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사고를 치다 (4)
초대형사고를 치다 (4)
한편 환경부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방사능 낙진으로 비상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방사능 낙진 피해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부터 몇 개월간 남동풍이 분다고 기상관측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군.”
“몇 개월 후에는 어떡합니까?”
“그러게 말이다. 자연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 그대로 상부에 보고해.”
“알겠습니다.”
환경부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보고 대통령과 장관들의 비상 회의가 소집됐다.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가요?”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중국에서 넘어오는 방사능 낙진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차라리 보상을 걸고 방사능 낙진을 막을 방법을 국민에게 맡겨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어려운 일들이 닥쳤을 때마다 국민이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도 맡겨보자 이건가요?”
“그건 절대 안 됩니다.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요. 제가 생각해도 이번 일은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때도 한국 정부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어갔잖습니까?”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릅니다. 이대로 넘어가신다면 지금보다 더 안 좋은 결과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방사능 낙진의 피해를 우려해 국외로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나마 비행기가 뜨지 못해 대규모 이동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천만다행이지요.”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의 경제적 타격은 최소 10년 전으로 되돌아갔을 정도 막대합니다. 특히 일본 같은 경우 도쿄를 버리고 구마모토로 수도를 이주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때야말로 제일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최고의 기술력과 인재들이 넘쳐나니까요.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을 잡고 지금 이 순간을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때 국방부 장관이 이야기를 꺼냈다.
장관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특정 기업을 거론한다는 것이 특혜로 보일 수 있었기에 조심스러웠다.
“혹시 지오 전자라고 알고 계십니까?”
“갑자기 지오 전자를 왜 거론하십니까?”
“그곳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핵심 연구소가 있습니다. 그 연구소에 의뢰해보신다면 좀 더 좋은 방법을 제시해 줄지도 모릅니다.”
“일개 연구소가 자연을 막을만한 힘이 있다는 말인가요?”
“그곳에서 만든 제품들을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만약 그쪽에서 해결책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머리를 맞대는 것보단 훨씬 나은 방법을 제시해 줄 것은 확실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제일 똑똑한 집단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까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국방부 장관에게 한마디 했다.
“한국에서 제일 똑똑한 집단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그곳에서 만든 제품들은 삼별에서도 한 수 접어줄 정도입니다.”
“그런 기업이 이런 일에 신경을 쓰겠습니까?”
“기업이니 적당한 대가를 지급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들이 나설 겁니다.”
“나쁜 생각 같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모든 기업에 공문을 보내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렇게 그들은 몇 시간 동안의 회의를 마쳤다.
그날 오후 국방부 장관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관련 제품에 관한 공지를 회사 전 시스템에 특급으로 등록했다.
그렇게 연구원들이 제출한 아이디어 중 제일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모아 제품을 만들어 보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렇게 실험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지니가 나에게 정보 하나를 물어다 주었다.
“미국에서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을 알고 북측에서 미사일 실험을 진행하려 합니다. 이때 김정은과 고위층 당 대표자들이 모두 참석합니다. ”
“그렇단 말이지. 혹시 발사되기 직전 미사일을 넘어트려서 김정은과 당 대표자가 있는 방향으로 쏘아지게 만들 수 있나?”
“그건 계산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알려줘”
“네 알겠습니다.”
'총 1,568명만 없애면 어느 정도 흡수 통일도 가능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신경 쓰인단 말이야. 남은 놈들이 미쳐서 전쟁이라도 하겠다고 하면 지금까지 5년 동안 한 이 짓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잖아.
차라리 무원 바이러스를 돌연변이시켜 북한 지도부를 모두 마비를 시키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왠지 그게 좀 더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말이야. 북한에서 무원 바이러스가 다시 돌아다닌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조금만 더 지켜보자. 앞으로 기회는 많을 거야. 방법을 못 찾으면 그때 바이러스를 투입해도 늦지 않아.
아직 미온이 500여 개 밖에 안 돼서 감시 범위가 너무 좁지만, 미온이 수천 개에서 수만 개 이상이 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할 수 있어. 그런데 문제는 미온을 만드는 작업이 너무 지겹다는 거야.
빨리 연구진이 배터리 기술을 습득해 대량 생산을 하게 해줘야 하는데 방법을 알려줘도 못하네. 배터리만 만들어 주면 3D 프린터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실험에 몰두했다.
정부에서 각 기업에 방사능 낙진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공문을 보낸 후 제일 처음으로 우리 기업이 제품을 만들어 청와대로 찾아갔다.
“팬시 연구소 대표님 오셨습니다.”
“들여보내세요”
안으로 들어가자 국방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기획 재정부 장관이 앉아 있었다.
“어서 오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대통령님”
“자리에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과학을 상당히 끌어올렸다고요?”
“과찬이십니다. 한국에 우수한 인력이 많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아직 젊은데도 참 겸손하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국에서 곧 넘어올 방사능 낙진을 막을 방법이 있다고요?”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성을 찾아왔습니다.”
“어떤 방법인가요?”
“몇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공해상에서 회오리를 만들어 방사능 낙진이 한국을 들어오지 못하게 막거나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마디 했다.
“그게 가능한 기술입니까? 내가 듣기로는 허황된 소설 같은데?”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것을 본 국방부 장관이 물었다.
“회오리를 일으키려면 장치를 고정해야 하는데 바다에서 어떻게 고정대를 만들려고 하십니까?”
“고정대는 필요 없습니다. 상공에서 회전할 테니까요”
“공중에 떠서 말인가요?”
