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보고 싶었던 것과 보은 (3)
꼭 해보고 싶었던 것과 보은 (3)
“아 영화처럼 따라 해보기도 쉽지는 않구나”
“그래도 난 재미있었어.”
“나도.”
지혜가 재미있다고 하자 지영이도 대답했다.
“다음에는 뭘 해보지? 아 강원도를 가보는 것도 좋겠다. 정동진인가? 그곳에 가보고 싶어.”
“그때 나도 좀 불러줘.”
“넌 안 돼. 너무 시끄러워. 지혜가 온다면 서울에 들렀다가 가고.”
“나야 좋지!”
“이게 정말. 더럽다 더러워. 불러도 절대 안 간다. 안가.”
“오늘 밤 나에게 너의 육체를 불살라주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 말이야. 아니면 오늘 나 바로 내려가고. 지금부터 내려가도 5시간 걸리거든. 그러니까 빨리 선택해.”
“그거 내가 불살라주면 안 될까?”
의외로 지혜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그럼 나야 땡큐지.”
“야 너?”
“지혜가 간다면 나도 간다”
“뭐야 이거. 갑자기 쓰리썸?”
“네가 지혜에게 나쁜 짓 할까 봐 그런다.”
“그럼 지금 가자.”
내가 가자고 재촉하자 지혜가 말했다.
“그 전에 우리 술 한잔하고 들어가자.
백제 호텔 바가 괜찮다는 소문이 있거든.”
“그래.”
우리는 어제 머물렀던 백제 호텔에 들어가 스위트룸에 체크인하고 호텔 바에서 진하게 한잔 마셨다.
어제 처음 먹어본 술이 온몸을 더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기에 오늘은 조금 더 기분 좋게 마셨다.
생각보다 적극적이었던 지영이와 지혜의 대시로 뜨거운 밤을 보내고 6시에 일어났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방중술을 배운 정연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더 있고 싶었지만, 할 일이 많았기에 그만 내려가야 했다.
'오늘만 날도 아니잖아. 다음에 또 올라오면 되지!'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지영이가 일어났다. 살아생전 처음보는 여자의 몸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더 자지 않고?”
“우리 계산할 것이 있잖아?”
“돈 때 먹고 도망갈까 봐 일어났네. 불안해서 잠도 못 자니까 먼저 줄게.”
나는 100만 원짜리 수표 10장과 10만 원짜리 수표 1장을 꺼내 지영이에게 주었다.
“왜 이렇게 많이 주는 거야?”
“너희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정말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게 해줬잖아. 3일치에다가 보너스 주는 거야. 10만 원은 나갈 때 팁으로 놓고 가.
앞으로 그런 일 하지 마. 너희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돈 벌 방법은 정말 많아. 약간의 편견만 깨면 나처럼 벌 수 있어.
믿거나 말거나 나 자수성가했거든. 누군가에게 일을 받아서 하기 시작하면 절대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어. 꼭 명심하고 나간다.”
“야.”
“왜?”
“이서해줘야지. 이거 가짜면 어떡해?”
“알았다 알았어.”
수표에다가 이서를 해주었지만, 지영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설마 10장 다 하라는 건 아니겠지?”
“아니 한 장이면 돼. 그런데 우리 연락처 안 물어보네. 어제 네가 원하는 데로 온몸을 불살라 서비스해 줬는데 마음에 안 들었어?”
“아참. 연락처 줘”
“됐다. 수표에다가 이서 했으니 내가 연락할게. 이게 내 마지막 자존심이다.”
“자존심 따위는 버려. 정말 쓸데없는 감정이야.”
“알았다고. 바쁜 거 같으니 빨리 가라.”
“그래 지혜에게도 안부 전해주고. 바이.”
그렇게 시크하게 방에서 나왔다.
스위트룸에 아침까지 보내주도록 이야기하고 결제를 마쳤다.
호텔에서 지원해 주는 차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광주 공항으로 이동하는 제일 빠른 항공권을 끊었다.
광주 공항에서 수련원에 도착하니 자연의 기 새벽 수련 반이 끝나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숙부님”
“얼굴이 좋아진 것을 보니 이틀 동안 즐거웠나 보구나.”
“네 그동안 못해본 게 너무 많았거든요. 10년 동안 밖에 나가 본 적이 없어서 모든 게 다 새롭더라고요.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계속 즐기려고 합니다.”
