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놈에게 물린 개새끼들 (4)
독한 놈에게 물린 개새끼들 (4)
“숙부님 서울에서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다친 거냐?”
“제가 아니고 친구들이 좀 다쳐서 병원에 있거든요. 얘네들 깨어나면 며칠 후에 내려갈게요. 자금 관리 팀장님하고 법무 팀장님에게는 제가 전화로 업무 지시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알았다. 몸 조심히 있다가 내려오너라.”
“예 숙부님”
지영이는 이틀 만에 깨어났고 다혜와 송희는 하루 만에 깨어났다.
그녀들은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인해 수개월 입원치료가 필요했다.
“나랑 같이 있던 친구들은 괜찮아?”
“그쪽도 깨어났어. 너랑 비슷하게 3개월 정도 치료받으면 된다고 하더라고.”
“그랬구나”
“너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데 본의 아니게 피해줘서 미안해.”
“네가 그렇게 나오니까 적응이 안 된다. 야.”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거든. 그래도 나로 인해 피해를 봤으니까 보상할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돈으로 주는 게 제일 좋겠더라고. 저쪽에서도 흔쾌히 수락했어.”
“네가 주는 거니까 많이 주겠네.”
“10억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괜찮지? 저쪽은 너무 좋아하더라고.”
“그래. 나도 좋아.”
“그럼 우리 변호사님에게 부탁해 놓을게. 내가 바로 주려고 했는데 변호사님이 그렇게 주면 세금 내야 한다고 하더라고. 합의금 형태로 주면 세금 없이 줄 수 있어서 더 좋대. 그리고 병원비는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아 참 그 장소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함구해 줬으면 좋겠어. 합의서에 쓰여 있겠지만 저쪽도 그 조건을 수락했거든. 뭐 비밀 유지 같은 거지.
그놈들 부하들이 아직도 돌아다니고 있어서 위험하기도 하고 말이야. 참고로 받은 돈은 모두 비트코인 사 둬. 어차피 병원에서 있으니까 돈 쓸 일 없잖아? 넌 곧 부자가 될 거야. 돈 걱정 안 하면서 살게 될 거라고”
“알았어! 고마워.”
“혹시 몰라서 병원 퇴원할 때까지 경호원을 고용했어. 총 12명이 24시간 내내 너희들을 지켜줄 거야. 그래도 불안하면 퇴원하고 해외여행이나 다녀와.”
지영이의 분위기가 어딘가 모르게 달라 보였다.
사람 상대도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특히 여자에 대해 거의 전혀 없다 보니 뭐가 달라졌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뭔가 약간 찝찝하다는 느낌을 뒤로하고 나는 광주로 내려갔다. 집에 오자마자 숙부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상황 설명해 드렸다.
“서울에서 저와 시비 붙었던 사람이 있었는데 저와 같이 있던 여자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도망갔습니다. 그 일 처리하느냐 급하게 서울로 올라갔던 겁니다.”
“그랬구나. 그분들 몸은 괜찮은 거냐?”
“3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괜찮아진다고 하여 현재 병원에 입원시킨 상태입니다. 그래도 저로 인해 몸이 상했으니 그들에게 10억씩 주려고 합니다.”
“잘 생각했다.”
“숙부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해 보아라”
“이제 숙부님도 재단 일을 배우시는 게 어떠신지요?”
“안 그래도 형님들이 보고서를 보내주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은 그분들이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주시고 있다.”
“그러셨군요. 재단 건설 기간에 딱히 제가 할 일이 없어 저도 제 사업을 할까 합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제가 한쪽 눈이 안 보이잖습니까? 저와 같이 시각 장애가 있는 분들이 전 세계에 2억 8천만 명 정도가 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분들도 돕고 저도 볼 수 있도록 기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것도 사람들에게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겠구나”
“네 숙부님. 그 기계를 만들려면 연구실이 필요한데 재단 연구실이 만들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 서울 인근에 건물을 구매해 그곳에서 개인적으로 연구를 해보려 합니다.”
“그럼 그러도록 해라”
“재단 쪽 일은 추천해주신 분들이 너무 잘해주고 계셔서 제가 할 일이 없어 다행입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회식이라도 한번 시켜주시는 게 어떠신가요? 생각해보니 저희 창업식도 하지 않았잖습니까?”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고민 중이었다.”
“그렇다면 창업식은 청주에서 하시죠? 건설하는 장소도 거기고 관련된 사람들도 다 그쪽에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 쪽에서는 숙부님하고 자금관리팀, 재무팀만 올라가면 되잖습니까?
