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늑대소년

7 부.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85 화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85

“너 이 자식! 사제를 가만히 놔두지 못해!”

죠셉이 미스터 황을 목을 부러뜨리려고 힘을 주기 시작하는데, 알렉시스가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그러자 바닥에 엎드려서 토하고 있던 텔리가 손을 뻗으며 그녀를 말렸다.

“아냐. 아냐. 그냥 놔둬.”

그는 죠셉에게 머리를 붙잡힌 미스터 황을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쾅식아, 난 괜찮으니까 괜히 죠셉 녀석을 봐줄 필요 없어. 그냥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우웁... 그러다 죽으면.... 어떡해요?”

“그럼 다시 너가 살려내! 지금은 나도 죽을 맛이다. 우웨에에엑~~~”

텔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 바닥에 음식물을 토했다. 그의 허락을 받은 미스터 황은 자신의 머리를 잡고 있는 죠셉의 팔을 두 손으로 잡더니 불끈 힘을 주었다.

“끙차!”

“아, 아닛!”

그는 몸을 일으키면서 등 뒤에 있는 죠셉의 몸까지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갑자기 허리를 숙이면서 죠셉의 몸을 앞으로 떨어뜨렸다. 죠셉의 몸은 공중에서 반바퀴를 돌더니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어어억!”

텔리는 고개를 들더니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쓰러진 죠셉에게 말했다.

“끄으윽.... 거봐... 내가 그만 하랬잖아. 미스터 황도 내게 능력을 받아서 보통 사람들보다 센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우웩....”

미스터 황은 바닥에 쓰러진 죠셉과 텔리를 번갈아 보더니 쯧쯧 거리며 혀를 찼다.

“그것도 모르고 뒤에서 저를 덮친 저 죠셉이란 놈도 그렇고, 제 말 한 마디에 비위가 약해져서 갑자기 변기를 잡고 속에 있는 걸 다 쏟아내는 텔리님도 한심합니다.”

“끄억. 끄억. 뭐... 내가 한심해? 저게 진짜 죽으려고.... 으으윽.”

“텔리님은 신이라서 다 썩은 음식을 먹어도 끄떡없는 것 아니었어요?”

“아냐. 그건 원래 내 몸이 그런 거고. 이건 로마노의 몸이잖아. 까딱 잘못하면 나도 골로 간다고. 그리고 다시 부활하려면 엄청나게 긴 시간을 들여야 한단 말이야.... 우우웁. 끄웩.”

죠셉은 바닥에 쓰러진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미스터 황의 갑작스런 업어치기가 너무 강력했던 것인지, 온몸의 뼈가 다 어긋난 것처럼 아팠다.

‘나보다 훨씬 체구가 작은 녀석인데 어떻게 나를 번쩍 들어서 바닥에 메다꽂을 수 있는 거지?’

하지만 그는 미스터 황의 힘에도 놀랐지만, 방금 둘이 나눴던 대화의 내용에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둘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신이라니....? 원래 몸은 뭐고 로마노의 몸은 또 뭐야? 부활한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죠셉은 어지러운 머리를 손으로 잡고 ‘끄응’거리는 신음소리를 내면서 상체를 일으켰다. 텔리는 다시 한 번 입에서 토사물을 뱉으며 죠셉에게 말했다.

“아무튼 다시 일어나서 다행이다. 죠셉.”

“로마노...... 넌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그때 분명히 총성을 들었는데.... 그리고 날 왜 살려준 거냐?”

“꺼억.... 웁. 일단 난 로마노가 아니다. 인마. 사람 잘못 봤어. 아니, 심지어 난 사람도 아니야.”

죠셉은 텔리를 째려보며 다시 질문했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로마노? 네 못생긴 얼굴을 내가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헛수작을 부리는 거냐? 넌 바비 로마노잖아. 나와함께 미스터 보로니 밑에 있었던 바비 로마노!”

텔리는 이제 조금 속이 진정되었는지 벽에 등을 기대며 힘없이 대답했다.

“난 로마노가 아니야. 단지 그의 몸 안에 들어 있을 뿐. 네가 아는 바비 로마노는 죽었다.”

“로마노가 죽었어?”

“그래, 내가 죽였다고. 그 때 보로니의 집에서 내가 죽이고 그의 몸을 빼앗은 거야. 그리고 지금은 사정이 좀 있어서 내가 이 몸을 사용하고 있는 거다. 이제 어떻게 된 건지 좀 알겠어?”

알긴 뭘 알아. 그게 어디 증거도 없이 보통 사람이 믿을 수 있기나 한 말인가? 죠셉도 보통 사람이니까 당연히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들었을 리가 없었다.

