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
천신만고 끝에 끝내 목구멍을 발견했다.
"야. 너 들킬 것 같은데?"
"내게 장안법을 펼쳐줘. 나 투명술 쓸 줄 알거든. 네 장안법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안전할 거야."
태상노군 정자여서 똑똑한 건가, 똑똑한 정자여서 태상노군 고환에서 태어난 건가? 고환이 먼저인가 정자가 먼저인가? 그것이 의문이로다.
맹세컨대 다시는 이런 식으로 뱃속에 침투하지 않겠다. 어머니야 일반인이니 괜찮았지만, 나찰녀의 공간으로 판정받는 뱃속에서 정말 괴로웠다.
"야, 왜 이리 조용해?"
내가 마음 독하게 먹으면 나찰녀를 죽일 수도 있다. 붕천권은 나찰녀 뱃속이라고 해서 위력이 많이 감소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나찰녀는 시종 기죽지 않았다. 원래 성질이 더러운 건지, 태상노군 믿고 이러는 건지.
조용히 기회를 엿보던 나는 나찰녀가 입을 여는 순간 밖으로 나갔다. 장안법을 사용해 준 장본인인 나밖에 느끼지 못하는 정자가 칠 년 차 여자 요괴에게 덮쳐갔다.
요괴 몸에 닿은 정자가 쑥 몸에 들어간다. 제발 네가 태상노군이 모르는 인연이 되어 두고두고 괴롭혀라. 오늘 널 성심성의껏 도운 보람을 내가 평생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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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됐어?"
"파초선을 우마왕이 보관하고 있어."
"너 우마왕 이길 수 있어?"
어릴 때 중학생 형들이 놀이터에서 자주 하던 말이다. 쟤 널 이긴다는데? 쟤가 너보다 더 세다는데? 너 쟤 이길 수 있어?
"저팔계, 너 우마왕이랑 싸우면 얼마 버틸 수 있어?"
이런 걸 이이제이라고 해야 하나? 무협에서는 건곤대나이라고 하지. 상대 공격을 상대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방법.
"왜? 우마왕이 하계에 내려온 후 만난 적이 없거든. 실력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정확히 알아야 판단할 수 있어."
그런 놈이 우마왕 본체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내게 이길 수 있냐고 질문했어?
"네가 우마왕이랑 싸우는 사이 내가 몰래 들어가서 파초선을 훔치는 거지. 파초선 주인은 철선공주잖아. 그런데 우마왕이 돌려주지 않을 수 있다는 건 특별한 법보에 넣었다는 뜻이야. 네가 시간을 오래 끌면 내 성공 가능성이 커지지."
"안 싸우고 말로 시간 끌면 안 될까?"
"우마왕을 정신없게 만들어야 내가 안 들키지. 도둑질도 손발이 안 맞으면 못하는 거야. 너 이런 식이면 우리 평생 서천으로 못 가."
그때 삼장이 끼어들었다.
"솔직히 말하마. 내가 서천 가기 무척 싫어하지만, 운명으로 정해진 거라 항거할 수 없어. 우리가 일정 시간 진전이 없으면 강제로 위기가 닥친다. 우리 통천하부터 지금까지 위기 없이 왔잖아. 아마 한 달 정도 더 지나면 어떻게든 시련을 겪게 되어 있어."
"저. 두 분 형님. 왜 꼭 우마왕과 싸워야 합니까?"
"응?"
"좋게 말로 해결하면 되잖습니까. 나찰녀가 바람 나서 우마왕이 떠난 거라면서요. 홍해아는 우마왕 자식도 아니라면서요. 그럼, 말 잘해서 파초선 하루만 빌려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 저팔계 형님은 우마왕이랑 몇 번 술 마신 적도 있고, 제천대성 형님은 우마왕이랑 원한 관계가 전혀 없잖습니까."
그러게. 왜 싸울 생각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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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없지만 이랑신 현성묘에 가서 천계 술 조금 구했다. 부탁하러 가는 놈이 빈손으로 갈 수는 없으니까. 술은 마음을 녹이고 우애를 두텁게 하는 보약이다.
"여기가 적뢰산 맞느냐?"
저팔계의 질문에 덩치가 자그마한 요괴가 벌벌 떤다.
"맞습니다요."
"마운동으로 가는 길이 어떻게 되느냐? 우마왕의 옛 친구다."
그제야 요괴 목소리가 안정을 찾았다.
"제가 마운동 옥면호리 아가씨를 모십니다. 저를 따르십시오."
마침 마운동에는 우마왕 혼자 있었다. 저팔계가 추산저라는 이름을 대자 우마왕이 반갑게 맞이한다.
