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프로젝트 (10)
미래도시 프로젝트 (10)
1,000만대 400만의 싸움.
이 말도 안 되는 싸움에 한국은 더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베이징 인근 도시에 많은 중공군이 모여있었기에 베이징에 살던 민간인들은 대부분 피난을 가지 않았다.
그들은 잠재적인 적군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데다 혹시 그들을 죽이게 된다면 세계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거기다 400만의 한국군은 중공군을 밀어내기 위해 상당히 넓은 지역을 포위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중공군이 한 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 쉽게 포위망이 뚫릴 수도 있었다.
해병대가 중국 동쪽을 침투할 때 복병도 나타났다.
난퉁시에 있던 일본군이 상륙하는 해병대를 공격한 것이다.
처음에는 중공군인 줄 알고 해병대도 맞대응 했는데 그들을 모두 사살한 후 확인해 보니 일본군이었다.
그 일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회의를 진행했다.
“일본군이 왜 우리를 공격한 걸까요?”
“그 이유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영상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우리가 그들을 공격한 것도 아니고 그들이 우리를 먼저 공격해 반격한 것입니다.
한가지 이상한 것은 저들 몸에 있는 문신입니다. 저 문신은 분명 야쿠자들이 하는 문신입니다. 그런데 군인 몸에 저런 문신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군인이 부족해 야쿠자를 군에 자원입대시킨 것이 아닐까요?”
“그건 더욱 말이 안 됩니다.
야쿠자는 다른 마피아와 다릅니다. 아무리 일본 정부가 협박이나 회유하더라도 두목이 허락하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 그들이 군에 자원입대할 리가 없습니다.
야쿠자들이 군에 강제로 끌려갔다 하더라도 군은 그들을 통제할 수 없을 겁니다. 죽으면 죽었지 절대 말을 듣지 않으니까요.”
“그럼 야쿠자가 군인 복장을 하고 중국으로 넘어왔다는 말이겠군요.”
“그럴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100%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누가 봐도 우리는 한국군인 것을 알 수 있게 국기를 가지고 진격했습니다.”
“뭐 어쨌든 이 문제로 일본과 마찰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일본도 현재 무정부 상태와 똑같으니까요.
또한, 우리에게는 증거 자료가 있습니다. 그러니 이 전투에만 집중해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일본군이 한국군을 공격한 이유는 본인들이 지금까지 중국인들을 죽이고 모아둔 재물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해병대가 상륙했고 그 해병대들은 지오 전자에서 만든 특수 무기를 착용하고 있었다.
전쟁에서 전투 경험이 없던 야쿠자들은 단 한 순간의 판단 실수로 모두 죽어버린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또 다른 야쿠자 군인들은 난징시까지 올라가 사람을 죽이며 재물을 빼앗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야쿠자 군인들이 모아둔 모든 재물은 루퍼가 빼돌려 바닷속 창고에 넣어 둔 상태다.
한국군이 베이징을 공격하기 위해 자리 잡는 데만 한 달이 넘는 기간이 소요됐다.
지오 전자에서 더 많은 무기를 받았다면 좀 더 짧은 기간 안에 공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무기가 생산되지 않아 제일 위험한 전투에 특수 무기를 지급해 사용했다.
그렇게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한국이 베이징을 공격했다.
이 말도 안 되는 싸움은 생각보다 싱거웠다.
한국군이 베이징을 공격하자 몇 달 동안 굶고 있던 중공군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바로 무너졌다. 루퍼가 지속해서 무기고에 불을 질러 공격할만한 변변한 무기도 없었다.
한국 정부가 예상한 천만이란 숫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실제로는 백만 명 정도의 군인만 남아 있었는데, 식량을 구하러 주변 도시로 정찰할 때 배고픔과 추위를 이기지 못한 병사들이 탈영한 것이다.
한국군은 넓게 포진해 원래 계획대로 중국 공산당을 밀어냈다.
“한국군은 충칭으로 퇴각하는 중국 공산당과 중공군을 공격하지 않겠다. 그러니 중국 공산당과 중공군은 충칭으로 퇴각하라
다시 한번 말한다. 반항하지 말고 충칭으로 퇴각하라. 그럼 공격하지 않겠다.”
모든 한국군이 지나가는 곳에는 이런 방송이 나왔고 많은 중공군은 어쩔 수 없이 이주하기 시작했다.
한국군과 전투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밀렸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항하는 자들은 민간인들이었다.
이들은 주유소를 폭발하거나 사제 무기를 만들어 공격했지만, 불행히도 최첨단 무기를 착용하고 있는 한국군에게 기본적인 테러조차 먹히지 않았고 모두 잡혔다.
