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길들이는 여러 가지 방법 (1)
나라를 길들이는 여러 가지 방법 (1)
드디어 팬시 연구소와 지오 그룹의 모든 회사는 오늘 상장한다.
상장하는 전 과정이 일반적이지는 않았다. 금감원 직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아주 특이한 상장이었다.
뭐 어쨌든 다 위에서 지시한 대로 모두 처리해 주었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자리 보존이라도 하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오래 버티는 길이니까.
“팬시 연구소의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되나?”
“현재 100곳이 넘는 해외 기업들이 들어와 있고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돈이 8천조가 넘었습니다.”
“어제보다 천조 가까이 늘었네?”
“그렇습니다. 그 많은 해외 기업 중에 SOL 금융투자회사의 입금액이 제일 많고 아직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 2천조가 가볍게 넘었고 이 상태라면 3천조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뭐 하는 회사야?”
“말 그대로 기업이나 개인에게 투자금을 받아 유망 기업에 투자해주는 기업입니다.”
“일개 투자 회사가 2천조라니. 어마어마하군.”
“그 외에도 많은 해외 투자 기업들이 수십조에서 수백조씩 넣어 팬시 연구소와 지오 그룹의 주식을 구매하려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 기업도 참여시킬 걸 괜히 막았어.”
“그러게 말입니다.”
정부에서 팬시 연구소와 지오 그룹을 독점하기 위해 대통령 만찬을 진행했다. 공식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 미래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자는 것이었으나 비공식적으로는 팬시 연구소와 지오 그룹의 주식을 구매하지 못하게 막는 조치였다.
“혹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지오 그룹의 주식을 사려는 한국 기업은 없겠지?”
“위에서 그렇게 막았는데 설마 있겠습니까?”
“나중에 조사해 보면 알겠지. 하지 말라는 것을 꼭 하는 놈들이 꼭 있잖아?”
복지예산심의관은 먼저 팬시 연구소의 주식을 구매하기로 했다. 팬시 연구소에서 공개하지 않은 특허가 생각보다 많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미 지오 전자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많은 제품 중 제일 주목받는 제품이 공중 부양 무인 자동차였다.
공식적으로 판매된 대수가 천대밖에 되지 않고 제조국인 한국에서도 5대만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자동차 한 대의 가격이 무려 250억이었지만, 사겠다는 사람들이 수십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25만 명이 구매할 경우 6,250조나 됐고 생산 단가를 낮춰 판매한다면 구매자는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것은 다 버려도 이 자동차만큼은 꼭 잡아야 했다.
또한, 이 자동차에 들어간 모든 기술이 최첨단이었기에 수만 개에서 수십만 개가 넘는 특허가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지오 건설의 건설 공법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이 보여준 놀라운 성과는 이미 독도와 이어도에서 충분히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오 건설이 두 번째 순위로 매입될 것이다.
세 번째로 매입할 주식은 바로 지오 에너지였다.
지오 에너지가 무한 에너지의 기술력을 가졌다는 것을 한국에서도 고위층 몇 명만이 알고 있는 특급 정보였다.
지오 그룹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업이 하나같이 버릴 것이 없었다.
굳이 하나를 따지자면 지오 생명이라는 보험회사 정도였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알람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시계는 07시 2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자 모두 준비해.”
5분이 지나자 팬시 연구소가 먼저 주식시장에 올라왔고 지오 전자와 지오 건설, 지오 물산, 지오 생명, 지오 에너지가 차례로 주식시장에 올라왔다.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한 머니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1주당 2천만 원으로 시작한 팬시 연구소의 주가는 8시 50분을 기준으로 공모가의 100%가 되어 4천만 원이 되었다.
9시 5분이 되자 30% 시초가로 5,200만 원을 찍었고 정규장에서 순식간에 상한가를 쳐 1주당 6,760만 원이 돼버렸다.
시간 외 단일가에서도 5% 상한가를 쳐 7,098만 원이 됐고 다음 날이 동시 호가도 상한가로 7,452만 원에서 시작했다.
그렇게 사흘이 지나자 워렌 버핏이 운영하는 세계에서 제일 비싼 주식인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과 비슷해졌다.
다시 일주일이 지났다.
한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주식 매매자들이 관련 주식들을 흔들기 위해 주식을 팔자에 걸자 어이없게도 외국기업에서 그대로 흡수해 버렸다.
“저들은 아직 주식을 흔들 생각이 없나 봅니다.”
“아직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으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작전대로 진행해.”
“알겠습니다.”
다시 일주일이 지나고 2천만 원이던 주가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18억 114십만 원이 돼버렸다.
단지 6개의 종목이 들어왔을 뿐인데 시총이 순식간에 올라가 3경 가까이 돼버린 것이다. 이렇게 미국 시총을 가볍게 넘어섰다.
