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전
엄청난 대승은 아니어도 마교의 공격을 잘 막아냈는데 이랑신의 표정이 좋지 않다. 같은 이랑신이라도 생김새는 조금 다르다.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아니고, 내 친구 이랑신이 훨씬 잘생겼다. 얼굴이야 비슷하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내 친구가 압승이다.
"빨리 금룡(金龍)의 상태를 살펴주시오."
이랑신의 부탁에 무구진인이 신룡 후보에게 다가갔다. 이놈은 양답 후보다. 현재 성별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용이 되면 수컷이 될 예정이다.
"큰일이오. 교마왕의 독니에 당해서 생명이 위태롭소."
"내 탓이오. 아무리 힘들어도 싸움에 가담시키는 게 아니었는데."
이랑신이 교마왕에게 밀리면서 금룡의 도움을 받은 듯하다. 그런데 이름만 금룡이지 몸은 회색에 가깝다. 아마 용이 되면 황금색 용이 될 운명인가 보다.
"방법이 없는가?"
"교마왕은 교룡이오. 교룡은 용과 무척 비슷한 존재요. 교룡의 독은 용의 법력과 비슷해서 해독하면 지금까지 기울인 공이 수포가 되오."
"그래도 이대로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내게 여의주 재료가 있다."
이랑신은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화룡진인이 반색한다.
"힘만 뽑아서 여의주에 가둔 후 치료하자는 뜻이오?"
"그렇습니다."
"지금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해결책이긴 하지만, 힘만 뽑아서 여의주에 가두는 거 무척 어려운 일인데."
"내가 하겠습니다. 누구도 방해 못 하게 호법 부탁드립니다."
화룡진인과 무구진인 그리고 표묘진인이 칠성진을 쳤다. 셋이서 일곱 명이 필요한 진을 쉽게 치는 걸 보니 평범한 자들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몇 장의 사자 가죽 중에서 하얀 가죽을 선택했다. 진체를 보는 능력을 얻었지만, 안타깝게도 상성이 맞지 않아 현재까지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진체를 예전보다 조금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다.
금룡의 진체는 외관보다 용을 더 많이 닮았다. 나는 차분하게 기회를 보다가 손을 불쑥 내밀어 금룡의 진체를 뽑아냈다. 내가 구해주려고 그런다는 걸 알지만, 본능으로 진체가 발악했다.
"와, 생긴 건 그래도 실력은 있네?"
시발. 못생긴 건 아닌데 이랑신이 말하니까 반박할 수 없네.
"무극의 칭호에 어울리는 실력이오."
철없는 나야 힘센 놈이 장땡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들은 무공이나 법력뿐 아니라 경지도 크게 쳐준다. 나는 손오공 덕분에 남들이 쉽게 못 하는 일 몇 가지 할 수 있다. 법력 빼앗는 거, 법보 흡수하는 거, 진체 잡아내는 거 등이 여기에 속한다.
힘으로 윽박질러 안정화를 빠르게 끝내고 구슬을 이랑신에게 넘겼다. 이랑신은 고개를 저어 거부했다.
"그거 용과 상성이 좋은 자가 들고 있어야 한다. 안 그럼 힘이 변질할 수 있어."
후구진인이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반복했다. 이마를 찌푸린 모습이 무척 신중해 보인다.
"관구에 양윤이라는 자가 있소?"
"효자 양윤. 관구에 유명한 자요. 진인은 어떻게 아셨소?"
"용과 상정이 무척 좋은 인간이요. 여의주를 그자에게 맡겨야 하오."
"그럼 누군가 호위해야 하는데."
"내게 용마가 있습니다. 힘이 무척 강하고 수비력에 장점이 있으니 용마더러 지키라고 하면 될 겁니다."
"신룡을 탄생시키면 우리 셋은 천궁으로 올라갈 수 있소. 두 분은 무슨 약속을 받으셨소?"
"선업이오. 여기 무극대성은 내게서 뭔가 받기로 했소."
많은 사람의 손을 타서 좋을 게 없어서 내가 직접 양윤에게 가져다줬다. 중요한 물건이니 잘 보관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이랑신은 큼직한 은자 두 개를 착수금이라고 양윤에게 주었다.
양윤은 여의주를 집안에 숨겼다. 별룡에게 누구도 여의주에 접근하지 못하게 지키라 했다. 별룡은 현재 말이지만, 용의 기운이 강해서 금룡의 진체를 담은 여의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금룡의 몸은 우리가 무당에 가져가서 치료하겠소. 치료가 끝나면 그때 소식을 알리겠소."