“즐거웠다니 다행이구나.”
“그나저나 땅이 안 나오니 문제가 좀 되네요. 정 뭐하면 섬도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야 상관은 없다만 아무래도 기 수련을 위해서라면 산과 인접한 곳이 더 좋을 것이다.”
“아예 알겠습니다. 그럼 섬은 생각하지 않고 산과 인접하며 개발 가능한 곳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대화하고 있는 사이 오전 수련반 사람들이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원장님?”
“네 덕분에 잘 보냈습니다.”
“잘 생긴 총각도 주말 잘 보내고?”
“제 생전 제일 즐거운 주말을 보냈습니다.”
“아주 즐거운 주말을 보냈나 보네. 나도 좀 알려줘. 어떻게 하면 내 생전 제일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는지 말이야.”
“그동안 못해본 것들을 하시면 됩니다.”
“말이 쉽지 어디 그게 쉬운가?”
“그래도 작은아버지에게 착실히 배워서 그런가? 요즘 젊은이 같지 않네그려”
“그러게 말이야.”
서울에서는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었지만, 이곳에서는 나로 인해 젊은 회원들이 많이 늘었다.
특히 여성 회원들이 늘었는데 연세 드신 어르신들께서 나를 사윗감으로 생각해 본인의 딸들을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처음에는 싫다고 하던 자녀들이 나의 얼굴을 보고 바로 등록했다.
또한, 나를 보며 행동거지를 배우라고 학생들도 많이 데려왔기에 졸지에 이곳에서 유명인이 되어버렸다.
학생들이 나를 더 좋아했던 이유가 업무를 본다고 지나다니다가 내가 아는 학생이 분식집에서 무언가 먹고 있으면 모두 결제를 해주었다.
그 녀석 혼자만이 아니라 그 학생이 아는 모두에게 사주었기에 나를 아는 것만으로도 영웅 대접을 받았다.
특히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이런 분위기 정말 싫지 않았다.
'이래서 연예인들이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밟고 다닌다고 하는구나. 이번 기회에 나도 연예인이나 해볼까?'
나 혼자만의 자신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불렀다.
“정인 씨?”
나를 부른 목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지금 막 연락 드리려고 하던 참이었어요”
“땅이 나왔나요?”
“네. 충청북도 충주에 560만 m² 정도의 땅이 나오긴 했는데 그쪽에서 쪼개서는 못 팔겠다고 하더라고요. 정인 씨가 부탁한 m²보다 훨씬 더 넓어서 고민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가격 높게 부르셨던 분이 7백억에 주시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전 건은 됐고요. 건물 짓는 데는 문제없나요?”
“네 특별히 문제는 없습니다. 총 560만 m² 중에 계획관리지역 250만 m², 보전관리지역이 80만 m², 자연녹지지역도 230만 m² 포함되어 있더라고요”
“그럼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용지가 250만 m²밖에 되지 않는군요”
“그렇습니다. 그것도 충주 시청에서 허가를 해줘야 가능합니다.”
“계획관리지역이면 도시가 들어가야 하는 지역인데 그곳에 학교 재단을 지어도 문제가 없을까요?”
“글쎄요 그 부분도 충주 시청에 문의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시간 되시면 지금 가볼 수 있을까요?”
“지금이요? 예 물론 가능합니다.”
“그럼 저희 측 변호사를 대동해서 같이 한번 가보죠. 아무래도 우리끼리 이렇게 대화를 해봐야 답이 나오지 않으니 충주 시청에 가서 직접 문의해보는 것이 제일 빠를 것 같습니다.”
“네 그럼 지금 출발할까요?”
“그러죠. 가실 때 저희 측 변호사도 좀 태워 주시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바로 담당 변호사에게 연락해 사무실 앞에서 합류하여 충주시로 출발했다.
충주 시청에서 도착하여 지역개발과에 개발 문의를 했다. 공무원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본인이 손해 볼만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이 안 된다고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법으로 짚고 넘어가 피해가 그들에게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건설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거기다 내가 테마 도시를 운운하자 솔깃하게 듣기 시작했고 우리 쪽에서 변호사를 대동하였기에보다 더 성실한 답변과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럼 모든 이야기는 잘 된 것으로 생각하고 이만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저희 측도 시장님께 보고드리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땅을 보러 갔다.
“생각보다 넓네요?”
