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직전에 얻은 깨달음 (3)
죽음 직전에 얻은 깨달음 (3)
“이제 말씀하세요”
“너무 늦었지만, 말씀 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아버지와 비슷한 연세 신데 꼬박꼬박 존댓말을 받는 제 입장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럼 앞으로 말을 놓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호칭도 생각해 보았는데 숙부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숙부님이란 호칭이 마음에 드시지 않는다면 사부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삼촌이라고 부르려 했지만, 너무 건방져 보이더라고요.”
“호칭은 네가 편한 대로 불러도 된다.”
“그럼 숙부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제 생명을 구해 주신 것에 대해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생각해 보았으나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어 그냥 제 재산에 반을 드리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편이 숙부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에 더 편할 것 같아 결정한 것입니다. 받아 주십시오”
“그건 받을 수 없다.
돈을 받으려고 너를 도와준 것이 아니야!”
“그렇게 말씀하실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그곳에서 죽었다면 그 돈은 어차피 사라지는 돈이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받아주십시오.
정 부담되신다면 그 돈으로 숙부님께서 지금 하시는 자연의 기 수련원을 넓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겨우 3일 수행 받은 것으로 그 어려운 시간을 지금껏 버텨냈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 좋은 수련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네가 정 그렇게 생각한다면 받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은 그 돈을 드릴 수 없지만 6개월 이내에 모두 옮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지금 당장은 돈이 필요 없으니 네가 관리해도 된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개인 명의로 받으시기에는 생각보다 큰 금액이라 세금이 만만치 않으실 겁니다. 법인을 만드시고 투자받는 형태로 받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금액이 얼마나 되는데 그러느냐?”
“지금 시세가 얼마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큰 변동이 없었다면 아마 5천억 정도 될 겁니다.”
정진기는 본인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5천억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솔직히 전 재산을 다 드리고 싶지만, 나머지 반은 묶여 있어 한동안은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전환할 수 있는 금액이 그 정도이기에 그것만 드리는 것입니다. 숙부님께서 원하신다면 제 재산 모두를 드리겠습니다. 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아···. 아니 그렇게 큰돈이라면 난 받을 수 없다.”
“제가 숙부님에게 3일간 수련받을 때 하신 말씀을 생각해보십시오. 10원이든 5천억이든 물질적으로 같은 것입니다.
숙부님께서 이 돈을 좀 더 가치 있게 사용해 주신다면 많은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땅을 사서 학교를 세우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그곳에 유치원을 세우시고 기에 대한 수련과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어렸을 때부터 교육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 숙부님에게 교육을 받는다면 그 아이들은 정말 바르게 자라날 것입니다. 그들이 커서 한국에서 훌륭한 사람들이 되고 이를 세계에서 배우려 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에 드시지 않는다면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돕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아직도 굶고 있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많고 재기 불가능한 노숙인들도 상당합니다. 거기다 꿈을 펼치고 싶어도 펼칠 수 없는 학생들도 있으며 어린 나이에 아이가 생긴 미혼모도 많습니다.
그들이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들에게 숙부님이 알고 계시는 자연의 기를 전파하시면서 말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정진기는 결정을 내린 듯 자리에 앉았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구나. 네가 말한 대로 사용하도록 하마. 하지만 나는 그렇게 큰 사업을 해 본 적이 없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저는 앞으로 할 일도 없고 집중할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것들은 제가 모두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유능하고 믿을 만한 사람들이 있으면 좋을 듯합니다. 저 혼자 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업무를 추진할 사람들을 공채로 모을 생각이긴 하지만, 추천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숙부님께서 추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면접을 보고 난 후 그분들에게 맞는 일을 지정해 드리겠습니다.”
“알겠다. 그렇게 하자.”
“사람의 성품은 저보다는 숙부님께서 더 잘 보실 테니 입이 무겁고 정말 믿을 만한 분들로만 선택하여 주십시오. 특히 돈에 치우치지 않는 성품을 가진 자들이 필요합니다.”
“무슨 말인지 알았다.”
“그럼 저는 그동안 법인을 설립하고 돈을 한국으로 가지고 올 방법들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도록 해라.”
숙부님이 나에게 사용하라고 지정해준 방으로 들어왔다.
