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사고를 치다 (3)
초대형사고를 치다 (3)
'아무리 생각해도 저들이 서로 간에 연락하는 것을 막고 쉽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그러려면 위성과 해저 케이블을 끊어 버려야 하는데. 일이 점점 커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 아니다. 이왕 사고 친 거 확실하게 하자. 한번 더 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똑같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간과한 것이 생각났다.
'아차. 위성을 떨어트리면 우리 회사의 매출에도 타격이 커지잖아? 어쩌지?'
다시 이 부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미 저질러 버린 일을 되돌릴 수 없으니 그냥 진행하자. 대신 대처 방안을 만들면 되겠지.'
위성이 떨어지면 정부에 몇 가지 제안을 하려 했다.
비행기는 운항할 수 없었으나, 항만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배 위에 비행선들을 배 위에 띄워 땅의 위치를 알려주어 이동하게 하거나 별을 카메라로 확인해 컴퓨터로 분석하여 자동으로 항로를 알려주는 방법도 있었다.
시야가 좋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그래도 한동안은 문제없이 선박으로의 수출입은 가능했다.
거기다 통일을 시키면 내륙으로 기차를 연결해 기차로 물건은 옮겨도 됐다.
“지니야 우리가 올린 위성이 몇 개지?”
“총 21기의 위성이 동작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하늘에 떠 있는 위성을 떨어트려 줘.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얼마나 걸리지?”
“약 천 개 가까운 위성이 존재하며 모두 제거하려면 최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럼 그 위성들과 우주 정거장을 중국과 미국 땅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로 떨어트려 줄 수 있어? 그곳에 집중적으로 떨어트려 주면 좋겠는데 말이야.”
“확인해보니 일부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도중에 소멸하여 큰 피해를 주지 못할 겁니다.”
“그래? 알았어. 그러면 나머지 위성들은 바다에 집중적으로 떨어트려 줘. 찾는데 오래 걸리게. 위성과의 통신은 모두 차단하고 해킹할 수 있으면 해킹해서 기록도 남겨주고. 모두 중국이 한 것으로.”
“알겠습니다.”
위성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고도가 낮아서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위성마다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니가 위성을 해킹해 그 비상 에너지를 사용해 지구로 떨어트리는 것이다.
이렇게 떨어지지 않는 위성은 공격형 드론이 위성을 잡고 기억 칩을 파괴한 후 지구로 밀어버렸다.
거대한 우주 정거장도 외부 송신을 막은 후 같은 방법으로 추락시켰다. 그 안에 타고 있던 우주인들은 탈출할 방법이 존재했기에 나의 선택에 거리낌이 없었다.
위성이 떨어진 것을 확인한 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했다.
“장관님 지금 전 세계에 인공위성이 추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라고?”
“현재 전 세계에 있는 우리 기업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로 인해 타국들은 초비상사태라고 합니다. 특히 미국은 이 초유의 테러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미국까지 당했다면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군. 곧 3차 대전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난 이만 회의하러 가야겠네.”
“잠시만요. 장관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연락 드렸습니다.”
“무슨 부탁인가?”
“우리가 쏘아 올린 위성은 기존에 사용하던 프로그램 방식이 아니기에 해킹을 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일하게 떠 있는 위성이 됐습니다. 그래도 타국이 오해할 수 있으니 비밀로 해주십시오. 거기다 위성을 어떻게 추락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위성이 떠 있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도 해킹당해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감사합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고 얼마 있지 않아 하늘에서 위성이 떨어져 비행기와 항만의 운항이 모두 중지됐다. 거기다 위성 전화도 되지 않았다.
위성을 가지고 있던 모든 나라가 위성이 떨어진 이유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으나 떨어진 잔해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원인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원인을 찾을 동안 각국은 위성이 떨어진 것을 보도하지 않았다. 국민의 불안을 확산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 전화가 되지 않았고 타국으로 이동할 수 없게 통제하자 국민들이 분노했고 어쩔 수 없이 이 사실을 발표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에 이어 이 대규모 해킹으로 인해 위성까지 떨어지자 세계정세는 더욱 불안해졌다.
심지어 3차 대전이 일어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벙커를 만들었고 그 안에 식량을 쌓아 두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식량값이 급속도로 올라갔다.
