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마왕
"백갑은 버리고 가자."
겁에 질린 삼장이 빨리 산을 넘자고 주장했다. 황풍령에서는 서른 정도의 요괴였고 고루산의 백골 부인은 혼자였다. 평정산의 금각 은각도 졸개가 2백 마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수천 명 졸개를 거느린 전국구 요괴를 만나버리니 삼장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백갑 없으면 이후 걷는 게 더 힘들어질 겁니다."
사오정이 반대한다. 급할 때 백갑의 등 껍데기를 소환해서 몸을 보호하는 게 사오정의 최고 기술이다. 백갑을 버리면 그걸 못하게 되고 사오정의 목숨도 훨씬 위태롭게 변한다.
"선업 넘겨."
사오정이 고분고분 계약에 응하고 포인트를 넘긴다. 나는 축소술로 백갑을 손바닥 크기로 만들었다.
사오정이 줄을 얼기설기 엮더니 그걸로 백갑을 묶어서 목에 둘렀다. 힙합 하는 애들이 가끔 하는 거북 목걸이가 되었다. 사오정은 이런 작은 손재주를 정말 많이 알고 있단 말이야.
저걸 배우면 여자랑 데이트할 때 분위기 참 좋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뇌용량이 모자라서 배울 수 없다. 천계 문자들이 내 뇌의 여유 공간을 모조리 점령하고 있단 말이지.
구환석장을 지팡이처럼 짚으며 삼장이 열심히 등산한다. 내가 삼장을 만난 후 제일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 같다.
"너 다른 때는 느긋했잖아. 이번에는 왜 이렇게 서두르는데?"
"제천대성. 우마왕에게 잡히면 난 끝이야. 다른 요괴에게 잡아먹히면 환생이라도 할 수 있는데, 우마왕에게 걸리면 난 소멸이야."
왜? 우마왕이 뭐가 그리 특별한데?
"번천우(飜天牛). 하늘을 뒤집는 소야."
"저팔계. 넌 뭐 아는 거 있어?"
"우마왕이 흰 소인 건 너도 알지?"
삼장이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저팔계에게 물었다.
"알아. 우마왕 분신을 본 적이 있어."
"본체랑 분신이랑 생김새가 달라. 분신은 예전 우마왕 모습이고, 본체는 소인지 아닌지 구분이 힘들 정도야."
그래서 네가 코끼리인 듯 하마인 듯 코뿔소인 듯 생겼던 거구나. 돼지라고 미리 알고 보지 않았다면 저팔계가 도대체 무슨 동물일까 많이 고민했을 거다.
"나는 추산저. 앞을 가로막는 걸 밀어내는 속성이야. 우마왕은 번천우. 높은 걸 뒤집는 속성이지."
오함마는 뭐지? 검고 등이 전함처럼 넓다고 해서 오함마인데. 저놈 속성은 뭐야?
"신수가 환생하지 않고 바로 신선이 되면 나나 우마왕처럼 별명을 얻어. 그 별명은 제2의 진명이라고 할 수 있지. 새로운 속성이 생기는 거야."
"그래서 도대체 뭐냐고?"
"나도 여기까지 알아. 삼장은 신분이 높으니 우마왕이 뒤집을 수 있다는 뜻 아닐까?"
"사오정. 아는 거 있어?"
"저도 조각조각 얻어들은 거라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확실한 것만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천계가 생길 때 거기에 인간은 없었습니다. 욕심이 없고 본능에만 충실한 신수들이 사는 곳이었죠. 그래서 초반에 천선이 된 자들은 전부 신수입니다."
"맞아. 나랑 우마왕이랑 옥황상제가 천궁을 통치하기 전에 신선이 되었어."
"최초로 신수가 신선이 된 건 구천뇌조입니다. 구천뇌조는 뇌명조(雷鳴鳥)입니다. 천계에서 처음 태어난 인간은 태백금성입니다. 부모는 하계 출신 신선입니다."
형님. 저팔계가 분명히 13만 살 정도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저놈들 말 믿어도 될까요?
- 천계 나이랑 하계 나이랑 다르다. 서로 환산할 방법도 없으니 천계 놈들은 천계 나이를 대고 하계 놈들은 하계 나이를 사용하지. 가끔 아들이 아비보다 먼저 태어날 수 있는 곳이 천계야.
"그럼 우마왕이랑 저팔계가 태백금성보다 더 나이 들었다는 말이야?"
"제천대성. 그 둔한 머리로 어떻게 천궁에 불려갔어? 옥황상제가 통치하기 전에도 천계로 올라온 인간들이 있지. 옥황상제가 천궁을 만들어 통치하기 전에도 천계에는 많은 신선과 신수가 있었어."
