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를 만들다 (4)
발전기를 만들다 (4)
이 일로 시청 내에 많은 컴퓨터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었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 원인이 시장 노트북이 시발점이라는 추측성 기사가 나온 것으로 봐서 아마도 컴퓨터 전문가가 소문을 퍼트린 장본인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지니가 언론에 퍼트린 정보였다.
USB 메모리에 심어둔 지니 해킹 프로그램이 비트코인을 해킹한 후 USB에 남아있던 정보와 컴퓨터에 남아있던 해킹 정보를 조작했다.
그 후 인트라넷을 이용해 시청 내 다른 컴퓨터도 랜섬웨어 프로그램들을 설치하고 시장 컴퓨터와 USB를 모두 암호화했다.
그와 때를 맞춰 전 세계 곳곳에서 비트코인이 해킹되고 있다고 뉴스가 보도됐다.
며칠이 지나자 세계 곳곳에 유명한 거래소들마저 해킹되었고 파산 신청을 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의 68%가 넘는 수치였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128만 원까지 찍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며칠 동안 50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져 버렸다.
곧이어 여러 나라에서 비트코인을 없애거나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하자 50만 원대이던 비트코인은 20만 원 초반까지 급락해 버렸다.
이 뉴스를 본 시장이 본인도 그 피해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직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었다.
자기 손에 들려 있는 100억짜리 USB 메모리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 이 USB 메모리를 복구 업체에 보낼 수가 없었기에 사람을 불러 복구를 시도했다.
5일 정도를 그렇게 복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어느 순간 USB 메모리 전체가 0으로 채워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죄송합니다. 복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랜섬웨어가 자체적으로 복구를 시도할 경우 이 메모리 안에 있는 모든 정보를 0으로 바꾸는 프로그램을 동작하였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쉽게 얘기해 봐?”
이미 시장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본인이 타인에게 반말하는 것도 잊은 체 복구 업체 직원을 닦달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이 USB 메모리는 누가 와도 복구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 안에 정보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완벽하게요.”
“그게 말이 돼?”
시장이 못 알아 듣자 짜증 난 복구 업체 직원이 좀 더 쉽게 설명했다.
“종이 서류를 파쇄기에 갈아버린 거랑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 겁니다. 안타깝지만 이건 신이 와도 고칠 수가 없습니다. 무슨 정보가 들어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잊어버리십시오.”
복구 업체 직원은 그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100억 원이 눈앞에서 사라진 것이다. 완벽하게···.
시장이 그렇게 괴로워하고 있던 그 시간.
나는 발전기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좋아 생각보다 힘이 넘쳐.”
소형으로 만들어진 발전기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모터가 고장 나지 않는 한 무한에 가깝게 전기를 생산할 것이다.
“이제 제대로 된 발전기를 만들어 볼까?”
3가지 물질 모두 안정적인 열효율을 냈지만, 가격에서 금이 제일 저렴했기에 금을 선택했다.
발전기가 들어갈 구조물을 조립했다. 구매한 재료를 이용해 기본 틀을 모두 잡은 후 발전기를 자리 잡고 증류한 물을 채워 넣었다.
“이제 금에다 중성자만 집어넣으면 되는데 금 15kg 가지고 될지 모르겠네? 우선 하나만 넣어보고 안되면 15kg짜리 금으로 만든 봉을 하나 더 넣어 보자.”
금 15kg을 구매하니 근 8억 가까운 돈이 소비되었고 다른 재료를 모두 합쳐 10억 정도의 재료비가 들었다.
만든 발전기를 옥상이나 10층에 두려고 하였지만, 모터가 워낙 무거워 나 혼자 이동시킬 수가 없었다.
사람들과 장비를 이용하면 내가 원하는 장소에 모터를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보여줄 수 없는 공간을 지나가야 했기에 그냥 전기실에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전기실 한쪽 구석에 높이 2m² 정도의 공간을 사용하기로 했다.
발전기 구조물을 모두 조립한 후 몸에 전기를 연결했다.
“여기저기에 구멍이 있네?”
밀봉 상태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구멍을 막았다.
단지 원소들을 조금 이동시키는 것만으로 용접한 것보다 더 튼튼한 구조물이 만들어졌다.