커다란 눈이 고산 호수처럼 맑다. 고요한 눈 위에 붉은 노을과 같은 눈썹이 불탄다. 입이 무척 큰데 이빨이 마치 황동으로 빚은 것처럼 어두운 누런색이다. 소여서 그런지 송곳니는 없다.
"하하. 추산저도 하계로 내려왔다는 소식은 들었다. 넌 어떻게 내려온 거냐? 난 여기서 귀를 닫고 살다 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거든."
마치 독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크게 울린다. 그저 큰 종 말고, 두께도 엄청난 종을 칠 때 소리와 흡사하다.
"말하자면 입 아프고 마음 아프지. 자, 우선 석 잔 마시고. 여긴 천궁이랑 크게 척을 진 제천대성이다."
"반갑다. 구천뇌조의 천멸을 버텨냈다며? 그거 나도 정통으로 맞으면 저승 다녀와야 하는 건데."
"뭐. 실력 반 운이 반이라고 봐야지."
술이 몇 순배 돌아가자 우마왕이 단도직입으로 말을 꺼냈다.
"그냥 일없이 찾아오지는 않았겠지. 그래, 무슨 일인데?"
"대왕. 아가씨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오, 내 사랑. 어서 오시게. 오늘 반가운 옛 친구가 찾아왔는데 부인께서도 인사하시게."
이랑신 패. 뭐, 남자가 여자랑 피부 비교해서 뭐 하겠냐 싶기도 하다만.
얼굴이 하얗다 못해 눈으로 덮인 설원이 생각난다. 까만 눈이 별처럼 빛나고 코는 작으면서도 오뚝하다. 입은 작지 않지만, 입술이 얇고 붉어 무척이나 보기 좋다.
시원하게 뒤로 넘긴 머리 덕분에 드러난 앙증맞은 귀가 눈길을 끈다. 적당히 넓은 어깨가 중심을 잡아주고 가는 허리가 보기 좋게 흔들리니 월궁 항아랑 붙어볼 만하다.
"이, 이 나쁜 놈. 내 소중한 걸 빼앗아간 강도 같은 놈."
뭥미? 나는 고개를 돌려 뒤를 봤지만 아무도 없다. 나 총각이야. 네 소중한 걸 빼앗은 적도 없고, 지금은 능력도 없어.
우마왕이 마술을 선보였다. 편한 복장이었는데 순식간에 어두운 황금색 갑옷을 몸에 걸쳤다. 은으로 만든 투구를 썼고 발에는 밑부분이 분홍색이고 코가 불쑥 솟은 가죽 신발을 신었다. 어느새 손에 혼철곤(混鐵棍)까지 들었다. 혼철곤을 알기 쉽게 해석하면 합금 몽둥이다.
"우마왕, 진정해. 얘 고자야."
시발. 내가 진정 못 하겠다. 내가 고자인 건 사실이지만, 그걸 대놓고 말하고 다니는 건 명예훼손이라고. 저팔계 넌 법률 상식도 없어?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찾아와서, 흐으흐흑. 흑흑."
시발. 뭔데? 끝까지 다 말하고 울던가. 왜 말도 이상한 곳에서 끊고 울고 지랄이야?
"일단 튀자."
뭔지 모르겠으니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다. 일단 저팔계와 함께 마운동 밖으로 도망쳤다. 우마왕이 쫓아 나온다.
"일단 내가 싸우마. 넌 싸움 말려."
그러나 저팔계도 구경꾼이 될 수 없었다. 우마왕의 탈것 벽안금정수(碧眼金睛獸)가 저팔계를 덮쳤다.
독각시대왕. 우마왕의 사촌 동생이라고 했던 놈. 그놈과 사흘 싸우면서 내 무공이 큰 발전을 얻었다. 덕분에 육이미후를 만났을 때 제천권법을 어설프게나마 완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물어보고 싶다. 그놈이 진짜 사촌이 맞느냐고. 만약 사촌이 맞다면 왜 무공이 차이가 이렇게 심하게 나는 거냐고.
정말 간절하게 묻고 싶은데, 입을 열 겨를이 없다. 우마왕의 혼철곤은 육중한 공격을 빗방울처럼 내게 쏟아냈다.
"놈. 제천대성이라더니 허명은 아니구나."
저놈은 아직 입을 열 여유가 있구나. 내가 여의금고봉만 있어도 이 정도로 밀리지 않을 텐데. 통천하에서 감봉밀 먹을 생각 못 했더라면 지금쯤 저승에서 맹파랑 망우탕 먹느니 마느니 싸우고 있었겠지.
우마왕의 혼철곤은 몽둥이의 모든 공격 방법을 보여주었다. 창처럼 찌르기도 하고 칼처럼 베기도 하고. 중간을 잡고 돌리면서 몽둥이의 두 끝으로 연환 공격을 보이기도 했다.
