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조직 이용하기 (6)
범죄 조직 이용하기 (6)
“부두목님 집에서 볼펜으로 된 녹음기를 찾았습니다.”
“뭐? 바로 확인해봐.”
부두목은 치밀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치밀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녹음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녹음기 안에는 5일 치 음성 녹음이 저장되어 있었는데 두목과 부두목의 대화가 자주 들렸다.
부두목이 납치되기 삼 일 전 본인과 나눴던 대화가 들어 있는 것을 보면 조작된 것은 아니었다.
“이걸 어디서 찾아냈지?”
“소파 밑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
녹음한 것으로 봐서 거의 들고 다니는 것이 확실했다.
'그런데 왜? 혹시? 누군가 침입하는 것을 알고 소파 밑에 밀어 넣은 건가?'
“납치됐을 시간의 녹음을 틀어봐.”
“알겠습니다.”
부두목이 급하게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잠깐 거기서부터 들어보자.”
“알겠습니다.”
부두목은 침입자에게 물었다.
“너희는 누구지? 누가 보냈어? 이글스파인가?”
“그건 알 것 없고 우리랑 같이 가줘야겠어. 그곳이 좋은 곳은 아닐 거야. 우린 네놈이 가진 자금이 꼭 필요하거든.”
“난 돈이 없어. 자금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모두 두목이 관리한단 말이야.”
“이미 너의 두목은 우리 수중에 들어와 있다. 그러니 둘이 상의해보면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을 거야.”
“우리 애들이 너희를 가만둘 줄 알아?”
“멍청한 것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너희가 사라지면 그들은 오합지졸에 불과하지. 내 장담하건대 네놈들이 사라지면 1년도 되지 않아 이곳은 다른 놈들이 차지하게 될 거야.
그리고 지금 중국 전쟁으로 너희가 사라진다고 해도 도와줄 나라가 없잖아? 그러니 그런 걱정하지 말고 곱게 따라가시지.”
그때 부두목이 발버둥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뭔가 약물을 사용한 건가?”
그때 부두목과 대화하던 자가 다른 자에게 명령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곳도 CCTV가 있는지 확실히 찾아봐. 있으면 우리가 침입한 사실을 조작해 놓고 나와.”
“알겠습니다. 보좌관님.”
“내가 밖에 나와서 보좌관이라고 하지 말랬지?”
“아!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확실하게 하고 나와.”
“예. 알겠습니다.”
보좌관이란 놈이 나가자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더럽게 땍땍거리네. 수틀리면 내가 확 다 불어버릴까 보다. 하여튼 정치인들과 엮인 놈들은 모두 건방져. 꼭 지들이 왕인 것처럼.”
그 말을 한 그는 뭔가를 찾는 것처럼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보좌관?”
그러고 보니 보좌관이란 놈과 대화하고 있던 놈의 목소리가 익숙했다.
'그때 우리를 찾아와 시위를 요구했던 그놈의 목소리와 비슷한 것 같아.'
가서 우리가 시위 사주받을 때 영상 가져와 봐.”
“알겠습니다.”
보관하고 있던 영상의 목소리와 비교해보니 정말 똑같았다.
“나가서 이놈 잡아 와.”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부하들이 밖으로 나갔다.
“이제 나 혼자 확인할 테니 너희들도 나가봐.”
“알겠습니다.”
모든 부하가 나가자 행동 대장은 두목과 부두목의 대화를 집중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그 대화 안에서 자금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자금을 빼돌리려는 것은 아니다. 두목과 부두목을 찾아 무사히 데려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아무리 의리가 있니 없니 해도 돈이 없으면 조직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래서 지금 당장 운영할 자금이 필요했다.
중국과의 전쟁으로 한국이 어수선해 지면 돈 많은 놈을 납치해 뺏으려 했는데 한국은 의외로 너무 안정적이었다.
통일되기 전까지 70년간 분단국가로 살아서 그런지 한국인들은 전쟁에 대해 무감각했다.
그때 녹음파일에서 이번 시위 사주 비용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에 받은 사주 비용은 3대 3대 4로 나누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말 괜찮겠습니까? 이번 시위로 중국인들을 쳐다보는 한국인의 감정이 썩 좋지 않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한국인들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금방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잖아? 게다가 이번 기회에 한국 정부와 손잡으면 좋지.”
“한국 정치인들은 믿을 수 없는 족속들입니다. 이번 시위로 우리까지 엮일 수 있습니다.”
“저들이 우리를 엮으면 우리도 그들을 같이 엮으면 돼. 한국의 정치인들은 언론에 오르내리는 걸 정말 싫어하니까.