세 진인이 금룡의 축 늘어진 육신을 들고 은닉술을 사용했다. 마교가 북구로주와 동승신주 전부, 남섬부주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토지신을 다 쫓아냈다. 축지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 은닉술로 정체를 숨기고 토둔법을 써서 땅 밑으로 조심조심 움직여야 한다.
산신은 산의 진체를 돌봐야 하기에 쫓겨나지 않았다. 성황신도 모조리 쫓겨나서 마교 치하의 세상에 사는 왕들은 요괴의 힘에 굴복하여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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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쳤다. 여긴 스케일이 정말이지 장난 아니다. 마교는 백만이 넘는 요괴를 동원해 관구를 공격했다. 전술이고 뭐고 없이 그냥 요괴를 관구로 들이부었다.
"천궁에서는 그저 보고만 있어?"
"통천교주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어. 천궁에서 이곳으로 증원을 보낼 길이 끊어졌다."
"서천은 도움 안 줘? 여기 무너지면 다음 목표가 서우하주일 텐데."
"서천은 힘이 약해. 서우하주에서 싸우면 몰라도, 남섬부주로 원정 올 실력은 안 돼."
"그 손바닥이라는 법보는 얼마나 지속해?"
"정확히 몰라. 한 달 지속한 적도 있어. 기간 생각 버리고 버텨야 할 것 같아."
제길. 성질 같아서는 분신술 사용하고 오행인을 꺼내 다 두들기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내 정체가 들킬 가능성이 무척 크다. 들켜서 꼭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안 들켜서 문제 될 건 없다.
꾸에에엑.
저팔계만 신났다. 마교 요괴 중에도 강한 놈이 적지 않아 저팔계는 맨날 가죽이 잔뜩 긁혀서 돌아온다. 많이 먹고 푹 자면 모두 회복되기에 저팔계는 매일 실전을 통해 추천신공을 완숙에 가깝게 다듬고 있다.
"싸우고 싶어 근질거리는구나."
이랑신은 교마왕의 침투를 감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래서 전투에 참여하지 못하고 정기적으로 진안을 뜨고 교마왕이 관구에 들어왔는지 확인해야 한다.
효천견이 굳건하게 지키고 저팔계가 아군도 예측하기 힘들게 날뛰지만, 전선이 너무 길었다. 신선은 잠을 자지 않아도 되지만, 그건 쉽게 피로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혹 피로하더라도 잠이 아닌 그저 휴식으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백만이 넘는 마교의 요괴들이 매일 10시간씩 목숨을 돌보지 않는 공격을 해대니 토지신들도 피곤을 이기지 못했다.
"무극대성, 서쪽 전선을 잠깐 부탁하마."
관구의 성벽은 그저 흙과 돌로 쌓은 벽이 아니다. 토지신들이 법력으로 강화한 성벽은 웬만한 공격에 흠집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며 성벽은 여러 군데가 무너졌다. 토지신들의 법력이 부족하여 복구하지 못했고, 모래를 넣은 포대를 쌓고 굵은 나무를 묶어서 보강했다. 지금 그 모래를 담은 포대들이 모두 터져서 서쪽 성벽이 돌파당했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코뿔소가 성벽이 무너진 곳을 넘으려다 몸이 끼었다. 덕분에 덩치가 작은 요괴들만 코뿔소 밑으로 침투했고, 덩치가 큰 요괴들은 성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슉. 두꺼비 요괴인지 도마뱀 요괴인지 모를 놈이 혀로 병사 한 명을 공격한다. 수련을 전혀 하지 않은 평범한 병사다. 반응은 빨라 방패로 막았지만, 혀가 방패를 부수고 병사의 몸도 박살 낼 게 분명하다.
"후퇴하라. 여긴 내가 맡는다."
요괴의 혀를 잡은 후 법력을 방출했다. 스턴건에 당한 것처럼 요괴의 몸이 굳었다. 나는 굳은 요괴를 던져 다른 병사의 목에 이빨을 박으려는 늑대 요괴의 대가리를 깨버렸다.
일반 병사들이 후퇴하고 성황신만 남았다.
초반에는 이랑신의 군대와 토지신 그리고 성황신만 싸웠다. 그러나 싸움이 길어지며 일반 병사들까지 동원되었다. 심동 이하의 요괴는 일반 병사들도 상처를 입히거나 죽이는 게 가능하다.
"몸을 띄워라."
