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2)
통일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2)
“뭐야? 선거 자금을 숨겨 두었던 곳에 불이 나?”
“그렇습니다. 누가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것 같습니다. 지금 119대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이 그곳을 촬영해 갔다고 합니다.”
기자야 전화 몇 통화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기에 손실액을 먼저 물었다.
“그래서 얼마나 손해 봤는데?”
보좌관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빨리 얘기 안 해?”
“전부 다 탔습니다.”
“전부라고?”
“네 그렇습니다.”
“전부 다면 얼마를 얘기하는 거야?”
“우리가 숨겨둔 육천억 전부를 말씀드린 겁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도마다 숨겨둔 선거 자금이 모두 불에 타 소실되었습니다. 이 불로 인해 건물도 함께 타버려 재산상 피해도 함께 생겼습니다.”
이게 웬 날벼락이란 말인가? 대통령 선거가 있기 몇 년 전부터 기업에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받아온 선거 자금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통령 후보인 최진철 주위에 물건을 보좌관에게 집어 던졌다.
“선거 자금이 모두 불탔는데 뭐가 다행이야?”
그래도 보좌관은 할 말을 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선거 자금도 소실됐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뭐?”
“누군지는 모르지만, 통일국당 전체를 노려 의도적으로 불을 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집안에 돈이 있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도 인터넷에 유포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퍼트리고 있는 영상으로 인해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오는 자료들을 막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그것만큼은 무조건 막아야 해. 무슨 수를 쓰든 막으란 말이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SNS를 통해 자료를 유포하고 있기에 그들을 모두 막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영상을 유포하는 자들이 누군지 지금 찾고 있으니 조만간 잡을 겁니다.”
보좌관은 들고 있던 서류를 최성준 후보에게 건네주었다.
“이 자료를 보시고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대변인을 통해 그 영상은 조작된 것이며 집안에 돈이 없었다고 발표할 겁니다. 또한, 사라진 선거 자금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힘든 싸움이 되겠어.”
이제 선거가 삼 개월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수천억의 선거 자금을 만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관련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여러 기업을 통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고 각 언론사는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현 대통령이 통일국당이었으니까.
[속보입니다. 전국 곳곳에 불이나 건물을 태우고 내부를 모두 태웠다고 합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재산상 피해를 보았습니다. 소방당국은···.]
“그 많은 돈을 날렸는데도 그들은 이런 뉴스 하나로 마무리하는군. 역시 예전에 날 괴롭히던 놈들이랑 다를 게 없네. 그래 이 정도로 손들면 재미가 없지. 아직 선거전은 시작도 안 했으니까. 같은 당에서 이런 일을 벌이는 줄은 꿈에도 모를 거야.”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를 보면 실력과 능력이 없으면서 나이가 됐다고 해서 나오는 경향이 많았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그만큼 알아서 양보해야 하는데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아버지를 보면 연륜과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이것이 양날의 칼이지만 앞으로 8년은 젊은 대통령이 필요했다.
나를 위해서.
지니가 보여준 영상들을 종합해보니 통일국당 의원들은 새한국평화당에서 화재를 낸 것이라 단정 지어 의심하고 있었다.
'오히려 나에게는 상당히 좋은 일이 돼버렸어. 이번에는 이 상황대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진행하자'
“지니야. 새한국평화당 보좌관 중에서 알리바이가 확실하지 않은 보좌관 몇 명 추려서 이 일을 지시한 것으로 만들어 줘.”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결과 기업에서 밀어주는 국회 의원들은 기업에서 해커들과 해결사를 지원해줬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기업 측에서 쉽게 발을 뺄 수 있도록 말이다.
미론들이 그들만이 사용하는 장비를 세심히 관찰하며 정보를 보내주었고 그것들을 복제해 현장에 남겨두는 방식으로 증거를 만들었다.
이 방법 말고도 그들의 생리를 이용한 증거를 만들었다.