그곳에는 이미 내가 주문해 놓은 컴퓨터 부품들이 쌓여 있었다. 그 컴퓨터 부품들을 꺼내 병렬 형태로 연결하여 서버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흘 정도를 작업하자 어느 정도 서버다운 모습이 되었고 일주일이 지나자 모든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누가 보면 서랍장처럼 보였겠지만 우선은 급한 대로 지니를 데려올 수 있을 정도는 되었기에 바로 인터넷 선을 연결한 후 지정 도메인을 입력했다. 지겨울 정도로 많은 인증을 거치고 나서야 지니와 연결할 수 있었다. 내가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니를 이곳으로 데려올 것이 제일 중요했다.
“잘 지냈어? 지니?”
“네 잘 지냈습니다. 성민 님도 잘 지내셨나요?”
“많은 일이 있었지만, 현재는 무사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나에게 성민이란 이름을 부르지 말고 정인이라고 불러줘. 성민이란 이름은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어. 대신 인증 절차는 그대로 유지해 주고. 아 하나 더. 정진기 님은 앞으로 나의 숙부가 될 거야. 그렇게 알아줬으면 좋겠어.”
“예 정보를 업데이트하겠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게 있는데 아버지에게 이상한 점은 없었어?”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역시 지니는 아버지가 바뀐 줄 모르고 있어. 안면 인식 프로그램으로는 성형한 자를 확인할 방법이 없나 보네. '
“그럼 혹시 내가 돌아오고 나서 환경의 변화가 있었나?”
정인님이 병원을 가시던 날 한 대의 차량이 도착했고 사람들이 정인님의 아버지를 모시고 나간 후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그때였나? 젠장'
“혹시, 그때 나눴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지금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니는 그날 있었던 대화 내용을 모두 들려주었다.
“대화 내용으로 봐서는 해코지당하시지는 않겠어.
지니야. 혹시 우리 아버지 어디로 납치되셨는지는 알 수 있나?”
“정인님의 아버지는 집이 폭발할 때 돌아가셨습니다.”
“그건 우리 아버지가 아니야.
성형한 가짜거든.”
“그렇습니까?”
“나중에 안면 인식과 행동 패턴, 목소리 비교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줄게.
그리고 지금부터 그곳에 왔던 차량을 조회해 줘.
그 차량에 아버지가 타고 있었거든.”
얼마나 지났을까? 지니가 답변했다.
“조회할 수 없는 번호판입니다.”
“그럼 앞으로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계속 검색해주고 찾으면 바로 나에게 알려줘.”
“알겠습니다.”
“우리 집 자폭할 때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됐지?”
“집안에 한 명과 집으로 들어오려는 한 명이 더 있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이라고?”
“집이 폭발하기 바로 직전에 화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화면에는 집이 폭발하기 바로 직전에 정연이 집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저 상태로 폭발했으면 살아있을 확률은 전혀 없겠지? 이제 나에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으니 저쪽 세계는 생각하지 말고 살자. 어쩌면 지금 이 삶이 내게 찾아온 기회일지도 몰라.'
생각을 정리하고는 지니에게 말했다.
“지니야. 너의 정보를 이곳으로 옮기도록 해. 혹시 모르니 백업 본은 그곳에 그대로 두도록 해. 우선은 비좁겠지만 나중에 사단 법인을 설립하면 그곳에 좀 더 큰 집을 만들어 주도록 할게'”
“예 알겠습니다.”
지니를 제대로 돌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하드웨어들이 필요했다.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내가 설계해 만들어야 했다. 이 하드웨어로 지니의 보안과 인증을 동시에 처리하고 인공지능의 성능을 올릴 수 있었다.
지금 당장 구매해서 조립해 주고 싶었지만 그것 말고라도 전기 공급과 습도, 온도 조절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문제가 되었다. 그중 제일 큰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지니가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기에 이곳에 설치할 수가 없었다.
10년 동안 살았던 집 지하실에 지니의 하드웨어를 설치해 두었지만 실제로 지니의 성능을 끌어올린 것은 병렬 프로그램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기생시켰기에 가능했다.
이번에야말로 지니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싶었다. 그러기에 사학 재단을 건설할 때 제일 먼저 지니가 들어갈 건물을 지어줄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나의 아군이니까 말이다.
지금껏 모든 자금 세탁과 자금 관리를 지니가 해왔기에 지니가 꼭 필요했다. 거기다 해킹과 암호 분석을 교육해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수백 명의 사람이 협력해야 할 수 있는 일을 지니 혼자 24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었기에 시간상으로나 효율적으로나 상당히 큰 이득을 안겨주었다. 특히 실시간으로 변하는 암호화 작업에서 지니는 탁월하게 아주 큰 힘을 발휘했다.