한국군은 지오 전자에 관광 드론을 빌려 붙잡은 포로들을 모두 충칭시로 강제 이주해 버렸다.
중국은 워낙 인구가 많은 나라였기에 이 작업은 상당히 오랜 시간 진행됐으며 한국군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뜻대로 국경선을 만들어 갔다.
대만도 한국군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원하는 지역을 점령할 수 있었고 티베트와 위구르 독립군도 한국에서 구매한 무기와 루퍼의 도움을 받아 그들이 원하는 땅을 차지했다.
식량이 떨어진 중공군은 군인이라기보다 무기를 든 산적과 같았다. 그들은 무자비하게 식량을 약탈했고 저지하는 자들을 죽였다. 이 과정에서 강간과 재물 탈취도 함께 이뤄졌다.
후이족과 다른 중국인들은 본인의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중공군을 피해 이주하던 중 미리 길목을 막고 지키던 한국군이 그들을 칭하이성으로 통과할 수 있게 도왔고 따라오던 중공군을 막아주었다.
그렇게 후이족은 강제적으로 칭하이성을 차지하고 독립하게 됐다.
한국이 중국 베이징을 공격하는 동안 잠수함 연구소의 기본적인 틀이 완성돼 운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내부에 많은 장비를 세팅해야 하지만, AI의 육체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잠수함 연구소가 그럴듯한데? 열심히 만들었나 봐?”
“정인 님이 우리 몸을 만들어 주신다기에 잠도 안 자고 만들었지요.”
“역시 미카는 센스가 있다니까.”
미카에게 칭찬해주고 원소 모드 작업실로 이동했다.
육지와는 다르게 원소를 바다에서 모아야 했기에 내가 들어온 장소에는 바다와 직접 연결된 큼지막한 연못이 있었다.
“이제 슬슬 AI가 쓸 몸을 만들어볼까?”
전기를 공급받아 바로 원소 모드로 들어왔다.
바닷물을 이용해 만든 수조는 일괄적인 패턴으로 분포되어 있어 작업하기 편했다.
그 원소를 꺼내 티타늄보다 강한 탄소 뼈대를 만들고 실리콘보다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살을 붙였다.
이 단순하고 지루한 작업을 좀 더 편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했다.
‘내가 하는 이 작업을 좀 더 편하게 할 방법은 없는 건가? 매번 작업할 때마다 직접 하려니 귀찮네. 이것도 나중에 연구 좀 해봐야겠어.’
귀차니즘은 모든 연구의 적이었다. 생각나면 바로 해보는 것.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나로서는 나중이란 단어는 없었다.
‘아니지? 왜 나중에 연구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지. 원리만 알면 되잖아?’
언제나 그렇듯 나의 고민은 짧았다.
‘처음 힌트를 얻었던 판타지 세계에서 다시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과학이 발전하면 마법이 된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미카를 통해 고대에 사용했다는 마법과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적이 있었다.
누군가 나처럼 마법의 비밀을 알아내고 연구한 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 시간이 지나 미카는 마법진에 관한 자료를 찾아내어 내게 전해주었다.
판타지 소설 속 마법진은 장거리 이동을 하는 수단이거나 뭔가 만들어내고 물체에 에너지를 지속해서 모아 주는 역할을 했다.
그저 그림일 뿐인 마법진 안에 뭔가 비밀이 있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혹시 전자 회로를 마법진 형태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해 필름으로 마법진 형태의 회로를 만들어 실험해 본 적도 있었다.
문제는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었다.
태양열을 이용해 만들어 보기도 했으나 사용되는 에너지가 너무 약했다.
마법진 안에 무한 발전소를 만들어 넣으면 지금 고민을 해결할 수 있으나 과거에 사용했던 마법진과 같은 형태는 아닐 것이다.
‘판타지 세계의 마법사들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나도 마법은 사용할 수 있어.
단지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아무 준비 없이 바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나는 전기를 공급받아야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야.’
시작은 다르지만, 옛날 마법사들도 나처럼 원소를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물질은 원소에서 시작되니까.
‘나도 마법사라는 말인데 전기 없이 어떻게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거지?’
그것 말고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었다.
‘마법진은 어떻게 동작하는 걸까? 둘 중에 하나만 해결해도 언제 어디서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말이야.’
나는 아직도 내가 원소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번개를 맞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이런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을 뿐이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내가 마법사라면 1, 2서클을 건너뛰고 바로 3, 4서클 이상의 마법을 사용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이게 말이 안 되잖아?’
만약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다면 정말 웃긴 얘기였다. 더하기도 모르는데 곱하기나 나누기를 알고 있다는 것과 같은 상황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 것이 분명해.’
이것을 풀려면 과학자의 입장이 아닌 마법사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했다.
