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늑대소년

7 부.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82 화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82

3 명의 마피아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텔리와 일행이 아파트 건물 밖에 나타났다. 텔리는 입구부터 시신이 즐비한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주위를 한 번 슥 둘러보자, 하익티스들이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

“벌써 많이들 주위로 퍼져 나갔나 보네. 자식들이 무기를 들고 있으니까 마구 날뛰겠군.”

그때, 건물 안에도 몇 명이 들어갔는지 몇 번의 총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래, 이 건물 안에도 몇이 들어갔구만.”

텔리는 죠셉을 찾으려고 손을 이마에 대고 정신을 집중했다.

“으음... 죠셉 녀석은 여기 건물 주위에 있는데? 아직 살아있나 보네..... 저쪽이다. 어서 가보자.”

그는 손가락으로 건물의 모퉁이를 가리켰다. 그와 일행이 모퉁이를 돌아가자, 바닥에 피를 흘리고 쓰러진 죠셉이 그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텔리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면서 말했다.

“오! 찾았다. 엥? 그런데 저 녀석 왜 저러고 있냐?”

그 때, 건물 뒤 쪽에서부터 무기를 든 하익티스 두 놈이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이 모두 시뻘겋게 변한 그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있는 죠셉에게 총구를 향하고 있었는데, 먼저 발견한 알렉시스가 소리 질렀다.

“신이시여! 괴물들이 다가옵니다!”

그녀는 텔리에게 그렇게 말하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하익티스들은 텔리와 일행들을 발견하고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모두 달려오는 그녀에게 총구를 돌렸다.

‘탕! 탕!’

하익티스들은 총을 쏘았지만, 당연하게도 메이크바를 몸에 지니고 있던 그녀에게 아무런 해를 입히지 못했다. 그녀는 그들이 더 이상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불이 붙은 손으로 그들 중 한 놈의 목덜미를 잡았다.

‘화르르르-’

그녀가 목덜미를 잡자, 마치 기름에 성냥을 떨어뜨리듯이 순식간에 몸에 불이 붙어버리는 것이었다.

“가그그그그....!”

불이 붙어 몸이 타오르고 있는 녀석 옆에 있는 다른 한 놈이 그녀에게 본능적으로 총을 든 손을 뻗으며 일격을 가하려고 했다. 그녀는 몸을 숙여 그 공격을 피하더니 하얀 빛이 나는 손날로 놈의 목을 그었다. 그러자, 마치 상온에 놓아둔 버터를 칼로 자르듯이 매끈하게 목이 잘려 아래로 떨어졌다. 미스터 황은 그걸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와아... 어마어마하다. 어떻게 저렇게 빨리 괴물들을 죽여 버리는 거지?”

텔리 역시 내심 그녀의 실력을 보고 감탄했다.

“으음... 대단하군. 그 동안 훈련을 계속했나 봐.”

“그러니까요. 텔리님도 저렇게 할 수 있어요?”

“뭐야? 이 자식이!”

텔리는 자신에게 이상한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 황과 눈을 맞주치자, 손을 들어 올렸다.

“쉭! 쉭! 쉭! 인마! 넌 이미 내 손에 10 번은 베였어. 알아? 넌 이미 죽어 있는 거라고.”

“그럼 뭐해요? 알렉시스는 불새에게서 받은 힘도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텔리님은 일도류, 쟤는 이도류. 그럼 쟤가 이기겠네, 뭐.”

“시끄러. 내가 뭐하러 저렇게 무식하게 사람을 산 채로 불태워? 그리고 너 말이야. 말 조심해. 진짜 나한테 죽고 싶어서 일부러 애쓰는 거냐?”

알렉시스는 바닥에 쓰러진 죠셉의 상태를 알아보더니 그를 안고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신이시여. 이 녀석의 상태가... 이미 죽은 것 같습니다.”

텔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했다.

“아냐, 죽었으면 내가 신호를 포착하지 못하지. 아직 살아있어. 이제 죠셉도 구했으니 어서 이곳을 벗어나자.”

