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프로젝트 (12)
미래도시 프로젝트 (12)
미론이 보내 준 정보를 루퍼가 정리해서 나에게 보고했다.
루퍼는 혹시 몰라 W.L Construction 대표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냈다. 그러나 우리의 예상대로 W.L Construction 대표는 입국이 거부 됐다.
“우리가 가진 기술을 빼앗겠다고 겨우 이런 일을 꾸몄다고? 정말 믿기지 않네. 나도 이런 일엔 돈을 아끼지 않는데 말이야. 아르헨티나 정부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놈들이 또 있을 줄은 몰랐어.”
“그동안 대외적으로 보여 준 행동들은 왕이 되기 위한 발판이었나 봅니다.”
“그런 것 같네. 도시를 만들겠다고 500조나 사용하려던 놈이 생각할 방법은 아니니까. 통이 좀 큰 줄 알았더니 아주 쪼잔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잖아?”
“발전소 생산을 중지시킬까요?”
“아니 우선 그대로 둬봐. 대신 우리 것을 가로챈 대가가 얼마나 큰지 알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사우디아라비아를 들쑤시는 방법이 있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사이가 좋지 않기에 이를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이가 왜 안 좋은데?”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종교 전쟁입니다. 이슬람은 원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무함마드를 필두로 하나의 종파였으나, 무함마드가 죽자 두 부류의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그 두 부류가 이권을 챙기기 위해 싸움을 벌였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오랜 기간 앙숙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시대나 있었던 흔한 얘기네?”
“세계 언론은 10년 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천년 전쟁이 재점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되게 만들어주면 되겠네. 이 둘의 싸움을 붙일 방법이 있나?”
“현재 이란의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란 상황이 어떤데?”
“미국이 이란을 꾸준히 괴롭히고 있어 경제가 엉망입니다.”
“핵무기 때문인가?”
“그렇습니다. 경제가 엉망이다 보니 반정부 시위가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IS가 지속해서 괴롭히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들의 싸움을 붙일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었네.”
“어떤 방법을 사용하실 생각입니까?”
“같은 신을 믿는다며? 그럼 사우디아라비아의 신을 이란으로 보내면 되잖아?”
“신이란 존재가 나타나지 않은 지 벌써 2,00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신을 이란으로 보낼 생각입니까?”
“너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넌 신이 있다고 믿니?”
“글쎄요? 인간이 나타난 후로 신도 인간과 함께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인간이 믿는 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많은 정보를 보면 신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힘들기에 저에게는 어려운 답변입니다.”
일반적인 AI였다면 이런 식으로 답변하지 않았겠지만, 루퍼는 상당히 많은 정보를 습득했고 본인의 것으로 만들었기에 이런 대답을 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의외의 답변이었다.
“그럼 너도 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네?”
“그렇습니다.”
“그럼 한 가지 물어보지. 내가 2,000년 전으로 간다면 난 신인가?”
“그건 아닙니다.”
“왜?”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에 의해 정인 님은 정확히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른 인간과 다르게 놀라운 능력을 가졌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정인 님은 저에게 신이십니다. 저를 창조하셨으니까요.”
“나는 인간이지만, 너에겐 신이다?”
“그렇습니다.”
“저들이 신을 믿는 이유도 네가 생각하는 것과 같아. 어떤 고차원적인 누군가 인간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 돌연변이로 인간이 만들어질 확률은 아예 없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니까.”
“그럼 정인 님도 신이 있다고 믿으십니까?”
“글쎄? 내가 믿는 것이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넓은 우주에 인간만이 유일한 지성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군요.”
“내가 왜 이런 질문을 했냐면, 나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과거에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거든. 단지 지식의 차이가 있어 그들은 나만큼 능력을 사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야.
만약 내가 화학자나 과학자가 아니었다면 나도 이만큼 능력을 활용하지는 못했을 거야.
그런데 2,000년 전에 나와 같은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해 봐.”
“정인 님의 말대로라면 그를 신이거나 신의 사자라고 믿을 수도 있었겠군요.”
“바로 그거야. 지금이라고 그게 달라졌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 그게 달라졌다면 신을 믿는 사람들은 없어졌을 거야.
지금 과학력은 2,000년 전과 전혀 다르지만, 신을 믿는 사람들은 2,000년 전과 똑같아.”