토지신들이 지진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흉내 냈다. 연환권을 서로 충돌시키니 쉽게 지진을 일으켰다. 약점이라면 범위와 지진의 세기를 아직 조절하지 못한다. 지금은 다급한 상황이라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다.
지동권(地動拳).
땅을 때린 후 주먹을 떼지 않았다. 주먹을 통해 법력을 밀어 넣어 지진을 조절했다.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성벽에 별 손상을 주지 않고 침입한 요괴들을 모두 바닥에 쓰러뜨렸다.
"마교의 더러운 마졸들."
갑옷이 반쯤 부서진 성황신이 이를 갈며 도끼로 요괴 대가리를 연신 내리쳤다. 핏방울이 튀는데도 피하지 않는 걸 보니, 어지간히 악에 받친 게 아니다. 저러다 중독되어 고생해야 내가 왜 그랬지 하면서 후회하지.
나도 빠르게 움직이며 바닥에 쓰러져서 일어서지 못하는 요괴들을 처리했다. 침입한 요괴들을 다 처리하고 작은 포위망을 구성했다.
성안의 상황을 모르고 계속 코뿔소 밑으로 들어오던 요괴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기다란 갈고리를 든 성황신들이 코뿔소 밑으로 갓 성안에 들어와 뭐가 뭔지도 모르는 요괴의 다리를 걸어 잡아당겼다.
끌려온 요괴는 도끼와 망치 그리고 몽둥이에 맞아 곤죽이 되었다. 안에서 요괴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는데도 코뿔소 다리 밑으로 요괴가 꾸역꾸역 몰려왔다.
"무극대성, 성벽이 더 무너질 것 같습니다."
성벽에 낀 코뿔소의 몸부림이 점점 격렬해졌다. 코뿔소 덕분에 운 좋게 꿀 좀 빨았는데, 이젠 끝이다. 숨을 힘껏 들이켠 후 호흡을 정지했다. 숨을 안 쉬어도 되지만, 이렇게 하면 집중력이 강해진다. 암시 효과 같은 거라고 할까.
다리로 땅을 힘껏 박차면서 추산권을 사용했다. 발경을 더 고급스럽게 바꾼 후 추산권의 위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내 주먹은 정확히 몸부림이 점점 커지는 코뿔소의 넓적한 이마에 적중했다.
대형 화물차가 급정거할 때에나 들을 수 있는 묵직한 마찰음을 내며 코뿔소가 밀려났다. 코뿔소 뒤의 요괴들이 밀리고 깔리고 난리가 났다. 나는 급히 성벽 밖으로 나갔고, 성황신들도 내 뒤를 따랐다.
후퇴했던 일반 병사들이 모래와 자갈을 가득 담은 포대를 들고 성벽을 다시 쌓기 시작했다. 이마에 고랑이 생긴 토지신 몇이 바닥을 보이는 법력을 억지로 짜내서 새로 쌓는 성벽을 강화했다. 궁여지책이지만, 천궁에서 지원 올 때까지 이렇게라도 버텨야 한다.
나와 성황신들은 성벽을 다 쌓고 강화를 끝낼 때까지 밖에서 싸워야 한다. 원래부터 충동적인 요괴들이 무너진 성벽을 향해 마트의 할인 코너로 돌진하는 아줌마들처럼 몰려왔다. 이 기회에 여러 군데 성벽을 두드리면 우리가 더 바빠질 수도 있지만, 눈에 불덩이를 담은 요괴들은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요괴들이 멍청하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다. 하나 죽이면 둘 덤비고, 둘을 걷어내면 넷이 달려든다. 넷을 물리치면 여덟이 덮쳐오니, 상대가 단순하다고 좋아하기에는 너무 힘겹다. 더군다나 나는 다른 성황신들이 안 죽게 보호해야 한다.
분신술을 사용하고 오행인을 꺼내면 참 좋겠으나, 그렇게 되면 천궁의 주의를 끌게 된다. 새롭게 만든 지동권으로 지진을 일으키고 싶지만, 자칫 조절에 실패하면 내가 성벽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위력 조절이 마음대로 안 되니까.
박치기가 장기인 격투 선수에게 헬멧을 씌운 셈이다. 내가 잘하는 걸 다 못하고 주먹질로 얼핏 봐도 10만은 넘는 요괴를 상대해야 한다. 원신을 드러내고 제멋대로 싸우는 저팔계가 너무나 부럽다.