중국 전쟁으로 인해 최대 수혜국이 된 미국이었기에 주식 시장 시총이 상당히 높았음에도 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연일 웃고 있는 곳은 4대 공적연금을 관리하는 복지예산심의관이었다.
처음 모든 연금을 극한까지 투자한다는 말에 반대했으나 기획재정부 장관이 워낙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승낙해야 했다.
우려와는 다르게 수익률이 2천 퍼센트를 가볍게 넘어가자 입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즐거움은 2주 만에 서서히 부서지고 있었다.
“저들이 왜 팔고 있는 거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주식 장을 흔들기 위해서 던지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 던져도 엄청난 수익률을 보장받지 않았습니까?”
“지금 나오는 주식량을 봐봐. 그럴 수준이 아니잖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내.”
그렇게 하루가 지났는데도 4대 공적 자금팀은 해외 기업들이 팬시 연구소와 지오 그룹 주식의 매각 이유를 전혀 찾지 못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에 들어온 75개 회사가 모두 미카 혼자서 운영하는 회사였다.
국적이 모두 다른 회사들이었고 주식 시장에서 물고 물리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었기에 이들을 의심할 수 없었다.
당연히 소문도 새나갈 일이 전혀 없었다.
사흘이 지나는 동안 미카가 주식을 계속 던지다 어느 순간 사자로 돌아섰다. 그제야 속았다는 것을 안 복지예산심의관은 다시 매수를 진행했다.
한 달 동안 해외 기업들과 공적 연금팀이 주식을 주고 받다 어느 순간 해외 기업들이 다시 한번 매도로 돌아섰다.
“모두 걷어 드려. 이전에 당한 것을 복수해 줘야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이 쏟아내는 주식을 받던 복지예산심의관은 다시 사흘이 지났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엔 정말 뭔가 이상합니다.”
“저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 것 같습니다.”
“한번 당해봤잖아. 저들의 행동에 속지마. 어차피 팬시 연구소는 우리가 가질 생각이었으니까.”
“알겠습니다.”
미카가 운영하는 해외 기업에서 더는 나올 주식이 없어진 금요일 저녁 찌라시가 돌았다.
[팬시 연구소에 핵심 기술이 없는 것이 밝혀지자 외국인 모두 팔자로 돌아서]
[핵심 기술 없으면 일반 기업과 다를 바 없는 팬시 연구소와 지오 그룹]
[핵심 기술은 누가 보유했나?]
[핵심 기술을 가진 회사 찾는 것이 급선무]
그 정보를 들은 복지예산심의관 담당 장관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심장이 덜컹했다. 주식을 매입한다고 바닥이 보일 정도로 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급하게 보좌관에게 말했다.
“찌라시의 진의를 알아봐. 지금 당장.”
한 시간 후.
“그 찌라시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보좌관을 향해 소리 질렀다.
“뭐? 그게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야? 인 거야? 인 것 같은 거야? 정확하게 얘기해.”
“주식 상장 내용을 확인해 보니 핵심 부품을 수입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럼 한국에서 핵심 부품을 만들고 있던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수입하는 업체가 어디야?”
“그건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담당 직원에게 연락해 봤는데 핵심 부품은 정인 대표가 단독으로 수입했다고 합니다.”
“수입을 단독으로?”
기획재정부 장관은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 왔다.
“빨리 가서 그 수입 업체가 어딘지 찾아봐. 배로 이동했든 비행기로 이동했든 기록이 남아 있을 것 아냐? 수입 업체가 어딘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찾아와. 빨리.”
다시 몇 시간이 흘렀다.
“지금 찾아보고는 있습니다만, 수입하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확인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핵심 부품이 빠진 주식 값어치는 얼마나 돼?”
“그게···.”
보좌관은 말을 잊지 못했다.
“왜 말을 못 해? 빨리 얘기 안 해?”
“정확하게 계산해 봐야겠지만, 현재 운영 상황을 보면 주당 2천만 원 정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수입 업체에서 물건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더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는 보좌관의 정강이를 구두로 냅다 걷어찼다.
“왜 일을 이따위로 하는 거야? 우리에게 7개월 동안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잖아? 그동안 놀았어?”
그는 잽싸게 일어나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바로 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잘못을 확인하는 게 중요해? 대책을 세워야 할 거 아냐. 대책을? 다들 모이라고 해. 지금 당장.”
그들은 밤새도록 회의를 진행했지만, 해답을 찾지 못했다. 우선 찌라시를 막아 소문이 더 퍼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주식은 월요일부터 내놓기로 했다.
주말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초조하게 지나 드디어 월요일 아침이 됐다.
주가는 예상대로 하한가를 맞았다.
