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프로젝트 (8)
미래도시 프로젝트 (8)
“사우디에 누가 간다고?”
“W.L Construction 대표와 김승우 법무팀장입니다.”
“김승우 법무팀장도 W.L Construction으로 가게 된 거야?”
“지오 그룹에 다니던 사람들을 모두 이직시키려면 이쪽 일에 익숙한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 김승우 법무팀장을 먼저 발령 냈습니다.”
“그렇구나. 잘했네.”
“요즘 회사 일은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거 아니에요?”
“너희들이 잘하고 있잖아? 굳이 나까지 나설 필요가 있나?”
“저도 정인님처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요.”
“그래? 그럼 너희들이 몸을 만들어서 사용해.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잖아? 아니면 내가 만들어 줄까?”
“정말 그래도 돼요?”
“그럼. 당연히 되지. 특별히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너희들이 인조인간이란 걸 모를 거야.”
“설마요. 사고 대마왕이 우리 앞에 있는데 어떻게 사고를 칠 수 있어요?”
“미카. 어감이 좀 이상한데? 나에게 불만이 많았나 봐?”
“아니에요. 정인님이 너무 민감하신 거예요. 헤~.”
“좋아 말 나온 김에 너희들이 사용할 육체를 만들어 줄게. 어떻게 만들어 줄까? 원하는 대로 말해봐.”
“정말이에요?”
“그럼. 정말이지. 너희들이 나 때문에 너무 수고가 많잖아. 지금까지 어떤 선물을 해 줄까 고민했는데 딱 좋은 선물일 것 같아.”
미카가 제일 먼저 본인이 쓸 몸을 만들어 화면에 보여줬다.
전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들의 얼굴만 모아 집대성한 얼굴로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이국적인 얼굴이었다. 거기다 180cm에 8등신 몸매로 상당히 이상적이었다.
“오호. 정말 아름답네.”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럼 제가 정인님의 애인이 되어 드릴게요.”
“그건 됐고. 너희들은?”
“저는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로 해서 팅커벨로 만들어 주십시오.”
“가엘. 정말 그걸로 되겠어?”
“네. 전 그거면 됩니다.”
“너무 작은 거 아냐? 그 모습으로 인간 세상을 돌아다니려면 문제가 많을 텐데? 인간 모습이 낫지 않겠어?”
“전 인간 세상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만든 세상이 더 살기 좋거든요.”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만들어 줄게.”
“루퍼와 라파는?”
“전 키아누 리브스 20대 모습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근육질 몸매에 키는 185로 해서요.”
“알았어. 이제 라파만 남았네?”
“전 정인님하고 비슷한 외모로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나랑? 왜?”
“전 정인님을 존경하거든요.”
“왠지 그런 말 들으니 쑥스럽네. 알았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설계도 만들어서 보내 줘.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 줄게.”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W.L Construction 대표와 김승우 법무팀장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실시간으로 같이 보여줘. 저들이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고 싶거든.”
“알겠습니다.”
며칠 후 W.L Construction 대표와 김승우 법무팀장, 대표 비서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했다.
그들에게 조금 더 인상 깊은 모습을 남기기 위해 비행기 대신 우리가 만든 관광용 드론을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공항에 도착했다. 아직 관광용 드론이 비행기로 인정한 것은 아니나 비행기처럼 정식 절차를 밟을 수는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한국에 와서 설명회를 들었던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가 대표를 마중 나와 있었다.
“여자분은 없으신가요?”
“예.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여자 비서가 일하기에는 서로가 불편할 것 같아 남자 비서로 데려왔습니다.”
“그렇군요. 비서와 동행이라고 해서 니캅을 준비했는데 필요 없겠군요.
자 이동하시죠.”
우리는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가 가져온 차를 타고 그의 집으로 이동했다. 정문으로 보이는 문을 통과하고도 20분을 넘게 달려 다시 문을 통과했다. 그런 후 다시 10분을 달리자 아름답게 조각된 거대한 저택이 나타났다.
그 집을 보자 자연스럽게 탄성이 나왔다.
“정말 멋있는 집입니다. 개인 자택입니까?”
“그렇습니다.”
“집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정말 아름답게 꾸며져 있습니다.”
