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를 만들다 (1)
발전기를 만들다 (1)
“역시 이것도 연습할수록 익숙해지는구나.”
이전에는 기체조를 하는 순간 손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며 눈앞에 보이는 원소를 쳐내 보기도 하고 모아보려고 노력하였지만,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래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기에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 연습했다.
이것보다 더 심한 상황도 많았다.
1년간 0.1%도 진행하지 못한 실험이 부지기수였으니까.
그렇게 진행하지 못하던 연구가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로 순식간에 완성된 경우도 많았다.
그에 비하면 0.1%라도 진행된다는 것은 절대 나쁜 일이 아니었다.
노력만이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끄집어낼 수 있었으니까.
광고를 내고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다.
개인과 팀이 지원한 아이디어와 제작 물건들 영상이 수천 건 이상 메일을 받았다.
대부분 어디서 보고 대충 따라 한 제품들이었지만, 간혹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들로 만든 제품들이 출품되었다.
아파트 형태의 농장이라든가 현재 나와 있는 블록체인 기술보다 더 잘 만들어진 블록체인 기술, 로봇 기술, AI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획기적인 보안 시스템, 원터치로 가능한 집 제어 시스템,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 무인자동차 기술, 드론 기술 등 아직 가능하지는 않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앞으로 보급될만한 기술들을 들고 나왔다.
참여자가 700팀이 넘었으나 그중 마음에 드는 팀은 50팀 뿐이었다.
“50팀을 뽑는다 하더라도 200명 정도가 안되니까 10층과 11층으로 나눠서 연구하게 지원해 주면 되지 않을까?”
이 건물에 13층에서 15층까지는 내가 사용하고 있었다.
외부인이 들어와서는 절대 안 되는 나만의 실험 공간이기에 보안을 위해서 12층 전체를 비워 두었다.
엘리베이터도 12층까지만 운영되었고 12층 이상은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건물 전체의 보안을 지니가 담당하고 있었기에 12층 이후로는 나 말고 아무도 올라갈 수가 없었다.
1층은 식당 및 카페를 운영하여 평범한 건물처럼 보이게 하였고 2층은 휘트니스 센터를 운영했다.
건물을 구매하고 경호업체를 찾아갔을 때 나는 좀 더 자연스러운 경호를 원했다. 이전에 많은 사건도 있었고 그들이 혹시 만에 하나라도 날 찾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것 말고라도 돈이 움직이는 곳에 꼭 불나방들이 따라다니기에 취한 조치였다.
건물 전용 면적이 상당히 넓었기에 휘트니스 센터 한쪽에서 경호 업체 직원이 건물을 감시하면서 휘트니스 클럽을 운영했다.
지니가 침입자를 가려내도 침입자를 잡는 것은 인간이기에 취한 조치였다.
그동안 지니가 자신의 처리능력을 올리기 위해 300개의 노드를 계속 추가하여 벌써 천 개 가까운 노드를 만들어 끼워 넣었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슈퍼컴퓨터 톈허가 삼백십만 개의 CPU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에 비하면 성능이 떨어지지만, 인공 지능 프로그램은 아직 활발한 수준이 아니어서 지니의 성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거기다 지니 시스템은 기존에 나와 있는 형태의 2차원적인 회로 구조가 아니라 인간의 DNA 정보 형태로 제작되었다.
처음부터 지니가 인공지능은 아니었다.
일반 분류형 매크로였는데 내가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잠잘 시간이 부족하여 인공지능 형태로 변형한 것이다.
이때 해킹 능력도 떨어져 인공지능에 관련된 프로그램을 구할 수가 없었고 나는 세포의 기억 DNA를 활용하여 비슷하게 만들어 보았다.
처음에는 생존에만 치중하는 단세포 형태의 프로그램이었지만 정보를 계속 주입하다 보니 어느 순간 다세포 형태로 프로그램이 바뀌었다.
이 상태에서 배우는 방법을 가르치자 지니 스스로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아 자가발전을 시작했고 1년이 지나자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이때부터 나는 좀 더 편하게 실험에 임할 수 있었다.
“면접을 보시기 전 알아두실 게 있습니다.”
“뭔데 그래?”
“이전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해킹하려고 준비 중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기억하고 있어.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해킹할 준비가 끝난 거야?”
“디도스 공격으로 세계 각지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곧 비트코인을 현금화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 팔아버려. 지금 가격이 얼마지?
“119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가지고 계신 비트코인을 모두 판매할 경우 5조 8천억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돈을 놀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니 모두 투자해 줘”
“이전처럼 석유 쪽에 투자하시겠습니까?”
