어서 보내라고 해. 아니다. 그러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영업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때 지영이와 처제가 일어난 소리가 들렸다.
“잘 잤어?”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봐.”
“그러게 내가 좀 적당히 먹으라니까.”
“한국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 그런데 맥주 정말 맛있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때 처제가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괜찮아? 처제?”
“머리가 아파요.”
“원래 술이란 그런 거야. 입에선 달지만 많은 고난이 함께하거든. 꼭 인생같이.”
“뭔가 먹어야겠어요.”
“그럴 줄 알고 김치 북어 해장국 끓여 놨어.”
“김치 북어 해장국요? 여기도 북어가 있어요?”
“그럴 리가. 몇 가지 물건들은 한국에서 공수했고 나머지는 호텔 주방장이 만든 거야.
처음 해보는 요리라 내가 옆에서 도왔거든. 그래도 최고의 셰프답게 맛있게 끓였어. 그 셰프도 우리나라 음식을 먹어보고 깊은 맛이 난다며 좋아하더라고. 그래서 남은 것을 모두 줬더니 어찌나 고마워하던지.”
언제 앉았는지 지영이와 처제는 김치 북어 해장국을 먹으며 맛있다를 연발했다.
“뭐? 두목님이 사라졌다고?”
“그렇습니다. 갑자기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습니다.”
“CCTV 확인해봐.”
그들이 확인한 CCTV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CCTV에는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습니다.”
행동 대장은 뭔가 잠시 생각하더니 부하들에게 말했다.
“인근에 주차된 차에서 블랙박스 메모리를 모두 회수해 와.”
“예. 알겠습니다.”
몇십 명의 부하들이 밖으로 나갔다.
두목이 납치됐을 만한 도로 주변에 주차되어 있던 차 문을 강제로 열고 블랙박스 메모리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십 분이 지나고 그들은 수십 대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여기 있습니다.”
“모두 확인해봐.”
여러 대의 컴퓨터로 블랙박스 영상들을 확인했고 행동 대장은 그 영상들을 유심히 지켜보며 두목을 납치했을 것 같은 놈들을 찾았다.
블랙박스 영상을 한 시간쯤 봤을 때 CCTV에는 찍혀있지 않던 택배차 한 대가 지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잠깐. 이 택배차 우리 CCTV에는 찍혀 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맞습니다. CCTV에는 없던 차량입니다.”
“택배 회사에 전화해서 오늘 이곳을 지나간 택배차가 있는지 확인해봐.”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부하가 나갔다가 5분 후에 들어와 보고 했다.
“대장님. 택배 회사에 확인해보니 이곳으로 지나간 택배차는 없다고 합니다.”
행동 대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며 말했다.
“그렇단 말이지.”
모든 블랙박스 영상을 빠르게 돌려보았지만, 그들이 본 택배차를 제외하고는 더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지금부터 우리 백룡 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두목을 납치해 간 이 택배차를 찾는다. 제일 먼저 찾는 자에게 1계급 특진과 1억을 포상하겠다.”
“예”
우렁찬 소리와 함께 백여 명이 넘는 삼합회 놈들이 밖으로 나갔다.
“어떤 놈들인지 잡히면 온몸을 분시해서 도로에 뿌려주마.”
그들이 두목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 부두목마저 사라졌다.
“뭐? 부두목이 사라졌다고?”
“그렇습니다.”
“너희는 한국 조폭들 좀 감시해봐. 그쪽에서 납치해 갔을 수도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두목과 부두목이 사라졌을 때 제일 큰 문제는 자금이었다. 모든 자금 관리를 두목과 부두목이 나눠 관리했는데 그 둘이 사라지자 당장 써야 하는 활동비마저 아쉬웠다.
아직 통장에는 이천만 원 정도가 들어있긴 했으나 그거론 이 많은 인원이 1주일도 버티기 어려웠다.
물론 평상시 같았으면 앞으로 걷을 세금을 조금 당겨 받아 조직을 꾸려나가면 되겠지만, 지금 한국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미 중국에서 물건을 받지 못한지 오래됐고 그로 인해 장사를 접은 중국인들이 넘쳐났다.
거기다 한국이 중국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을 멀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놈이 10억을 주고 시위를 사주했고 행동 대장은 그 일을 반대했으나 두목과 부두목은 돈을 받고 그 일을 진행했다.
놀고 있던 중국인들을 동원해 시위를 진행한 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조용히 중국인들을 도와주던 한국인들마저 중국인들을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상념에 빠져 있을 때 부하 하나가 뭔가를 들고 뛰어 들어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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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갈기러기님 보내주신 후원금 감사합니다. 잘 사용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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