권력자들은 고귀한 척 거만하게 행동해도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자존심을 버리면서 기업에 굽신거리고 알랑방귀를 뀌어서라도 돈을 받아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그들은 돈을 받은 후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본인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은 1%도 하지 않으려 했다.
말은 그렇듯 하게 하면서도 잘 들어보면 본인이 책임질 말 또한 교묘하게 피했다. 녹음해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대답이었다.
증거가 남지 않게 현금만을 받았고 도청을 피하고자 전화도 2G 폰만을 사용했다.
기업인도 국회의원들의 이런 행동을 잘 알고 있어서 돈을 줄 때 원거리에서 사진을 찍거나 음성을 녹음해 증거를 남겼다.
그들이 이렇게 자료를 남길 때 같은 자리에 있던 미론도 증거를 남겼다.
찍는 자와 찍히는 자 모두를.
그렇게 남긴 사진들로 후보를 협박했고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비밀은 비밀일 때 제일 높은 가치를 가진다.
그러나 비밀이 비밀이 아니게 되는 순간.
비밀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나는 관련 자료를 모두 유포하기로 했다.
“준비됐어?”
“네. 그렇습니다.”
“그럼 시작해”
지니는 각 기업이 운영하는 해커 집단이 사용하는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후보의 선거 홍보 문자를 SNS로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이 선거 자금을 받는 사진들을 유포해 자중지란의 진흙탕 싸움을 만들었다.
수십 곳의 기업들이 특정 정치인들에게 선거 자금을 주는 사진이 돌아다니자 국민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퍼져 나간 자료가 너무 많아 막을 방법이 없었기에 한두 곳에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자 국민이 또 한 번 촛불을 들었다.
그로 인해 뇌물을 받은 것이 확실한 후보들은 모두 사퇴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뇌물죄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법정 공방을 진행됐다.
부랴부랴 각 통일국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다시 등록하는 상황이 연출 됐다.
제일 강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 당인 통일국당에서 줄줄이 비리 혐의로 후보들이 사퇴하자 새한국평화당과 정의국민당은 환호를 질렀다.
같은 당에 다른 후보들이 이런 굴욕을 당하고 있는 동안 조정우 후보는 얼굴을 알리기 위해 사람이 모이는 곳마다 뛰어다니느냐 바빴다.
“조정우 후보님. 이제 부산 서면으로 가셔야 합니다.”
이제 귀에서 들리는 소리에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어떻게 소리가 들리는지 이유와 방법 따위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관하지 않았다.
정인이라는 사람이 보내주는 정보는 그 누구보다 빨랐고 정확했다.
그에게 1%라도 이득이 되지 않는 정보 따윈 없었다.
'그때 국방부 장관이 말한 것이 빈말이 아니었어.'
이런 정보력이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듣지 못했다.
'혹시 정인이라는 사람은 국정원 요원인가? 그렇다 해도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어떻게 모두 알 수 있지? 혹시 국가에서 날 밀어주는 걸까?'
세상을 바라보는 눈.
1달러 지폐에 있는 피라미드의 눈처럼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곳을 보고 있다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조정우 후보에게 장소를 알려주었다.
나의 지시에 따라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공약 자리가 예약되어 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어느 날 정인에게서 하나의 선물이 도착했다.
“이것이 무엇이오?”
90도 간격으로 두 개의 사각형이 크로스를 만들며 별 모양이 된 형태의 안전판 위에 튀어나온 삼각형에 프로펠러 8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안전판과 프로펠러 사이에는 1m 20cm의 난간으로 안전장치가 되어 있었다.
“그곳에 올라가 보십시오”
정인이 시키는 대로 그 위로 올라가자 서서히 날아올랐다.
“그것은 지오 전자에서 만든 새로운 형태의 단상 드론입니다. 조정우 후보님이 어디서나 유세를 할 수 있도록 특별 제작한 것입니다. 그 안에 들어가 말씀하시면 지금의 반도 안 되는 목소리로 넓은 지역까지 소리가 울려 퍼질 겁니다.