옥황상제가 천궁을 짓고 나서야 인간이 천계에 진출한 게 아니라는 말이군. 제길. 천계 문자를 배우느라 뇌용량이 부족해서 이래.
"그 많은 신선과 신수중에도 특별한 자들이 있습니다. 번천우라는 별명을 얻은 우마왕은 하늘을 뒤집을 수 있다고 했고, 복해룡(覆海龍)이라는 이름을 받은 교(蛟)마왕은 바다를 엎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혼천조(混天鳥) 붕(鵬)마왕이 십만팔천 개 날개를 모두 펼치면 세상이 빛을 잃는다고 하고, 이산수(移山獸) 사타(獅駝)왕은 산을 장기알 움직이듯 옮길 수 있다고 합니다."
저팔계가 흠흠 하면서 자신도 언급해 달라고 한다.
"구천뇌조 다음으로 위에 넷이 신선이 되었고 그다음으로는 추산저라는 별명을 얻은 저팔계 사형이 있죠."
"삼장. 넷 다 조심해야 해?"
"우마왕만. 나는 하늘 속성이거든."
삼장이 하늘 속성이라서 번천우인 우마왕만 조심하면 된다.
형님, 형님은 무슨 속성이세요?
- 몰라. 그런 거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어.
그럼 저는요?
- 하나 확실한 건 있지. 무(無) 속성.
저는 있고 없으니까, 유무 속성 아닌가요? 지구 넘어가면 유 속성이거든요.
호산 정상을 밟기 전까지 우리는 홍해아가 포기했으려니 지레짐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만 마리에 육박하는 졸개를 거느리고 나타난 홍해아는 우리 입으로부터 긴 탄식을 뽑아냈다.
"애새끼가 싹수가 노래. 벌써 집착이 저리 강하면 커서 뭐가 될까?"
"뭐가 되긴. 지금보다 더 센 요괴가 되겠지."
"나를 꼭 보호해. 우마왕한테 먹히면 큰일이야."
삼장을 서천까지 보내지 못하면 안 괜찮은 사람들뿐이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금고아가 하루 24시간 아프게 괴롭힐 거다. 손오공은 꼬리 못 찾고 나는 소중한 자랑거리를 잃게 되고. 지구에서는 정상이라고 하지만, 난 반편이가 싫다고.
"애니까 무서운 말로 어르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까?"
"뭐라도 해봐."
삼장이 저팔계라는 썩은 지푸라기마저 잡으려고 허우적댄다.
"아가야. 너 혹시 추산저라고 들어봤어?"
"아버지가 얼핏 언급한 적이 있지. 겁주면 오줌 지리는 오줌싸개라고."
만 마리에 육박하는 요괴들이 일제히 비웃는다. 저팔계의 귀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내 기회가 되면 네 아비까지 지옥에 보내고 말 거다."
구치정파에서 아홉 갈래 불길이 솟았다. 홍해아가 급하게 삼매진화를 불러왔다. 검은 연기가 저팔계와 가까운 요괴들부터 강화한다.
"사오정. 너는 삼장법사를 근접 경호해. 오함마, 너는 삼장법사 주변으로 접근하는 요괴를 처리해."
저팔계는 이미 눈동자가 숯이 되었다. 검은 숯이 아니라 발갛게 달아오른 숯.
키에엑. 멧돼지 소리라고 하기에도 야성이 너무 넘쳐나는 기합을 외치며 구치정파를 미친놈처럼 휘두른다. 아까는 연기로 강화한 요괴에게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했는데, 지금은 요괴 머리나 몸통에 구멍을 꼬박꼬박 낸다.
"아버지에게 듣던 것보다 조금 더 대단한 것 같군. 마광오연(魔狂烏煙)으로 강화한 요괴에게 상처 입히는 걸 보면."
애새끼가 묘하게 느긋하다. 이러면 경거망동 못 하겠는데. 저놈이 삼장법사가 목표라면 내가 자리를 뜨기만 기다릴 수도 있는 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삼장 법사에게 접근하는 요괴를 죽이거나 가끔 궁지에 몰리는 저팔계를 도왔다. 체력이야 회복이 소모보다 빠르니 걱정은 아닌데, 법력의 소모가 걱정이다. 법력을 다 소모했을 때 상대가 법술을 사용하면 몸으로 때워야 한다.
나는 천궁을 경계해서 심각한 부상도 조심스럽다.