만약 협박이 먹히지 않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려도 되고. 어차피 정치인들도 사람이야. 칼에 찔리면 죽게 되지. 이렇게 어수선한 시기에 그들이 죽는다고 누가 관심이라도 두겠어?”
“두목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잘 알겠습니다.”
“언제까지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숨죽이며 살 거야? 중국 정부가 바뀌면 우린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그때가 되면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지 않아도 돼. 제대로 된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황제처럼 살 수 있으니 중국 전쟁은 우리에겐 더 좋은 일이야.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받은 돈은 성북동 주택에 넣어 두겠습니다.”
“그렇게 해.”
행동 대장은 녹음 파일을 잠시 멈췄다.
“성북동 주택? 혹시 거긴가?”
언젠가 술에 거나하게 취한 두목을 태워다 준 적이 있었다.
한데 목적지에 도착하자 두목은 이곳이 아니라며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때는 술에 취해 애인 집을 잘못 찾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얘기를 들어보니 그곳이 자금을 모아둔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밖으로 나가 성북동 주택으로 이동했다. 한 번밖에 와보지 않은 곳이었으나 그 길을 기억해내고 다시 찾아올 수 있었다.
성북동 주택에 도착해 건물을 둘러보니 건물 외벽이 6m 이상 돼 보였고 보안 카메라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여긴가?”
행동 대장은 현관문으로 이동했다.
“지문 인식과 번호키로 된 도어락이 설치되어 있네?”
두목과 부두목의 성격이라면 이건 가짜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마 이 도어락을 강제로 열려고 하면 보안 시스템이 작동할 것이다.
행동 대장은 그곳을 벗어나 부두목이 사는 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뭔가를 찾기 시작한 행동 대장은 드디어 원하는 것을 찾았는지 밖으로 나와 다시 성북동 주택으로 다시 찾아갔다.
문 앞에서 가지고 온 리모컨을 작동하자 문이 열렸다.
집 안으로 들어가는 현관문에도 같은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기에 다른 리모컨을 작동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고급스러운 중국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어 주인이 중국인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행동 대장은 제일 큰 방에서 누군가 침입한 흔적을 찾았다.
“역시 이곳까지 왔다 갔네.”
급한 마음에 모든 방을 확인했는데 금고문이 열려 있고 그 안은 이미 비어있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금고에 있던 것들을 모두 가져간 것이다.
“젠장. 내가 늦었네.”
행동 대장은 두목과 부두목이 숨겨둔 또 다른 금고가 있는지 샅샅이 확인해 봤으나 찾지 못했다.
“더는 숨겨둔 것이 없나 보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놈들은 꼭 잡아야겠어.”
집을 나서기 전 CCTV를 저장한 하드 디스크를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부하들이 그놈을 잡아 왔다.
“너군.”
“예? 그게 무슨 말씀인지?”
“우리 두목님과 부두목님을 어디로 납치한 거지?”
“전 정말 무슨 말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보면 정말 진짜라고 생각들 정도로 행동했다.
“모두 알고 있으니까 사실대로 말해. 이게 신사적으로 물어보는 마지막 질문이야.”
그러나 잡혀 온 자는 정말 아는 게 없었다. 지금까지 만든 모든 증거가 루퍼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안 되겠습니다. 우선 포부터 떠야겠습니다.”
“잠시만요. 아는 건 뭐든지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도 어차피 돈을 받고 뒷일을 처리해주는 자였다. 그래서 목숨보다 의리를 지킬 필요가 없었기에 이자들이 궁금한 건 다 이야기해 줄 생각이었다.
“뭐든. 뭐든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두목님을 누가 납치하셨냐고 물으셨죠?”
그는 불현듯 이준영 의원의 보좌관이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번에 중국인들 시위는 입이 무거운 놈들로 골라서 준비시켜.”
“아무래도 한국 조폭이 아니기에 그들의 제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역으로 우리를 협박하거나 언론에 보도하면 어쩌죠?”
“어차피 조폭 새끼들은 다 똑같아. 쓸모가 없어지면 모두 폐기하면 되니까 상관없어. 거기다 중국과 전쟁이 진행되고 있어 그들이 죽는다고 누가 뭐랄 사람도 없잖아?”
“알겠습니다. 그럼 한국에 들어온 삼합회 중에 백룡 파와 거래를 하겠습니다. 그곳이 생각보다 커서 사람들을 많이 동원할 수 있을 겁니다. 한데 자금이 조금 더 소요될 것 같습니다.”
“이번 일에 15억 정도가 배정됐다. 나머지는 알아서 해.”