“지니야 비트코인 가격 좀 알려줄래?”
“지금 현재 382,623원입니다.”
“뭐? 382,623원이라고?”
“네 그렇습니다.”
“1년 동안 비트코인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갑자기 가격이 상승한 거지? 지니야 그때 시점부터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 변동을 그래프로 보여줘”
“네 알겠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비트코인 가격변동이 요즘 들어 급격하게 활발해졌다. 지니가 구매해준 비트코인의 평균가는 10만 원 선이었다. 비트코인의 개수가 정해졌기에 1조 원을 모두 구매할 수가 없었고 약 5천억 정도를 비트코인에 나머지 5천억을 유전과 광산개발에 투자했다.
유전과 광산에 투자한 금액은 10년으로 금액이 묶여 있었고 매년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배당을 받는 곳은 내가 만든 페이퍼 컴퍼니였다. 모든 세금과 일 처리는 지니가 해주고 있었기에 딱히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지금 이 상태라면 비트코인을 모두 판매하는 게 오히려 손해일 것 같아. 내가 가진 모든 비트코인 팔려고 했는데 지금 가격이 급등하는 속도로 볼 때 비트코인의 일부만 팔아도 현금을 조달에는 문제없을 것 같아.”
“지니 너의 생각은 어때?”
“정인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특정의 사람들이 인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체 비트코인 중 7%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이 해킹되었고 그들이 비트코인 가격을 조정하여 많은 차익을 보았습니다. 그로 인해 재미를 본 해커들이 대규모로 비트코인 해킹을 주도할 목적으로 세계 각국에 특정 프로그램들을 심고 있습니다.
뉴스를 통해 얻은 정보를 종합해 볼 때 비트코인 거래소가 세계 각국에 건립될 겁니다. 해커들은 그 거래소 중 보안에 취약한 곳을 뚫어 비트코인을 훔쳐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계속 지켜봐 줘. 그런 일이 생긴다면 비트코인은 우리가 가지고 죄는 그들에게 넘길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예 알겠습니다”
“지니의 말대로라면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한참은 더 오른다는 말이 되는데 조금 더 묵혀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 회사에 얼마나 있지?”
“이번 연도 배당금으로 653억이 입금되었습니다.”
“그 정도면 땅을 매입하는 것까지는 문제없겠어. 그럼 페이퍼 컴퍼니를 어디에 만드는 것이 좋을까?”
많은 나라 중에 미국이 1순위로 떠올랐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미국이라면 사족을 못 쓰니까 그곳으로 하자. 지니야 미국에다 company Nature를 만들어서 600억만 입금해줘. 입금된 돈은 한국에 투자할 거야”
“예 알겠습니다. 기간은 얼마나 잡을까요?”
잠시 고민했다.
'우리 쪽에서 그 돈을 빨리 받아야 땅을 매입하고 건설허가를 받는데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땅을 매입한 후에 건설허가를 받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거야. 아무래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군'
“지니야 보름 안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변호사를 보내 주도록 해. 그 변호사를 통해서 투자 계약서를 만들자”
“그럼 그 나라에서 변호사를 고용해 한국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미국 변호사에게 보낼 계약서는 지금 보여드릴까요?”
“그래”
지금까지 대화하면서 모은 정보로 만든 계약서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면에서 인공지능은 인간들은 따라올 수 없는 우월함이 있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법을 기준으로 작성된 제일 평범한 계약서였다.
“이 계약서에 작성된 지분율을 50%와 50%로 조정해 줘”
“네 알겠습니다.”
혹시 숙부님에게 문제가 생기면 숙부님이 지정한 사람에게 이 재단을 넘겨줘야 하는데 이상한 놈이 껴들어 재단을 가로채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였다.
“좋아 그대로 변호사에게 넘겨. 연락처는···”
연락처가 없었기에 잠시 고민했다.
“이 자연의 기 수련원으로 연락해줘.”
“예 알겠습니다.”
“아 참. 비트코인 일부를 숙부님 명의로 찾을 수 있어야 해. 한국에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교환하면 세금은 얼마를 내야 하지?”
“현재 한국 법으로 비트코인에 관련된 세금이 없습니다.”
“그래? 그럼 우선 10만 개 정도만 교환하자”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그럼 대략 천억 정도는 만들어졌네. 땅부터 매입해야겠어.”
모든 결정이 내려지자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숙부님에게 경과보고를 하기 위해 찾아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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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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