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통일된 한국 (2)
하루 만에 통일된 한국 (2)
“시간이 걸리더라도 물건을 조금씩 만들어 화성으로 보낼 걸 괜히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지. 함경북도 땅을 모두 지원받으면 화성 진출이 10년은 빨라질 거야. 자금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데 그 많은 자금을 어디서 모을 거야?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지 말자. 연구진도 더 필요해. 거기다 수출입 하는데 그만큼 좋은 위치도 없고 말이야.'
'자 그건 그렇고 무원 바이러스를 언제 뿌리는 게 효과적일까? 북한이 천만 개의 약을 가지고 갔다고 했으니 약간의 변종을 만들어서 뿌리는 게 좋겠어. 남한에서 북한을 도와주기 위해 들어갔다? 자연스럽잖아. 거기다 백신 공장도 남쪽에 있으니 어색하지도 않고. 아니지 백신만 달라고 하면 어쩌지? 대통령도 멍청하지는 않은 것 같으니 설마 그냥 주지는 않겠지.”
”지니야. 평양과 북한군이 많이 모인 곳에 돌아다니면서 M-021(무원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전염성과 신경 마비만 가능한 바이러스) 바이러스 퍼트려 줘.”
“알겠습니다.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아직 김정은이 죽었는지 확인 안 되지?”
“그렇습니다. 현재 많은 인력이 땅을 파며 김정은을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뉴스에서 나올 테니 화성 개발에 신경이나 쓰자”
다음 날 아침 뉴스에 어제 사건이 대대적으로 방영될 줄 알았지만, 평상시와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었다.
“음 지금은 그냥 지켜보겠다는 말이겠군. 김정은이 죽었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것도 좋은 방법이겠지.”
오전 10시가 되자 한신 전력에서 세 사람이 찾아왔다.
“임원진 회의 결과 팬시 연구소와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앞으로 상당한 이득을 보실 겁니다.”
“한가지 양해해 주실 부분이 있습니다. 핵연료봉 교체가 바로는 어렵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 간격을 두고 교체를 생각 중입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우선은 팬시 연구소에서 주시겠다는 제품을 실험하기 위해 고리 원전 1호기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혹시 계약서 가지고 오셨나요?”
“예. 가지고 왔습니다. 계약서를 보여주세요.”
나는 인터폰을 누른 후 말했다.
“김승우 법무팀장 올라오라고 하세요.”
김승우 법무팀장이 들어와 계약서를 확인하였다.
한신 전력에서 내민 계약서에는 폐연료봉 처리를 팬시 연구소에 모두 일임하며, 이에 따른 모든 문제도 우리가 책임진다고 되어 있었다.
거기다 폐연료봉을 받아간 이후부터 계약 파기가 되지 않았고, 우리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내용도 전혀 없는 계약서였다.
'이 새끼들이 완전 날로 먹으려 하네?'
“이 계약서의 내용을 보니 우리에게 전혀 이득이 될 것이 없군요. 폐연료봉을 회수하는 부분에서도 불이익만 가득하고요. 우리는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 계약을 맺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거기다 우리 제품을 구매해 주는 조건도 기재되어 있지 않군요. 제가 한신 전력에 폐연료봉 처리를 해 준다고 한 것은 우리 제품을 매입해주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계약서에는 그 부분도 명시되어 있지 않네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계약을 하시면···.”
“이런 계약서를 들고 오셔서 그런 소리를 하시면 안 되죠. 기업 간의 거래는 신뢰가 우선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신 전력은 저에게 신뢰라고는 전혀 보여주지 않으시는군요.”
“곧 한국 내에 있는 모든 발전소의 연료봉을 바꿀 겁니다. 원자력 발전소와 화력 발전소 모두 합쳐 100개가 넘는 발전소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기에는 너무 큰 자금이 소요되기에 천천히 바꾸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직 그쪽에서 만든 제품의 성능도 모르고 있고요. 그동안의 시간을 달라는 것입니다.”
“그럼 무료로 제공해드린 제품을 사용해 보실 시간을 1년 드리겠습니다. 그 후 3년 단위로 우리 제품을 구매한다는 조항을 넣어주십시오.”
“3년은 너무 빠릅니다. 3조란 금액이 작은 것도 아니고 7년으로 해주십시오.”
