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아버지 (3)
다시 만난 아버지 (3)
“ 시간이 없으니까 간략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아버지가 타고 다니시는 휠체어는 전투용이에요. 그 안에 여러 가지 화학무기와 살상 무기가 들어있어요.
음성 인식은 아버지 목소리와 폐에서 나오는 진동을 이용해 본인 확인을 하게 되고 360도 방향으로 살상 무기를 총 30번 정도 발사할 수 있어요. 또한, 화학무기가 들어있는데 살상용과 마비용 화학무기를 선택해 살포하면 자동으로 해독제가 아버지 몸에 주사될 거에요.
도로에서 8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고 정 급하시면 드론 형태로 공중에 뜰 수도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마세요. 아버지 몸무게를 몰라서 대략 지정한 건데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참고로 고속 운전일 때는 자동이니까 고민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버지의 위치는 모두 확인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마음 가지시면 돼요. 전투용 명령어는 살인, 마비, 발사, 질주, 공중 이동이고요. 일반 명령어는 계단, 저속, 고속 이동이에요.”
“3년 전에 봤을 때보다 많이 늠름해졌구나.”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아. 3일 후에 이동하신다고 했으니 그때 1t 트럭을 이용해서 아버지를 따라갈게요. 그리고 MO 대표가 물어보면 이 서류를 보여주세요. 아버지도 한번 읽어보시고 제가 실험한 것이 이거라고 말씀하시면 돼요.”
아버지에게 건네준 자료는 3페이지짜리 바이러스를 이용한 유기 이온 에너지란 제목의 논문 함축 본이었다.
“알았다.”
“혹시 저에게 알려주실 것이 있나요?”
“나를 납치한 곳은 재계뿐 아니라 정계까지 유착 관계가 심한 것 같더라. 정확한 규모는 모르겠지만, 매년 배출되는 인재를 보면 일개 개인이 운영하는 곳은 절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몸조심하거라.”
“정 안되면 이전처럼 바이러스 하나 뿌리죠.”
“아 참. 이번에 MO 제약에서 세계 최초로 에이즈 바이러스 백신을 공개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할 거다. 그 어수선한 틈을 타서 나는 자연스럽게 언론에서 배제하는 거지.”
“그렇군요. 알았어요. 아버지. 인제 그만 가봐야 할 시간이에요. 벌써 한 시간이 넘었네요. 이거 고쳐 드릴게요.”
아버지의 몸에서 꺼낸 GPS와 입막음용 독약 앰플에서 독약을 제거하고 GPS만 살려 다시 아버지의 엉덩이에 이동시켜 넣었다.
“혹시 모르니까 GPS를 다시 아버지 엉덩이에 넣었어요. 불편하시겠지만 조금만 참아주세요. 독약은 제거했으니 안심하시고요. 혹시 제가 드린 휠체어를 뺏기시면 그 GPS로 아버지를 찾을 거예요.”
“알았다.”
우리는 다시 MO 회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이건 정말 말이 안 된다니까. 그러네요.”
“그러지 마시고 잘 좀 봐주세요. 박사님. 제가 쓴 이 논문을 보시면 전혀 가망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RG 디스플레이에서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를 만들지 않았어요? 그거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에요.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하게 된다면 한국 에너지 산업에 큰 획을 그을 겁니다.”
“요약하자면 유기체로 만든 물질 속에 다량의 이온을 집어넣은 후 꾸준한 자극을 줘 전기를 생산한다는 건데 가능성이 희박할 것 같군요. 차라리 전기 뱀장어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 그 전기를 발취하는 것이 빠르겠어요.”
대화하는 동안 MO 제약 대표가 있는 곳까지 이동했다.
“대화에 너무 심취하다 보니 벌써 도착하였네요.”
“어쨌든 보여주신 실험이 창의적이긴 했습니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MO 제약 대표님. 혹시 지루하지 않으셨나요?”
“뭐 나름 괜찮았습니다.”
“제 욕심으로 인해 너무 바쁜 시간을 뺏은 건 아닌지 모르겠군요. 사과드리는 의미에서 저녁을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신가요?”
“네 그러죠”
“감사합니다. 이동하시죠. 나중에 시간이 되신다면 박진성 박사님과 오랫동안 토론을 해보고 싶군요. 오늘 대화가 너무 만족스러웠거든요.”
“하하 박진성 박사님의 실력은 최고죠.”