“네 그렇습니다. 남한강을 끼고 있어 지형의 형태도 상당히 좋습니다. 충주역과 고속도로에 접근도 쉽고요
서울에서 2시간 정도면 이곳에 오는데 무리가 없을 겁니다.”
“좋네요. 그쪽에서 원하는 가격이 얼마죠?”
“500억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없는 땅이 310만 m²인데 가격이 좀 나가는 것 같군요”
“그래도 위치가 좋지 않습니까? 개발 가능성도 크고요”
“알겠습니다. 매입해 주세요. 모든 법적 절차는 오 변호사님이 처리해 주시고요.”
“그럼 매입하도록 하겠습니다.”
3일이 지나 자연의 기 사학법인으로 땅을 매입하였고 땅에 관련된 모든 서류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이제 건설사를 선택해야 하는데···. 지니야. 혹시 충주에서 잘나가는 건설회사가 있는지 알아봐 줄래?”
“예 알겠습니다”
'이제 땅도 해결됐고 건설하고 경영진만 뽑으면 내가 할 일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될 것 같네. 그럼 이제부터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볼까?'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쪽이 아니었다. 만약 정상적으로 대학교에 갈 수 있었다면 나는 아마 공학도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컴퓨터에 빠져 있었다.
마온제약에서 도망쳐 나온 후 10년 넘게 화학과 과학, 생물학을 배웠으나 컴퓨터 쪽은 그보다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사용했다.
목표가 너무 높아 다가설 수 없는 쪽보다는 쉽게 목표에 다가설 수 있는 쪽이 아무래도 관심이 더 가게 마련이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최고의 인공지능이다. 지금 현재 지니는 특정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기에 좀 더 작은 스마트폰이나 안경 같은 기기에 넣어서 다니고 싶었다. 그만큼 활용도가 높았다.
또한, 안 보이는 한쪽 눈을 커버할 수 있는 장치도 개발하고 싶었다. 두 눈이 안 보일 때보단 축복이겠지만, 하나의 눈을 사용하니 시야각이 20% 이상 사라져 불편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것이 상용화된다면 백신만큼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살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도 돈 걱정을 하고 사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경과 보고를 위해 숙부님에게 찾아갔는데 한창 오후 수련 중이셨다. 나는 끝자리에 조용히 앉아 오후 수련에 몰두했다. 숙부님은 하루에 4번 이렇게 수련을 하여 벌써 20년 넘게 하고 계신다고 했다.
과거 이야기는 잘 안 하시지만, 본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고 그 힘든 시기에 사부님을 만나 이 수련법을 배웠다고 하셨다.
수련이 끝나자 나는 숙부님에게 경과보고를 했다.
“숙부님 혹시 이전에 말씀드린 경영 파트너 구하셨나요?”
“현재까지 5명 정도는 추려놨다.”
“어떤 분들이신 데요?”
“은행장과 변호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재무설계사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모두 우리 수련원에서 나에게 10년 이상 수련을 받고 있지.”
“혹시 모두 현재 현역으로 뛰고 계신 분들이신가요?”
“그렇단다. 언뜻 뜻을 비치니 모두 도와주겠다고 하더구나. 그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큰돈을 만져본 사람들이고 나와 오랜 기간 수련한 사람들이기에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예 알겠습니다. 숙부님. 그럼 언제 날을 잡아 식사 한번 하시죠.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러도록 하마”
그들과의 저녁 식사는 생각보다 빨리 잡혔다.
언제나 보여주시던 모습이 있으셔서 느긋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한번 결정을 내리시자 다음날 바로 모임 날짜를 잡으신 것이다.
그들과 만남을 위해 광주에서 유명한 한정식집 별채를 예약했다.
수업받으면서 가끔 보긴 하였지만 실제로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들의 성격을 잘 몰라 직접 대면하여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들에게 알아볼 것은 몇 가지 되지 않았다. 우선 배신을 하지 말아야 하고 그만큼 실력이 받쳐줘야 한다.
그래야 내가 빠져도 그들이 모든 일을 본인들의 일처럼 책임감 있게 할 테니까 약속 시간이 되자 숙부님과 5명의 사람이 모두 도착했다.
그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나는 그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서두를 꺼냈다.
“안녕하십니까.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숙부님께 크나큰 은혜를 입어 숙부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대충 이야기는 들으셨겠지만 좀 더 자세한 설명해 드리고 난 후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지금 하려는 일과 지금까지 진행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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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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