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라는 무기 (4)
과학이라는 무기 (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그렇게 보안 의식이 없는 자는 아닐세. 이 일에는 분명히 뭔가 오해가 있었을 거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랑 친하십니까?”
“친하다면 친하고 아니라면 아니지. 그는 적이자 동지거든. 원래 장관들은 모두 그렇네. 쉽게 내칠 수 없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이 있지.”
“기업들처럼 협력과 제휴 관계란 말씀이시군요.”
“그렇네.”
“장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능력이 없는 건 아닌가 보군요.”
“이 자리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경험이 필요한 자리네. 그러니 대통령이 바뀌었는데도 같은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거지. 지금 이 사회의 권력은 아무리 대통령이 밀어준다고 해도 실력과 경험이 없으면 절대 자리 보존을 할 수 없네. 지금의 국민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거든. 거기다 그는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두 겪은 프로 중의 프로라네.”
“그런 분이 이런 실수를 했다는 게 이상하군요.”
“그래서 이곳에 오기 전에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라고 지시해 두었네. 이번 일은 왠지 찜찜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 오랫동안 이쪽 일을 하다 보면 이번 일처럼 자연스럽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네. 뭔가 더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어.”
“누군가 저를 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자네를 노린 건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노린 건지 아니면 대통령을 노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네. 아니면 좋겠지만, 내 감이 좋지 않거든.”
'음. 국방부 장관이 저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세밀하게 감시를 해야 할 것 같아. 누군가 날 노린다?'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왜?
딱히 생각나는 단체나 조직은 없다. 인재를 노리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많으니까.
'CIA에서 날 얻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아니면 정계 깊숙이 뻗어 있는 검은 조직? 만약 검은 조직이라면 엉덩이에 GPS 심어진 놈들만이라도 다 죽여 버릴까? 그럼 검은 조직의 머리를 찾을 수 없잖아. 그래서 아직 지켜보는 건데.'
지금까지 밝혀진 검은 조직의 명령 체계는 철저하게 점조직 형태호 움직였다. 그 점 조직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엮여 있어 그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미론이 필요했다.
거기다 최상류층과 최하류층을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그들이 사용하는 첩보 기술을 구시대적인 방법을 이용하고 있어 직접 눈으로 찾아야 했다.
오죽하면 지니조차 아직 최초 명령자가 누군지 파악하지 못했다. 그들을 잡으려면 한국의 인구만큼 미론을 만들어 퍼트려야 할지도 몰랐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국방부 장관이 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옹호하는가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보호하고자 없는 적까지 만들어가면서 저런 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거기다 친하지도 않다는 자를 저렇게 나서서 중재하려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야. 국방부 장관도 그것을 걱정하니까 이렇게 이야기는 것일 거고. 아무래도 권력층에게 원한 살만한 짓은 하지 않는 게 좋겠어. 이럴 때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 가도 떡이 생긴다잖아.
차라리 이번 기회를 활용해 그를 포섭하자. 그리고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좀 더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결정을 내렸다.
“저도 이런 사소한 실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경질되거나 좌천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또한, 일반인인 제가 국정에 관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이번 일로 장관님과 대통령님께서 제게 한 약속을 좀 더 충실하게 이행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부분은 내가 다시 한번 사과함세.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주겠네.”
“CIA 요원에게 이미 넘어간 제 정보는 어떻게 해결해 주실 겁니까?”
“우선 대화로 처리해 보고 대화가 되지 않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해결해 줌세. 내가 국방부 장관직을 사퇴하더라도 약속은 꼭 지켜주도록 하지. 그러니 그쪽은 신경 쓰지 말게.”
“미국이 저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텐데요?”
“정중하게 부탁했는데도 거절한다면 우리 군의 놀라운 능력을 보게 될 거야.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할 수 능력자들이 많거든.”
뒷말을 흐리며 말했지만, 장관의 눈은 살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섬뜩했다.
'누가 국방부 장관 아니랄까 봐 힘으로 해결을 볼 생각을 하고 있네. 설마 CIA 한국 지부를 완전히 박살 내려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미국과 싸우려고 하지는 않겠지.'