아까 봤던 오행거보다 더 큰 오행거들이 녹아내렸다. 아까 다섯 합쳐서 10만 포인트로 추정했다면, 이번 건 100만 포인트로 추정한다. 재료의 등급도 높고 제작 난도도 높다.
"네 상대로 부족하지 않을 거다."
오행거가 녹아내리자 코로 연기 쏟아내는 걸 멈춘 홍해아가 품에서 하얀 물건을 꺼낸다. 하얀 돌이나 옥을 깎아서 만든 조각품으로 보였다.
홍해아는 그 조각품을 두 손으로 바스러뜨렸다. 가루가 된 조각품으로부터 흰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오밀조밀 뭉친 연기는 익숙한 형상으로 변했다.
"내 아버지의 분신이다. 네놈들 정도야 쉽게 해치울 수 있지."
후후. 불소 지옥에서 본 적이 있는 우마왕의 분신이다. 보자마자 진체가 느껴지는 건 반복 훈련의 결과다. 죽음을 무릅쓰고 진체를 느낀 적이 몇 번이고, 진체를 느끼고도 타격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밟히거나 뿔에 뭉개져 죽은 게 몇 번이던가.
화르르. 내 몸에 불이 붙었다. 오함마의 삼매진화다. 화려한 연출이 필요하니까.
답운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핏물에 갓 담갔다 꺼낸 것처럼 새빨간 부츠 형태에 은색과 금색으로 구름과 파도가 그려져 있다. 머리에는 금오관이 나타났다. 사실 방어력도 0에 근접하는 놈이다. 다만 외관이 멋있어서 일부러 보이게 했다.
몸에는 삼매진화가 불타는 용 비늘처럼 덕지덕지 붙었다. 내 법력을 모두 개방하고 내 물리력을 모조리 끌어올렸다.
정신을 하나로 모은다. 그리고 머리와 마음을 비웠다.
고요하다. 우마왕의 형상이 되고 찰나의 시간이 흘렀다. 흰 연기는 다시 흰 연기로 돌아갔다. 마광오연인지 뭔지 하는 검은 연기에 취했던 졸개 요괴들도 모조리 정신 차렸다.
우와아아아아.
졸개들이 무기를 버리고 사방으로 도망친다. 눈동자가 숯불처럼 달아올랐던 저팔계의 눈에도 이성이 깃들었다. 오함마가 우쭐우쭐 춤을 추며 실수로 삼장 쪽으로 가는 요괴에게 뒷발질을 선물했다.
사오정은 오히려 더 집중하는 표정이다. 월아산을 꼭 틀어쥐고 경계를 전혀 늦추지 않는다. 역시 제대로 배운 놈은 다르다.
"너, 너, 너. 뭐야?"
"제천대성. 하늘과 나란히 하는 분이시다. 아무래도 네 아비가 이 하늘은 뒤집기 힘든 것 같구나."
홍해아가 화첨창을 들고 덤볐지만, 오행거가 없고 졸개도 없는 홍해아는 내 적수가 되지 못했다. 정확히는 저팔계의 도움을 받은 내 적수가 되지 못했다.
저팔계가 희희낙락하며 화첨창을 구치정파와 결합한다. 사오정은 예의 그 변태 매듭으로 홍해아를 묶었다. 삼장이 구환석장을 흔들며 오함마와 함께 춤을 췄다. 무반주로 저 정도 추는 거면 춤에 재능 있다고 판단해도 괜찮겠지?
"자. 어떻게 할까? 이놈 잘 처리해야 하는데."
"내 긴고아를 양보할게. 이놈 머리에 씌우고 함께 서천에 데려가자. 나는 서천까지 성공해야 할 각별한 이유가 있거든. 그러니 굳이 긴고아로 구속하지 않아도 돼."
"나 긴고주밖에 몰라. 송고주는 안 배워서 모르는데."
송고주는 긴고아를 푸는 주문이다. 삼장은 아마 진짜 모를 거다. 삼장을 소멸할 수 있는 우마왕 아들을 볼모로 잡아둘 기회다. 송고주를 알았다면 삼장은 내 긴고아를 흔쾌히 홍해아 머리로 옮겼을 거다.
형님. 원작은 어떻게 흘렀는데요?
- 손오공이 삼매진화에 쩔쩔매다가 여러 사람에게 부탁했는데 누구도 어쩌지 못했지. 그러다 관음보살에게 부탁했다. 관음보살이 칼 수십 자루를 연꽃으로 변화한 후 홍해아를 유인해서 앉히고, 칼이 살에 박힌 홍해아가 금고아를 쓰고 관음보살 제자가 되었지.