“네 그러신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고민한 실험인데 한 번에 보고 안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분명히 대처 방안도 있으실 것 같은데 말씀을 안 해주시는군요. 설마 저에게는 안된다고 말씀하시고 박사님께서 제 실험을 연구하시려는 것은 아니시겠죠? 하하.”
“내 실험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믿겠습니다. 박사님. 하하.”
그렇게 웃으면서 그들과 함께 식사하고 헤어졌다.
“지니 오늘 온 사람들 모두 전투 모드로 관리 부탁해. 그들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확인 분석해 줘. 그리고 1t 탑차하고 발전기 재료도 주문해 줘. 내일 아침에 받을 수 있게 말이야.”
“확인하였습니다. 바로 실행합니다.”
“그들을 독자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해. 그렇다면 뭐가 좋을까?'
언제나 그렇듯 번개를 맞은 것처럼 엄청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바로 그거야'
바로 원소 방으로 들어갔다.
'기생충 로봇을 만들자. GPS 송수신과 도청, 영상 기능만 넣으면 되잖아. 왜 지금까지 그 생각을 못 했지? 아직도 모자란 게 너무 많아.'
바로 생각한 드론을 최대한 작게 조립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프로그램인데 이건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까? 단세포들이 가진 저장장치 정도만 있어도 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말이야. 그렇지 DNA. 이 DNA 방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면 어떻게 되지? 생명체가 필요해.'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원소 방을 나와 위층에서 널리고 널린 앰플 중에 구조가 복잡한 바이러스 몇 개를 가지고 다시 전자 연구실로 내려왔다.
'정말 신기하네. 왜 지금까지 생명체를 볼 생각은 못 한 거지? 생명체의 전기적 신호들이 너무 잘 보여. 저 방식대로 전자 제품들을 만들면 지금까지 과학은 모두 무너지겠어.
보면 볼수록 신기하네. 생명체들의 기억 저장 방식은 저렇구나. 저걸 어떻게 활용하지? 우선 이건 나중에 천천히 연구해보기로 하고 기생충 로봇을 만들자.'
모든 전자 장치들은 전기를 넣으면 동작하고 전기를 빼면 동작하지 않는다.
아주 단순한 이 방법으로 최소 수십 개에서 수천억 개의 스위치를 효율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전자 제품에 내가 원하는 행동을 동작시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일일이 이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없기에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치를 제어한다.
나는 몇 시간째 새로 만든 형태의 전자 기기에 나만의 프로그램 만들고 있었다.
'아버지를 구출한 후 이 방식으로 지니를 업그레이드시켜야겠어. 기존의 방식보다 상당히 효율적이야.'
아버지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기에 모든 작전을 혼자 구상해야 했다.
다음 날 아침.
“출근했어? 지영아?”
“응. 근데 또 날 샌 거야? 잠은 좀 자가면서 일해. 얼굴이 반쪽이네. 정말”
“요즘 새로운 연구를 하고 있거든. 이게 은근히 잠을 못 자게 만드네.”
“한 시간만이라도 자. 한 시간 후에 깨워줄게”
“알았어. 그럼 부탁해.”
탑차가 도착했다고 지영이 알려줘 잠에서 깨어났다.
우선 번호판 자동 변경 시스템을 설치한 후 1t 탑차 안에 2개의 발전기를 조립해 넣었다. 그 후 여러 가지 무기와 장치들을 설치했다.
'이제 기본적인 무기는 설치했으니 외부의 색을 바꿔야겠지? 자동 도색 시스템을 설치하자'
다른 회사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연구진이 개발한 특수 페인트였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처럼 전기의 양에 따라 페인트의 색이 변하게 된다.
이를 활용해 제품마다 이 페인트를 특정 문양에 사용했다. 색이 변하는 이 아이디어로 우리가 만든 제품은 2배 이상 매출이 올랐다.
스마트 폰으로 연결해 색을 지정하기만 하면 되니까 사용 방법도 간단했다.
'위성으로 아버지가 계신 곳 주변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니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나? 아 참 무인 운행 시스템을 설치해야지.'
운전석으로 이동해 무인 운행 시스템을 설치했다.
탑차 창고 안에 컴퓨터로 특정 자동차를 지정하면 위성과 GPS 등 여러 가지 조건을 통해 그 차를 따라갈 수 있게 된다.
'자 모든 시스템을 설치했으니 마지막으로 운전사를 앉혀야지.'
운전사는 배달 직원처럼 보이는 영화용 특수 인형이었다. 자세히 봐도 사람처럼 보였기에 무인 운행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것이다.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고 이제 정말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네.'
이틀 후 아버지가 드디어 호텔을 빠져나왔다.