1t 탑차를 개조한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리 유세는 신청해 놨으니 그 장치가 이동하는 대로 그 단상에서 유세하시면 됩니다.”
“이것 참 신기하군요.”
“그 단상 드론은 세팅된 대로 움직입니다. 그러나 다른 이동을 원하시면 손잡이에 버튼을 누르신 후 말로 명령해 강제 조정이 가능합니다. 그 제품을 사용하시는 순간 실시간 검색 1위로 오르실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 새로운 단상 드론을 타고 유세를 시작하자 사람들이 신기해서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았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조정우 후보는 내가 말한 대로 첨단 대통령 후보, 드론 대통령 후보, 드론 조정우, 드론 후보, 등 실검 1위에서 10위까지 석권하며 첨단 대통령 후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후보들과의 인지도 격차도 점차 벌어졌다.
관심이 생기자 사람들은 조정우라는 사람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새한국평화당 이준영 후보가 화를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
“조정우 후보가 1년 전 지오 전자에 예약한 제품이라 한대밖에 만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재 재고가 없어 판매할 수가 없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왜 우리는 저런 생각을 못 하는 거야? 선거 운동은 나만 해? 단지 저런 장치 위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몇 주째 검색엔진에 노출되고 있잖아. 2~30대 층이 모두 조정우에게 표를 주면 네가 책임질 거야?”
“죄송합니다.”
“그럼 다른 곳이라도 알아봐야 하는 거 아냐?”
“안타깝지만 삼별 기업도 만들지 못하는 제품입니다.”
“그럼 외국 기업에라도 이야기해서 만들어 오란 말이야.”
“지금 중국 업체 중의 한 곳과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주고 있습니다.”
“할 거면 빨리해. 선거 끝나고 가져올 거야?”
“알겠습니다.”
새한국평화당이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는 동안 조정우 후보에게 보내준 두 번째 선물은 안경이었다.
심플하면서 지적으로 보이게 디자인된 안경이었다.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안경을 이리저리 확인해 보았다.
“이건 안경 아닌가요?”
“맞습니다. 착용해 보십시오.”
안경을 착용하자 그 안에 정보들이 글로 표시되어 보였다.
“허~! 이런 놀라운 일이. 이건 뭔가요?”
“이번에 저희 업체에서 개발한 안경입니다. 혹시 킹스맨이란 영화 보셨습니까?”
“네. 봤어요.”
“그것과 비슷한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있을 모든 연설이나 토론에서 다른 후보처럼 미리 작성된 자료를 보며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국민의 신뢰를 얻게 될 겁니다. 그 전에 사용법을 익히시라고 보내드렸습니다.”
“다른 사람은 이 글씨가 안 보이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바로 앞이나 옆에 서 있어도 그 글씨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그 제품은 조정우 후보님의 홍채를 인식하기에 타인이 착용하면 그냥 안경처럼 보일 겁니다. 아직은 상용화가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기술이 그 안경 안에 포함되어 상용화될 제품입니다.”
이런 제품이 필요했다.
이전에 생방송 토론을 진행할 때 정인이 알려준 것을 기억했다가 말하는 방식이라 후보들이 하는 돌발 질문에 약간의 시간 차가 존재했었다.
“이 제품.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
“앞으로 마음에 더 드실 겁니다.”
이런 도움이 조정우 후보와 팬시 연구소의 관계에 점점 두터운 신뢰로 돌아왔다.
통일국당 후보 경선이 시작되었다.
통일국당 후보는 조정우 후보로 기울어진 상태다.
이번 후보들의 뇌물 비리로 걸쭉한 후보들이 모두 사퇴했지만, 통일국당에서 무조건 대통령이 나와야 했다. 그래서 당 차원에서 조정우 후보를 밀어주기로 한 것이다.
대통령도 조정우 후보를 지원하고 있으니까.
역시 예상대로 경선 투표 결과 1%, 3%, 2%, 90%, 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조정우 후보가 통일국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정되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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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설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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