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흔한 일 (2)
전쟁터에서 흔한 일 (2)
“전쟁이 재미있어지네. 일본이 자꾸 자신의 발등을 내리찍는 것도 믿을 수 없고. 한국이 이런 멍청한 나라의 지배를 받았다는 것이 웃긴 일이야.
그건 그렇고 화산재가 날리는 방향이 바뀌어서 화산을 막아야 한다고?”
“그렇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남동풍이 남서풍으로 불고 있기에 화산재도 한국으로 날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기술로 바람의 방향을 강제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바람의 방향을 바꾸려면 광범위하게 온도 조절을 해야 하는데 제 계산에 의하면 3년 2개월의 시간과 172조의 금액을 투자하시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3년 2개월 동안 내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단 말이지? 차라리 회전판을 더 만드는 것이 좋겠네.”
“백두산 인근에 회전판을 설치하시려면 모양을 바꾸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지금도 잘 돌아가고 있는데?”
“지금 서쪽 해상에 떠 있는 회전판은 중력과 물리 법칙을 모두 무시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나마 해상에 자리 잡고 있고 비행기가 운행되지 않았기에 지금껏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지만, 위성을 올린 지금은 다릅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모두 그 정보를 알고 있는데 지금 공중 회전판의 정보를 숨긴다고 달라질 게 있나?”
“정보를 알고 있는 자들 대부분이 죽었기에 공중 회전판을 알고 있는 자들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렇다 해도 갑자기 왜 공중 회전판의 정보를 숨겨야 하지?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왔는데?”
“일본에서 공중 회전판의 기술을 훔치려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무기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뭐? 언제?”
“얼마 전 군부대 무기 제작 담당자의 행동이 이상해 감시하다 알아낸 정보입니다. 관련된 사람들을 추적하다 보니 일본 총리실과 연관되었고 총리를 감시해보니 우리가 만든 무기 설계도를 훔쳐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래? 그럼 곤란한데?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봐.”
“일본 정부는 이번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여러 가지 작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야쿠자와 범죄자를 이용해 중국 내륙을 휩쓴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중 하나가 한국의 기술력을 훔쳐 그 기술로 만든 무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깜찍한 생각을 하고 있네. 그 정보를 유출했다는 군부대 담당자는 어떻게 했어?”
“아직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놈에 관해 모든 것을 자세하게 조사해 줄래?”
“이미 조사는 끝났습니다. 그는 이전에도 군 기밀을 팔아 차명 계좌에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적이 있던 놈이네? 그런 놈은 그냥 두면 안 되지. 본인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 수 있게 해줘야 다음부터 안 그러지. 다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떻게 처리할까요?”
“우선 그놈이 가지고 있는 돈과 차명 계좌의 돈을 모두 해킹해서 우리 차명 계좌로 분산해 넣어 놔. 그래야 우리가 만든 함정에 제대로 빠질 테니까.”
“그자의 자금을 모두 옮겼습니다. 이제 곧 자신의 계좌에 돈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될 겁니다.”
통장의 돈이 송금될 때 보내지는 문자를 통해 본인의 돈이 타인의 통장으로 보내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실상 돈을 찾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돈이 이체된 계좌의 주인들은 이미 실종 상태인 자들이 태반이었고 그곳에서 송금된 외국 계좌는 타국 정보기관과 마피아, 기업들이 자금 세탁과 재산 은닉용으로 비밀리에 사용하는 계좌들이었다.
그렇게 전 세계를 돌며 수만 번의 입·출금을 통해 자금 세탁을 했기에 일반인이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일반인이 아니라고 해도 돈의 출처를 찾기는 어려웠다.
타국의 정보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비밀 계좌를 확인하다 본인들의 통장을 사용한 자가 있음을 알고 찾아 나섰으나 결국 포기하고 그 계좌를 닫아 버린 적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본인이 가지고 있던 돈의 출처도 밝혀야 했다.
돈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그 돈을 절대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덫을 만들었으니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 이제 돈을 만들기 위해 설계도를 훔쳐 일본에 팔겠지?”
어차피 그놈은 일본의 요청을 수락한 상태이기에 시간을 좀 더 앞당겨 준 것이다.
“그놈이 빼가려는 정보는 암호화해서 3개월쯤 고생해야 풀 수 있게 하고 그놈에게 줄 설계도는 무인 공중 부양 장갑차 설계도로 하자.”
