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하지 마."
반고가 말했다.
"안 하는 게 좋아."
연등고불도 말했다.
"하면 안 좋을 것 같다."
태상노군 역시 말한다.
"어쩌면 이게 답일 수도 있겠다."
석가모니는 연등고불과 달리 귀가 얇은 것 같다.
"형님."
"내키는 대로 해."
손오공은 기권.
"태백금성."
"믿습니다."
광신도가 되었다.
"알지, 너는?"
"나는 괜찮다고 느껴져."
"저팔계."
대답 대신 저팔계가 눈물을 뚝뚝 떨군다. 덩치는 산만 한 다 큰 어른이 울기는.
"하고 싶은 대로 해. 끝까지 널 지지하고 같은 편에 서겠다."
"어떻게 하는 거야?"
"곤이 벗은 비늘을 내게 줘. 알아서 할게."
넝마를 끄집어내서 삼장에게 건넸다. 삼장이 묘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날 믿는 거야?"
"넌 또라이가 맞지만 양아치는 아니야."
욕쟁이에 심술쟁이. 욕심꾸러기에 허영 덩어리. 게다가 여자 심하게 밝히기도 했는데, 나쁜 놈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혼혼악악(渾渾愕愕)."
근데 왜 옷은 다 벗는 거야? 황급히 손으로 알지 눈을 가리려다, 눈을 가려도 다 본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금란가사와 머리에 쓴 모자를 벗고 구환석장도 던진 삼장은 몸에 넝마를 입었다. 손바닥을 품은 낭낭건곤 결계에 침입했던 생명수 잔뿌리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나보다 작구나. 그래도 총각 아닌 건 나보다 나은 부분 인정.
하도 너덜너덜해서 넝마라고 이름 지었던 곤의 비늘이 찬란하게 변했다. 내가 봉선군에서 받은 공작 깃털 갑옷과 손오공의 황금갑옷이 지금까지 제일 멋있었는데, 지금은 곤 비늘이 원탑에 등극했다.
곤의 비늘이기에 망천하에서도 마음껏 헤엄칠 수 있었구나. 시간도 공간도 비껴간 망천하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시산혈해를 바로 찾아갈 수도 있었고. 잘하면 저거 쓰고 은하수가 품은 비밀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삼장이 다시 알몸이 되면서 영소전이 무너졌다. 천궁 무너질 때도 홀로 흠집 하나 없이 굳건하던 영소전인데.
다행히 무너지면서 잔해가 떨어지고 하는 상식적인 장면은 없었다. 영소전이 다 사라지면서 은하수가 우리를 덮쳤다. 은하수가 발밑으로 흘러서 젖지는 않았다.
"은하수의 시작과 끝이 영소전이었구나."
그간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었던 은하수의 발원지와 종착역을 찾아냈다. 은하수에는 다시 곤으로 변한 붕마왕이 자맥질했다. 신기한 건, 한없이 맑은 은하수인데도 잠수하면 안 보이고 수면에 떠 올라야 모습이 보였다.
관음보살과 금강수보살이 삼장 곁으로 왔다. 금란가사를 입고 구환석장을 든 삼장이 두 보살을 반갑게 맞이했다.
"연등고불을 믿고 기운도 넘기고 석가모니와의 원한도 눌러두었는데, 결국 모든 게 운명대로 흐르는군요."
"운명에 간섭할 수 있는 자는 투전성불처럼 생각이 없어야 합니다. 연등고불은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죠."
삼장 저거 칭찬 욕처럼 하는 재주가 있네? 그게 아니고 욕을 칭찬처럼 한 건가?
"결국엔 석가모니가 자식을 흡수해서 혼원대라금선이 되었습니다. 삼장 당신도 여래불이 되었고. 그리고 예언대로 종말이 가까워져 오고 있고요."
이럴 땐 어린 게 한이다. 물론 나이를 헛먹은 손오공이 있어 딱히 외롭진 않다.
"오행판."
[말할 수 없습니다.]
이건 안 말하겠다는 게 아니고, 못 말한다는 뜻이다.
"삼장. 쉽게 좀 말해줘 봐."
"당사자인 내가 하는 게 정보 손실이 가장 적을 것 같군."
반고가 나섰다.
"수십만 년 전에 혼원대라금선 후보가 셋 있었다. 대부분 세상에 인간만 번성한 지금과 달리, 그때는 종족이 수만은 되었다. 그 세 후보 중에 나도 있었지."
