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왕 백기
용의 발이 내 눈에만 보이는지, 할아버지들과 손님들 그리고 기자들까지 아무 반응도 없다.
손을 내밀어 여의주를 움켜잡는 용의 앞발인지 뒷발인지 모를 발에 올려놓았다. 화들짝 놀라는 게 느껴진다.
허공에 대가리가 쑥 나온다. 이마에 뿔이 8개나 있다. 뿔이 많을수록 힘이 세다. 그러니까 순수한 물리력이 강하다.
[손 치워라. 좋게 말할 때.]
퉁방울같은 눈알을 부라리며 나한테 협박한다. 너 용아치냐?
- 현신해라. 고분고분 말 들으면 살려는 드리지.
용의 눈이 뒤룩거린다. 묵룡은 본인 영지여서인지 손오공이 풀네임을 대서인지 바로 고개를 조아렸는데, 이놈은 아직도 상황파악이 덜 된 것 같다.
- 혼원일기상방태을금선미후왕제천대성 손오공이다. 현신해라.
우당탕. 찰칵.
기자정신이 투철한 분이 한 분 계셨군. 놀라서 엉겁결에 눌렀을 수도 있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모습을 드러낸 용으로 말할 것 같으면.
머리는 황소 대가리다. 색이 새까맣지만, 전체적으로 황소랑 무척 닮았다. 다만 콧구멍이 작고 이빨이 날카롭다.
여덟 개의 사슴뿔이 나 있는데, 작은 머리에 커다란 뿔이 빼곡한데도 조화롭다.
머리에는 비늘이 없지만, 몸엔 빼곡히 박혔다. 머리와 비슷하게 어두운 검은색 비늘.
꼬리는 잉어 꼬리 비슷한 모양인데, 핏물에 담갔다 꺼낸 것처럼 새빨갛다.
다리는 여섯 개인데, 닭 다리를 크게 확대한 것 같은 모습.
전체적으로 유순한 인상. 눈알을 자꾸 뒤룩거려서 겁먹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숙. 진짭니까? 만져봐도 될까요?"
"잠깐만요. 제가 먼저 얘기 좀 하고요."
우두룡(牛頭龍)과 계약을 맺었다. 여의주가 될 가능성이 무척 큰 저 구슬 값어치의 선업 포인트를 내가 얻도록 도움을 주면 소유권을 넘기기로.
계약을 맺는 즉시 구슬을 용이 가져다가 여의주로 단련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로.
계약을 맺고 4분 뒤, 초청받은 방송국과 언론사들이 나와 용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과 영상을 게재했다. 세계적인 방송국들이 자막 오타가 캡처되어 굴욕을 양산했다.
40분 뒤, 지상파 방송사들이 카메라를 들고 생방송을 시작했다. 케이블 방송사들은 70분 만에 도착했다.
2시간 후. 춘천진인을 비롯한 할아버지들이 헤벌쭉 웃으며 우두룡과 셀카를 찍었다. 도교 협회 협회장도 순박하기 그지없는 웃음을 지으며 용의 뿔에 볼을 갖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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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님이 만 18세가 되는 날. 형은 유부남이 되었다.
주례는 우두룡이 봐줬다. 여의주를 얻은 후 우두룡의 모습이 점점 날렵하게 변했다. 처음에는 순박하고 우둔한 모습이 조금 보였는데, 지금은 완전 차도용이다.
[아름다운 신부와 멋진 신랑의 아름다운 앞날을 함께 축복합시다.]
하객들이 손이 부을 정도로 손뼉을 열심히 친다. 용언에는 강제성이 담겨있다. 우두룡이 말에 실린 힘을 최소한으로 줄였지만, 하객들은 저항하지 못했다. 저항할 능력도 없거니와 의지도 없었다.
[다음으로 신랑의 동생인 무극일기화왕수주제천대성 손대성 님이 결혼 선물을 증정하겠습니다.]
제길. 왜 형 결혼식의 하이라이트가 키스 타임이나 부케 던지기가 아닌 내 선물이냐고. 무척 공들여 준비했지만, 그래도 떨린다. 법보라서 외관만으로는 그 가치가 다 표현되지 않으니까.
형놈에게는 붉은 진주를 붙여서 만든 진주 목걸이. 돼지 목에 딱 어울리는 선물이지.
형수님에게는 혈마노를 변형시켜 만든 팔찌 한 쌍을 선물했다.
[오오. 대단합니다. 진주 목걸이는 보시다시피 줄이 없이 진주끼리 이어서 만든 겁니다. 총알이 아니라 트럭도 막아줄 대단한 법보군요.]