“이 집은 우리 할아버지가 저를 위해 만들어 주신 집입니다.”
“그렇군요. 할아버지께서 예술에 관심이 많으셨나 보네요.”
“아마 지금도 살아 계셨다면 예술 작품만 보고 계셨을 겁니다.”
“어쩐지. 할아버지께서 상당한 안목을 가지셨다 했습니다.”
“피곤하실 텐데 건물 감상은 나중에 하시고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예. 알겠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모든 제품이 예술품으로 보일 정도로 화려했다.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는 귀빈실로 안내해 주면 말했다.
“이곳까지 오시느냐 상당히 힘드셨을 테니 오늘은 식사만 하시고 쉬도록 하세요. 업무에 관한 이야기는 내일 하도록 하고요.”
본인도 한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귀국할 때 직항 비행기가 없어 상당히 피곤했던 것이 기억나 우리를 배려해 준 것이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2시간 후에 저녁 식사가 이루어질 겁니다. 그때까지 편하게 쉬고 계시면 됩니다.”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가 나가자 김승우 법무팀장이 W.L Construction 대표와 비서에게 아주 작은 이어폰을 건넸다.
“오른쪽 귀에 착용하세요.”
“이게 뭡니까?”
“한국 지오 전자에서 만든 통역기입니다.
원래는 일반 통역용으로 단순하게 만들어진 제품인데 기존 통역기보다 워낙 성능이 좋고 작아서 해외에서 필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에 몇 가지 기능을 더 추가해 업그레이드한 비즈니스용 모델입니다. 사용해보시면 마음에 드실 겁니다.”
“한국에 이런 것도 있었습니까?”
“그것 말고도 유용한 제품이 참 많습니다.”
“그렇군요. 이 일이 끝나면 한국에 가서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네요.”
“아마 보시면 깜짝 놀라실 만한 제품이 많을 겁니다.”
“그래요? 벌써 기대되네요.”
“그건 그렇고 우리가 저들의 이야기를 알아듣는 것은 내색하지 마십시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2시간 후 W.L Construction 대표와 법무팀장, 비서는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의 식사에 초대됐다.
“한국에서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나오는 오·폐수와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모래와 섞어 젤리 형태의 흙을 만든다고 했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나요?”
“네 맞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흙에 여러 가지 식물을 심을 수 있습니다.”
“그럼 정말 이 황폐한 곳에 나무가 자랄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나무만이 아닌 농작물도 심을 수 있습니다.”
“이곳의 최고 온도는 50도가 넘습니다. 평균적으로 따져도 기본 45도를 넘나듭니다. 너무 뜨거워서 바닥에 물을 뿌리면 1분도 되지 않아 모두 증발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만든 흙은 수분 증발이 되지 않습니다.”
“도저히 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네요.”
“우리가 보내드린 자료를 보셨다면 좀 더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이미 나미비아에 도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그곳에 조성한 숲이 현재 5km 이상입니다.”
“그 영상은 저도 보았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도 그것과 똑같은 건물을 가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직접 보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겠군요.”
“원하신다면 나미비아로 모셔다드릴 수 있습니다.”
“건설 기간은 얼마나 됩니까?”
“자재가 모두 있다는 가정하에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안에는 끝날 겁니다.”
“생각보다 건설 기간이 짧군요?”
“대신 몇 가지 해결해 주실 것이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 드려야죠.”
“건설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바닷가 근처의 땅이 필요합니다. 수도인 리야드에 바로 작업해 드리고 싶지만, 바닷물을 리야드까지 옮기는데 400km가 넘는 관을 설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전혀 문제없습니다. 널린 것이 바닷가가 붙어 있는 땅이니까요. 직접 땅을 고르시면 그곳에 건설 허가를 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업지 인근에 선박을 정박하고 바로 자재를 내려 건설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건설 현장 인근에 통관 서를 만들어 통관 시간을 줄여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도 해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선박에서 물건은 어떻게 내리실 생각입니까?”
“드론으로 자재를 옮기며 작업할 겁니다.”
“놀랍군요. 드론을 이용해 자재를 나르다니요. 국왕님이 허락하신다면 그것도 딱히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는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마지막으로 이 모든 작업은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것도 문제없습니다.”