날짜는 금요일쯤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공무원들이 주말에는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요 제가 호텔 예약은 해 놓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자”
“이번 기회에 많은 분과 친해지시는 게 재단 사업을 진행하시기에도 편하실 겁니다.”
“알았다”
법무팀에 전화해 2주 후 금요일에 창업식을 한다고 전달했다. 나머지는 모두 법무팀이 알아서 할 것이다.
재단 업무를 마무리하고 나는 서울로 올라왔다. 앞으로 사용할 사무실을 구하고 그 안에 세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하나 더.
서울로 올라온 이유는 김승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지오 전자를 망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놈들은 다 죽어도 김승민 그 녀석만큼은 절대 살아남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그러나 지금 상태로 살게 된다면 돈 많은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시킨 후 여생을 편안하게 살 것이다.
그러라고 그놈을 살려둔 게 아니었다. 다른 방법으로 나를 협박했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했을 것이다.
나는 비트코인을 5만 개 정도 팔았다.
개당 비트코인 가격이 8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기에 이전에 10만 개 팔았을 때보다 더 많은 더 많은 돈을 교환 받았다. 이 돈을 미국회사에 입금한 후 외국인이 한국 지사를 낸 것처럼 법인 사업자를 개설했다.
그 법인 사업자로 15층짜리 빌딩을 구매해 13층은 전자 연구실로 14층은 화학 연구실로 세팅했다.
건물 구매비와 연구실 세팅비로 150억이 넘게 들어갔다. 한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장비들도 많았는데 해외에서 직접 설치해주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었다.
장비를 배달해 주는 사람들조차 이런 빌딩에 넣는 것이 아깝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13층과 14층에 모든 세팅이 끝나고 15층에 지니를 세팅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을 불러 같이하면 시간이 줄었겠지만 혼자 하다 보니 생각보다 오래 걸려 한 달 정도가 소요됐다.
김승민이 사고를 당한 후 3일째 되던 날 119에 신고를 했다.
“여보세요. 지금 안양에 있는 낡은 공장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어요. 제가 도우려고 그쪽으로 가다 보니 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이전 무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처럼 온몸이 뒤틀려 있더라고요.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전화 드리는 거예요. 대충 보니까 20명이 넘었는데 한번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 신고로 119가 방역 복장을 하고 그곳으로 찾아갔을 때 야생 동물들이 상처가 난 사람들의 몸을 파먹어 김승민을 제외한 모두가 죽었다.
아마도 소리를 지를 수 있었기에 야생동물이 위험을 무릅쓰고 김승민에게 달려들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 주위에 먹을 것이 많았기에 공격을 안 한 것일 수도 있었다.
이 부분은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라 황당했지만, 어쨌든 김승민은 살아남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무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사로 결론지었지만 몇 명을 제외한 대부분 사람이 하의를 입지 않고 있었기에 담당 경찰들은 의문에 빠졌다.
살아남은 김승민이 횡설수설을 했고 워낙 야생동물들이 시체들을 짓이겨 놔 그냥 넘어가기로 한 모양이다. 시체가 모두 회수되자 그 일대는 모두 방역처리 되었다.
재단 창업식은 성대하게 이뤄졌다.
충주 시청 직원과 충북 건설 직원, 우리 직원까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했다. 숙부님이 인맥을 크게 넓히는 시간이 되었다.
두 달이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지나갔다.
그동안 입원해 있던 여자애들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씩 문병도 다녀왔다.
VIP 병실이라 관리를 잘 받아서 그런 것인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2달 만에 거의 다 회복했다.
다혜와 송희는 퇴원할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오빠가 준 돈으로 나 꼭 연예인 될 거야. 그거면 일 안 하고 트레이닝만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어.”
“난 건물 사서 세나 받아먹을 거야. 알아보니까 월세가 350만 원 이상은 되더라고.”
“그래 잘 먹고 잘살아라. 송희는 나중에 연예인 되면 나 잊어버리지 말고.”
“알았어! 오빠”
그녀들은 그렇게 퇴원을 했고 지영이는 아직 병원에 남아 있었다. 지영이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네가 한 말 진심이야?”
“내가 한 말?”
“네가 조폭 두목에게 한 말 있잖아.”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우리보고 장난감이라고 했잖아.”