하객들이 술렁인다. 회장님이 자기 목걸이를 쓰다듬으며 흐뭇하게 웃으신다. 생명력을 모아주는 호박 목걸이다.
회장님은 작년까지 이미 8천억을 기부하셨다. 백 살까지 끄덕 없다는 내 말을 믿고 천천히 나눠서 기부하는 거라고 하신다. 최소 4조 정도 재산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들려 무척 놀랐다.
[신부의 팔찌는 더욱 놀랍습니다. 실제 마노가 아니라, 혈마노의 진수를 뽑아낸 겁니다. 만져지지만 실재하지 않는 팔찌입니다. 목걸이와 마찬가지로 주인을 보호합니다.]
미욱한 형이 손가락으로 팔찌를 건드렸다. 손가락이 팔찌를 쑥 통과하자 깜짝 놀란다. 저 팔찌는 형수님만 만질 수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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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님. 중국에서 귀역(鬼域) 정화를 요청했습니다."
"법보 재료만 받습니다. 돈은 이제 지겨워요."
법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 중국은 법보 재료를 전략 자원으로 생각하는지 자꾸 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한다.
나 아니어도 법보 재료를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타고나기를 법력과 친화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물론, 백 개 찾으면 그 안에 법보 재료가 두세 개 있다. 확실한 기술이 아닌 감으로는 그 정도가 한계니까.
"미국에서 드래곤 한 마리 분양해줄 수 없냐고 문의해왔습니다."
용이 판다야? 우두룡 때문에 한국의 관광 수익이 수십 배로 뛴 걸 생각하면, 자본주의의 첨병인 미국이 당연히 배 아프겠지. 안타깝지만 두 번째 여의주 재료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용을 낚으려면 여의주 재료가 최상의 미끼인데.
"미국 전역의 법보 재료에 대한 소유권을 넘기겠답니다."
예전 중2 때라면 혹했겠지. 내가 법보 재료를 찾느라 미국에 장기간 머무르면 뭔가 수작을 부리려는 얕은 수단.
제길. 생각해보니 나 아직도 중2네. 곧 20살인데.
"요즘 인터넷에서 사조님에 대한 칭찬이 자자합니다. 사조님 덕분에 통일하게 되었대요."
용을 신성시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몰려왔다. 덕분에 항공사가 할인 없이 100% 가격으로 티켓을 팔게 되었다. 좌석이 늘 가득 차니 굳이 할인할 필요가 없으니까.
항로를 추가하고 비행기 편과 배편도 늘렸지만,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16억 인구의 대국. 게다가 한 번 봤다고 다시 안 볼 것도 아니고.
북한을 통해 기찻길을 여는 방안이 매우 긍정적으로 상의 되고 있고, 북한도 지금 균형이 완전히 기울어지기 전에 통일하는 게 답이라고 판단했는지 열심히 매달렸다.
"우두룡 보러 갔다 올게요. 급한 일 있으면 전화 주세요."
막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우두룡이 있는 공원으로 갔다. 공원 주변은 군인들이 철통같이 방어했다. 우두룡 구경하겠다고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섰다.
어차피 번호표 같은 거 있어서 줄을 설 필요도 없는데.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을 저렇게 표출하는 것 같다.
"두룡아. 나 꽤 오래 자리를 비울 것 같은데."
[어디 가는데?]
"저승. 지옥에 수련하러 가야 해."
[지금 이대로라면 약 50년이 되어야 여의주가 내 소유로 될 것 같아.]
"정기적으로 부모님에게 내가 수련하러 갔다고, 무사하다고 말해줘."
[알았어. 근데 공 들고 재롱부리는 거 안 하면 안 될까?]
"응, 안돼."
우두룡에게 부탁한 후 나는 중국으로 향했다. 귀역은 중국에서 음기가 가장 강한 곳이다. 전국 시대의 살인왕 백기의 무덤이 있는 곳인데, 평소 잠잠하다가 가끔 사고를 일으킨다. 최근에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악행을 저질렀다.
이 의뢰를 끝으로 저승에 가기로 했다. 이미 합체의 경지에 들어섰다. 합쳐진 것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게 하려고 뜸을 들이는 중이다.
비행기를 타고 서안에 도착한 후 연예인들이 탄다는 밴으로 이동했다. 목적지는 함양이라는 곳인데, 공항이 있음에도 차로 이동해야 했다. 최근 비행기 추락 사고가 2건이나 발생했다.
