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직전에 얻은 깨달음 (4)
죽음 직전에 얻은 깨달음 (4)
“우선 기초 자금은 마련했습니다. 숙부님에게 드린 재산의 가치가 상승해 오늘 날짜로 근 2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가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부만 현금화했습니다. 나머지 금액은 다른 곳에 투자해 받은 배당금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뭐? 2조라고?
자신이 그렇게 빨리 늘기도 하는 거냐?”
정진기는 이전보다는 덜 놀라는 눈치였지만, 여전히 놀란 듯 보였다.
“비트코인이라는 것에 투자했는데 저도 이렇게 빨리 투자금이 증가할 줄은 몰랐습니다. 숙부님께서 운영하시는 이 자연의 기 수련원은 개인 사업자신가요?”
“개인 사업자다. 이곳은 나의 스승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이지.”
“한국으로 직접 자금을 가져오면 많은 세금을 내야 해서 편법을 사용해 자금을 가져오려 합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 생각이냐?”
“투자 형태로 자금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인이 필요합니다. 개인 사업자를 법인으로 바꾸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이곳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으시면 이곳은 그냥 두고 새로운 자연의 기 재단을 만드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 스승님도 자연의 기 수련원이 발전하면 좋아하실 것 같구나. 이곳을 법인으로 바꾸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달 안에 미국에서 우리에게 투자하기 위한 변호사가 입국할 겁니다.
그 전에 우리도 법인을 만들어야 하니 변호사를 선임해 모든 일 처리를 위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라.”
“변호사가 모든 일을 알아서 할 테니 그가 원하는 것만 챙겨 주십시오.”
“알았다.”
“미국 변호사가 가지고 오는 투자 서류에 서명하면 바로 600억이 입금될 겁니다.
그 돈으로 땅을 매입할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운영할 기초 자금은 비트코인을 팔아 마련하겠습니다. 10만 개 정도만 팔면 운영 자금으로 충분할 겁니다. 현재 판매가로 10만 개 가격이 382억 원이거든요.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을 팔아도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금의 출처를 위해서는 모든 금액이 재단 법인 통장을 통해 입·출금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동안 운영할 자금이 필요하니 통장을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
“사용하지 않는 통장이 있으니 그 통장을 사용하도록 하자.”
“그럼 통장을 저에게 주십시오. 숙부님. 그 통장에 돈이 입금되면 그 돈으로 모든 비용을 지출하시면 됩니다.”
“잠시만 기다려 보아라”
숙부님은 통장을 가지러 사무실로 들어갔다.
숙부님은 기를 수련하는 수련자라 그런지 요즘 사람 같지 않게 말투가 촌스럽게 느껴졌다. 거기다 내가 갑자기 숙부님이라고 부르면서 말투가 좀 더 어색하셨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숙부님이 통장을 하나 가지고 오셨다.
“이걸 사용하도록 해라.”
“예 알겠습니다. 운영 자금은 바로 입금하고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해라. 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너무 무리하면 안 된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와 지니에게 통장 번호를 알려줬고 그 통장으로 비트코인 10만 개를 판 금액이 입금되었다.
내가 비트코인 가격을 확인하고 숙부님에게 통장을 받아오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비트코인의 가격은 상승했고 내가 말한 382억이 아닌 396이 입금되어 있었다.
프린터기에는 정진기가 2009년에 아주 저렴하게 사 놓은 비트코인 내역서가 인쇄되고 있었다. 물론 지니가 만든 위조 거래 내역서였다.
비트코인 특성상 거래가 끝나면 추적할 방법이 전혀 없었기에 이 내역서를 보고 믿든지 말든지 본인 자유였다.
거기다 지니가 비트코인 코드와 거의 흡사하게 만들었기에 비트코인을 만든 당사자라도 진위를 판단하는데 상당히 골머리를 썩일 것이다.
'자 이것으로 돈의 출처는 만들어졌고 이제 변호사를 선임해 재단 만드는 일을 시작해볼까?'
“지니야 재단 관련 변호사와 신분증 신청할 변호사 2명을 추천해 줘. 부동산 업자도 몇 곳 알아봐 주고”
10분 정도가 지나자 지니가 두 명의 변호사와 몇 명의 부동산 업자를 소개해주었다. 두 명 모두 법원 인근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그들을 만나러 밖으로 나갔다.