반고는 후보 자격을 쭉 이어온 거구나. 이선이면 초선보다 경험과 지식이 많을 테니 상황을 주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한쪽 발만 담그고 간이나 보는 인상을 받았다.
"셋이 되어 신을 부르면, 신이 시련을 내린다. 실패하면 죽고 성공하면 정식 혼원대라금선이 된다. 그러나 혼원대라금선이 되었다고 끝이 아니다. 질서를 수호하려면 혼돈을 알아야 하지. 혼돈을 배우는 과정에 죽을 수도 있다. 신의 말에 따르면 이미 몇 차례 실패했다고 한다."
반고가 이마를 찌푸렸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간략하게 하마. 신은 우리에게 제안했다. 둘이 희생해서 도전은 없던 일로 하고, 세상을 구하자는 거다. 우리 셋은 신에게 설득당해 혼원대라금선에 도전하는 대신 포기했다. 남은 둘이 희생해서 신을 도와 세상을 분리했다. 내가 한 거라고 잘못 전해졌는데, 난 그저 유일한 목격자일 뿐이다."
"그러나 지옥을 분리하고 천계를 분리했는데 신의 말과 달랐다. 신은 반동으로 세상과 격리되었지. 물론 아주 가끔 말을 전해오긴 했는데, 나도 다 이해하진 못했다."
"남은 건 알아서 유추해라. 신이 곧 도착하겠구나."
알지 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쭉 살펴보니 나랑 손오공만 괜찮은 것 같다. 손오공과 막상막하의 강함을 보유한 거로 추정하는 반고도 손끝을 가늘게 떨었다.
오랜만에 곤으로 돌아가 자맥질을 즐기던 붕마왕이 은하수에 숨었다. 무공을 전혀 모르는 태백금성도 괜찮은데 저팔계는 거의 질식 일보 직전이다.
- 살아있었구나.
감정도 없고 울림도 없는 아주 평범한 목소리. 신의 위엄 혹은 신성함 따위는 일말도 없는 옆집 아저씨 같은 말투.
"혼돈을 품고 사는 게 고통스러웠지만, 이걸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우릴 속인 겁니까?"
반고가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럴 마음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사이비인가? 왜 저렇게 말을 꼬아서 하지? 그러나 알지 몸이 계속 떨리는 거로 봐선 가짜 신은 아닌 것 같다.
"다음 세상에서도 신 노릇을 하려고 우릴 속인 겁니까?"
- 이 세상이 영원히 존속하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것도 사실이다. 나도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기에 너희를 속였다고 하기 힘들지. 그러나 결과적으론 속인 게 되었고, 나도 그런 마음이 없진 않았다.
내가 품은 지혜가 꿈틀거린다. 확신은 없지만, 얼개는 대충 맞췄다.
셋 중에 혼원대라금선이 나오고 세상이 멸망하면 신도 죽는다. 새로 생긴 혼원대라금선이 다음 세상의 신이 되는 거다.
죽기 싫었는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신은 이 세상을 영원히 멸망하지 않도록 하자고 셋을 꼬셨다. 셋은 그 꼬임에 넘어갔고.
시도가 성공하면 영원히 신 노릇 하며 살 수 있었고, 실패해도 다음 기회가 있다. 혼원대라금선이 아예 안 나오면 다음 세상까지 신 노롯을 할 수도 있고.
신 나쁜 놈이구나.
- 감정이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네겐 미안하구나. 난 이미 네 개의 세상에서 신 역할을 해왔다. 다음 세상은 멸망하지 않고 영원히 존속하는 낙원으로 만들 자신 있다. 다음 세상에서 네 이름은 주신으로 기억될 것이니, 희생이 헛되었다고 생각하진 말도록.
반고가 무릎을 풀썩 꿇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 손오공이랑 비슷하게 강한 반고인데, 왜 신에게 복수할 생각도 안 하는 거지?
- 이랑신, 통천교주, 옥황상제, 영보천존 넷은 내가 이미 흡수했다.
"삼장. 저걸 알고 나보고 결계를 거두라고 한 거야?"
"아니. 몰랐어."
"신님.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어요?"
- 칠공과 구규가 닫히면 내가 세상에 나온다고 잘못 알려졌는데. 칠공이나 구규가 생기면 내가 세상에 나올 수 있는 거다.
그렇게 말하면 가방끈 짧은 나는 못 알아듣는다고.
"그게 뭔데요?"
- 칠공은 일곱 세상이다. 용궁, 지옥, 천궁, 마계, 그리고 천애해각이 있는 세상과 천지일선이 있는 세상.
