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견 (3)
새로운 발견 (3)
“실험은 끝난 거 같으니까 나가자. 나 배고프거든.”
“혹시 괜찮으시면 저희도 같이 가도 될까요? 물어볼 게 많은데?”
이은정이 나에게 물었다.
“가실 거면 빨리 가죠? 오늘 종일 아무것도 못 먹어서 배고파 죽겠거든요. 지영아 택시 좀 불러줘.”
“어? 어 알았어.”
“그때 강남에서 먹었던 그 한식집으로 가자.”
“그래.”
우리는 3명과 4명이 택시를 타고 한식집으로 이동했는데 한식집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조금 당황했다.
김하늘이 지영이에게 작은 소리로 물었다.
“야 지영아?
여기 되게 비싸잖아?”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그냥 먹으면 돼.”
“식사는 어떻게 준비해 드릴까요?”
“주방장 추천 메뉴로 주세요.”
“일곱 분 맞으시죠?”
“네.”
“그럼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김경일이 메뉴판을 잠시 봤다가 놀래서 슬며시 닫았다. 인당 비용이 기본 20만 원을 넘었기에 좌불안석이 된 것이다.
이때 지영이가 나에게 물었다
“근데 아까 그거 너도 연구한다고 했잖아? 어디까지 진행한 거야?”
“우선 음성은 성공했고 뇌에 직접 연결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야.”
“와우~”
“만약 네가 그걸 만들려면 CPU를 직접 제작해야 해. 시중에 나와 있는 CPU는 너무 크거든. 지금 크기에 8분의 1에서 12분의 1 정도가 적당할 거야. 성능은 지금에 5배 정도는 높아야 하고.
말 그대로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제대로 된 시각 장애용 안경을 만들 수 없어. 그 정도 CPU가 돼야 인공지능 처리가 가능하거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 기술이야. 최소 한번 충전하고 하루는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배터리 기술로는 안경대에 배터리를 풀로 채운다 하더라도 2시간도 사용하지 못해.”
그 이야기를 듣던 학생들이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그렇구나? 근데 고글에서는 만들고 있잖아?”
“고글 뿐이 아니야. 전 세계적으로 시각 장애인용 장치를 개발하는 업체가 공식으로 100곳이 넘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든 곳도 20곳이 넘고. 특히 중국에서 3곳이 고글보다도 더 높은 기술의 장치를 만들었어. 어떤 곳은 머리에 칩을 박아서 그 칩으로 직접 신호를 전달하는 곳도 있고.'
“와 어디서 그런 정보들을 얻은 거야?”
“나에게 좋은 비서가 있거든.”
“그 비서 능력이 참 좋네?”
“능력이야 대단하지.”
“그럼 네가 만들면 얼마나 걸릴 것 같은데?”
“지금 8개월에서 12개월 정도 잡고는 있는데 모르겠어.”
“그 정도 시간 가지고 돼?”
“이쪽은 나도 처음 해보는 분야라 딱히 뭐라고 장담하기가 어렵지만, 지금까지 정보를 종합해보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
“저기 질문 있는데요. 안경으로 영상정보가 입력되면 음성으로 알려주시는 방식을 구상하고 계신가요?”
“아니요. 그건 이미 다른 곳에서 만들어 특허 신청을 한 상태에요. 저도 만들어서 실험해 봤지만, 효율성이 상당히 떨어지더라고요. 착용자가 안내 멘트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다른 소리를 듣지 못해 사고 날 확률이 이전보다 더 높아진다는 데이터가 나왔거든요.”
“그렇겠구나. 그 생각을 못 했네.”
“그나저나 아직 시제품이 나오지 않은 줄 알았는데 나왔다니 맥빠지네.”
“인간의 뇌파를 직접 전송하거나 수신할 수 있다면 상당히 쉬운 문제인데.”
“야 그렇게 되면 그게 로봇이지? 인간이냐?”
“그런 가능성 없는 얘기를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라고.”
“왜 가능성이 없어? 인간의 몸에도 자기와 전기가 흐르잖아? 뇌 속에 시냅스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전기 신호고. 오죽하면 기억 장애나 치매를 고칠 때 뇌에 직접 전기 자극을 주겠어. 거기다 뇌에서 뇌파가 나온다는 것도 이미 실험된 사실이라고.”
“설령 그게 가능하다 해도 그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험은 아니야. 뇌를 스캔하는 기술도 거의 없을뿐더러 뇌에 전기 신호가 얼마나 빠른데 그걸 기록해?”
“그나저나 저분 대단하다? 우리는 지금 막 만들려고 하는 것을 이미 만들어 봤다고 하니 말이야?”
그 순간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뇌파를 이용한다고? 괜찮은 생각인데?'
“지영아 나 지금 가봐야겠어. 갑자기 실험해볼게 생겼거든.”
“그래? 알았어. 가봐.”
나는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그때 친구들이 울상인 표정을 지으며 지영이 보고 외쳤다.
“지영아? 우리 밥값은 누가 계산해?
“아 참 밥값 계산해야지.”
지영이가 소리쳤다.