“정말 그 설계도를 주실 생각이십니까?”
“그 정도는 줘야 일본이 미끼를 물지 않을까?”
“그건 그렇습니다만, 일본이 그 제품의 일부라도 흡수하면 엄청난 무기를 만들어 낼 겁니다.”
“일본이 그 설계도로 제품을 제작하면 완성도가 얼마나 돼?”
“37%입니다. 그러나 억지로 맞춰 넣으면 42%까지도 가능합니다.”
“완전히 무시할 수준은 아니네. 일본이 따라 하지 못하는 나머지 58%는 반도체와 무한 에너지 때문이겠지?”
“그렇습니다.”
“괜찮아. 어차피 그들이 만든 제품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테니까. 어디서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 주변은 쑥대밭이 될 거야.”
“제품 설계도를 수정하여 폭탄으로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맞아. 본인들이 뭘 만드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폭탄을 만드는 거지. 그것도 수소 폭탄급으로.”
“그럼 그곳도 51구역과 비슷한 사고가 나겠군요.”
“일본이 무한 배터리를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겠지만, 무한 발전기를 분해하든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하든 결과는 마찬가지가 될 거야.”
“그럼 무한 배터리까지 그자에게 넘겨줘야겠군요.”
“지금 당장은 그럴 필요 없어. 지금까지 무한 배터리는 우리가 관리했잖아? 아직 설계도도 훔쳐 가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그놈에게 무한 배터리를 가져갈 수 있게 해준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우선은 그놈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암호를 풀 때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3개월 후에 일본 정부는 무한 배터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알겠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그자가 자료를 훔쳐 가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일본이 훔치려는 무기 설계도에는 무한 발전소 말고도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가 들어가야 동작했다.
이 반도체는 지금까지 만들었던 반도체와는 전혀 다르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었다.
어떤 모양이든 그 자체가 반도체이기에 어디든 활용할 수 있었다.
이 반도체가 더 특별한 이유는 판타지 소설 속의 골렘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다 만든 기술이었다.
특정 부위가 고장 나도 자동으로 복구되도록 설계된 이 기술은 절대 외부로 노출되면 절대 안 되는 기술 중의 하나였다.
이 꿈의 반도체 AICPU-2023은 정인도 연구소 밑 바닷속에 따로 분리된 이동식 공장에서 미카가 관리를 맡아 모든 공정을 로봇이 생산하고 있었기에 연구소 직원들조차 아는 이들이 전혀 없었다.
반도체뿐 아니라 비밀을 요하는 특수 제품들은 모두 이렇게 생산됐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단계가 있어 대놓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아니었다. 특히 무기에서는 더욱더.
그래서 원래의 성능을 떨어트리기 위해 우리가 AK 하이테크에 준 반도체가 필요했다.
“AK 하이테크에서 우리가 만든 설계도로 제품을 생산하려면 얼마나 걸리지?”
“AK 하이테크는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모든 준비가 끝난 상태였지만, 베트남이 중국을 공격한다는 정보를 듣고 바로 공장 건설을 보류했습니다. 다시 부지를 선정하고 해당 국가에 협조를 받으려면 최소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그렇단 말이지? 삼별 전자는 어때? 그쪽이라면 지금 가동 중인 공장으로도 충분히 내가 준 제품을 제작할 수 있을 텐데?”
“41%까지 진행된 상황입니다.”
“이수연 사장이 자신 있게 가더니 결국 그 오빠랑 다를 게 없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직접 반도체를 만들어 사용해야겠어.”
“삼별과 AK 하이테크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사용할 만큼만 만들면 돼. 차후에 그들이 제품을 생산하면 그때부터 우리의 생산을 줄이고 그들에게 물건을 받으면 되거든. 아예 공장을 그들에게 팔아도 되고.
지금 중요한 것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만큼 반도체가 있어야 한다는 거야.
그러려면 땅이 필요한데 대놓고 한국에서 만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어디가 좋을까?”
“남미는 어떻습니까?”
“남미?”
“남미에 한국 땅이 있습니다.”
“뭐? 남미에 한국 땅이 있다고?”
“그렇습니다. 40여 년 전 박정후 정권이 211만 5천 달러에 구매한 땅입니다. 위치는 아르헨티나 산티아고델에스테로주 이바라군이며 지금 화면에 보이는 장소입니다.”
“생각보다 넓어 보이네?”
“여의도의 79배나 되는 땅입니다.”