‘우선 마법진부터 생각해보자. 마법사들이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마법진을 사용하잖아. 그런데 왜? 마법진을 사용했을까? 어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단지 소설에서 나온 설정이었을까?
아니지. 그건 아닐 거야. 중세 시대 문서를 보면 생각보다 많은 마법진이 있었어. 그것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법진으로 무언가 실험했던 것은 확실해.’
마법진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는지 그 비밀을 찾아내야 했다.
‘혹시 마법진은 원소의 배치를 효율적으로 하는 회로도가 아닐까? 원소를 가둬 두고 그 안에서만 움직이게 만드는 거라면 특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잖아.’
이런 가설을 세우자 과학의 법칙과 비교해 가며 가능성이 있는 생각인지 확인해 보았다.
‘마법진 가운데는 언제나 비어 있어. 그 말은 그 안에 무언가 들어간다는 말인데, 혹시 그게 중력일까?
그 자리가 중력의 자리라면 질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역할을 할 거야. 그리고 바깥쪽 원은 자기장일 가능성이 커. 그래야 내부로 전자를 끌어모아 회로를 가동할 수 있게 하고 안에 모인 전자가 다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을 테니까.
이렇게 모아 진 전자가 중력에 의해 압축되면서 질량이 높아지며 그 힘이 점점 강해질 거야.
대략 가설을 세웠으니까 한번 만들어보자.’
우선 중력을 만들기 위해 철로 된 구체를 하나 만들었다. 그 구체 외벽에 수천 도에도 녹지 않는 탄소 합금으로 씌운 후 구체 안에 핵을 하나 만들어 넣었다.
그러자 고열로 인해 구체 안에 철이 녹으면서 특정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구가 회전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아 멍청했어.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이게 아무리 강하게 돌아도 이곳에서는 중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버렸네. 그럼 이 안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상태로는 불가능해.
그렇다면 내가 생각한 가설에 문제가 생기는데? 가운데 들어가는 것은 중력이 아니야. 그렇다면 그게 뭘까?’
마법진에 꼭 필요하면서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한 가지가 떠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에너지를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필요해. 에너지가 있어야 회로도를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그럼 에너지를 뭐로 썼을까?
전기일까? 모든 판타지 소설에서는 마나라는 것을 에너지로 사용하잖아. 그렇다면 기라는 말인데. 기를 어떻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거지?’
갑자기 백두산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기와는 다르게 파란 에너지가 나에게 모여들었고 그로 인해 지금까지 와는 다른 세계를 경험했다.
‘분명 그때 처음 보는 에너지가 나에게 모여들었어. 그 에너지만 모을 수 있다면 지금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어.’
그때 판타지 세계에서 사용하는 또 한 가지 아이템이 생각났다.
‘그래. 마법 검.
마법 검에는 여러 가지 속성을 넣을 수 있어. 그 속성을 사용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는 분명 사용자의 마나를 사용하잖아?’
그 생각이 들자 실제로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검의 날은 아주 강한 탄소로 만들어 부러지지 않게 했고 검의 손잡이는 열전도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재질로 만들었다.
‘이제 전기를 넣을 수 있게 손잡이 안에 무한 발전소를 만들어 넣어보자’
손잡이에 버튼을 동작하자 검의 날에 전기가 흐르며 뜨겁게 달궈졌다.
‘우선 불의 검은 만들었어. 이 상태로 상대를 공격하면 전기 공격도 가능해. 검 날의 재질을 바꾸면 재질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검이 될 거야. 이런 건 나도 쉽게 만들 수 있어.
그럼 그들도 나처럼 무한 발전소를 사용한 건가?’
백 번을 양보해 생각해도 그럴 리가 없었다.
‘결국, 마나를 끌어모으는 방법을 찾아야 해.
그 방법만 찾으면 무한 발전소를 만들지 않고도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연구해 볼 가치가 있어.’
지금까지 무한 발전소로 상용화되지 못했던 모든 제품에 날개를 달아주고 과학을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바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우선 AI의 몸부터 완성하자.’
며칠이 걸려 AI들이 쓸 몸을 완성했다.
아직 100%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차츰 업그레이드할 생각이었다.
그때 루퍼가 나에게 긴급 보고를 진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고 있던 우리 직원들 모두 추방령이 내려졌습니다.”
“뭐? 왜?”
나는 너무 놀라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
기존 예상과는 다르게 기획재정부 장관의 뜻대로 땅이 분할 됐습니다.
오히려 한국은 더 많은 땅을 획득해 버렸네요.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모든 분들이 추천을 눌러주시는 그날까지
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갈기러기 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요즘 글도 제대로 못 올려드리는데 후원금이라뇨. ㅠ.ㅠ
정말 죄송하기 그지 없네요.
더욱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고 잠을 줄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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