그들은 걸음을 서둘러 알렉시스의 차를 타고 장소를 벗어났다.

* * *

알렉시스가 출발하자, 뒷 좌석에 타고 있던 미스터 황이 무릎에 머리를 두고 누워있는 죠셉의 이마에 손을 댔다. 그가 정신을 집중하자 이마에 댄 손이 빛을 발했다. 그가 손으로 흘러들어오는 죠셉의 상태를 확인하자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으... 음..... 음..... 이런.”

앞 좌석에 탄 탤 리가 룸미러로 뒤를 지켜보며 미스터 황에게 물었다.

“미스터 황, 죠셉은 좀 어때?”

“글렀어요. 고너(goner)에요.”

“뭐라고? 빨리 옴니테바를 꺼내서 치료하면 되잖아!”

“소용없다니까요. 이미 늦었다니까요. 제가 치료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에요.”

“이 자식이! 헛소리하지 말고 살려내!”

“네? 그렇게 말씀하셔도 불가능한.... 이 사람, 진짜 바로 저 세상으로 가기 일보직전이라니까요....”

텔리는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무서운 얼굴로 미스터 황을 바라보았다. 눈에서는 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헛소리 하지 말고 어서 죠셉을 살려내! 만약 걔가 죽으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

평소에 실실거리며 농담처럼 말하던 텔리가 벌컥 화를 내며 말하는 것을 본 미스터 황은 급히 태도를 바꿨다. 그가 지금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직감했다.

“아, 알았어요. 시도는 해볼게요. 어휴,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네. 이건 내 능력 밖의 일인데....”

알렉시스도 옆 자리에 앉은 텔리가 화내는 것을 보고 긴장해서 입에 침이 말랐다.

“저, 신이시여. 그러지 마시고 제가 잠깐 한 곳에 차를 멈출 테니, 신께서 직접 죠셉을 치료하시면 어떠시겠습니까?”

텔리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물론 네 말대로 내가 직접 저 녀석을 치료한다면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치료하다가 혹시 녀석의 몸으로 내 힘이 주입될 수도 있어. 그럼 분명히 다시 일어나겠지만...... 이젠 더 이상 이 세계의 사람에게 내 힘을 전해주고 싶지 않다.”

“아... 예. 그러시군요.”

“얼마 전, 살아남은 암살단 녀석들의 신호를 우연히 포착하게 되어서 느낀 건데, 내가 벌인 일은 반드시 내게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되더란 말이지. 몇 년이 걸리든, 몇 백 년, 아니, 천 년이 걸리더라도 내게 돌아오는 걸 알았어. 이젠 그런 게 싫어. 그러니까 넌 계속 운전해. 그냥 빨리 조용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가란 말이야.”

“예, 알겠습니다.”

텔리는 자신이 더 이상 불행의 씨앗을 뿌리는 것을 꺼려하는 듯 했다. 아직 암살단의 생존자들로 인해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막연하게 그들이 다시 자신을 찾아올 것을 예감하는 듯 했다. 어쩌면 이미 그들에게 자신이 했던 일을 후회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알렉시스는 그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더 이상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소호에 위치한 자신의 아지트로 차를 몰았다.

* * *

그로부터 두 시간 후, 마르코의 차가 파비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아직까지 문을 열고 있었던 레스토랑의 안에는 화려한 색의 넥타이와 수트를 입은 파비노가 손님들과 즐겁게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돈테는 제일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창문에 기대어 로니와 마르코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내가 먼저 보스를 만나고 올께. 너희들은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로니는 즉각 반발했다.

“왜? 오늘 있었던 일은 내가 직접 보고해야 한단 말이야.”

“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 미안하지만 잠깐만 차 안에서 기다려. 내가 먼저 보스에게 할 얘기가 있어.”

“아니, 들어갈 거면 다 같이 들어가지. 왜....?”

돈테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등을 돌려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