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늑대소년

7 부.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78 화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78

건물의 4 층까지 올라온 3 명의 마피아는 아파트 호수 4D의 문 앞에 섰다. 그들은 동시에 각자 품속에서 은색 권총을 꺼냈다. 그들은 소음이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스럽게 총을 장전하더니,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고개를 끄덕인 후 준비를 마쳤다. 그들 중 하나가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텔리는 그 문 뒤에 서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먹던 피자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으면서 대답했다.

“웁. 쩝쩝. 누후세효? 냠냠.”

문을 두드렸던 마피아가 한 쪽 눈을 깜빡이며 텔리의 질문에 뭐라고 대꾸할까 1 초간 생각해보더니,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얌냠냠... 우물우물... 누구세요? 아, 혹시 아까 주문한 중국 음식 배달 온 건가요? 훗훗훗.”

텔리는 그렇게 말하더니 뒤에 서 있는 알렉시스를 보고 한 쪽 눈을 감으며 찡긋 윙크했다. 알렉시스는 두 손을 올리며, 쓸데없이 왜 그런 장난을 하냐는 식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텔리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실실 웃었다.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기대하고 있다는 표정이었다.

“난 그저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잘하기까지 하니까 기분 좋은 것뿐이라고. 훗훗훗.”

문밖에 있는 마피아들은 서로 얼굴을 보며 표정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한 녀석이 문을 두드린 녀석을 보고 고잿짓을 하자, 그가 다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쿵! 쿵!’

“예스! 딜리버리. 차이니즈 푸드!”

‘철컥. 철컥’

안쪽에서 잠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자, 마피아들은 총을 더 높게 들며 문 너머 사람을 위협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문이 활짝 열리자, 그들은 방금 문을 연 텔리에게 총구를 들이대며 외쳤다.

“겟 다운! 로마노! 유 머더--!”

텔리는 문을 열자마자, 자기 바로 앞에 서 있는 마피아에게 빛나는 손을 뻗더니, 그대로 그의 몸통을 관통해버렸다.

“끄윽!”

마피아는 제대로 꽥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그것을 본 뒤에 서 있던 다른 두 마피아 녀석들은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아니! 프랑코!”

텔리 역시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차이니즈 갱들이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찾아온 녀석들은 완전히 다른 인종이었다. 그는 손목까지 붉은 피로 덮인 자신의 손을 보며 말했다.

“어? 뭐지? 차이니즈라면서, 알고 보니 스파게티 볼로네제였어? 내가 실수한 건가?”

쓰러진 녀석의 두 동료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바로 코 앞에 있는 텔리를 향해 마구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탕! 탕탕탕!’

하지만 그 가까운 거리에서 총알세례를 받았음에도 텔리의 몸 주변에 펼쳐지는 옅은 노란색의 메이크바 방어막 때문에 그는 조금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큭!”

그는 황당해하는 두 녀석에게 동시에 빛나는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한 번 그들의 머리를 지나가자, 둘의 머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알렉시스가 재빨리 걸어와 몸을 숙이며 시체를 치우려고 하자, 텔리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냐, 그냥 그대로 저 밖에 있는 놈들에게 던져주고 와. 그래야 저놈들이 더 공포심을 느껴. 그런데 그 전에 잠깐만 기다려. 뭐가 좀 이상해. 이놈들이 제일 먼저 죽은 놈을 보고 프랑코라고 했거든? 차이니즈 애들이 올 줄 알았는데, 다른 것들이 왔어. 살라미가 온 것 같아.”

“그럼, 이 녀석들은 이탈리안이란 말씀이십니까? 텔리님, 혹시 이탈리안 마피아랑도 무슨 문제가 있으셨어요?”

“아니, 특별히 그런 건 없는데.... 응? 잠깐만. 무슨 신호가 잡힌다.”

텔리는 창가로 저벅저벅 걸어가더니 잠깐 커튼을 치우고 밖을 내다보았다. 그에게 신호의 근원지 주위를 살피자, 곧 죠셉의 얼굴이 그의 시야에 포착되었다.

“이런. 이런. 이게 누구야? 보로니의 아들, 죠셉 아냐? 이게 또 무슨 일이지? 저 녀석이 왜 지금 내 앞에 나타나?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네. 운명의 장난이란 건.... 참 예상하기 어렵구만.”

글쎄. 텔리가 과연 미래 일에 대해 예상이란 걸 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알렉시스는 목 없는 시체 둘을 각각 양쪽 어깨에 짊어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프랑코의 다리를 잡은 채로 텔리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텔리님. 지금 이 시신들을 밖에 가지고 나가서 처리하려고 합니다. 제가 나가서 저 놈들을 전부 불태워버릴까요?”

“아냐. 아냐. 그건 절대 안 돼. 저들 중 내가 뒤를 좀 봐줘야 하는 녀석이 섞여 있다. 죠셉이라고, 쾅식이 전에 날 잠깐 섬겼던 사제의 아들이야.”

“그런데 그런 아버지를 둔 녀석이 이런 놈들과 한 패인 건가요?”

“어. 아니.... 아니야.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무슨 오해가 있나봐. 안되겠다. 나도 밖에 나가서 죠셉에게 얘기를 좀 해봐야지.”

“아, 맞다. 혹시 얼마 전 롱 아일랜드에서 저희를 납치하려고 했다가 죽은 그 녀석들의 일로 온 게 아닐까요? 그 때도 죠셉이란 이름을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요.”

“어. 바로 그 죠셉이 맞아. 그러니까 다른 녀석들은 다 처리해도 되는데 죠셉은 반드시 살려줘야 돼.”

텔리가 창가로부터 등을 돌림과 동시에, 밖에서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 그가 다시 창밖을 보니, 여러 대의 밴이 달려와 입구 쪽에서 급히 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몇 십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총을 들고 쏟아져 나왔다. 바로 차이니즈 갱이었다.

“엥? 저건 또 뭐야? 차이니즈가 이제 왔네? 황당하구만. 아니, 저렇게 늦게 오면 내가 곱게 팁을 줄 수 있겠나?”

지금까지 계속 텔리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알렉시스는 들고 있던 프랑코 시신의 다리를 떨어뜨리며 헛기침을 했다.

“허흠. 텔리님, 어서 명령을.....”

“아아, 잠깐만 기다려봐. 체인지 오브 플랜이다. 저렇게나 많이들 몰려왔는데, 대 인원을 일일이 손으로 상대할 필요가 어디 있겠어? 알렉시스, 잠깐만 기다려봐. 알겠지?”

* * *

3 명의 동료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 간 뒤, 밖에서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마피아들은 여러 발의 총성을 듣게 되자, 서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로니는 그와 함께 있는 죠셉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총소리가 난 걸 보니 끝났나 보군. 아마 녀석들이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린 모양이야. 이렇게 빅 마이클의 복수를 끝을 냈구만 그래.”

죠셉은 자기가 원하던 식으로 일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 몹시 불만족스러웠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렇게 너희 맘대로 일을 처리하는 게 어딨어! 난 로마노에게서 꼭 들어야 할 것이 있었단 말이다!”

“흥! 그거야 네 사정이지. 아무튼 이렇게 일이 끝났으니 이제 가 보자고.”

그가 막 말을 마치는데 멀리서부터 여러 대의 밴이 맹렬한 속도로 아파트의 입구로 달려왔다.

“뭐야, 저 밴들은?”

마피아들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지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그들 모두 권총을 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