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늑대소년

7 부.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69 화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69

‘쾅’

지미의 피자집의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지미!”

상기된 얼굴의 마르코가 가게 안으로 발을 들였다.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그는 지미의 전화를 받았는데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걱정이 되어서 들어온 것이었다. 위험하면서도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텔리에게 겁을 먹은 지미는 그 틈을 타 후다닥 주방으로 들어갔다. 마르코는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텔리와 알렉시스를 보자 시비를 걸었다.

“뭘 봐, 이것들아. 뭐? 나한테 할 말 있냐?”

“허.... 오늘 이상하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더라니..... 별 잡스런 놈을 다 상대하게 생겼네. 이걸 그냥 콱.....!”

텔리가 인상을 구기며 그에게 다가서려고 할 때였다. 그의 옷 속에서 핸드폰 소리가 울렸다.

‘따르르르릉-’

텔리는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마르코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싸인을 주었다.

“응. 쾅식아. 무슨 일이야? ....뭐? 누가 집에 찾아와? 뭐? 도박장에서 온 빚쟁이? 아냐. 아냐. 도박 빚은 타고 다니던 차로 다 갚은 건데? 뭐라고? 이자만 갚은 거라고 했다고? 오늘은 내가 없어서 그냥 갔는데, 다음 만났을 때 돈을 안 주면 뭐 어쩐다고? 아니, 그 자식들이 미쳤나? 와아아!”

마르코는 처음에 텔리가 다가올 때부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여차하면 주머니에서 총을 꺼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텔리는 미스터 황과 대화를 하면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마구 흥분하기 시작했다. 마르코는 덩달아 긴장하며 주머니 속의 총을 만지작 거렸다. 그런데 주방에서 지미가 고개를 쑤욱 빼고는 그를 보고는 그러지 말라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총을 쓰지 말고 잠자코 있으라는 신호였다. 그러자 마르코 죠셉이 그를 여기로 보내면서 당부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는 목표가 나타나면, 그는 위험하니까 절대로 마르코 혼자서 상대하려고 하지 말고, 잘 안 보이는 곳에 숨어서 목표의 위치와 상태만을 파악해서 알려주라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이 가게로 들어오면서 뜻하지 않게 자신의 모습을 목표에게 노출해버린 것이다. 그는 마른 침을 삼키며 전화를 받고 있는 텔리의 반응을 살폈다. 텔리는 성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으아아! 짜증나.”

뒤에 서 있던 알렉시스가 긴장한 얼굴로 텔리에게 물었다.

“혹시 사제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아냐, 내 개인적인 문제야. 우이씨.”

그렇게 말하고는 마르코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주먹을 들어 올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너, 이 새끼. 가뜩이나 열 받았는데 잘 됐다. 벌레 같은 네 놈을 콱 밟아 죽인 다음, 그 망할 중국 갱단 자식들을 다 밟아 죽여 버려.....”

그 때, 텔리의 말을 끊으며, 알렉시스가 그를 말렸다.

“안 됩니다! 지금은 제발 참으세요!”

“응? 왜 또....참견이야?”

“지금 저 녀석을 제거하시려고 하셨죠? 그럼 또 제가 뒷수습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피자집은 낮에 방문한 클리닉과는 환경이 다릅니다. 그 곳은 한적한 곳에 있었지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에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목격자를 많이 만들 수 있어요. 단순하게 이 장소를 태워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저 녀석은 그저 이 동네에서 껄렁대는 단세포 녀석 같은데, 굳이 일일이 상대하실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엥? 그래도 저 녀석이 먼저 시비를 걸었는데...”

“참으십시오!”

“오늘 내 기분이 영 꿀꿀하니까.....”

“제발 참으세요. 게다가 방금 사제에게서 무슨 급한 일이 생겼다고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까?”

“아, 맞아. 내 개인적인 채무 문제로 쾅식이한테까지 일이 좀 생긴 모양인데.”

“그럼 어서 그곳으로 가보시지요.”

“엥? 그럼 피자는?”

“오늘은 그냥 포기해야죠.”

