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4)
통일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 (4)
새한국평화당 보좌관이 그들에게 메시지를 남겼고 그쪽에서 장소를 지정해 주었다.
“이곳이 맞나?”
“그렇습니다. 그들이 지정해 준 장소입니다.”
그곳은 평범한 커피숍이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커피숍 담당자가 커피 두 잔을 가지고 왔다.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우리는 이제 막 들어와서 커피를 시키지 않았는데요?”
“아~! 그러신가요? 어떤 분이 전화로 손님들에게 커피 두 잔을 가져다주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요?”
“네. 도로 가져갈까요?”
“아뇨 두고 가세요.”
“알겠습니다.”
“누굴까요?”
“글쎄?”
그때 보좌관에게 전화벨이 울렸다.
“그 커피를 들고 밖으로 나와 내가 불러주는 주소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시오.”
이준영 후보와 보좌관은 밖으로 나와 택시를 탔다.
이전 대통령들이 그들을 어떻게 만났고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들조차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소문이 퍼졌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때 다시 전화가 왔다.
“보좌관은 그곳에서 내리시오. 이준영 씨는 커피를 들고 다음 주소로 이동하시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그리고 이준영 씨라니? 나의 존재를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굳이 '씨' 자를 붙인 것이 마음에 쓰였다.
“내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돌아가시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의원님.”
“가보도록 하지.”
“그럼 조심하십시오.”
“알았네. 자네도 조심하게.”
보좌관이 내리고 얼마나 달렸을까? 택시는 두 번째 장소에 도착했다.
“다 왔습니다. 손님”
계산을 하자 택시가 돌아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폐허가 된 집들이 많은 곳이었다. 아마 재개발 지역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두 나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다시 전화가 왔다.
“그 길을 따라 쭉 올라오다 보면 파란 대문에 X 표가 칠해진 문이 있소. 그 문으로 들어오시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오?”
“급한 건 내가 아닐 텐데?”
“바로 가겠소.”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다고 이준영 후보의 말도 까칠해져 있었다.
그렇게 찾아간 문 안으로 들어가자 집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시오”
그 소리를 따라 이준영 후보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두 명의 사람이 가면을 쓰고 앉아 있었다.
“커피는 나에게 주고 앉으시오.”
그들에게 커피를 주자 각자 하나씩 나눠 마시는 것이 아닌가?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본인이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 육십 평생 이렇게 자신을 막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로 인해 기분이 더러웠다.
“나를 찾아온 이유가 화재로 소실된 선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아닌가?”
그자는 이제 대놓고 말을 놓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
이준영 후보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자 그가 다시 말했다.
“나는 북쪽 땅 전체의 개발권을 원하네. 그것을 줄 수 있다면 바로 1조를 보내주지.”
말투야 그렇다 쳐도 지급해야 하는 대가가 엄청났다.
“1조를 주면서 너무 과한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글쎄? 나는 이것도 작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 올라갈 사람들은 많아. 누가 올라가도 나에게 북쪽 땅 전체의 개발권을 줄 거야. 이전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럼 네가 우리의 선거 자금을 불태웠나?”
“저런 우리를 의심하는군? 그런 돈이 있는 줄 알았다면 불태우는 것보다 더 좋은 곳에 활용했을 거야. 돈은 장작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졌거든. 그리고 돈이란 건 그렇게 묵혀두는 것이 아니라 굴려야 더 크게 버는 거야.”
“그럼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지?”
“내가 왜 그걸 알려줘야 하지?”
“그 사실은 보좌관과 몇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어. 그쪽에서 불을 지른 게 아니라면 절대 알 수 없는 일이지.”
“정치인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라고 들었는데 당신은 그 나이 먹도록 너무 순진하게 살아왔군. 좋아. 정보를 얻고 싶다니 정보를 주지. 정보 하나에 100억이야.”
“이런 미친.”
“그런 소리나 하려고 이곳까지 온 것이 아니잖아?”
이준영 후보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으니 그에게서 뭔가 얻어가야 했다. 이준영 후보는 그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을 말했다.
“좋아 1조를 주면 함경북도 개발권을 주지.”
함경북도는 대부분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만큼 개발하는데 힘들고 자금도 많이 들어간다. 그래도 땅이 넓기에 구미는 당길 것이다.
“겨우 그거 받자고 이곳에 온 게 아니라고.”
“함경도 전체를 개발하면 100조 이상의 가치가 생겨. 절대 적은 금액이 아니지.”