그래서 각국의 제일 큰 문제는 식량이었다. 식량 생산국은 그래도 괜찮았으나 식량 수입국들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또 다른 전쟁을 벌여야 했다.
911테러 이후 최악의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일이 터지고 각 나라는 정확히 얼마나 피해를 보았는지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 외에도 지니에게 많은 정보를 받았다.
지니가 정보를 모으는 동안 나는 핵연료봉을 대체할 제품을 연구했다.
며칠을 고민하며 연구한 끝에 핵연료봉을 대처할 제품을 만들었다. 기존의 봉 방식에서 구 방식으로 디자인도 바꿨다.
'세계에 판매하기 전 한국에 먼저 팔아 성능을 확인하는 게 좋겠지? 그런데 한신 전력이 이 제품을 구매해 줄까?'
추가 테러가 있을지도 모르기에 한국도 모든 원자력 발전소를 정지해 놓은 상태였다. 원자력 발전소가 멈추자 전력에 차질이 생겼고, 어쩔 수 없이 화력 발전소를 다시 가동했다.
'필요하면 사겠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은 폐연료봉이니. 서로 손해 보지는 않을 거야.'
한국도 폐연료봉 처리에 고심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거기다 원자력 발전소 가동도 중지된 상태에서 한신 전력도 뭔가 대체할만한 방법이 필요했다.
'국방부 장관에게 도움을 받아 한신 전력과 미팅을 잡아 보자.'
국방부 장관의 도움을 받아 한신 전력과 미팅을 잡았다.
“어서 오십시오.”
“미팅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자료는 보았습니다. 원자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시다고요?”
“그렇습니다. 기존의 원자로를 손대지 않고도 충분히 같은 능력을 보여주는 제품을 개발하였습니다. 이건 핵연료봉과 다르게 폐쇄 비용이나 보관 비용도 필요 없습니다. 당연히 방사선 피폭이나 위험도 없고요.
이전부터 개발하고 있었던 제품인데 이번에 세계적으로 발생한 테러로 인해 판매 시기를 조금 앞당겼습니다. 이 제품인데 한번 보시죠. 제가 이렇게 손에 들고 있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전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방사능 측정기를 이용해 구슬에서 나오는 방사능을 측정해 준 후 한신 전력 사장 조두필은 그 구슬을 만져 보게 건네줬다.
“묵직하군요”
“힘 또한 막강합니다. 아직은 활성화되기 전 단계인데 활성화되면 백 년 이상 원하는 온도로 유지할 겁니다.”
“백 년이요?”
“네 그렇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대단한 물건이군요.”
“상상하시는 것 이상이실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물건이 있다고 들은 바가 없어서 믿어야 할지 모르겠군요.”
“이 제품은 지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제품입니다. 내핵과 외핵을 맨틀로 둘러싸고 다시 지각으로 둘러싼 것처럼 말이죠. 아직 특허는 내지 않은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발표된다면 한바탕 난리가 날지 모르거든요. 한번 보시는 게 더 빠르실 겁니다.”
테이블 밑에 가로 30cm 세로 20cm 정도 되는 크기의 발전소가 있었다. 혼자 올릴 수 있는 무게가 아니었기에 같이 온 직원의 도움을 받아 테이블 위로 올렸다.
발전소를 가동하자 전기가 생산되었고 전기량이 표시되었다.
“방금 만지신 제품을 이용해 원자력 발전소를 축소하여 만든 초소형 발전소입니다. 전기 출력을 보시죠?”
만약 이 작은 발전소에서 100v나 200v 같은 약한 전기가 흘러나왔다면 생산성이 없으므로 바로 거절하려고 했는데 이 조그만 장치에서 자그마치 10kW를 생산해 내고 있었다.
10kW면 가정집에 설치한 태양열 발전소가 온종일 발전한 양이었다.
“이 장치는 가정집에 설치된 태양열 발전소와는 다르게 24시간 내내 발전합니다. 태양열 발전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제품입니다.”
정말 놀라운 제품이었다. 이런 제품을 가정마다 판매된다면 한신 전력은 망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놀라운 제품이 왜 아직까지 소문이 나지 않았던 거죠?”