이 상태에서는 철판의 균일함도 모두 보였기에 균일함까지 조절한 후 15kg짜리 금으로 된 봉에다가 전하를 뺀 중성자 2개를 집어넣었다.
“중성자 5개를 부딪치면 어떻게 되지? 100번 생각해봐야 뭐하겠어. 직접 해보자.”
15kg짜리 금으로 만든 원통형 봉에다가 중성자 5개를 넣은 후 충돌시켰다. 중성자 2개 때 보다 더 빨리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오~! 중성자 2개보다 효과가 훨씬 좋은데?”
금방 뜨거워지는 금으로 된 봉을 바로 구조물 안에 물에다 넣고 구조물을 봉인해 진공상태로 만들었다.
구조물 내부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증기가 생성되었고 터빈이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돈다. 돌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터빈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전기가 생산되었고 건물 전체로 퍼져 나갔다. 나는 몇 시간 정도를 지켜보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내부 온도는 150도 이상을 넘지 않았고 터빈도 무리 없이 잘 돌아갔다.
“이 정도면 자연의 기 재단에다가 설치해도 되겠는데? 그때는 조금 더 큰 터빈으로 설치하는 게 좋을 것 같네.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능력이 1,400MW라고 했던가? 건물이나 아파트 지을 때마다 하나씩 넣으면 한신 전력도 부도나겠네. 하하.
그러나 상용화하기엔 문제가 많아. 돈도 얼마 안 되는 일에 일일이 내가 따라 다니면서 조립해 줘야 하잖아? 그냥 내 건물에만 조립해서 쓰자.
그리고 금 말고 다른 대체품을 찾아봐야겠어. 금으로 만들려니 구매할 때 작성해야 하는 게 너무 많아.”
일주일 넘게 집중적으로 발전기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발전기는 안정적인 전기를 생산해 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검침일이 되었고 원격 자동 검침 계량기에 전기 사용량이 전혀 움직이지 않자 한신 전력에 고장으로 보고 되었다.
매달 5억 가까운 매출을 올려주고 있던 빌딩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고장이 났기에 바로 고치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장 보고가 되자마자 한신 전력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내가 대응할 문제는 아니었지만 설명할 사람이 나밖에 없이 내가 그들을 맞이했다.
“아무래도 계량기가 고장 난 듯하여 찾아왔습니다.”
“그건 아닐 겁니다. 우리 회사에서 발전기를 하나 개발했는데 그것을 테스트하고 있었거든요.”
“발전기를 개발하셨다고요?”
“네 증기 발전기인데 1MW 발전기입니다.”
“한번 볼 수 있을까요?”
나는 그들을 데리고 전기실로 이동했다.
“상당히 작네요?”
“네. 약 2m² 크기입니다.”
“이게 1MW 발전을 한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그들이 놀랄만했다.
보통 태양열 발전소로 1MW를 발전하려면 1만 5천m²의 부지가 필요했고 풍력 발전소일 경우 100M 높이에 날개 길이만 70M 정도가 돼야 했다. 다른 발전소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발전소 자체의 부피가 어마어마했다.
지금까지 겨우 2m²짜리 발전소가 1MW를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대박 상품이며 활용 가능한 곳은 무궁무진했다.
“혹시 전기를 만들어내는 에너지원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건 기밀입니다.”
당연히 알려주지 않을 줄 알았다.
“꾸준한 발전이 가능하다면 저희가 전기를 사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희도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아마 판매할 전기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기본료가 나가시지 않습니까? 그러지 마시고 서류하나만 작성해주십시오. 전기가 남아돌 때 자동으로 판매되는 형태이니 손해 보시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법무팀에 말해 놓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혹시 저 발전기를 상용화하신다면 기간은 얼마 정도를 예상하시나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한두 달 만에 끝나는 테스트도 아니고 연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요 시간을 짐작할 수가 없거든요. 앞으로도 갈 길이 멉니다.”
“그럼 빨리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저게 상용화된다면 한국에 전력량 부족이 상당히 해소될 듯하니 말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한신 전력 직원들을 보내고 나는 다시 전기실로 돌아왔다.
“저들의 눈빛을 보니 이걸 통으로 훔쳐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그럼 절대 안 되지 중성자에 전하를 분리하여 금을 가열시키는 것만으로도 노벨상감인데 전하가 빠진 중성자를 금속에 넣은 것을 어떻게 설명할 거야?