“네 생각은 어때?”
“현재 배럴당 가격이 낮은 편이기에 투자에 적기라 생각합니다.”
“그럼 얼마 정도 투자하는 게 좋겠어?”
“단위가 큰 사업이라 2조 정도가 좋을 듯싶습니다.”
“그럼 그렇게 해줘. 나머지 3조는 어디에 투자할까?”
“곡물 가격 변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현물에 2조를 투자하시고 나머지 1조는 세계 각국 증시에 투자하십시오”
“알았어. 나머지 8천억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회사에 천억씩 분산해서 투자금으로 입금해 줘. 곧 충북 건설에 건설비 보내줘야 하니까 company Nature에 삼천억 정도 입금해 주고”
“예 알겠습니다.”
“우리가 500만 개 정도의 비트코인을 풀었으니 해커들이 그 500만 개의 비트코인을 훔치기 위해 시간을 좀 더 쓰겠군”
“그렇습니다.”
“잘 지켜보고 있다가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훔치면 지니 네가 다시 훔쳐줘.”
“예 알겠습니다.”
지니의 보고가 끝나자 나는 오늘 있을 면접을 준비했다.
“그럼 면접을 시작해 볼까?”
최종적으로 선발된 51팀의 물건들과 아이디어를 보며 그들의 설명을 들었다.
그들에게 나는 단지 대리인으로 소개하였고 등수에 든 모든 사람에게 상금을 전달했다.
화려한 조명도 없었고 언론도 조용했지만, 이 장소만큼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일부러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용히 처리했다.
당첨자들이 더 좋아했던 이유가 일반적으로 상금을 받았을 때 세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입금해 주지만 나는 세금까지 계산한 금액을 지급해주고 그 지급금에서 세금을 제해 주었다.
당첨금을 제대로 받은 당첨자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외국계 회사라 국내 기업이랑 다르긴 다르네”
“그러게 말이야 세금도 떼지 않고 모든 금액을 다 줄지는 몰랐어.”
대부분 이런 반응이었다.
등수에 들지 못했던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등수를 정했냐고 물었지만 제출한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참석해 주신 모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3층에 여러분들이 식사하실 수 있게 뷔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편히 드시면서 쉬시고 계시면 저희 직원이 호출하여 드릴 겁니다.
메일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회사는 이곳에 모인 모든 분을 채용하려 합니다. 잘 생각해보시고 결정을 내리셔서 우리 회사와 함께 미래를 도약해 주시길 바랍니다. 팀원 분들의 충분한 상의 시간을 드리기 위해 우선 개인 참가자부터 채용 계약을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이동하고 나는 지영이에게 말했다.
“1번 팀부터 데리고 와줘.”
“네 알겠습니다.”
실제로 회사에 직원이 없었기에 지영이와 친구들을 알바로 채용했다.
법무팀도 2주일 전에 최승한 법무팀장의 도움을 받아 부랴부랴 만들었다.
총 51팀 중에서 48팀이 채용 계약을 했고 3팀은 아이디어를 나에게 팔았다.
계약 조건은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상당히 좋았다.
초봉은 4대 보험을 포함해 5천만 원이었다.
대부분 학생이라 채용이 되면 졸업을 걱정했기에 출퇴근을 자유롭게 지정해 주었다. 일주일 동안 출근을 안 해도 상관없었다.
그들이 할 일은 1년 동안 팀이 만든 제품을 완성하거나 상용화할 수 있게 연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제품을 만들어도 된다.
사무실에서 연구하느냐 집에 퇴근하지 못하는 직원을 위해 아래층에 숙소를 만들어 주고 식당과 카페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들이 받는 모든 것을 합치면 대기업만큼 좋은 조건이었다. 더 큰 메리트는 제품이 생산되어 상품화될 경우 개인의 특허권을 인정해 판매된 매출액 중 일부를 프리미엄으로 지급해 준다는 것이었다.
이 작업이 끝나자 나의 직원들은 198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앞으로 이 사람들을 걸러서 최고 핵심만을 남겨 매년 채용 될 직원들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오늘 힘들었지”
“같은 말 반복하려니 짜증이 확 나더라고. 한꺼번에 이야기했으면 시간도 절약되고 참 좋았을 텐데 말이야.”
“원래 오너라는 게 다 그렇지 뭐. 그래서 힘든 일 시키려고 직원을 채용하는 거 아냐?”