“야 밥값은 계산하고 가야지”
나는 달려가면서 외쳤다.
“알았어.”
“지영아 저 사람 뭐 하는 사람이야?”
“글쎄? 그렇게 물어보니까 나도 잘 모르겠네?”
“친구라며?”
“친구가 맞긴 한데 만난 건 몇 번 안되거든.”
“몇 번 안됐는데 되게 친해 보인다?”
“그럴 일이 좀 있거든. 하지만 너무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마.”
“근데 지영아. 근데 저분 돈 많은가 보다?”
“돈이 좀 많은 것 같긴 해.”
“나 소개 좀 해주면 안 될까? 딱 내 타입인데?”
“안~돼. 절~대 안돼.”
나는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실험실로 돌아왔다.
“지니야.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기계 좀 알아봐 줘.”
“현재 뇌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기계는 정식으로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가 만들 수 있을까?”
지니는 바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 뜻은 지니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이와 관련된 정보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 질문을 바꿀게. 뇌파를 측정할 수 있니?”
“뇌파 측정은 가능합니다. 관련된 장치도 현재 여러 종류가 판매 중입니다.“
“그럼 종류별로 구매해주고 우리도 만들 수 있는지 알아봐 줘”
며칠 후 지니가 주문한 뇌파 측정기들이 하나둘씩 배달되었다.
그 기기들을 분해해 기판을 지니에게 입력시키고 습득하도록 했다.
마지막 뇌파 측정기가 도착하고 모든 정보를 습득한 지니가 새로운 방식의 뇌파 측정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것을 착용하면 나의 뇌파를 지니 네가 읽을 수 있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행동하는 것을 말로 불러 줄 테니까 데이터로 만들어 줘.”
“네 알겠습니다. 시작해 주십시오”
지니가 시작하라고 하는 순간부터 여러 가지 행동을 하면서 그때 생기는 뇌파를 측정해 데이터들을 모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왜 내가 생각한 행동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거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지니가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한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뇌 스스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 부분이 이 실험의 결과를 망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정인님은 시각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본능적인 움직임을 가지려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실험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실제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과 일반인의 뇌파를 측정해 비교해야 합니다.”
“지니 말대로 확실히 비교 대상이 있으면 데이터는 좀 더 안정적일 거야.”
“또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시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눈으로 볼 수 없기에 귀나 혹은 다른 감각이 발달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뇌파도 다를 겁니다.”
지니에게 그 말을 듣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전에 나도 눈이 보이지 않을 때 귀가 상당히 발달했었다.
“그 실험을 하려면 시각 장애를 가진 자를 데려와야겠군.”
“지금 당장은 이 실험을 할 수 없으니 다른 실험으로 대처하자.”
가부좌 자세를 잡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단전 호흡을 할 때 거의 무아지경 상태잖아? 그 상태는 아무 생각이 없기에 뇌에서 쓸데없는 뇌파가 나오지 않을 거야. 단전호흡 상태에서 뇌를 테스트해보자.”
명상을 시작하자 지니는 나의 뇌파의 흐름을 모두 저장했다. 약 30분가량 명상과 단전 호흡을 하다 깨어나자마자 지니에게 물었다
“지니야. 내 뇌파의 변화는 어때? 안정적이야?”
“네 그렇습니다. 그래프를 보십시오.”
그래프에는 17Hz에서 시작한 수치가 점차 줄어들어 10Hz로 변했다.
“상당히 안정적이군. 그럼 이 상태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행동만을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자.”
몇 번의 실험을 한 후에 이 작업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생각보다 데이터 쌓는 데 문제가 많겠는걸? 이 장치를 사용할 사람들은 모두 일반인인데 나처럼 명상을 시킬 수도 없는 거잖아?”
나는 의자에 앉아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차라리 세포를 활성화해 망가진 세포들을 복구하는 게 더 빠르겠어. 자기 세포를 똑같이 복사하는 세포 중에 바이러스만 한 게 없는데.
바이러스에 정보를 변형할 수 있으면 죽은 세포나 망가진 신경 등을 복구하는 데 문제없을 텐데 아쉽네.”
아버지가 주신 숙제를 해결할 때 결국 세포를 고체화할 방법을 찾을 수 없었기에 죽은 세포를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연구했었다.
물론 이것도 어려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특히 식물 같은 경우 세포 재생이 동물보다 비약적으로 빨랐고 파충류 중에서도 특정 부위에 복원력이 빠른 생물들도 여럿 있었다.
“차리라 연구팀을 두고 그들에게 연구를 시켜볼까? 지니가 물어다 주는 정보를 보면 이 세상에는 확실히 똑똑한 놈들이 많단 말이지.
내가 지금 벌여 놓은 일이 많아서 신경 쓸 일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신경 쓸 필요 없잖아? 사람들을 모아서 1년만 운영해보자.”
결정을 내리자 바로 시행했다.
“그럼 인재들은 어디서 모집하는 게 좋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지니에게 말했다.
“지니야. 광고 하나만 내줘.”
[팬시 연구소에서 공모전을 실시합니다.