백기라는 사람에 관해 공부했다.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2300년 정도 전에 태어난 사람이다. 진나라의 장수인데 평생 70여 개 성을 함락한 희대의 명장이다. 그리고 백기와의 전투에서 죽은 자가 백만이 넘는다.
수백 년 전국시대에 전투로 죽은 자가 2백만이라고 하니, 절반이 백기 손에 죽은 셈이다.
전투 중에 죽은 자를 제외하고, 항복하거나 포로로 잡힌 자들을 죽인 게 70만이 넘는다고 한다. 죽은 게 전부 건장한 남자여서, 진나라와 전쟁하다 패한 조나라는 거지마저 첩 셋을 거느렸다고 한다.
"아니. 지가 사람 잔뜩 죽여놓고 뭐가 불만이라고 지랄한답니까?"
통역 형이 내 말을 곱게 순화해서 상대에게 전했다.
"마지막에 왕이 백기 말을 안 듣고 억지로 전쟁을 벌였고, 백기를 의심해서 칼로 자결하게 했습니다."
"본인은 백만이나 죽여놓고, 자결한 게 그렇게 원통하대요?"
"백기는 진나라가 아닌 초나라 왕족 출신입니다. 진나라 장수가 되어 초나라의 수도까지 함락시켰죠. 그렇게 충성했는데 결국 말년에 자결해야 했으니, 그 원기가 대단했을 겁니다."
형님. 이유를 아시겠어요?
- 이유 불문하고 저승으로 보내. 음덕만 얻으면 그만이지, 세세하게 따져서 뭐해.
내가 아는 지식 범위로 굳이 해석하자면, 백기가 원한을 품은 상대가 환생했을 수 있다. 악연의 끈이 남아있어서 서로 연결되어 있고, 백기가 끈을 당기는 과정에 무고한 자들이 휘말리고.
- 죽이고 죽임을 당했다고 반드시 원한 관계가 성립되는 게 아니다. 인과는 복잡한 거니까 너무 따지지 말라니까.
인연, 인과, 겁보. 거기에 음덕까지 끼어들면 무척 복잡해진다. 원래 죽어야 할 운명인데 누군가에게 죽었다면 큰 원한을 품지 못한다. 상대의 음덕이 많아도 원한이 작아지고. 거기에 인(因)이 되는 살인이 아닌 과(果)로서의 살인이라면 또 다르게 가늠한다.
"1970년에 백기의 무덤을 발견했을 때, 이미 도난을 당해서 부장품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항상 날뛰는 게 아닌지, 내가 백기묘로 가기까지 잠잠했다. '진무안군백기묘' 일곱 글자를 간체자로 새긴 돌비석이 있다. 초라한 무덤에 비해 비석이 유독 커 보인다.
"다들 물러나세요. 괜히 악귀에게 몸을 빼앗기지 말고."
카메라 따위를 설치하고 사람들이 다 빠졌다. 백기 정도의 악령이라면 자존심 때문에라도 쉽게 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궁지에 몰리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여의금고봉을 꺼내고 진안법을 사용했다. 백기가 고독을 씹는 성격인지 잡귀가 하나도 없다. 나를 인지했음에도 웅크리고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귀신을 부르는 주문을 외웠다. 소환술의 하위 카테고리다. 지금까지는 귀신이 알아서 들러붙기에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녹이 덕지덕지 붙은 갑옷을 입고 산발을 한 남자가 검을 들고 저벅저벅 걸어온다. 투구가 없는 머리를 제외하고 온몸을 갑옷으로 꽁꽁 쌌다. 가죽에 금속조각을 붙인 장갑이 쩔그럭 소리를 낸다.
- 조심해라. 소리까지 구현할 정도의 악령이다.
악귀는 눈에서 시퍼런 불이 나온다. 그런데 백기는 눈이 흰자위와 검은자위가 분명하다. 몸이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리지 않았다면 귀신이 아닌 사람으로 오해했을지도 모른다.
극락왕생주를 읊었다. 백기가 검을 휘둘러 내 주문을 베어버렸다. 내 눈이 휘둥그레지자, 백기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형님. 저놈 뭡니까?
- 저놈 별거 아닌데, 검이 대단하구나.
여의금고봉을 휘둘렀다. 백기가 검으로 막으려다 피한다. 여의금고봉이 백기의 어깨를 때렸다. 백기의 입에서 허연 김이 풀썩 나온다.
- 정정한다. 저놈도 별거네.