택시를 타고 변호사 사무실로 이동한 후 재단에 관련된 자세한 상황을 이야기 들었다. 생각보다 재단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
나는 변호사에게 최대한 빨리 진행해줄 것과 내가 지정한 기한 내에 일을 마무리해주면 수임료의 두 배를 주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내가 이렇게 도시를 걸어본 적이 있었나?'
택시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했지만 걷기 시작했다.
'도시라는 것도 생각보다 아름답네. 내가 살던 곳은 산을 올라도 도시가 보이지 않았는데.'
이런 곳을 어떻게 찾아서 집을 지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 길에 걸어 다니는 연인들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커플 지옥 솔로 천국]이라는 글을 인터넷으로 봤을 때 나는 사람들이 왜 그런 말을 쓰는지 몰랐지만 지금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됐다.
'그냥 그 상태로 끝났으면 정연이와 결혼해서 잘 살려고 했는데 ··· 젠장.
그래도 오히려 잘된 거야. 죽을 때까지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되잖아? 전화위복이라 생각하자.'
마음 한쪽이 아파졌다. 그러다 웃음이 났다.
'나도 참 불효자네. 아버지가 다시 잡혀 가 무슨 고초를 겪으시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연이가 먼저 생각나는 것을 보면 말이야.
지니가 찾고 있으니까. 이번에 찾으면 사람을 써서 정말 제대로 구출해 내자. 이전처럼 멍청하게 당하지 말고.'
택시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주민등록번호를 재등록하려고 변호사를 찾아갔다.
한국대 병원에서 발급해준 진단서와 소견서 등을 첨부하여 변호사에게 주었는데, 높은 수임료를 제시하자 바로 이 일을 맡겠다고 수락했다.
그러나 변호사의 표정은 자신 있어 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좀 의심스러운데? 정말 해낼 수 있을까? 차라리 다른 곳을 알아볼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변호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운전면허도 신청하고 검정고시와 대학교에도 입학할 수 있었기에 제일 먼저 처리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보면 알겠지!'
마지막으로 부동산으로 이동했다.
지니에게 부탁해도 되지만 지금 지니가 완벽한 모습을 갖추지도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 서버를 해킹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한국은 모든 부동산 거래 정보가 인터넷에서 거래되지 않고 있었다.
특히 규모가 큰 땅 같은 경우 더욱더 말이다. 백만m² 이상의 부동산 거래는 아주 조용하고 은밀하게 이뤄졌다. 이곳은 상당히 많은 가맹점을 운영되는 제법 규모가 있는 부동산이었다. 부동산으로 들어가자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과 5명의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땅 좀 알아보러 왔습니다.”
젊은 사람이 땅을 알아보러 왔다고 하자 이게 웬 떡이냐는 표정으로 한 직원이 다가왔다.
“어떤 땅을 원하는데요?”
“학교 용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담당자는 일반인이 학교를 건설할 일이 없었기에 지레짐작으로 유치원이라 생각했다.
“아 유치원을 설립하시려나 보군요. 그렇다면 아무 곳이나 건물을 구매해서는 안 돼요. 주위에 최소 만 가구 이상이 거주하고 있어야 유치원 운영에 차질이 없거든요. 차라리 기존 유치원을 구매하시는 것이 어떠세요? 유치원에 다니는 기존 학생들이 있어 수입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때마침 좋은 유치원이 하나 나왔는데···.”
그의 말을 끊었다.
“제가 말실수를 했네요. 제가 원하는 땅의 넓이는 최소 백만m² 이상이어야 합니다.”
“네? 백만m²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가 잘못 온 것 같군요. 그래도 나름 큰 업체라고 생각하고 찾아왔는데 시골 부동산과 별반 다르지 않네요”
이 과장이라고 소개한 직원은 내가 본인에게 장난치는 줄 알았는지 황당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사이 뒤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장이 잽싸게 달려 나와 그 사람을 밀치고 내 앞에 앉았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 직원이 이렇게 눈치가 없지 않은데 오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뭐해? 얼른 가서 차 가져와”
“예? 아예”
내 앞에 앉아 있던 이과장이라고 소개한 직원은 졸지에 차 심부름을 하는 신세가 되었다.
“넓은 땅을 원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최소 백만m² 이상의 땅으로 말이죠?”