“점점 더 황당한 소리를 하는군요. 무슨 공상 영화를 찍으려고 하시나요?”
이번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마디 했다. 그를 무시하고 꿋꿋하게 설명했다.
“이 장치는 상공에서 자동으로 공기를 빨아올려 왔던 곳으로 돌려보냅니다. 제가 말씀으로 백번 이야기해봐야 한번 보는 것이 빠를 것입니다.”
준비해서 가져온 실험 장치를 꺼냈다.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30cm 크기의 선풍기가 있었고 반대편에 위와 아래에 팬이 달린 역 소용돌이 모양의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들이 있었다.
“가동하겠습니다.”
첫 번째 버튼을 누르자 선풍기가 돌아가고 한 방향으로 공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이 중국에서 오는 바람이라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두 번째 버튼을 누르자 역 소용돌이 모양의 독특한 물체들이 꼭 팽이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회전하기 시작했다.
점점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바람이 부는 곳으로 이동했다.
기체가 자리를 잡고 약 15도가량 누워 선풍기 위쪽으로 향하더니 고정됐다.
“바람의 움직임을 눈으로 보실 수 없으니 직접 대기의 흐름을 볼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세 번째 버튼을 누르자 투명 케이스 안에 안개가 생성되었다.
그러자 선풍기 바람이 그 모형으로 빨려 들어가 상승기류를 만들었고 선풍기 방향으로 밀어냈다.
“막힌 공간이라 회전체가 없다 해도 자연스럽게 대기가 선풍기 쪽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그 이야기를 하자마자 4번째 버튼을 눌러 투명 케이스를 모두 오픈했다. 투명 케이스가 없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안개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선풍기에서 나와 소용돌이에 들어간 후 다시 선풍기로 밀어내고 있었다.
“지금 보시는 이 제품은 대기의 흐름을 강하게 밀어내어 방사능 낙진 외에도 기타 미세 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있다면 몇 가지 기능이 더 넣을 수도 있겠지만 국방부 장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급하신 것 같아 물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능만을 넣었습니다.
또한, 이 제품이 회전하면서 동작할 때 자기장이 흘러나와 중금속과 기타 금속 형태의 미세 먼지도 빨아드립니다. 그렇게 빨려 들어간 공기는 회전으로 인해 밖으로 배출됩니다.
실제로 만들어질 제품은 100m 정도 크기의 초대형 제품들이며 공해상에 최대 100개 정도가 배치될 예정입니다. 특히 미세 먼지층을 스스로 계산해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며 방사능과 미세먼지가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벽을 만들 겁니다.
아직 모든 방사능 낙진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개수가 늘리면 됩니다.”
“어떻게 이런 기술이 가능한 거지요? 그건 그렇다 치고 저게 떠 있으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에너지원의 동력은 어떻게 보충하는 건가요?”
“죄송합니다. 그 부분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방사능 낙진의 피해는 고스란히 중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들 것인데 그들이 알아서 잘 해결하겠지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또 딱딱한 말투로 지적했다.
“에너지원을 뭐로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100m나 되는 제품을 어떻게 띄워 둡니까? 아직 그런 기술이 있다고 들어보지도 못했습니다.”
'나에게 뭔가 안 좋은 감정이 있나? 처음 봤는데 왜 이렇게 투덜대는 거야? 짜증 나게.'
장관과 싸워서 이득 될 것이 없기에 대충 넘어가려다 나중에 우습게 보일까 봐 나는 아쉽지 않다는 듯 툭 던지며 말했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애초에 이곳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국방부 장관님이 도움을 요청하셔서 기술력을 지원해 드리러 온 것이지 대통령님 앞에서 실언이나 하자고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님이 다른 해결책을 가지고 계신다면 그 방법대로 다시 연구해서 찾아뵙겠습니다.”
이때 국방부 장관이 나서서 내 편을 들어주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님께서 아직 못 보셔서 그런데 팬시 연구소는 비공식으로 한국 최초 인공위성을 올린 회사입니다.
아시다시피 해킹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올린 많은 인공위성이 추락하지 않았습니까? 팬시 연구소에서 만든 위성은 아직 해킹되지 않고 임무 수행을 제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거기다 백 년 가까이 가동되는 미니 발전소를 만들어 국방부 전력에 큰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믿을 수 없는 과학력을 한국인이 만들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합니까?
이 기술을 다른 강대국에 뺏길까 봐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공개하면 한국에서도 최초로 노벨상이 나올 겁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 눈으로 보지 못해서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대통령도 싸늘한 눈빛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쳐다보았다.
그것을 느꼈는지 바로 꼬리를 말고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이 지시를 내려주시면 팬시 연구소를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진행하도록 하세요.”
“이 USB 메모리에 제품의 설계도가 들어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만들어도 상관없으나 국가 프로젝트이니 국가에서 만드는 것이 이미지상으로 좋을 듯 하여 설계도를 만들어 가져왔습니다.
우리가 커버해야 하는 공해상 면적이 너무 넓어서1~2기 가지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서울 인근만 집중적으로 막으려고 해도 최소 30개 이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바로 시작해 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제품들이 완성되면 나머지는 저희가 최종 조립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통령님. 이 제품이 완성돼 동작하면 항공 고도는 조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위성의 추락으로 비행기가 뜨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알겠네. 항공 고도를 조정하라고 지시하지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대통령님과 국방부 장관님에게 긴히 드릴 말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나가라고 하자 그는 얼굴이 미묘하게 바뀌었지만, 대통령에게 눈빛을 한번 받아서인지 들이대지는 않았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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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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