“보안 문제는 그렇게 해결해주신다 쳐도 돈 문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것도 자네가 피해 보지 않도록 처리해 주겠네. 지금까지 사용한 금액도 우리에게 청구하게.”
“알겠습니다. 우선 그것만이라도 해결이 된다면 제가 본사에 몇 가지 제안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금 이런 상황이 저로서도 상당히 난감하고 난처하지만, 장관님이 워낙 간곡히 부탁하시니 우선, 제 권한으로 버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결정해줘서 고맙네. 본사의 압박이 심하면 한국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지원해 줄 테니 너무 본사에 연연하지 말게.”
“알겠습니다. 혹시 저로 인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전전긍긍하실지 모르니 혹시 시간 나실 때 식사 자리나 잡아 주십시오. 오해는 풀어야 앞으로 일할 때 편할 듯하니 말입니다.”
“알겠네. 조만간 자리를 잡아주지.”
“알겠습니다.”
“내 말을 바로 알아들으니 나도 편하구먼. 누가 장난을 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걸세.”
“혹시 정보를 얻게 되시면 저에게도 공유 좀 부탁드립니다.”
“알겠네”
국방부 장관과의 대화가 잘 끝났다.
며칠 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식사를 하고 서로 간의 오해를 풀었다.
그 후 미팅을 잡아 한국의 물난리를 해결하기 위한 미팅을 잡고 회의를 진행했다.
“이 설계도대로 공장을 건설해 주십시오. 핵심 부품은 따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설계도를 보니 아주 간소한 시설이군요. 이것만으로 섬에 모든 사람의 식수 보급이 가능하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널리고 널린 게 바닷물입니다. 이 장치를 설치하면 바닷물이 마를 때까지는 절대 식수가 떨어지지 않을 겁니다.”
“생산량도 기존 담수화 공장보다 상당히 높군요. 획기적이에요. 거기다 담수화 공장의 단점을 보완해 자원까지 생긴다니. 이건 내륙에서 사용해도 될 듯싶어요.”
“이미 함흥과 라선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건물들을 제작하시기 전에 어떻게 운행되는지 한번 가보시면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바다에서 나오는 자원도 많은 편이거든요.”
“알겠습니다. 시설자와 함께 가서 한번 보도록 하죠.”
“녹조 문제는 땜과 저수지에 강한 회오리를 만들어 유속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속이 조류의 서식을 방해하니까요. 그리고 소용돌이가 물의 산소 농도를 증가시켜 생태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녹조도 큰 문제지만, 증발하는 물의 양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십니까?”
“아직 더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어쩌면 그 문제도 해결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인가요?”
“물 위에 태양열판을 띄워 수분의 증발을 일차적으로 막습니다. 이때 생성된 전기를 이용해 물의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물의 온도가 낮아지면 수분의 증발도 자연스럽게 막을 수 있거든요. 이미 실험은 끝났고 현재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이미 증발한 수증기를 모아 다시 비가 내리게 연구 중입니다.”
“그게 가능한 기술입니까?”
“이제부터 연구해봐야죠. 과학이라는 것이 실패의 연속이지만, 끈질기게 연구하다 보면 방법이 나오거든요.”
“그게 성공한다면 한국은 물 부족 국가에서 벗어날 겁니다.”
“꼭 성공하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주제가 주어지면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쏟아내거든요. 우리는 그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효율이 제일 좋은 것들만 골랐을 뿐입니다.”
“대단하네요.”
“내륙에 녹조 제거 장치는 이미 제품이 제작되었습니다. 이 제품은 어떻게 넘겨 드리면 될까요?”
“우리에게 보내주시면 각 댐과 호수에 설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드리죠.”
“담수화 공장을 만드시고 미국 국제위생재단(NSF)에 검사를 의뢰해야 하나 현재 미국과 통신이 거의 불가능하니 국내에서 같은 실험을 하셔야 할 겁니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폐기돼야 하는 건물들일 테니까요.”
“검사는 당연히 진행할 겁니다.”
“우리 회사에도 자체적으로 성능 검사를 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다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미국 국제위생재단보다 더 까다롭게 검사를 진행하고 있거든요.”
“참고하지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회의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왔다.