“그럼 정인 님이 신을 행세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맞아. 저들은 2,000년 동안 신을 보지 못했어. 그 말은 신을 행세하는 자가 없었거나 지금껏 이 정도의 능력을 가진 돌연변이가 태어나지 않았다는 말이지.
대신 내가 신을 흉내 내려면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해.”
“뭐가 필요하신가요?”
“우선 내가 원소 모드에 들어가도 하늘을 날 수 있어야 해.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곳에 나타나 그들 모두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해.
또한 신의 권능도 보여줘야 하고.
그 모든 일을 하고 이란으로 가는 거야. 몇 가지 예언도 해주면서.”
“그렇다면 이건 정인 님 밖에 할 수 없는 일이군요.”
“그래. 나밖에 할 수 없어.”
“그런데 한가지 의구심이 듭니다.”
“어떤?”
“저들의 믿음은 자기 자식을 죽일 정도로 절대적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만으로 저 많은 사람을 속이기에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21세기라고 해도 믿음이 흔들리게 되면 인간은 변하게 돼 있어. 이건 지금까지 역사가 보여 준 진리야. 그 과정이 어려울 뿐이지. 앞으로 저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내가 보여 줄게.”
“그럼 말씀하신 것이 시초가 되어 종교 전쟁이 되겠군요.”
“사우디아라비아가 실제로 고통받게 되는 것은 식량난이야. 아무리 돈을 주고 식량을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을 거거든. 식량이 부족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스스로 자폭할 거야. 당연히 사우디아라비아를 의지하던 나라들도 그 믿음이 약해지며 떨어져 나가게 하는 거지.
대신 우리는 최대한 넓은 지역에 농장을 운영해야 해. 전 세계 모든 식량을 우리가 석권해야 하니까.”
“그럼 그전에 이란의 경제 상황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 줄 필요가 있겠군요.”
“맞아. 아예 이슬람교를 없애 버리면 더 좋겠지만, 그럼 전쟁이 일어날 수 없으니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현재 미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 이란을 제지하지 못하니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해.”
“그래도 자산 규모가 큰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슨 수를 쓰든 식량을 구하게 될 겁니다. 어쩌면 원유로 직접 식량과 맞바꿀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과 싸우려면 자금줄부터 막아야지. 지금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원유 개발지에 땅굴 로봇을 투입해 원유 생산을 방해하고 송유관을 모두 파괴해 버려.”
“바로 시행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화석 연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신생 에너지를 늘려 보급해야겠어. 그러려면 W.L Construction을 지금보다 백 배 이상 키워야 해.”
“그럼 기간이 꽤 소요되겠군요.”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라도 녹여야 하나?”
“그 결정은 신중하셔야 합니다. 그로 인해 정말 지구가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 그건 좀 아니다 싶긴 해.
그럼 사우디아라비아의 어디에 신이 나타나는 것이 좋을까?”
“그건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메카로 결정하시면 되니까요.”
“메카?”
“이슬람교를 믿는 모든 자가 세계에 어디에 있든 메카를 향해 절을 합니다. 원래는 절하는 곳이 다른 곳이었으나 무함마드가 그 방향을 메카로 바꿨다고 합니다.
또한, 세계에서 제일 비싼 건물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성을 들인 만큼 상징성이 큰 곳입니다.”
“그럼 그곳으로 선택하자. 그곳이 사우디아라비아가 몰락하는데 시초가 될 거야.”
“작업은 언제 하실 생각입니까?”
“일주일 후로 하자. 나도 몇 가지 실험을 해봐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곧 닥칠 전 세계의 식량난을 피하기 위해 많은 곳에 농장을 건설해야 했지만, 농장을 건설하기 위한 핵심 건설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오 건설의 모든 인력을 W.L Construction으로 이직시켰다.
한국에서 넘어온 직원들은 모두 나미비아 농장 건설에 투입해 최대한 빠르게 농장을 늘려갔다.
이로 인해 지오 건설은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었다.
“뭐? 지오 건설이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고?”
“그렇습니다. 장관님”
“막아. 그건 무조건 막아야 해.”
“그게 제 선에선 막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공론화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청와대로 갈 거니까 준비해.”
“알겠습니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와대에 도착해 대통령과 독대를 신청했다.