굵직한 무언가가 사각으로부터 공격했다. 웬만한 공격이면 맞아줄 텐데, 실린 힘이 장난 아니다. 상체를 살짝 기울여 회피하며 확인하니, 몸통은 물론 상아까지 새까만 코끼리의 코였다.
잘 왔다, 요놈. 코뿔소는 잡을 데가 마땅치 않았는데.
코끼리 코를 꽉 잡은 후 물리력을 끌어올렸다. 형천과 공공의 힘은 완전히 섞여서 내 힘이 되었다. 대신 홍수를 부르는 능력과 절대 굴하지 않는 투지가 사라졌으나, 물리력은 별룡을 한 손으로 상대할 정도가 되었다.
쿵. 쿠웅. 쿵쿵.
코끼리의 코를 잡고 타작을 했다. 코끼리가 도리깨 역할을 했고, 나는 요괴들의 내장과 골수를 배와 뼈에서 착실하게 털어냈다. 그래도 요괴들이 겁 모르고 계속 달려들자 윌윈드를 펼쳤다.
코끼리 코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줬다. 자칫 내 손아귀 힘에 코가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떠올랐다. 허리와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몸을 회전했다. 회전을 시작하자 허벅지와 장딴지 그리고 발목에도 알아서 힘이 들어갔다.
게다가 활배근이랑 어깨와 팔꿈치 그리고 손목에도 큰 부하가 걸렸다. 하지만 윌윈드 덕분에 커다란 범위의 요괴가 꾹 눌린 호떡처럼 터져버렸다.
이거 게임에서 왜 쿨타임이 있나 했더니, 몸에 주는 부담이 장난 아닌 스킬이다. 나는 점점 더 빠르게 돌 수밖에 없었다. 속도를 늦추려면 그 부담을 내 허리가 대부분 안아야 한다. 나 장생불로다. 지금 이 얼굴로 영원히 살아야 한다. 허리 쓸 날이 소털보다 훨씬 많은데, 벌써 허리 다치고 마누라한테 구박받고 싶지 않다.
검은 코끼리의 코가 끝내 끊어졌을 때, 나랑 요괴들이 함께 환호를 질렀다. 나는 몸에 가해지던 엄청난 부하가 한꺼번에 사라진 해방감으로, 요괴들은 차가운 음풍이 부는 저승길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멀리서 은은한 징 소리가 들리자, 요괴들 눈에 불길이 전부 사라졌다. 순식간에 이성을 회복한 요괴들이 질서정연하게 철수했다. 부활시키려는 건지 음식으로 삼으려는 건지, 죽은 요괴들 시체를 일일이 끌고 돌아갔다.
저놈들 다 부활시키려면 포인트 장난 아닐 텐데. 그러나 마교 정도 되는 단체라면 포인트가 얼마나 많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저팔계도 포인트가 천억이 넘었는데, 항아를 희롱하고 헛소문을 퍼뜨린 죄를 탕감하느라 수백억으로 줄었다.
"방금 저승사자를 통해 소식이 전해졌다. 사흘 뒤면 손바닥이 거둬진다. 그때면 천궁에서 최소 10만 천군이 지원 올 거다."
정규군인 10만 천군이라면 오합지졸 100만 요괴는 쉽게 해치운다. 더구나 대왕급 요괴가 전혀 없이 졸개들만 돌진시키기에 아주 작은 피해로 전멸시킬 수 있다.
"천궁에서 내려오면 나랑 저팔계 그리고 용마는 피해야 하는데."
"그땐 나랑 효천견이랑 여럿이 멀리서 지켜야지."
여의주의 기운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멀리서 지켜야 한다. 교마왕 혹은 그 수하의 침투를 막아내려면 최소 8명 정도 필요하다.
사흘밖에 남지 않아 맹공을 펼치리라 생각했는데, 요괴들도 천궁과 일전을 벌일 생각인지 공격을 멈추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의외로 사흘 편하게 지낸 후, 천궁에서 천병과 장군 그리고 신선들이 내려오기 전에 저팔계와 별룡 그리고 호삼낭과 함께 관구를 떠났다.
일단 신룡은 이랑신에게 맡기고 박쥐를 찾아갔다. 박쥐묘는 관구에 있지만, 박쥐 본인은 이랑신의 영역에 거처를 만들 수 없어서 관구에서 80리 떨어진 편복산 편복동에 살았다.
편복동에 도착해 점잖게 방문을 알렸다. 편복동은 시야와 감각이 차단되는 곳이다. 소리만 허용되는 곳이어서 침투가 어려운 거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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