“너 바보냐? 그 자리에서 소중한 내 애인들 건드렸으니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으면 너희는 살아남지도 못했어. 나도 그렇고. 그나마 이야기가 잘됐고 돈으로 해결했으니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야”
“거짓말하지 마. 그놈들 다 죽은 거 알아.”
“뭐?”
“나 그 뉴스 봤거든. 그 장소에서 무원 바이러스에 감염되서 사람들이 쓰러졌고 야생동물들로 인해 훼손됐다고 뉴스에 나왔어. 근데 네가 다 죽···.”
바로 지영이의 입을 틀어막으며 조용하게 이야기했다.
“말조심하자. 합의서는 아직도 유효해.”
“우부브브.”
입을 막았던 손을 살며시 뗐다.
“근데 어떻게 한 거야? 정말 네가 다?”
그 이야기를 하다 말고 눈치를 살폈다.
“내가 무슨 슈퍼 히어로냐? 20명이나 넘는 놈들을 혼자 다 해치우게? 나도 사람을 썼지. 돈만 주면 대신 싸워주는 놈들이 널렸거든. 대신 다른 게 있다면 그들은 전문가라는 거야. 조폭들이 싸움을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전문가는 아니거든.”
“그럼 킬러 뭐 그런 거야?”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돼.”
“너 참 무서운 애구나?”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줘. 그들이 날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그들을 건드리지 않아.
하지만 그들이 날 건드린 이상 가만히 있으면 절대 안 돼. 이미 우리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고 있거든
나에게 돈 벌고 싶다고 했지? 돈 있는 사람은 돈 벌기 쉬워. 돈에는 눈이 없기에 아무나 그 눈먼 돈을 가지는 사람이 임자야. 사채 시장이 나쁘다고 생각해?”
“나쁜 거 아냐?”
“그럼 은행은?”
“은행은 사채 시장보다는 좋지.”
“그 생각부터 고쳐야 해. 두 곳 다 똑같은 놈들이야. 단지 인식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리고 한 가지 더.
네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은 사람이 만들어 낸 거야. 심지어 너의 표정과 행동까지도 너의 의지가 아닌 누군가가 정해준 대로 움직이며 사는 거지. 네가 그렇게 가지고 싶어 하는 돈을 벌기 위해 부자들은 너 같은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바꾸거든. 그게 소비가 되고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지.”
“이런 이야기를 왜 해주는 거야? 나한테 왜 잘해주는 거냐고?”
“네가 친구 하자며?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친구인데 당연히 잘해줘야지.”
“그럼 친구랑 섹스는 왜 하는 건데?”
“네가 해도 된다고 했잖아?”
“그럼 내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거야?”
“당연하지. 인터넷 보니까 이런 글이 있더라고.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 그리고 다혜하고 송희가 여자 필요하면 불러 달라던데? 그 애들이 너보다 이쁘잖아?”
“이런 바람둥이 같은 놈.”
지영이와 대화는 잘 됐다. 이 대화로 왜 갑자기 지영이의 분위기가 달라졌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한 달간의 밤샘 작업으로 드디어 지니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제일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 전력과 냉각 부분이었다. UPS 실을 만들어 정전돼도 최소 2시간은 버틸 수 있도록 설계했다. 300개의 노드를 병렬처리 하도록 설계하여 슬라이드 형태로 만들었는데 이 노드 하나당 최고급 컴퓨터의 수십 배의 능력을 발휘했다.
요즘 장비들이 성능이 좋아 설계도를 그린 후 인쇄하면 전자기판이 만들어졌다. 이 전자기판에 지니가 직접 부품을 납땜해 완성하면 그 기판에 CPU와 GPU, 램들을 꼽아 삽입한 후 냉각 케이스를 조립하면 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300개의 노드를 지니가 만든 케이스에 꽂으면 되는데 한 개를 꼽을 때마다 성능이 향상됐다. 우선은 이 300개로 시작해볼 생각이었다.
재단에 이미 서버실이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이 많아 지니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다. 그곳에는 최소 만개가 넘는 노드를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었다.
“지니야 오늘부터 주식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봐. 특히 지오전자는 더 신경 써주고. 지오전자에 관련된 모든 정보는 빠짐없이 보여줘”
“예 알겠습니다.”
이날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실험실에서 들어가 살았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이 괴현상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이전에는 벽에 막힌 것처럼 한계를 느끼던 뇌가 요즘 들어 다시 깨어나는 것처럼 상쾌했다.
번개를 맞고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후 화학 쪽에는 절대 눈길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이놈의 호기심이 주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모든 분들이 추천을 눌러주시는 그날까지
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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