참가 자격은 20살에서 25살 사이 젊은이들로 IT, 생명공학, AI 프로그램, 뇌 공학, 나노기술 등 어떤 분야든 상관없습니다. 본인이 직접 만들거나 팀으로 만든 제품을 접수하시면 됩니다]
신청은 메일로 받고 지니 네가 세계 특허에 등록된 제품 중에 같거나 비슷한 제품이 있는지 확인한 후 등록되어 있지 않은 제품만 참가 자격을 부여해 줘.
현재 기술로는 만들 수는 없는 제품이라도 가능성 있는 아이디어면 참가시켜도 돼.”
“몇 팀이나 뽑으실 겁니까?”
“그들이 공모한 아이디어를 사용할 거니까 인원수는 상관없어. 당선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필요한 아이디어면 그 사람을 채용할 거야.”
“공모전 금액은 얼마로 올리실 생각입니까?”
”아무래도 상금이 많아야 사람들이 몰리겠지?
총 5억으로 하자. 1등은 1억 한 명, 2등은, 5천 두 명 3등은 3천 세 명, 장려상 1천만 원 10명, 아이디어 상 500만 원 22명으로 공고해 줘.”
“예 알겠습니다. 날짜는 언제가 좋으시겠습니까?”
“앞으로 한 달 뒤. 광고는 전 신문과 인터넷으로 해주고.”
“바로 시행합니다.”
“참. 대학생이 아니라도 참가 가능하다고 꼭 적어줘. 나 같은 와호잠룡이 숨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들을 끄집어내면 좋을 것 같아. 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실질적으로 완제품을 만든 참가자 중에 괜찮은 제품이 있다면 나에게 따로 알려 줘. 그건 바로 구매할 거야”
“예 알겠습니다. 각 언론사에는 지금 막 광고 문의 메일을 발송하였습니다. 인터넷상에도 지금 게시물을 등록 중입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각 대학의 학생들이 내가 낸 광고를 보고 문의 메일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나는 명상을 끝내고 전기 실험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원소들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방법이 없어. 어떡하면 좋을까?”
불현듯 숙부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숙부가 나에게 보여준 그 불가사의한 힘으로 나의 몸을 움직였었다.
“그게 가능하다면 나도 그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전 호흡을 할 때마다 언제나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명상하였는데 오늘은 기마 자세를 취했다.
이전 원소 실험을 할 때 전기선을 이용해 내 몸에 전기를 흘려보냈는데 실수로 전기선이 합선돼 건물 전체에 전기가 차단되었다.
그날 이후 합선되지 않도록 동판을 바닥에 고정하여 붙여 버렸다.
“지니야 전기 올려줘”
전기가 들어오자 기존의 보이던 물질들이 모두 원소로 바뀌어 보였다.
그 상태에서 단전 호흡을 시작하였는데 뭔가 다른 형태의 힘이 나의 몸을 짓눌렀다.
나는 천천히 팔을 움직여 내 앞에 있는 원소들을 가로질러 보았다.
그전까지 이 우스꽝스러운 행동에 이런 효과가 있는 줄 몰랐는데 의외로 주변에 날아다니던 원소들이 내가 팔을 움직이는 대로 따라다녔다.
“생각보다 많은 원소가 내 팔의 움직임대로 따라다니네? 전기력 때문인가? 아니면 자기력 때문일까?”
내가 팔을 앞으로 뻗자 내 손 앞에 있던 원소들이 튕겨 나갔다.
'숙부님이 나에게 보여주신 그 힘인가?'
나는 좀 더 강하게 원소들을 밀어냈다. 그 순간 원소가 밀리면서 앞으로 강하게 튕겨 나가는 것이 보였다.
'이게 무기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이전과 다르게 좀 더 집중했다.
그렇게 30분가량을 집중하면서 나의 몸에 흐르고 있는 자기력과 전기력을 기의 순환대로 같이 움직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흐름이 한번 잡히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주 조금씩 이동했다.
'우선 이동은 가능하니 조금 더 빠르게 움직여보자.'
생각을 하고 흐름을 유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어렵네. 전하의 충돌로 인해 생각대로 안 움직이네.”
온종일 이 실험으로 인해 머리카락은 하늘을 뚫고 올라갈 기세로 뻗쳐 있었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결과를 얻었네. 밖에서 사용하면 전기장으로 인해 내 주위에 접근하기도 힘들 거 아냐? 호신용으로는 딱 맞겠어. 문제는 전기인데 100kV를 어떻게 가지고 다닌다? 발전기를 들고 다닐 수도 없고 이것도 연구해봐야겠네. 아 연구할 게 점점 많아지네. 빨리 사람을 뽑아야겠어.
지니야 어제 공고 낸 거 신청자는 좀 있어?'
“네 현재 283통의 문의 메일을 받았고 그중 신청한 사람이 8건이나 됩니다.”
“다들 팀이야?”
“7건은 팀이고 1건은 개인입니다.”
“개인이 신청한 건 뭔데?”
“무동력 발전기 아이디어입니다.”
“무동력 발전기라? 알았어! 계속 수고해줘”
일주일 정도를 연습해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힘을 순환시켰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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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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