“7년은 너무 깁니다. 5년으로 해드리지요. 대신 5년 안에 최소 1회 이상 구매해 주신다는 조항을 넣어 주십시오. 만약 구매하지 않으면 3조의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조항도 포함해 주시고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 금액은 한신 전력 측에서 우리가 제공한 제품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관한 사용료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확실히 구매하시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해 달라는 말입니다. 설마 조그만 구멍가게도 아니고 그런 약속을 구두로 하실 생각이셨습니까? 이 계약서에는 아주 작은 신뢰조차도 적혀있지 않는데 우리가 무엇을 믿고 한신 전력과 계약 해야 합니까?”
“그 부분은 제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군요.”
'이 어이없는 놈들을 봤나? 공기업 직원들은 모두 이렇게 다 뻔뻔한가? 아무리 기업의 매출이 우선이라지만, 하나도 안 주면서 다 뺏어가려고 하는 놈은 또 처음이네.'
“듣자 하니 사장님에게 폐연료봉 사업권을 달라고 하셨다고요?”
'찾아온 이유가 결국 이거였나 보네. 앞으로 몇 개월 남지 않은 중수로 포화 상태로 인해 폐연료봉 처리를 서두르는 것이겠지?'
“그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
“그렇다면 폐연료봉을 처리할 루트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건 저희가 드릴 핵원료봉 대용품을 무료로 드렸을 경우, 우리 쪽 손해가 막심해 조금이라도 그 손해 부분을 메꾸고자 한 말입니다.
또한, 대통령님과 국방부 장관님께서 한국에도 같은 사건이 일어날까 걱정하시기에 제가 처리 방안을 말씀드린 겁니다.”
“한국 원자력은 절대 해킹을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아마 미국과 중국, 일본 모두 같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설마 미국보다 더 안전한 운영을 하신다고 자부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죠?”
“그. 그건 아니지만···.”
그의 말을 바로 잘랐다.
“어쨌든 상관없습니다.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계약할 일은 없을 것 같으니까요. 대통령님에게도 그렇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도와드리기 위해 말씀은 드렸지만, 이렇게 큰 손해를 보면서까지 계약을 할 의무도 없거든요.”
“그렇다면 폐연료봉을 처리해 주시는 조건으로 비용을 지급하겠습니다.”
“얼마를 주시려고요?”
“매년 100억을 드리죠”
“폐연료봉 처리만 해도 1년에 천억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진이라도 난다면 그 여파는 수백조에서 수천조 이상이 되겠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거기다 타국에 땅을 사서 묻으려 해도 리베이트만 수천억이 들어갑니다. 당연히 그쪽도 알고 계실 거로 생각하는데요?”
“그럼 얼마를 원하십니까?”
“우리 제품을 최소 1회 이상 구매해준다는 조건으로 잠재적인 모든 불안 요소를 제거해 드리는 것이니 1조를 원합니다. 거기다 한국에서 나오는 모든 핵폐기물도 함께 처리해 드리죠. 당연히 알고 계시겠지만 땅 구매 금액과 리베이트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우리가 손해 보는 장사입니다.”
나쁜 금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신 전력 측에서 직접 해도 되지만 국가 간의 분쟁이 일어날 수 있었기에 개인 회사가 총대를 메는 것이 보기가 좋았다. 나중에 정말 문제가 된다면 그 기업만 제재하면 될 테니까.
“그 부분도 다시 회의를 해야 할 듯합니다.”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대통령님과 국방부 장관님께서 언급하지 않으셨다면 절대 하지 않을 일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을 할 기업은 없을 테니까요.”
“예 그 말도 그대로 전해 드리지요.”
한신 전력과의 미팅이 끝나고 그들은 돌아갔다.
며칠 후 한신 전력에서 우리와 계약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계약서 초안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바뀌었다.
폐연료봉 처리에 1조를 지급해 주는 조건과 5년 이내에 내가 만든 연료봉을 구매한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우리가 무료로 준 연료봉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피해 보상을 해야 했다.
계약이 끝나자마자 한신 전력은 바로 1차 연료봉을 보내줬다.
그만큼 한신 전력 측에서는 급했던 모양이다.
“쓸데없는 작업을 하지 않고도 원하는 폐연료봉을 손에 넣었으니 천만 다행이야. 5년에 한 번씩만 연료봉을 만들어 주면 되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폐연료봉을 처리해 준다고 할 걸 그랬나?
그나저나 국제 원자력 기구는 어떻게 속이지? 우선 화성에 옮기는 것부터 해결하자.”
결국,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철근들을 하나씩 우주로 끌고 올라가 일렬로 눕힌 후 묶어 고정했다.