내가 탄 작전 차량은 한 블록 밑에서 아버지 차를 따라갔다. 아버지가 탄 차를 포함해 총 5대의 차량이 이동 중이었다.
'많이도 따라가네. 어떤 전략을 세워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아무래도 서울은 벗어나야겠지? 사고 내는 거야 문제없지만, 아버지를 빼내려면 주변에 블랙박스도 생각해야 하니까 조심해야 해.'
1시간 정도를 이동해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5대의 차량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탄 탑차가 그 차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고속으로 질주하네. 이곳에서 끝내? 아니면 끝까지 따라가? 아직도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조금만 더 따라가 보자.'
예상과는 다르게 그들과 나의 거리는 1시간 정도로 벌려졌다.
'제길. 이렇게 거리가 벌어질 줄은 몰랐어. 도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30분 정도가 더 지나자 차량은 동강 인근 만지산으로 향했다.
'이상하네! 아무리 봐도 지도상 마을이 없는데. 혹시 땅속에 숨어서 사나?'
“지니야. 목적지 근처 전력 소모 좀 알아봐 줘”
“해당 지역에 전력 소모가 많은 곳은 없습니다.”
“그럼 인근에 자가 발전기가 있는지 확인해봐”
“풍력 발전기 6기와 태양열 발전소들이 지어져 있습니다.”
'전력 생산을 따로 한다? 이곳이 본거지인가? 대충 아버지만 구해내려고 했는데 본거지까지 알았으니 앞으로 이런 생각 못 하게 완전히 박살을 내버리자.'
그 생각을 하는 사이 5대의 차량 GPS가 화면에 멈췄다.
“드디어 도착한 모양이야. 이제 비밀 병기를 풀자.'
3일 전 밤새우면서 만든 1mm도 되지 않는 기생충 드론 100기를 공중에 풀었다.
“지니야 조정 부탁해”
“알겠습니다.”
이 초소형 드론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날아갔다.
“내가 지나가는 곳으로 배치된 모든 CCTV 제어권 확보해줘.”
“일부 확보하였고 나머지도 확보 중입니다.”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 아버지만 구해 나오자.”
아버지와 20분 거리에 도착하자 차량을 세웠다.
“총인원이 몇명이야?
“168명이 발견되었습니다.”
“많기도 하네. 모두 GPS가 박힌 놈들이야?”
“아닙니다. GPS 신호가 없는 사람들도 총 76명이 존재합니다.”
“76명의 위치 모두 파악했나?
“예 파악하였습니다.”
“아직 파악되지 않은 놈들이 있는지 확인해 봐.”
“미론 10기가 찾아보고 있지만 특별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지니야 그들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차단할 수 있어?”
“주변에 방해 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EMP 폭탄을 터트리면 어때?”
“그럼 가능합니다.”
“아! 그렇지. EMP 폭탄을 터트리면 저들의 독약 앰플을 활성화할 수 없잖아? 그건 안 되겠네. 그렇지 아버지도 GPS도 망가지면 안되니 우선 독약 앰플만 터트리자. 반이라도 줄여 놓으면 그게 어디야? 지니야 저들 컴퓨터 침입 가능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쪽에 실력 있는 해커들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단 말이지? 미론 1기를 아버지 쪽으로 이동시켜 화면에 비춰줘.”
미론 1기가 아버지 쪽으로 이동해 화면을 전송해 주었다. 아버지 주변에 감시자가 총 5명이었다. 아버지가 착용하시고 있는 이어폰을 통해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전송했다.
“아버지 지금 20분 근처에 도착했어요. 제 목소리 들리시면 왼쪽 중지를 살짝만 움직여 보세요”
화면에 아버지가 왼손 중지를 살짝 들었다.
“들리시는 것 같군요. 우선 독약 앰플을 활성화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대부분 없앨 거에요. 아버지 몸에도 독약 앰플이 들어 있으니 제가 신호를 들이면 연기 좀 하세요. 정 위험하다 싶으면 제가 알려드린 장치를 사용하시고요.”
“지니야. 독약 활성화해.”
“활성화되었습니다.”
“아버지 지금 독약 활성화했어요. 독약으로 쓰러지는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세요. 곧 들어갈게요.”
“지니야 이제부터 전투 모드로 전환해. CCTV 정보 모두 파괴해 버리고 전원 차단해. 차량도 모두 파괴해버려.”
전투 모드로 들어가자 탑차 위에 설치되어 있던 드론들이 공중으로 떠올라 탑차를 따라 이동하였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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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금일 2연참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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