“그 정도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가 이야기 한 것은 이게 다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받은 15억 중에 5억을 제가 챙겼습니다. 그 후로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입니다.”
'이 새끼가 하는 행동을 보면 거짓말일 리가 없어. 거기가 본인이 살겠다고 나중 일은 생각지도 않고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있잖아? 혹시 이쪽 분야의 전문가라면?'
“그럼 네가 받은 돈은 어디 있지?”
“모두 사용하고 1억 정도가 남았습니다. 그 돈은 제가 사는 집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행동 대장은 부하에게 찾아오라고 했다.
'그럼 그 목소리는 이놈이 아니란 말인가? 안 되겠다. 위험 부담은 크겠지만, 확실히 어떻게 된 내용인지 알려면 그 보좌관이란 놈을 잡아 와야겠어.'
“너희들은 가서 그 보좌관이란 놈을 잡아 와. 그 누구에게도 절대 들켜선 안 돼. 그놈이 우리를 볼 수 없게 하고.”
“알겠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보좌관을 잡아 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결국 일주일이 지나고 금요일 저녁 보좌관은 오래간만에 술에 취했고 집에 돌아가려고 대리 기사를 불렀을 때 부하 중 하나가 대리 기사 대신 차를 운전해 납치하는 데 성공했다.
보좌관도 아는 게 없었기에 최대한 버텼으나 고문으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후 고통에 못 이겨 없는 이야기까지 만들어내 이 일을 지시한 이준영 의원을 엮었다.
결국 백룡파가 이준영 의원까지 납치했다.
이전에 납치됐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으나 이준영 의원은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국방부에 보급한 방어막이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습니다.”
“그래?”
“방어막을 설치하고 몇 번의 폭발 사고가 있었는데 아무도 다치지 않았기에 국방부에서 추가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개당 단가가 어떻게 되는데?”
“지오 전자에서 개당 천만 원으로 책정했습니다.”
“국방부에서 뭐라고 안 해?”
“딱히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 그 가격에 국방부에서 원하는 만큼 보급하라고 해.”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아시스 프로젝트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래? 드디어 들어왔네.”
“왕이 대표를 직접 보고 싶어 합니다.”
“대표를?”
“그렇습니다.”
“500조나 쓸 최고 고객인데 그가 원하는 대로 응해줘야겠네. W.L Construction 대표 보고 사우디아라비아에 가보라고 해.”
“알겠습니다.”
“한국의 주식 시장은 어때?”
“예상한 대로 바닥에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미카가 방해하고 있어 쉽지는 않을 겁니다.”
“이전에 우리 계획을 방해하던 워런 버핏의 수제자는 어떻게 하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 큰 손해를 보고 모든 주식을 팔았습니다. 현재 시장 분석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역시 미카가 한 수 위네. 한국군은 어디까지 진격했어?”
“동쪽 끝에서 진군한 군은 헤이룽장성은 이미 지났고 내몽골 자치구에 들어섰으며 서쪽으로 진군한 군은 반으로 나뉘어 내몽골 자치구와 베이징으로 진격 중입니다.”
“그럼 이미 만주의 반을 차지했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내몽골 자치구를 진군하는데 몽골에서는 항의가 없나?”
“몽골은 우리에게 항의할 상황이 아닙니다. 내몽골 자치구의 국경선이 워낙 넓은 데 비해 그곳을 모두 지킬 몽골군의 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자커우시 전투에서 밀리고 있어 내몽골 자치구로 보낸 모든 병력을 장자커우시로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가 판매한 무기면 그렇게 밀리지 않을 텐데도 밀리고 있단 말인가?”
“베이징 인근 다섯 곳의 집단군 6백만 명의 모든 병력이 베이징을 지키기 위해 둘러 쌓고 있습니다.”
“6백만이라면 힘들긴 하겠네. 몽골군이 그 6백만을 잡고 있는 동안 한국군이 최대한 서쪽을 차지해야 하는데 말이야.
아! 참. 전에 보여준 원자력 발전소에 배치도에 베이징 밑에도 하나 있지 않았던가?”
“있습니다.”
“그거 터트리면 6백만 명의 중국군을 한꺼번에 쓸어 버릴 수 있지 않을까?”
“베이징은 폐허가 될 겁니다.”
“베이징이 폐허가 되든 말든 우리가 상관할 바는 아니잖아? 게다가 방사능이 자연스럽게 국경도 만들어 줄 거고?”
“그럼 터트릴까요?”
“잠시만 기다려봐. 내가 직접 방사선을 실힘해 보고 알려줄게.”
루퍼와 대화 중 방사선을 끌어모아 반감기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실험을 해볼 생각이었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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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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