그때, 카운터의 지미가 피자 여러 판을 포장하면서 알렉시스를 불렀다.

“저 손님, 일단 여기 3 판은 나왔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안 될까요?”

알렉시스는 카운터 앞까지 걸어가서 뻘쭘하게 서 있는 마르코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저기 저 사람이 우리보다 먼저 주문한 사람 아니에요? 그럼 저 사람 거가 먼저 나온 다음에나 받을 수 있을 거 아닙니까? 우린 지금 급하게 가 볼 데가 있으니까 다음에 다시 올게요.”

지미는 좀 더 시간을 끌어보려고 했던 계획이 어그러지자, 속으로 난감해했다.

“저, 그러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그러자 알렉시스가 지미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 아저씨. 당신, 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이야. 나랑 같이 온 저 분 있지? 저 분이 기분이 나빠지시면 아주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구. 그런데 지금 저 분의 기분은 나쁜 수준 정도가 아니야. 저 덜떨어진 핫샷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고 난 다음엔 당신 차례라고. 알겠어? 지금 우리가 빨리 이곳을 떠나야 당신이 살 수 있어. 이건 농담이 아니야.”

“뭐... 뭐요? 난 당신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하... 하나도 모르겠는데? 누구더러 죽는다는 거... 거야?”

“호호호!”

그녀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웃었다. 그리고는 선글라스를 살짝 내려 코에 걸친 다음 지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활기 찬 목소리로 크게 말했다.

“...호호호. 알겠죠? 지미, 오늘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이것만 가져갈게요. 다음에 또 봐요.”

그녀가 피자 3 판을 들고 등을 돌리자, 이게 왠일인가? 텔리는 등 뒤로 빛나는 손을 숨기고 있었다. 아무래도 곧 마르코를 죽이려는 모습이었다. 알렉시스는 깜짝 놀라며 텔리에게 재빨리 다가갔다.

“아이구. 또 왜 이러실까? 이렇게 피자도 다 나왔으니 이제 어서 집으로 가시죠. 네? 호호호호!”

“잉? 피자가 나왔어? 그런데 3 판밖에 없잖아. 난 10 판을 시켰는데?”

“그냥 제발 좀 가자고요. 3 판으로도 충분히 많이 먹을 수 있어요. 갈비도 있고 다른 거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이것만 가지고 고집을 피우십니까?”

“오... 갈비! 코리안 바비큐는 언제나 웰컴이지!”

“내일은 그거 사드릴 테니까 제발 떠나자고요.”

알렉시스와 텔리는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며 피자 집을 나섰다. 그러자 마르코는 텔리와 알렉시스를 보면서 지미에게 다가갔다.

“아니, 저것들 좀 웃기네. 그런데 지미, 나한테 뭐 피자 줄 게 있어요?”

지미는 이마에 흐른 식은땀을 닦으며 멍청한 갱스터에게 말했다.

“이 밥통아. 너한테 줄 피자가 어딨어? 그리고 너 지금 잘못하면 뒈질 뻔 했어.”

“그건 또 뭔 소리에요?”

“너, 방금 뒷짐 지고 있던 로마노 자식이 손에서 무슨 이상한 무기를 꺼내려고 했던 것도 몰랐지? 저 놈 손에서 이상한 불빛이 새어나왔었어. 네가 방심하고 있을 때 기습하려고 했던 거야.”

“에에? 저 새끼가 그랬어요? 아유, 저 잡놈을 진짜 확 내 총으로....”

“이 밥통아! 너 언제까지 나랑 여기서 얘기나 하고 있을 거야? 당장 저 년놈들을 따라갈 생각은 안 해? 저 놈들을 발견했으면 따라 다녀야 할 것 아니야!”

마르코는 두 눈썹을 들어올리며 “아....”라고 했다.

“이 멍청한 놈아. 당장 나가서 저들을 따라가.”

"아아. 그렇지!"

마르코는 인사도 생략한 채 빨리 밖으로 튀어나갔다. 지미는 허둥대는 그의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저 정도로 멍청한 놈은 총알밥도 못 먹고 살겠다. 갱스터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만. 쯧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