천계의 대원수 탁탑천왕의 제일선봉장 거령신이 한 대 맞고 울며 도망쳤던 여의금고봉이다. 비록 손오공이 아닌 내가 휘둘렀다지만, 형천의 힘을 다 흡수한 내 힘도 손오공의 절반 정도는 된다.
[영웅은 나와 연이 없는데 왜 나를 적대하시는가?]
"그대가 무고한 생명을 많이 해쳤다 하여 저승으로 거두려는 것이오."
여의금고봉이 있기에 악귀와 대화해도 된다. 여의금고봉의 보호를 뚫고 내게 빙의할 귀신은 없다.
[인연의 끈이 나를 묶어두어 떠나지 못하는 것뿐이네. 나도 저승으로 돌아가고 싶다네.]
헐. 거미인 줄.
백기는 수십만을 헤아리는 인연의 줄에 묶여있었다. 동아줄처럼 굵은 줄도 있고 톡 건드리면 끊어질 것처럼 가냘픈 줄도 있다.
"그럼 얌전히 있을 것이지. 왜 자꾸 무고한 자들을 해치는 건가?"
[이 줄들이 나를 움직인 거요. 나는 조용히 있고 싶었소.]
전후사정 알겠다. 굵은 실의 주인들이 함께 환생하면 백기가 끌리고, 백기는 타의로 난동을 부리게 된 거다. 아까 했던 추론이랑은 반대다.
"죄를 뉘우치면 인연의 줄이 약해질 텐데?"
[난 저승사자 출신이오. 환생한 건 양계에 넘쳐나는 목숨을 합법적으로 거두기 위함이었소. 내 처신을 제대로 못 해 많은 인연을 묻혔지만, 세상 우러러 부끄럽지 않소.]
저승 이것들이. 천궁을 욕하며 우리는 세상 흐름에 간섭하지 않아요 하더니. 저승사자를 환생시켜 사람을 죽이게 했구나. 세상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다지만, 그런 식이라면 천궁도 우린 세상을 위해서 통제하는 거예요 이러며 지랄할 거다.
"최근에도 사람을 죽였잖아."
[그건 인연의 실들이 당겨서 어쩔 수 없었던 거요. 나는 최대한 버텼소.]
- 계약을 맺고 저 검을 달라고 해라. 그럼 인연의 줄을 다 끊어준다고.
"그 검을 내게 주면, 인연의 끈을 다 잘라주마."
[영웅께서는 신중하시오. 계약의 벌은 옥황상제라도 피해 가지 못하오.]
"내 걱정은 말고 네 생각이나 말해."
[좋소. 검을 받으시오.]
백기가 검 끝을 잡고 자루를 내 쪽으로 향했다. 검 자루를 잡자 백기가 손을 놓는다. 소유권이 나에게로 전이되었다.
검이 내게 속삭인다. 이름은 영웅검, 백기의 애병이자 자결할 때 사용한 검이다.
속성은 참(斬). 뭐든 잘 자른다고 한다.
- 먼저 다스려라. 귀기가 너무 심하다.
법력이 썰물처럼 검에 몰려 들어갔다가 밀물처럼 빠져나왔다. 점차 귀기가 씻겨나가면서 영웅검이 색을 띤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연푸른색 검이 되었다.
"주인이 바뀌었으니 너는 이제부터 참연검(斬緣劍)이다."
제길. 무 썰듯 썩둑 썩둑 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인연은 하나씩 베어야 한다. 잘린 실은 다시 이어지려 하고, 괜한 실수로 엉뚱한 실끼리 엮이면 안 되니까. 개와 고양이를 엮어놓으면 둘에게 못 할 짓이다.
검으로 인연의 실 하나 자른 다음, 잘린 부분을 손으로 하나씩 잡고 법력으로 태웠다. 백기 쪽의 실이 엉뚱한 실과 엉키지 않도록, 반대쪽 실도 엉뚱한 실과 엮이지 않도록 무척 조심했다.
"여보세요. 작업 중입니다. 대략 보름 정도 더 예상합니다.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잘 통제해 주세요."
사흘이 지나니 전화가 걸려왔다. 백기는 얌전히 서서 내 칼질을 구경했다. 포로를 전부 주살한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마음마저 악한 놈은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이어서 이를 악물고 했을 뿐.
"근데 왜 순순히 자결했어요?"
[왕의 명을 어긴 벌이 자결한 것보다 더 끔찍하니까요.]
지금보다 더 끔찍했다라. 자결 안 하고 버텼으면 지금쯤 무슨 난리를 피워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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