"사오정. 이리 와봐."
"네, 대사형."
사오정이 순박한 얼굴로 다가온다. 이놈이 끝까지 딴 마음먹지 않고 서천까지 가줘야 하는데.
"저 홍해아를 관음보살에게 넘겨. 선업을 최대한 받아와라. 그럼 네 공에 따라 포인트를 나눠줄 거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최강 로비스트로 짐작하는 사오정이 축지법으로 소백화산으로 출발했다. 저팔계는 먹을 걸 구하러 내려갔고 산 정상에는 홍해아와 나 그리고 오함마와 삼장법사만 남았다.
"내 아버지가 우마왕이야."
"내 아버지는 손석희다."
"그게 누군데?"
"내 아버지."
"내 어머니는 철선공주다."
"내 어머니는 김경옥."
홍해아는 미친놈 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난 외삼촌도 있고 형도 있어. 넌 없지?"
"내 아버지는 옥면호리라는 첩도 있어."
그게 자랑거리니?
"내 형수님은 재벌가 손녀야."
"우리 아버지는 벽안금정수(碧眼金睛獸) 타고 다녀."
"우리 아버지는 마티즈."
돌아가면 벤츠나 롤스로이스로 바꿔드려야겠다. 왠지 이건 좀 밀린 느낌이다.
그때 저팔계가 과일을 잔뜩 가져왔다. 삼장법사가 허겁지겁 과일을 입으로 쑤셔 넣는다. 한쪽에 불을 피운 저팔계가 사냥하러 다시 출발했다.
저팔계가 노루 한 마리를 다 먹어치웠을 때, 남쪽 하늘에 상서로운 기운이 나타났다. 자주 본 건 아니지만, 저건 관음보살이 타고 다니는 연꽃 구름이다.
"이젠 네가 죽어야 할 시간이다. 여의금고봉으로 네 진체를 때려 소멸시킬 거야. 그리고 영혼 한 조각을 삼켜 뱃속에 숨길 거다. 네 아버지가 아무리 대단해도 너를 부활시키지 못해."
뻥이다. 죽일 생각도 없지만, 부서지면 반드시 망천하로 가야 하는 법칙을 어길 정도로 내가 대단하지도 않다. 그러나 나보다 조금 형인 홍해아 애송이는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떤다.
"죽어."
진심으로 여의금고봉으로 홍해아의 머리를 내리쳤다. 그 죽일 놈의 버드나무 가지가 또 날아와서 내 금고봉을 막아버린다.
아무리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지만, 버들로 여의금고봉을 막아내는 건 너무 밸런스 폭망 아닌가?
"제천대성. 홍해아는 내게 넘기기로 한 게 아니었습니까?"
"계약을 정식으로 맺은 것도 아닌데요. 대화를 좀 나눠봤는데 허영이 대단하고 부모 믿고 안하무인인 요괴 2세였습니다. 이런 놈은 일찌감치 처단하는 게 신선과 요괴 사회를 위한 훌륭한 행동입니다."
"계약합시다."
"이번엔 양보해드리기 좀 그렇습니다. 자기 수하들을 악마의 연기로 홀려서 강제로 전투에 동원하는 심성은 내가 본 모든 요괴 중에서도 최고로 사악합니다."
"당신에게 최대로 유리하게 계약해 드리죠."
여장부다.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지도 않고, 혹시나 작은 이득이라도 볼까 수작 부리지도 않는다. 내 연기력도 이젠 간당간당해서 뻗대지 않았다.
홍해아를 관음보살에게 딸려 보내고 나서 사오정에게 사정을 물었다.
"저도 느낌입니다만, 관음보살은 홍해아를 거둠으로써 열 배 이상의 이득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억 포인트를 챙긴다는 말이지? 배가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똑같은 호랑이 가죽도 십만 원에 파는 놈이 있고 백만 원에 파는 놈이 있으니까.
홍해아를 이용해 더 큰 이득을 뽑아낼 정보도 없고, 수단도 없고, 힘도 없다. 그러니 배야, 좀 그만 아파해.
사오정도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우리는 호산을 떠났다. 멀리에서도 보이는 커다란 강이 우리를 반긴다. 백갑을 타고 건너야 하는데, 이 죽일 놈의 백갑이 하필이면 돌로 변했다.
"뭐. 석 달 기다리며 날이 풀린 후 출발해도 되지. 어차피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삼장법사가 다시 천하태평으로 바뀌었다.
뒤늦게 생각나서 돌아가 화운동을 없앴다. 기쁜 나머지 산신과 토지들이 부둥켜안고 대성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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