“작업자들이 모두 남자가 아니라 문제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있겠군요. 혹시 남자들만 작업자로 선정하면 안 되나요?”
“죄송합니다. 뉴질랜드는 남녀평등이 강한 나라이며 여성의 인권이 남성보다 더 높은 나라입니다. 아무리 특수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만 제외한다면 자국에서 우리 기업이 더 곤란해지거든요.
그래서 우리끼리 따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건설지 인근에 장소만 제공해 주신다면 우리가 알아서 자유롭게 생활하겠습니다.”
“독립적으로 생활한다면 문제는 되지 않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나 여자분들이 작업하거나 돌아다닐 때는 꼭 니캅을 쓰도록 해 주십시오.”
“니캅을 쓰지 않아도 얼굴이 노출되지 않을 겁니다. 공사용 헬멧을 착용하면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국왕님의 윤허가 떨어지는데 보통 7~10일 정도가 걸리지만, 제가 좀 더 시간을 단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작업지를 물색해 봐도 되겠습니까?”
“그러도록 하세요. 제가 가이드를 붙여드리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녀야 할 곳 대부분 사막이라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는 문제가 많을 듯합니다. 혹시 공중 부양 무인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게 해주실 수 있나요? 바닷가뿐 아니라 사막 지역까지 들어가서 작업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거든요.”
“국왕님께서 공중 부양 자동차를 받으신 후 어디든 다닐 수 있게 교통법을 바꾸셨기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 말을 하는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는 아쉬운 듯한 눈빛이었다. 그 눈빛을 본 김승우는 슬며시 한마디 건넸다.
“대사께서는 공중 부양 무인 자동차를 구매하지 못하셨나 보네요.”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국왕님이 백 대나 구매하시어 저에게도 혹시 기회가 올까 기대했는데 기회가 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한국에 따로 문의 해봤더니 아쉽게도 생산이 중단됐다고 하더군요.”
“그러셨군요. 혹시 지금이라도 구매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한대 정도는 구매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물론입니다. 선물로 드리고 싶지만, 아무래도 제품의 금액이 많다 보니 뇌물로 오해받으실 수 있는 사항이라.”
김승우 법무팀장은 일부러 말을 흐렸다.
“구매를 도와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도 오해받는 건 불편하거든요.”
“그럼 우리가 타고 다닐 차를 가지고 올 때 대사님의 차도 같이 보내 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들을 보고 있던 나는 루퍼를 통해 김승우 법무팀장에게 공중 부양 무인 자동차를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 판매해 환심을 사라고 지시했다.
김승우 법무팀장도 이야기 도중 갑자기 귀에서 들려오는 지시에 흠칫했으나 아무도 눈치채지 않게 그 임무를 완수했다.
원래 W.L Construction 대표에게 이야기해야 했으나 통역기에 익숙하지 않아 김승우 법무팀장에게 지시한 것이다.
“지금 요청하면 아마 내일 오전쯤 이곳에 도착할 겁니다.”
“그렇게 빨리요?”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의 입이 함지박만 하게 올라갔다.
정인도에 예비로 만들어 놓은 공중 부양 자동차 두 대가 성층권까지 수직으로 상승한 후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최대 속도로 이동했다. 자동차는 넉넉잡고 5시간 후에 도착할 것이다.
그렇게 그날 저녁은 잘 먹고 푹 쉬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공중 부양 자동차 두 대가 건물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그중 한 대를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에게 건네줬다. 그는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바로 공중 부양 무인 자동차에 시승했다.
대사가 시승하고 W.L Construction 대표와 김승우 법무팀장, 비서는 지정해 준 안내인과 함께 사막과 바닷가 근처를 돌며 건설에 적합한 장소를 찾았다.
가이드로 붙여준 자는 공중 부양 자동차를 타고 말을 잊지 못했다. 이동 속도도 상당히 빨랐으나 내부는 정말 조용했기에 더 놀랐다.
그렇게 사막과 도시를 돌며 최종적으로 작업할 장소를 결정했다.
그날 저녁 파이 알리 빈 알사우드는 국왕을 직접 찾아가 허가를 받아 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모든 분들이 추천을 눌러주시는 그날까지
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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