몇 년에 걸쳐 섬에 담수화 공장이 차례로 건설됐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섬 주민들도 검사 결과를 보고 물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섬에 물 부족 현상이 사라지다 못해 물이 넘쳐 났다.
이 담수화 장치의 성능이 기존 담수 공정보다 상당히 좋아 내륙에도 이 장치들이 설치해 물 부족을 해결하기 시작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담수 공장이 자원과 전기를 생산했고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오자 한전에서 비싼 값에 로얄티를 주고 건설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전에 부탁드린 세포는 연구 좀 해보셨어요?”
“연구는 하고 있다만, 아무래도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혀 진행이 안 되는구나.”
“무슨 문제인데요??”
“생명체에 내가 개발한 약을 주사하고 위협을 주면 생명체의 피부나 내장 등 일부가 변이는 된다. 그래서 그 세포를 따로 떼어내 실험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떼어낸 세포 자체의 영양 공급원이 사라져서 위협을 주어도 변이가 되지 않더구나”
“이전에 제가 설명해 드린 드래곤이란 생명체 생각나시죠?”
“당연하지. 그 드래곤인가 뭔가 하는 생명체를 연구하다 보니 인류 역사상 최상의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분명 인류 다음으로 최고의 생명체가 될 거다.”
“그것처럼 재생력이 아주 강한 몬스터가 있거든요. 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절대 죽지 않고 칼로 베어도 순식간에 세포가 분열해 치유되며 팔다리를 잘라내도 도마뱀 꼬리처럼 재생이 되는 놀라운 몬스터에요. 재생 속도도 상상을 초월해요.”
“그것도 흥미진진한 생명체구나. 그런데 그게 왜?”
“이 생명체를 아버지가 만든다고 생각해보세요. 지금의 생물들의 DNA를 합쳐서요. 가능할까요?”
“글쎄? 불가사리나 도마뱀 꼬리, 플라나리아, 문어 같은 생명체의 DNA를 변형한다면 그런 생명체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순식간에 재생되는 것은 힘들 것 같은데?”
“영양분이 부족하니 당연히 세포가 급속도로 분열하지 못하겠죠. 세포일 때 영양분을 공급받다가 절단되는 순간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니 괴사하는 거잖아요. 그 부분을 바꿔 보는 것은 어떠세요?”
“어떻게 말이냐?”
“전기를 먹는 세포를 만드는 거예요.”
“전기를 먹는 세포?”
“네. 전기가 영양분이면 전기가 끊어지지 않는 이상 증식도 무한정으로 일어날 테고 재생도 빨라지지 않을까요?”
“획기적인 생각이구나. 전기를 영양분으로 먹는 세포라.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리고 그런 세포를 얻을 방법을 생각해 보니 제 몸에 있는 세포들이 전기에 익숙할 듯하더라고요. 그러니 제 세포를 가지고 실험해 보세요.”
“그건 이전에 마온 제약에서 많은 연구원이 해본 것이 아니냐?”
“그때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연구를 했잖아요. 저는 그 연구원들과 아버지가 같은 레벨일 거로 생각하지 않아요. 연구 방법도 전혀 다르시잖아요. 거기다 그곳을 나온 후 제 세포들이 번개를 맞고 변형됐으니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알았다. 그럼 네 세포로 연구해보도록 하자.”
“네. 제가 JINIOS-1를 만들면서 느낀 점이 있거든요. 지니가 스스로 해결했던 것처럼 세포들끼리 번식하게 만들어 보는 방법도 연구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거기다 세포니까 DNA를 바로 바꿔도 충격이 작을 테고요.”
“그것도 같이 실험해 보도록 하마.”
아버지와 그렇게 세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강원도에 동물원이 건설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곳에서 작은 단위의 생명체들이 강원도로 수송됐다.
이 동물들의 세포를 이용해 내가 원하는 형태의 세포를 만들기 위해 실험의 박차를 가했다.
동물의 세포만 연구했던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식물 세포를 동물 세포와 결합하는 연구도 같이 진행했다.
거북이 등, 손톱과 발톱, 운동이 잘된 근육, 식물의 껍질 등 수없이 많은 세포 중에 딱딱해지는 세포들을 모아 비교했다.
그렇게 실험이 진행됐고 지니가 큰 도움을 주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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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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