어찌 된 영문인지 주식을 매입하는 자들이 하나도 없었다. 다른 해외 기업도 이 사실을 알았는지 대량의 매물을 내놓은 것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곳에 온 자들은 모두 조 단위로 자금을 움직이는 자들이었기에 이미 찌라시에 돌고 있던 정보를 알고 있었다.
미카가 그들에게 직접 보내줬으니까.
가격이라도 싸야 일반인들에게 넘기는데 주당 가격이 너무 높아 아예 팔리지 않았다.
연일 하한가를 맞으며 이렇게 18일이 지났고 1주당 17억이던 주가는 462만 원까지 떨어졌다.
이제 정말 손이 떨릴 지경이다. 지금까지 공적연금이 이렇게까지 당해본 적이 없었기에 멘붕 상태였다.
이미 투자금의 80%가 사라진 상태가 돼버렸다. 이로 인해 한국 정부는 대책 회의가 진행됐다.
한편 남미에서는.
“우리 돈을 해킹한 놈들을 찾았습니다.”
“어떤 새끼들이 겁대가리 없이 우리 돈을 건드린 거야?”
“칭크 새끼들입니다.”
“뭐? 칭크 새끼들이 우리 돈을 해킹했다고?”
“그렇습니다. 보스. 지금 그 새끼들 나라가 전쟁 중 아닙니까? 그래서 아르헨티나로 온 것 같은데 돈이 필요하니까 우리 돈에 손댄 것 같습니다.
나라가 멀쩡했을 때도 미국의 전투기 설계도를 해킹해 만들어 타국에 판매하지 않았습니까?”
“그놈들 어딨어?”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 이바라군에 숨어 있는 걸 찾아냈습니다.”
“그럼 애들 데리고 가서 다 죽여버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당연히 우리에게 해킹한 돈은 찾아오고.”
“알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남미와 멕시코에서 출발한 마피아가 100팀이 넘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들의 입국을 막았으나 워낙 많은 마피아가 들어오자 비상 체계로 들어섰다.
국경을 막고 있음에도 상당히 많은 마피아가 아르헨티나로 들어왔다.
“저곳이야?”
“그렇습니다.”
“중국이 전쟁 중이라면서 저 새끼들은 왜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살아?”
“우리에게 해킹한 돈을 아르헨티나에 주고받은 도시가 아닐까요?”
“우리 돈을 받은 곳은 모두 쓸어버려야 합니다.”
“우선 애들을 풀어 알아보라고 하겠습니다.”
“한번 알아봐.”
한 시간 뒤.
정보를 얻기 위해 나갔던 부하들이 놀라운 소식을 가져왔다.
“뭐? 저곳을 접수한 칭크 새끼들이 대마와 양귀비를 대놓고 재배 중이라고?”
“그렇습니다.”
“어떻게 도시 안에서 대놓고 재배하는데 아르헨티나 정부가 보고만 있어? 이게 말이 돼?”
“그뿐만이 아닙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도시 안에 발전소와 수력 시설, 농지 시설, 산업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이 사실이야?”
“저희도 믿기지 않아 다른 놈들을 잡아 족쳤더니 모두 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 도시 하나가 외부의 도움 없이 움직이는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거기다 저 도시를 보십시오. 도시 밖으로 외벽이 둘러싸여 있지 않습니까? 입구가 몇 개인지는 모르겠지만, 입구만 잘 지키면 천혜의 요새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 도시는 무조건 우리가 접수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세히 알아본 후 작전을 짜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가서 칭크 새끼들 몇 놈 잡아다가 족치겠습니다. 껍질을 벗기면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도시에 돌아다니는 놈들 몇 명 잡아서 들은 얘기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야. 누가 봐도 대단한 도시를 왜 아르헨티나 정부가 칭크 새끼들에게 넘겼는지 알아야 해.
그걸 알아야 나중에 우리가 저곳에 들어가도 아르헨티나 정부와 충돌을 피할 수 있어.”
“네 말을 들어보니 충분히 일리가 있어. 자 이제부터 너희들은 아르헨티나 정부 관료와 저 도시 속에 숨어있는 칭크 새끼들을 조져서 어떤 정보라도 남김없이 받아와.”
“알겠습니다.”
“보스에게 말해 인원을 더 보내 달라고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보스에게는 내가 전화를 하지.”
“알겠습니다.
“자 빨리 움직여.”
지오 건설을 건드린 아르헨티나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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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 작가의말
주식시장에서 상장하는 첫날 90%~200%까지 시초가가 결정되고 9시에 다시 30% 상한선에서 가격이 급등할 수 있습니다. 본장에 들어와서 다시 30%의 주가 변동이 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사료를 볼 수있으며 공모가 6,600이던 현대 사료는 첫날 17,15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후 4일간 35,850원을 만들어 공모가 대비 5배의 이득을 만들었습니다.
칭크는 남미 사람들이 중국인을 극도로 비아하는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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