신은 셈도 못 하는 건가? 예를 여섯 들어놓고 일곱 세상이란다.
- 음계는 늘 있었고, 지옥과 천궁도 만들어진 지 오래지. 천애해각과 천지일선은 하계 기준으로 수만 년 전에 만들어졌고. 유독 마계와 용궁이 완성되지 않았다.
왜 죄책감이 내 심장을 조이지? 왠지 내가 큰 잘못을 한 것 같다.
- 최근 마계에 마왕이 생겼고 용궁에도 신룡이 생겼다.
둘 다 내 탓이구나.
"지옥은 왕이 없을 텐데요?"
- 왕이 탄생하지 못하게 막던 법보를 네가 치워서 지옥에도 왕이 생겼다.
이건 나랑 손오공 반반 책임으로 하자. 순진무구했던 날 충동질한 게 손오공이니까. 난 거기 법보 있는지 아예 몰랐다고.
"구규는 뭔가요?"
- 아홉 법보 혹은 공간이다. 시산혈해나 지옥에 숨겨진 감옥 등이 구규에 속하지. 법보 중에는 도솔궁의 연단로와 손오공의 봉 그리고 반고의 혼천부가 있다.
구규는 다섯만 생긴 모양이다. 그러니 신은 칠공 때문에 나온 거고. 일공부터 사공까지도 문제지만, 오공, 육공, 칠공의 원인이 되는 내가 가장 나쁜 놈이다.
궁금한 게 많지만, 아는 게 없어서 질문 못 하겠다.
- 네 고통을 그만 끝내주마.
반고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내 뛰어난 동체 시력으로도 보지 못했다. 그냥 지워진 것처럼 반고가 없어졌다.
"삼장. 너 대책 있고 손바닥을 치운 거지?"
"미안. 그냥 연등고불에게 엿 먹이고 싶었던 거였어."
"신과 싸우자. 반고 다 소화하기 전에 신을 먼저 죽여야 해."
태상노군이 떨리는 몸을 억지로 다잡고 법술을 펼치려 했다. 그런데 자꾸 도중에 실패하는지 법력 가루만 풀풀 날렸다.
"태상노군도 법술 실패하는구나."
손오공이 끝내 입을 열었다.
"형님, 방법 있나요?"
"순수 물리력. 그게 제일 강한 자가 너다. 신은 네가 죽여야 한다."
나, 주인공이었던 거야?
"법술을 버려라. 지금 당장. 순수한 무공만 남겨."
태상노군 조언이 결국 이거였구나. 얍삽한 모습을 조금 보여주긴 했는데, 인성과 별도로 대단한 늙은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알고 한 조언은 아니겠지만, 어찌 보면 가장 대단한 조언을 건넨 셈이니까.
"어떻게 버려요?"
"그냥 물건 버리듯이 하나씩 버리면 돼. 법력과 관련한 모든 걸 버려야 한다."
"알지, 이거 너 가져."
공명멸절인을 먼저 떠나보냈다.
"공명멸절인이야."
"안 들려. 인연이 아닌가 봐."
"혹시 들린 사람 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나도 법력 버리겠다.]
사람 많은 곳에선 반말 자제해줬으면 좋겠는데. 공명멸절인이 당장 부서질 것처럼 떨렸다.
"이거 십살총 형님 가지세요."
사실 십살총이라는 진명 알아낸 건 손오공이다. 손오공이 알아내서 내게 알려줬다. 게다가 후예가 자기 활 돌려달라고 찾아와도 생깔 수 있는 사람은 손오공밖에 없다.
몸에 품은 법보를 모조리 나눔 했다. 오행판은 태백금성에게 줬다. 아는 게 많은 둘이 맨날 지식 자랑하면서 싸웠으면 좋겠다.
법보를 다 주고 아공간을 없앴다. 다행히 흡수한 법보는 괜찮다고 한다. 손오공은 신을 상대할 걸 무의식이 알고 지금까지 수많은 법보를 흡수했던 걸까? 허영심이나 이런 것과는 먼 손오공이 요괴들 법보 빼앗고 다녔다는 게 조금 이해할 수 없었는데.
법력을 버렸다. 내가 버리는 법력을 생명수가 탐스럽게 빨아갔다. 환혼천공 안에 있을 때 내가 법력 많이 가져다 썼으니 신세 갚는 거라고 치자.
"내가 도우마."
손오공의 도움은 너무 과격했다. 여의금고봉으로 내 공명멸절인을 마구 때린다. 보는 내가 아파서 고개를 돌렸다.