“네 그래요. 더 넓어도 상관은 없지만 작으면 곤란해요. 장소는 전국 어디라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수도권과 멀수록 좋습니다. 아무래도 수도권의 땅값이 너무 높아서 부담되거든요”
이때 차를 가져온 이 과장은 차를 건네주고 조용히 그 자리에 앉으려 했다.
조금 실수를 했지만, 본인 고객이지 않은가? 백만m²라면 최소 매매 금액이 백억 단위고 백억으로만 잡아도 0.9%의 수수료만으로도 9천만 원이었다. 차 떼고 포 떼도 이 일을 주도한 사람에게 프리미엄으로 최소 10% 이상 주게 되어 있으니 그 금액만 천만 원이었다.
또한, 그 정도 넓이의 땅을 파는 곳이라면 자금이 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간에서 가격 합의를 잘 봐주면 상대 쪽에서도 넉넉한 수수료를 챙길 수 있었다. 운이 좋다면 땅값에 차액까지도 챙길 수 있는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거래였다.
“뭐해? 이 과장. 차 가져 왔으면 가서 일 봐”
사장의 말에도 이 과장은 꿋꿋이 자리에 앉았다.
“제 고객이신데 제가 계속 상담해 드려야죠”
'날 완전히 호구로 보고 있군'
큰일을 겪고 나서 잠시 죽었던 나의 성격이 꿈틀꿈틀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래 혼자 살다 보니 참을성이 별로 없었고 추진력이 상당히 빨랐다. 하려는 것은 무조건 해야 했고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뚫으려 노력하는 성격이었다. 지금 그 감정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것보단 내가 나가는 것이 좋겠어. 부동산은 이곳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내가 일어나자 즉각 반응했다.
“어디 가시려고요?”
“지금 분위기가 상담을 받을 분위기는 아니군요. 다른 곳에 가서 문의하려 합니다.”
나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분위기를 바꿔보려 하였지만 이미 떠난 배였다.
“아닙니다. 분위기 좋습니다.”
“어쨌든 기분이 좋지 않군요. 다른 곳에서 알아볼게요”
부동산을 나오자마자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밖으로 큰 소리가 오갔다. 아마 사장과 이과장이란 사람이 한바탕 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제일 부동산으로 가주세요”
지니가 알려준 다음 장소는 이곳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제일 부동산이었다. 한국에 큰 부동산 가맹점이 3곳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였다.
그곳에 도착해 내가 원하는 땅을 세심하게 점검해가며 설명했다.
땅의 넓이는 최소 백만m² 이상이어야 했고 건설허가에 문제가 없어야 했으며 학교 용지로도 문제없어야 했다. 주변에 상권도 필요 없었다.
그 인근 땅을 개발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5년간 개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과 말썽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제일 부동산에서 생각보다 이야기가 잘됐고 조만간 내가 원하는 땅을 찾아 주기로 했다. 하지만 땅이 워낙 넓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릴 거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일을 마무리 짓고 자연의 기 수련원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하루에 두 번 다른 수련생과 함께 기 수련을 받았다. 번개를 맞고 나서 이전보다 기 순환이 좀 더 수월해진 느낌이었다. 한국대 병원과 성형외과 의사가 놀랄 정도의 치유력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일주일이 지나자 주민등록번호 신청을 의뢰했던 변호사에게 연락이 왔다.
어렵게 심사를 통과해 주민등록번호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바로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 모자란 서류를 보충해줬고 다시 일주일 정도가 지나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았다.
어찌나 생색을 내든지 넉넉하게 챙겨준 수임료에 몇백만 원을 더 주었더니 입이 귀에 걸렸다.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자마자 변호사를 통해 한국대 병원에서 발급된 소견서와 진료 일지 등을 첨부해 시각 장애 신청을 했다.
주민등록상 나이가 20살로 되어 있었기에 군대 소집 명령이 나올 것을 대비한 것이었다. 10일 정도가 지나자 장애 검사가 이뤄졌고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아냈다.
지금까지 못 해본 것들을 해보고 싶었기에 바로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아직 어려서일까? 그런 힘든 일들을 숱하게 겪었음에도 드라마에서 나오던 장면들을 따라 해보고 싶었다.
성형외과 의사가 이왕 고칠 거 귀엽고 잘생긴 얼굴로 고치자고 해서 그렇게 얼굴을 성형했다.
그래서 그런지 밖에 돌아다닐 때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죽음 직전에 생각한 대로 이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배우처럼 살아볼 생각이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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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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