“그래? 용지의 주변 환경은 어때?”
“강수량이 부족하고 토양에 염분이 과다하게 함유하고 있어 농업용지로는 부적합하나 10여 년 전에 KORCA에서 다시 농장을 개발 중입니다. 그러나 주변에 물을 구하기 힘들어 일부 작물만 재배 가능합니다.”
“물이야 우리 기술력으로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니 문제가 될 것은 없네.”
“그렇습니다.”
“이 정도 땅이면 우리가 원하는 공장뿐 아니라 도시와 농업까지 충분히 자급자족하며 살 수 있겠어. 이런 땅을 놀리면 안 되지. 좀 더 빨리 알았다면 그동안 좀 더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독도와 이어도 프로젝트를 이용하면 250만 명에서 350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김승우 법무팀장에게 연락해서 그곳을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전해줘.”
“전달했습니다.”
“자연의 기 사학 재단에서 졸업하는 학생 중에 사업을 원하는 자들을 골라 그곳으로 보내야겠어. 그곳에서 한국 기업들이 아메리카로 수출할 수 있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테니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곳을 어떻게 발전시킬 건지 도시 계획을 작성해서 지오 건설에 보내도록 해.”
“지금 만들어 보냈습니다.”
“자 이제 중요한 문제는 해결됐고 아까 하던 공중 회전판 이야기 좀 더해봐.”
“중국은 정치인들 대부분이 죽었기에 공중 회전판에 관한 정보를 아는 자들이 없으며 미국은 51구역이 파괴되어 공중 회전판을 받아 간 CIA 요원 2명만 제거하면 됩니다.
문제는 일본인데 총리를 포함해 고위 정치인 중 일부가 공중 회전판뿐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 있는 여러 신무기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어 그들 모두를 제거해야 합니다.”
“중국에 숨어 들어간 특수 부대원들은 몇이나 살아남았어?”
“대부분 상태가 좋지는 않으나 수백 명 정도의 인원은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들에게 일본 총리와 장관들을 암살하라고 명령을 보내.”
루퍼에게 명령을 내리고 생각해보니 그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였다.
“그들이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되지?”
“3% 미만입니다.”
“그럼 거의 실패라고 봐야겠네.”
“그렇습니다.”
“그들을 먼저 들여보내고 우리가 만든 암살용 드론을 이용해서 총리와 장관들 모두를 저격하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자 그럼 이 문제도 해결이 된 것 같고.
미카. 지금까지 이야기 잘 들었지? 공중 회전판의 모양을 바꿔야 한다는데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생각해봤어?”
“정인님 잘 들었어요. 지금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 보시겠어요?”
“보여줘.”
“지금 보시는 이 기술은 영국의 다이슨이란 기업에서 사용했던 기술인데요. 이 기술을 응용해 제작하면 될 것 같아요. 기존 특허를 조금만 변형하면 되니까 특허권 침해도 피할 수 있고 타인에게 주목받지도 않을 거예요.”
“알았어. 그럼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설계도를 만들어봐.”
말이 끝나자마자 화면에 설계도와 설치 방법, 제품 완성도가 보였다.
“내륙에다 만드는 거니까 공중 회전판의 지지대가 있어야겠죠? 기둥을 땅속에 박아 넣었고 그 위에 공중 회전판을 설치해 봤어요. 기둥은 신포를 이용했고 지금 보고 계신 형태로 제작하시면 될 것 같아요.”
“바다에 띄워둔 공중 회전판은 어떤 형태로 바꿀 거야?”
“루퍼가 걱정하는 것 같으니 해상에 띄워둔 공중 회전판은 지금 당장 제거하는 것이 좋겠어요. 대신 백두산에 새로운 형태의 공중 회전판을 설치할 때 서쪽 해안에도 같이 설치하도록 하세요.”
“어려운 일은 아니니 그렇게 처리하는 것으로 하자. 굳이 관심을 받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건 그렇고 신무기 생산은 어떻게 되고 있어?”
“현재 2차 목표량까지 생산이 끝났고 3차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어요.”
“그래? 역시 1년 전부터 준비한 보람이 있네.”
공장에서 무기를 생산하는 직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만드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미카가 여러 부품의 설계도를 수백 곳의 공장에 보내 생산하도록 조절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부품들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비밀 기지 내 특수 공장에서 무인 시스템으로 조립해 생산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모든 분들이 추천을 눌러주시는 그날까지
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