“나를 자극하지 마. 여기서 살아나가고 싶으면.”
“난 새한국평화당 최고 의원이야. 날 건드려서 좋을 게 없을 텐데?”
“정말 그럴까? 네가 여기서 시체로 발견돼도 내일 해는 뜨고 지게 될 거야. 너 따위 죽어봤자 방송에서 며칠 동안 개들이 짖다가 말 것이 뻔해. 내기 해도 좋아. 아까도 말했지? 그 자리에 올라갈 사람들은 많다고. 난 말 잘 듣는 개가 필요하거든. ”
“말이 안 통하는군. 이 이야기는 없던 것으로 하세.”
“그렇게 생각한다면 가도 좋아. 대신 오늘 있었던 일은 함구해야 할 거야. 우리의 귀는 어디에나 있으니까. 참고로 그 말을 무시했다가 사라진 사람들이 꽤 되지. 새한국평화당 최고 의원이라는 호칭이 아주 두꺼운 갑옷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그 호칭이 널 살려주지 않을 테니까.”
이준영 후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나왔다.
'완전 시간 낭비였어. 진짜 그놈들이 맞긴 한 거야? 저건 완전 미친놈이잖아?'
저런 놈에게 돈을 받아 대통령이 됐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오는데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누구요?”
“함경북도 개발권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방금 난 거절하고 나왔는데?”
“그놈들은 그걸 결정할 권한이 없소. 그들은 말을 전하는 심부름꾼일 뿐이니. 바로 1조를 보내 드리지. 장소는 문자로 넣어 주겠소.”
답변도 하기 전에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가 끊어졌다.
전화가 끊어지자 '탕' 소리가 들렸다.
“총소리 아닌가?”
이준영 후보는 본인이 나온 곳으로 달려갔다.
협박하던 가면 쓴 자가 죽어 있었고 한 명은 사라졌다.
'떠들면 죽이겠다는 무언의 협박인가?'
이준영 후보는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래로 내달렸다.
“이런. 일이 재미있어지네. 본인들은 나서지 않고 대리인을 모두 죽여버리다니. 이준영은 분명 같이 있던 놈이 죽이고 도망갔을 거로 생각할 거야. 그나저나 어떤 조직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던 조직만큼이나 치밀하네. 지니야 전화 추적은 어떻게 됐어?”
“전화를 너무 빨리 끊어서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알았어. 선거 자금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으면 이준영이 도망가는 장면을 인터넷에 유포시키고 살인 사건으로 경찰에 신고해 줘. 자금은 모두 불 질러 버려. 이준영에게는 이제 선거 자금이 필요 없을 테니까. 그리고 문자 전송 추적해서 그들의 정보를 알아봐 줘.”
“알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런 놈들의 위치도 못 찾다니. 나 왜 이렇게 한심하니. 기술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나?”
한 시간 뒤 이준영에게 돈이 들어있는 컨테이너 위치가 보내졌다.
전투 미론들이 그곳에 먼저 도착해 이전과 같이 컨테이너 바닥 가운데를 뚫고 들어가 화학물질을 이용해 내부를 고온으로 만들고 돈을 모두 재로 바꾸는 마법의 연금술을 보여줬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총 8개의 컨테이너가 상당히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그동안 지니는 위성과 주변 CCTV를 모두 동원해 컨테이너를 가지고 온 차량을 찾기 시작했다.
컨테이너를 확인한 순간 112에 총소리에 관한 신고 전화를 여러 건 접수 시켰다.
그 후 살인 사건이 난 장소에 사람이 죽어 있는 영상과 이준영 후보가 뛰어가는 장면이 인터넷으로 퍼져 나갔고 이준영 후보는 바로 경찰에 잡혀갔다.
“난 안 죽였다니까?”
“그럼 그곳에는 왜 가신 겁니까?”
“볼 일이 있어서 간 거라고 몇 번이나 말했나?”
“그 볼일을 말씀해 주셔야 용의자에서 제외되실 수 있습니다.”
“그건 말할 수가 없네.”
“이렇게 버틴다고 될 문제가 아닙니다.”
“변호사를 불러주게. 이제부터 묵비권을 행사할 거야.”
그때 다른 형사 하나가 들어왔다.
“사망자 신원 조회 자료입니다.”
그 서류 안에 사망자는 마약 중독자로 정신 분열을 앓고 있었다.