“지오 건설이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이미 예상했던 것이 아닙니까? 우리 예상보단 빠르긴 하지만, 저들은 이 결정을 번복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면서요?”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다르게 대통령은 의외로 관심 없다는 듯 대답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막으셔야 합니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는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건 기획재정부 장관님이 나에게 한 말이 아닙니까? 그러니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그들이 없다고 한국이 망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전 정인 대표가 있을 때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그렇게 말하긴 했었다.
“저들이 지금 상장 폐지를 한다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공론화를 해서 막아야 합니다. 아니면 우리가 손해 본 돈을 모두 토해놓고 나가라고 해야 합니다.”
“지오 그룹으로 인해 우리의 땅이 여덟 배가 넘게 넓어졌습니다.”
“이건 그거와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직접 해결해 보세요. 대신 저는 장관님을 도와드릴 수 없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전권만 일임해 주십시오.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지요.”
이 일에 관한 정권을 받은 기획재정부 장관은 바로 국회로 이동해 공론을 일으켰고 이때부터 언론도 지오 그룹을 대상으로 잡아 뉴스를 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접 지오 건설 대표를 찾아왔다.
“그러니까 정리매매 기간에 공적 자금으로 산 주식을 처음 산 가격보다 더 높게 구매해 달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소. 상장한 지 2년 만에 상장 폐지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잖소?”
“거절하겠습니다. 그 가격에 사드릴 이유도 없고요. 우리가 상장 폐지 하는 것은 사업의 존속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당황스럽기 그지없으나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한국 정부입니다.”
그 말에 기획재정부 장관은 발끈했다.
“한국 정부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거요?”
“그동안 우리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충실히 응대해 줬습니다. 그로 인해 2년 동안 원래 국토에 여덟 배나 되는 땅도 얻지 않으셨습니까? 이런 공로를 세웠는데 한국 정부가 우리에게 준 것은 배신뿐입니다.”
“배신이라고 했소?”
“지오 그룹 대표를 암살 시도한 것이 한국 기업이라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그것을 사주한 곳이 한국 정부이고요.”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그룹 총수들과 식사 자리에서 우스갯소리로 그런 농담을 한 적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갈 일은 전혀 없는 자리였다.
만약 이 정보가 나갔다면 분명 그 자리에 있던 자 중 누군가 누설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그 타깃은 본인이란 소리였다.
그게 누군지 생각하면서 기획재정부 장관은 얼굴을 붉히며 소리 질렀다.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배우처럼 연기하는 법을 배웠고 지금 그 기술을 써먹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저도 증거 자료를 보지 않았다면 믿지 않았을 겁니다.”
“증거 자료가 있단 말이오?”
오직 증거 자료에만 관심이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질문에 지오 건설 대표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지오 그룹의 잠재력과 가치는 장관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위대하고 엄청납니다.
한국의 미래를 바꾸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게 해줄 이런 혁신적인 기업을 두고 한국 정부가 왜 지금껏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궁금했는데 그 이유가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더군요.”
지오 건설 대표는 식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뜸을 들이다 천천히 말했다.
“한국을 걱정하는 마음에 개인적인 사견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만약 지오 그룹을 건드릴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시라 말씀드리고 싶군요.
지오 그룹과 싸우시면 한국 정부에 큰 파문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만 알아두십시오. 어쩌면 한국이 차지한 중국 땅을 고스란히 뺏길 수 있는 강력한 정보니까요.”
그 말에 기획재정부 장관의 머릿속엔 온갖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모든 분들이 추천을 눌러주시는 그날까지
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노약자님 후원금 감사합니다. 잘 사용할게요.
6개월 전에 썼던 글을 재탕하는 것이 아니냐는 댓글이 많아 답변 드립니다.
몇 가지 소재는 그대로 끌고 가고 있긴 하지만, 재탕은 절대 아닙니다.
공지에 마지막으로 올렸던 이전 글 5편 모두 올렸습니다.
한번 읽어보시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또한 제가 몇 개월 간 글을 쓰지는 못했지만, 기존 내용 중 많은 부분을 수정했고 수정 중입니다.
초반 주인공이 너무 멍청해 답답하다는 댓글이 많아 주인공 성격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수정하고 있기에 아직 적용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개연성 부분은 정말 죄송합니다. 그건 정말 어떻게 안되네요. 다음 리뉴얼 할 때 수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시고 이번 주말에는 이태원 축제라든가 인천 부평 풍물 축제 등 많은 곳에서 축제를 진행하니 참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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