그런 후 그 위에 봉인된 폐연료봉을 싣고 그 위에 다시 철근으로 묶었다.
그렇게 고정하고 앞에 혹시나 있을 충격을 대비한 장치를 만든 후 추진체는 우주용 드론들로 배치했다.
나사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아주 허접하고 조잡한 형태의 화물 우주선이 완성되었다.
이 말도 안되는 화물 우주선이 드디어 화성으로 출발했다.
“저 핵 폐기물이 화성에 잘 도착하면 앞으로 다른 물건들도 저렇게 보내야겠어.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수백 톤 이상의 화물을 한 번에 화성으로 보낼 수 있잖아.”
화성에 폐연료봉을 보내는 동안 미론들이 열심히 움직여 북한의 규모가 좀 있는 군부대마다 새로운 바이러스를 살포하기 시작했다.
그 후 5일 만에 김정은과 당 대표들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지니가 알려주었다.
“이 정보는 알려주는 것이 좋겠어.”
바로 국방부 장관에게 연락했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어떤 정보인가?”
“김정은과 당 대표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뭐라고? 정말 그들이 죽었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지금 테스트 중인 위성에 그들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
“알았네. 바로 확인해 보겠네”
국방부도 김정은의 시신이 발견되었다고 상부로 보고가 이어지고 있었다. 내가 그들보다 몇 시간 빠르게 국방부 장관에게 알려준 것이다.
한편 각 장관과 대통령이 비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정은이 죽었으니 다음 후계 구도는 누군가?”
“김정은의 형 김정철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 정치에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기에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의 동생 김여정도 상당한 야망가 입니다. 그녀가 4대 세습을 하게 된다면 김정은보다 좀 더 어려운 상황을 맡게 될 겁니다.”
“그럼 김여정이 절대 세습을 받으면 안 되겠군?”
“그렇습니다. 김정철이 살아있기에 그녀가 세습을 이어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혹시 그녀가 오빠를 죽인다면 모르겠지만요.”
“그럴 가능성은?”
“50대 50입니다. 죽이지 않는다 해도 협박을 통해 김정은처럼 지금 상황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군. 그런데 정인이라고 했던가? 그 친구는 어떻게 국가보다 빠른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거지? 혹시 미국의 스파이 아닌가?”
“그가 알려준 이 정보는 아직 미국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먼저 알렸다면 우리에게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현재 국방부 최고 요원 100명이 그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만한 행동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연구실에서 트러 박혀 연구만 한다는 보고입니다. 그곳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도 일반적인 논문과 과학에 관련된 것들뿐입니다.”
“일개 개인이 국가보다도 빠른 정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신경이 쓰인단 말이야.”
“차라리 제가 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어떻겠습니까? 그는 사업가니 그가 원하는 것이 분명히 있을듯한데 말입니다.”
“그자에게 직접 물어본다고?”
“그렇습니다. 그자를 몇 번 만나보지는 않았으나 그자는 멍청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뼛속까지 사업가입니다. 저에게 한신 전력과 미팅을 주선해 달라고 해서 조두필 사장에게 연락해 미팅을 잡아줬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계약이 성사됐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그래 그자가 원한 것이 무엇이라던가?”
“돈이었습니다.”
“돈이라고?”
“그자는 핵연료봉을 대신할 대체품을 3조에 파는 대신 한국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폐연료봉을 모두 처리해 주겠다고 하면서 1조를 받아 갔답니다. 하지만 1조를 받아도 폐연료봉 처리는 매력적인 사업이 아닙니다. 조두철 사장의 말대로라면 한국에서 구매한 폐연료봉을 타국에 팔겠다고 했다는데 그런 나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그 폐연료봉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혹시 그가 폐연료봉을 가지고 재처리를 한다면?”
“그렇다면 오히려 간단하게 처리될 수도 있습니다. 법으로 잡아 넣어버리면 끝나니까요.”
“그렇군.”
“그자의 아이디어로 만든 방사능 낙진 프로젝트가 얼마 전에 시행되었는데 생각보다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가 한국을 도와준다면 지금보다 한국의 위상이 올라갈 것은 확실합니다.”
“그래도 그자는 미국 기업 소속이 아닌가?”
“그 부분을 바꿔야겠죠. 분명히 그자가 원하는 것이 있을 겁니다. 그것을 주고 한국을 도와 달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진행해보게.”
“알겠습니다.”
국방부 장관의 표정에는 나를 꼭 영입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였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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