"모든 법술 무효화. 네 무기에서 법력과 법술을 없애줄 수 있어."
여의금고봉 도움으로 속도가 빨라졌다. 그리고 내 법력이 생명수에 빨려가는 속도도 빨라졌다. 말라죽은 생명수의 운명에 내가 영향을 끼친 건가?
"생각났다. 이 상황에 나도 도움이 좀 되긴 하겠다."
삼장이 중얼중얼 주문을 외운다. 관음보살과 금강수보살이 자기 법력을 삼장에게 넘겼다. 그때 연등고불과 석가모니가 눈길을 주고받더니 입에서 뭔가 토해냈다.
"어차피 신에게 죽을 몸, 이 법력은 네가 가져라."
연등고불과 여래불의 법력이 삼장에게 전해졌다. 삼장은 거절하진 않았지만,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고목에 꽃이 피진 않겠지만, 벌레는 끼겠지. 화고엽황(花枯葉黃)."
삼장은 좋겠다. 법술도 막 만들어내고. 나도 법술 만들긴 했지만, 오행판 도움이 절대적이다. 오행판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설계하고, 내가 운으로 그걸 구현해낸다.
생명수가 부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온갖 괴물을 밖으로 토해냈다. 내가 환혼천공에 갇혔을 때 봤던 괴물들이다. 헤아리기 힘든 숫자의 환혼족이 쏟아져 나왔다.
"자. 신에게 영생에 관한 정답이 있다. 갈구하라."
이성을 완전히 잃은 환혼족들이 삼장의 선동에 당해 신에게 덤볐다. 신 가까이 가면서 그냥 지워지는 환혼족이 대부분이지만, '살아서' 접근하는 놈도 드물진 않았다. 게다가 생명수는 얼마나 많은 환혼족을 품었는지 지치지 않고 계속 토해냈다.
법술 면역인 신 앞에서 연등고불과 석가모니는 완전히 포기했다. 그러나 태상노군은 아직도 숨겨둔 수가 있다는 것처럼 중얼중얼 주문을 외운다.
시산혈해, 지옥 감옥, 여의금고봉, 반고의 혼천부, 그리고 연단로. 내 생각에 지금은 분리된 환혼천공도 구규의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남은 셋은 뭘까? 내가 갑자기 궁금해진 건, 태상노군이 도솔궁에 있는 연단로를 주문으로 불러온 후, 안으로 풀쩍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안에 있을 때 참 궁금했는데, 연단로 위에 구멍이 있었다. 그곳을 통해 태상노군이 연단로 안에 들어갔다. 신을 불러낼 수 있는 구규 정도라면 신에게 뭔가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 겁쟁이 태상노군은 안에 들어가 숨을 생각이나 하고. 나 같으면 연단로를 신에게 집어 던지겠다.
"형님. 법보랑 법력 다 버렸는데 느낌 없어요."
"법술도 버려야지."
그건 좀 아까운데.
"투전성불, 분신술은 나 줘."
일단 분신술은 저팔계에게 넘겼다. 이놈은 남의 법술 소화하는 재주는 참 뛰어나다. 천산갑의 천산술도 바로 소화했었다. 역시 욕심 이기는 건 없다. 신이 나타난 이후 거동도 어렵던 저팔계가 내게서 받은 분신술을 펼치며 헤벌쭉 웃는다.
대부분 법술을 버렸는데, 딱 두 개 버릴 수 없는 게 있었다. 하나는 사자 가죽을 통해 흡수한 거신법, 하나는 장안법이다.
"그건 법술 아니라 재주야. 그리고 장안법은 원래 법력 안 쓰는 거였고."
아무리 애써도 버릴 수 없어 짜증 났는데, 안 버려도 된다니 기쁨이 배가 되어 돌아왔다.
"그런데 신 어딜 때려야지?"
그냥 거대한 빛무리로 보이는 신의 어디를 때려야 타격을 줄 수 있는지, 신학 연구자들에게 문의하고 싶다.
"어마어마한 법보를 받은 보답을 해야죠."
태백금성이 오행판을 들고 신을 비췄다. 물 만난 고기. 오행판이 고기고 태백금성이 물이다. 그간 나 때문에 오행판이 얼마나 열불 터졌을까.
"용이다. 용이 맞아."
한껏 들뜬 소리를 낸 건 과묵하기만 하던 탁탑천왕이었다. 나타가 급히 혼천릉과 건곤권을 꺼내서 주문을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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