“아직 소문이 나서 좋을 게 없는 제품입니다. 오염은 없으나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대량 생산을 할 수가 없고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분해하려는 순간 원폭 수준으로 폭발을 한다는 것입니다. 비밀리에 국방부로 소규모 납품하는 제품이었습니다. 국방부에서 제 말을 무시하고 샘플을 분해하다 터져 큰 사고도 있었습니다.”
“그런 문제가 있군요”
“외부에서 강제로 충격만 주지 않으면 백 년 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성능이 워낙 뛰어나 국방부 장관님께서 핵연료봉 대용품으로 지원하는 것이 어떠냐고 하셨기에 나쁜 생각 같지 않아 찾아온 것입니다.”
“국방부 장관님에게 대충 말씀은 들었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계신 핵연료봉을 이 제품으로 교체해서 사용하시면 될 겁니다.”
“가격이 얼마입니까?”
“원자력 발전소 1기에 들어갈 제품의 가격은 3조입니다.”
“네? 원자력 발전소 1기에 들어갈 제품이 3조라고요? 원자력 발전소 제작 비용이 5조가 안 되는데 말도 안 되는 가격이군요.”
“비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번 장착하고 나면 최소 백 년 이상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가 8,100만 원대로 1년 수익을 내시는 겁니다. 만약 100년 안에 그 구슬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모두 책임져 드리겠습니다. 계약서에도 그 부분을 명시해 드릴 거고요. 그러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실 겁니다.
기존의 석탄이나 석유 발전소를 구조 변경한다면 같은 봉으로 전력을 생산하실 수도 있습니다. 발전소 하나를 건설하시는 것보다 기존 발전소의 일부를 구조 변경하시는 것이니 이 부분에서도 상당한 이득을 보실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3조는 너무 비싸군요. 한국에 건설된 모든 발전소를 그 제품으로 바꾼다면 최소 500조 이상이 소모되는데,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그럼 국방부 장관님의 소개도 있고 하니 첫 제품은 그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용해 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그때 구매를 생각해 보십시오.”
“3조짜리 제품을 그냥 주시겠다고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 제품에 대해 믿음이 없으셔서 고민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그 믿음이 생기기 위해서는 제품을 사용해 보셔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3조가 큰 금액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신 한가지 당부드립니다. 제작한 제품이 얼마 되지 않고 만들기 까다로워 아직 해외에는 판매할 수 있는 양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제품에 관한 기사는 일절 금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세요. 이 미팅이 극비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님께서도 비밀을 꼭 유지해 달라고 당부하셨고요.”
“감사합니다. 이 제품을 대량 생산하게 된다면, 우리 쪽에서 판매 기사를 낼 것입니다. 그전까지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먼저 납품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증기 터빈만 더 증축하신다면 지금 보다 더 큰 전력을 생산하실 수 있습니다.”
그 말이 끝나고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가 말을 꺼냈다. 내가 이곳에 온 진짜 이유를 말할 차례였다.
“아무래도 그 물건을 그냥 드리기에는 손해가 막심하네요. 대신 우리도 어느 정도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한신 전력 측에서 사업권 하나를 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그렇지'란 표정으로 한신 전력 사장이 쳐다보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면 바로 없었던 것으로 하고 쫓아버릴 생각이었다.
“어떤 사업권을 원하십니까?”
“사용하셨던 모든 폐핵연료봉을 저희가 처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핵연료봉을 처리해 주신다고요?”
“그렇습니다. 한신 전력도 핵연료봉 문제로 꽤 골머리를 썩인다고 들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번 피해가 더 컸던 이유는 원자력 발전소 옆에 핵연료봉 폐기 시설이 같이 건설되어 있어서입니다. 이 사건은 역사에 없었던 세계적인 원자력 발전소 테러였습니다. 대통령님도 이 문제로 상당히 걱정스럽게 고민하시는 듯하더군요.”
만나보지도 못한 대통령까지 들먹이며 말을 이어갔다.
“하여, 우리 기업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럼 폐핵연료봉 처리 비용을 원하시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구매한 폐연료봉을 다시 수출할 생각입니다.”
“수입을 받아주는 나라들이 없을 텐데요?”
“그것도 기업의 능력이죠. 어쨌든 한국만 피해가 없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하긴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임원 회의에서 자세히 검토 후에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한신 전력 사장의 미팅이 끝난 후 바로 실험실로 돌아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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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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