“그... 그게 무슨...?”

텔리는 입고 있던 셔츠를 위로 당겨서 입에 묻은 지저분한 것을 닦고 말했다.

“내가 설명해주지. 아, 미스터 황, 여기 바닥에 내가 어질러놓은 것 좀 다 치워.”

미스터 황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발했다.

“네? 뭐라고요? 토를 한 건 텔리님인데, 왜 내가 치워요?!!”

텔리는 눈을 질끈 감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저 새끼 진짜 확 죽여 버릴 수도 없고!”

그는 빛나는 손가락을 들더니 공기를 가르듯이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에서 빛나는 실이 나와서 미스터 황이 서 있는 곳 바로 옆의 천정과 바닥을 살짝 갈라놓는 것이었다.

‘쉬이이익-! 쩌저적!’

미스터 황은 깜짝 놀라며 천정과 바닥이 각각 살짝 패인 것을 번갈아 보았다.

“어휴. 알았어요. 치우면 될 거 아녜요. 치우면!”

그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즉시 밖으로 청소 도구를 가지러 나갔다. 죠셉은 방금 일어난 일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아... 아니, 로마노.... 어떻게 그런....! 지금 너 뭔 짓을 한 거야?”

텔리는 아직도 자기를 로마노라고 부르는 죠셉을 보자, 다시 한 번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젠 내게 멍청한 놈이 두 놈이나 생겼구나. 이 어벙한 놈아. 넌 아직도 내가 바비 로마로 보이냐?”

알렉시스는 바닥에 꿇어앉아 텔리가 토한 부분의 카펫을 뜯어내면서 죠셉에게 말했다.

“죠셉, 이 분은 텔리님이시다. 살육의 신이시며 모든 엘리시움의 신들을 심판하고 죽이실 수 있는 신 중의 신......”

“아냐, 됐어. 알렉시스, 이 멍청한 자식한테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말해주지 마. 지금까지 본 것만으로도 이미 용량 초과 상태일 거야. 더 가르쳐주면 머리가 폭발할 지도 몰라.”

그의 말을 듣고 죠셉의 얼굴을 본 알렉시스는 대충 그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죠셉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어서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알렉시스의 얼굴을 잠깐 바라보다가 뭔가 알았다는 듯이 “아!” 소리를 내며 입을 열었다.

“당신! 알렉시스라고 했지? 나, 당신을 알아! 알렉시스 칼라스! 당신, 유명한 배우잖아! 그 뭐냐.... 그래. 리벤져스! 그 영화에도 나오고! 당신 여동생도 유명한 가수잖아!”

알렉시스는 죠셉이 자기를 알아보자, 약간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짓더니 대답했다.

“나를 알아보는군. 그래, 내가 바로 그 알렉시스 칼라스야. 그리고 릴리카는..... 내 동생이‘었’지.”

그 때, 미스터 황이 물동이와 손걸레를 가지고 방에 들어왔다. 알렉시스는 뜯어낸 카펫을 그에게 던지며 말했다.

“자, 여기. 닦어.”

“야! 알렉시스! 이 계집애가 돌았나? 넌 상관한테 그게 뭐하는 행동이야?!”

알렉시스는 손에 불을 ‘화르륵’하고 일으키면서 미스터 황을 째려보았다.

“조용히 말할 때 카펫을 닦어.”

“아이, 씨X! 진짜!”

그러나 미스터 황은 툴툴거리면서 지저분한 카펫을 가지고 방을 나갔다. 그녀 손에 붙은 불을 보고 죠셉이 놀라며 말했다.

“당신도 보통 사람이 아니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당신과 로마노 둘 다 어떻게 된 거야?”

알렉시스는 인상을 쓰며 대꾸했다.

“너 자꾸 텔리님께 예의 없이 굴 거야? 이분은 네가 아는 그 로마노가 아니시다. 살육의 신이시라니까.”

텔리와 알렉시스가 이상한 능력을 부리는 것을 본 죠셉은 이제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텔리에게 말했다.

“아니, 신이라니....? 로마노, 아니, 텔리님이라고요? 당신이 신이시라면 로마노는 어떻게 된 겁니까? 미스터 보로니와 우리 패밀리는?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네?”

“어흠흠.”

텔리는 목소리를 고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뭐, 귀찮지만 내가 설명해 주지. 일단 거실로 나가자. 궁금한 것을 알려줄 테니.”

그렇게 말하고 일어서서 방을 나가자, 나머지 둘은 그를 따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