“저 사람들 관리해줄 직원 좀 더 뽑아야겠어. 그러려면 저 사람들이 하는 일을 모두 다 알아야 하는데 교수 정도는 돼야 하나?”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아까 이야기 잠깐 들어보니까 수준이 상당히 높더라고.”
“그래서 채용한 거니까. 아 참 내가 말 안 했지? 너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 모두 팔아버려. 아마 곧 폭락할지도 몰라.”
“뭐? 그래? 알았어.”
“꼭 오늘 가서 팔아야 해. 오늘 넘기면 후회할지도 몰라.”
“컴퓨터 있으면 지금이라도 팔 수 있는데.”
“ 그래? 저기 저 노트북 있으니까 저걸로 팔아.”
나는 잠시 생각해 봤다가 다시 말했다.
“아니다. 너 그거 그냥 가져라. 이번에 채용한다고 팀 수에 맞춰 개수대로 구매한 건데 3팀이 채용을 거절해서 쓸모가 없거든.”
“정말 나 가져도 돼? 이거 최신 노트북이잖아?”
“괜찮아 가져도 돼. 이번에 도와준 것이 고마워서 주는 거야.”
“알바비 받고 일한 건데 우리가 더 고맙지. 하루에 20만 원짜리 알바라고 친구들이 얼마나 좋아했는데?”
요즘 유행하는 300만 원짜리 노트북을 받은 지영이가 상당히 좋아했다.
'역시 일반인은 이런 사소한 것으로도 상당히 즐거워하는구나.'
“빨리 비트코인 먼저 팔아.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못 팔면 네가 받은 것에 수십 배가 넘는 돈을 날릴지도 몰라”
“어. 알았어.”
지영이는 그 자리에서 비트코인을 팔았다.
원래대로라면 개인 지갑에 따로 보관해야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가상 코인 거래소에 지영처럼 보관했다.
해커들이 이 거래소를 해킹해 가상 코인을 탈취하려는 것이었다.
지니가 그 해커들을 다시 해킹해 비트코인을 탈취하겠지만 말이다.
“와~! 네가 준 10억 그대로 가상 코인을 샀었는데 지금 14억이 됐어. 2달도 안 됐는데 말이야. 돈 벌기가 이렇게 쉬웠던 거야?”
“일반인들은 정보를 알아도 절대 벌 수 없어. 돈에 관해서 공부하지 않거든.”
“나중에 또 알려줄 거지?”
“그 정도면 먹고 사는 데 문제없지 않아?”
“돈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나 100억 만 만들어주면 안될까? 그 정도면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욕심이 과하네? 한 달에 2백만 원씩 60년을 쓸 수 있는 돈이야. 물론 네가 놀고먹을 때 말이지.”
“와 계산 빠르네. 그러지 말고 어떻게 내 몸 불살라 100억 채워주면 안 될까?”
“그것만으론 너무 과한 것 같은데?”
“아잉~ 100억만 만들어 조~.”
“고민 좀 해보자. 밥이나 먹어야겠다.”
“아참. 아직 식사도 안 했구나. 빨리 내려가자”
지영이는 내려가면서 나에게 한 번 더 말했다.
“혹시 혼자 사는 데 불편하지 않아? 내가 너의 허드렛일은 다 해줄게?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나 밥도 잘해.”
“호텔 주방장보다 잘하면 생각해볼게.”
“그게 필요 없다면 혹시 비서는 어때?”
“누누이 말했지만, 비서는 필요 없고 애인이 필요하거든.”
“그럼 내가 애인해줄게.”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큰돈 벌었으니 내가 사줄게”
약간은 어이가 없었다.
5천억 투자해서 근 6조 가까이 만든 나에게 큰돈 벌었다고 저렇게 좋아하며 자신이 밥을 사겠다고 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꼭 섹스 파트너로 지영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정연이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에게 스스럼없이 대하는 그녀의 행동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밖으로 나와 식사를 한 후 지영이가 말했다.
“지금까지 너무 고마웠는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너 제주도 한번도 안 가봤지? 지금 갈래?”
“제주도?”
“응 정말 좋거든.”
“그럼. 그럴까?”
“가자. 제주도로.”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라 나는 그녀와 함께 제주도로 출발했다. 지영이가 계산하려고 했지만, 그녀에게 아껴두라고 만류하며 내가 모두 계산했다.
처음으로 와본 제주도의 밤이 생각보다 기억에 남았다. 2박 3일의 즐거운 제주도 여행이 마치고 돌아왔다.
그렇게 다시 한달이란 시간이 지났다.
드디어 지오 전자를 집어삼키기 위한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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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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