말도 안 되는 거지. 나도 과학자지만 이건 아니야. 이 사실이 외부로 유출된다면 모든 과학자가 뒷목 잡고 쓰러질 일이라고”
몸에다가 전기를 동작시킨 후 발전소 바닥을 건물 바닥과 일체화시켜 버렸다.
“이러면 들고 가지는 못하겠지?”
크기가 작아 훔쳐가려고 왔다가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 발전소 앞에서 끙끙대는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런 미친놈이 있을까? 저거 가져가려면 지게차를 이용해도 힘들 건데 말이야?”
한데 그런 미친놈이 나타났다.
실제로 이 발전소를 들고 가려고 한 것은 아니라 발전소를 분해해 내부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확인하러 온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나사가 없었다.
“이걸 어떻게 붙인 거지? 용접한 것 같지는 않은데 통으로 찍어서 만들었나? 아무리 봐도 바닥 말고는 장치를 넣을만한 곳이 없어”
그는 밖으로 나가서 둘러보았지만, 전기실 밑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밀봉한 건가?”
그때 우리 쪽 보안팀이 이 침입자를 잡기 위해 내려왔다. 그자를 잡아보니 이전에 찾아왔던 한신 전력 직원이었다.
그는 절대 한신 전력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너무 궁금해 찾아왔다고 하였으나 불법 침입과 산업 스파이 협의로 경찰에 넘겨졌다.
'이럴 줄 알았어. 확실히 느낌은 빗나가지 않는다니까. 아무튼, 조심해야겠어. 이론 만으론 저 제품을 만들 수 없으니 말이야. 이러다가 NASA 같은 곳에 잡혀가 철장 안에서 금으로 된 봉 속에 중성자 넣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잠시 상상을 해보았는데 이전에 잡혀갔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었다. 이전에는 아무것도 안 했지만, 이번에는 죽을 때까지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으니 말이다.
'안돼. 절대 안 돼. 이제 앞으로 그 누구도 날 잡아갈 수 없게 만들어야 해.'
나를 지켜 줄 힘이 필요했다.
그 생각이 들자 바로 연구실로 향했다.
“지니야 전체 연구원들에게 공지해줘.
내용은.
기존에 하는 연구 외에 군사 무기와 인공위성, 양자 컴퓨터도 같이 연구해 달라고 하고 기존 팀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팀을 만들어서 프로젝트를 시행해도 된다고 전해줘. 제품을 완성하는 팀에게 개인당 1억의 보상금도 걸어 주고.”
“예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장부식 연구팀에게 10분 후 미팅 실에서 미팅한다고 공지해줘.”
“모든 공지가 끝났습니다.”
팬시 한국 지부에는 직급이 없다.
처음에는 교수직을 영입할까 하다가 생각해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연구 결과와 필요한 물건들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지니가 구매해 주었고 분석해 주었다. 지니가 해결할 수 없는 것들만 내가 처리해 주면 됐다.
연구원들도 직급이 없기에 누군가에게 터치를 받을 필요가 없었기에 실험에만 몰두했다.
새로운 계획서를 제출하면 타당성 검사를 진행한 후 실험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회사에서 직접 공수해 주었기에 연구원들은 모두 만족했다.
“부르셨습니까?”
“네. 이번에 연구하시는 가상 코인은 어떻게 돼가고 있으신가요?”
“마무리 단계입니다.”
“앞으로 이 블록체인 기술이 활성화될 거로 생각하고 있기에 그 기술을 우리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우선 간단하게는 보안 쪽부터 활용해 보기로 하죠. 실험은 지오 전자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동식 홈 제어 시스템에 적용해 보십시오.”
“블록체인을 사물인터넷에 적용해 보시려고요?”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이 보안을 강화했다고는 하나 사물 인터넷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대기업에서도 곧 사물 인터넷 보안 시장에 뛰어들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보안에 우수한 제품이 더 인기를 끌겠죠”
“그렇긴 합니다.”
“이 작업은 미래를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하시고 연구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앞으로 투표 시스템 같은 것도 블록체인으로 바뀔지 모릅니다. 그 선두 기업에 우리가 앞장서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지금 블록체인 기술을 조금 더 발전시켜 곧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한국의 모든 보안 시장을 장악해 볼 생각이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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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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