“이 형사. 의원님 혈액 검사 좀 해줘야겠어.”
“예 알겠습니다.”
그 안에 뭐라고 적혀있는지 볼 수는 없었으나 오랜 경험을 통해 마약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어렴풋이 짐작했다.
드디어 대통령 후보들 간에 마지막 생방송 토론이 진행됐다.
주제는 후보자들에게 미리 주어졌기에 발언 내용은 모든 후보가 준비해야 했다.
화면을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들은 방송에 나온 후보들의 도덕성과 청렴함, 경제 활성화, 실업 문제 해결 능력, 소통 능력과 의지, 사회 개혁과 불평등 해소 의지, 북측 개발과 발전 등을 지켜보았다.
기존 대통령 후보로 지목됐던 각 당의 후보들이 비리 혐의로 후보 등록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나마 문제가 되지 않는 후보들을 골라 선택했기에 인지도가 없었다. 후보들의 나잇대도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었다.
“통일국당의 조정우 후보가 1분 동안 발언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통일국당 조정우 후보입니다.
현재 대통령이 국민의 염원을 담아 통일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이 하나 된 땅 위에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만들겠습니다. IT가 강국인 나라. 그로 인해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간을 단축하고, 그 단축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전반적인 실업 문제가 해결되며, 사회 불평등이 해소될 것입니다. 국민이 촛불을 들었던 것처럼 개혁은 여러분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제가 그 개혁에 앞장서겠습니다. 믿고 맡겨 주신다면 국민 여러분과 제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분이란 시간이 지났다.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조정우 후보는 모든 연설 시간 동안 한 번도 연설문을 보지 않고 카메라를 쳐다보며 당당하게 연설했다.
다른 후보들이 연설하는 동안 카메라를 잘 쳐다보지 못하고 연설문을 읽는 것에 급급한 모습과 대비해 비교되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실시간 검색에서 이 영상이 순위권에 들어갔다.
의연함과 당당함, 똑똑한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한국의 오바마라는 칭호까지 붙여졌다.
토론하면 할수록 그의 매력에 사람들은 빠져들었다. 조정우 후보가 더 빛나 보였던 것은 도덕성과 청렴함이었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대통령 후보와 기업들 간에 돈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 넘쳐 났기에 국민 여론이 너무 좋지 않았다.
수사는 하고 있으나 수사 범위가 너무 광범위했고 국민들은 그 수사를 믿지 않았다.
거기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선거법 위반자가 나온 선거는 없었다.
정말 뭐만 했다 하면 바로 인터넷에 올라왔고 중앙선거위원회에서 찾아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돈을 받지 않고 신고해 포상금을 받는 이들이 늘어났을 정도다.
한국 1,000대 기업에 포함된 많은 기업이 이 진흙탕 싸움에서 나오려 애를 썼으나 너무 많은 증거로 인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게 정계와 재계 인사들이 멀어져 갔다.
조정우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을 예감한 사람들은 그와 연줄을 잡기 위해 연락을 해왔지만, 지니 시스템이 그들의 모든 전화를 차단했다.
그래서인지 이런 진흙탕 싸움에서 유독 조정우 후보만 돋보였고 이런 모습이 인터넷에 계속 홍보됐다.
놀라운 정보 싸움에서 이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드디어 20대 한국 대통령 선거일이 되었고 북측 인구까지 합세해 한국 최대 참여자가 선거를 시작했다.
선거 당일에도 많은 선거법 위반자가 속출했다.
중앙선거위원회는 제일 바쁜 선거전으로 기록됐다.
그렇게 선거가 끝났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조정우 후보님”
“정인 씨도 수고 많았어요”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다른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 나라가 그만큼 썩었다는 것이겠죠.”
“만약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인씨 말대로 한국 역사에 큰 획을 긋도록 하겠습니다.”
“그 마음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조정우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을 경우 플랜B로 갈 예정이다.
물론 돈이 좀 들어갈 테지만, 상관없다. 그 돈은 다시 국가에서 받으면 되니까.
시간이 지나고 개표 방송이 진행됐다.
92%의 개표가 진행되었고 11% 차이로 조정우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었다.
“역시 아직 모두 썩은 건 아닌가 보네.”
내가 이득을 보기 위해 조정우 후보를 대통령에 출마시켰으나 그가 당선되자 왠지 마음이 뿌듯했다.
그리고 그 시간 새한국평화당 최고 의원 이준영은 납치됐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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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흰꼬마님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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