"제천대성. 나 먼저 간다. 너도 빨리 도망쳐."
한심한 새끼. 저팔계가 우마왕의 탈것에 밀려 도망쳤다. 그냥 조용히 도망칠 것이지, 굳이 소리를 질러 나를 흔든다. 저팔계가 아닌 사오정이 저랬다면 난 무조건 사오정이 날 해치려고 수작 부리는 거라고 여겼을 거다.
"넌 끼어들지 말아라. 이놈은 꼭 내가 잡는다."
혼철곤이 정수리를 노리자 왼손을 올렸다. 내려치기가 방향을 바뀌며 내 오른 어깨를 노린다. 왼손은 그대로 두고 오른손을 잔상이 생길 정도로 흔들었다. 혼철곤의 경로가 바뀌지 않을 정도로 고정되면 힘으로 혼철곤과 부딪칠 생각이다.
그러나 우마왕의 무공은 훨씬 강하다. 사대마왕 중에서 무공은 우마왕이라더니. 나라면 그대로 내려쳤을 것 같은데 또 경로를 바꾼다. 바뀐 경로에는 내가 없다.
하지만 방심하기엔 이르다. 혼철곤이 땅을 때리기 전에 우마왕이 손을 놓았다. 땅을 때린 혼철곤이 반탄력으로 튀어 오른다. 우마왕이 연환권으로 내 상체를 노리고, 꼬리로 혼철곤을 잡고 내 하체를 쓸어온다.
제천권법 만세. 우마왕은 주먹질이 나보다 조금 부족하다. 나는 우마왕의 연환권을 여유 있게 막아냈다. 그리고 넓적다리로 발경을 펼쳐 혼철곤도 튕겨냈다. 꼬리 힘이 팔심과 비교할 수는 없다. 만약 팔로 휘두른 거라면 감히 다리로 대처할 생각을 못 했을 거다.
그때 우마왕의 발차기가 다른 사람들의 요해를 노린다. 이놈도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닌 듯. 아까 저팔계가 분명 내 정체성을 알려줬는데, 하필이면 거길 노린다.
그대로 받아냈다. 그리고 나도 신속히 발차기를 펼쳤다. 내 반응을 잘못 예상한 우마왕이 조금 느렸다. 추산권을 응용한 발차기에 우마왕의 몸이 밀려났다.
"우마왕. 대화 좀."
말을 마치기 전에 우마왕이 다시 덤빈다. 눈이 마주쳤는데, 눈동자가 나를 보지 않고 있다. 이놈, 몰아지경에 든 것 같은데?
저팔계가 예전에 비슷한 컨디션을 보인 적 있다. 눈이 숫제 불에 달군 숯덩이처럼 되어 투지가 몸 밖으로 발산되었었지.
시발. 그래. 그냥 힘으로 널 제압하고 파초선 빼앗을 거야. 우마왕이 별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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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다. 우마왕은 별거 맞았다.
나도 잡념을 지우고 싸움에 집중하면서 점점 몰입도를 높였다. 내가 뭘 하는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싸움에 푹 빠졌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우마왕에게 패했다. 법보가 분명한 쇠사슬에 묶여 마운동으로 질질 끌려갔다.
"부인. 이 나쁜 놈을 내가 잡아 왔소. 마음껏 처분하시오."
옥면호리가 내 앞에 다가오더니 앙칼지게 외쳤다.
"네 구슬 내놔."
"부인. 내가 확인했는데, 이자는 구슬이 없었소."
다시 말하지만, 사실 그대로 얘기했다고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 건 아니다.
"예전에 내가 갓 요괴 됐을 때 내 구슬 법력을 다 빼앗아 간 놈."
시발.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라고. 그리고 그건 네게도 좋은 거라니까. 내 덕분에 법력 순도가 올라갔잖아. 시작은 느리지만 더 멀리 갈 수 있는 길.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다고.
우마왕의 얼굴이 벌게졌다. 요괴가 요괴 죽이고 법력 빼앗는 건 원한도 되지 못한다. 물론 굳이 원한이라 여겨도 되지만, 우마왕 정도 신분이면 부끄러운 일이다.
"저, 우 부인. 내게 감봉밀이 조금 있는데, 한 잔 드리는 거로 예전에 범한 실례를 사과하고 싶습니다."
감봉밀이란 말에 우마왕도 혀를 날름한다.
"어머머. 죄송해요. 좋은 분이셨네요."
오호, 엉겁결에 내가 결정타를 날렸군. 옥면호리는 우 부인이라는 말에 끔뻑 죽었다.
밑 빠진 항아리를 꺼내 잔 두 개를 가득 채웠다.
"제천대성도 한 잔 드시지요?"
"아닙니다. 우 부인. 저는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젠 몸에서 받지 않습니다."
과유불급. 더 먹으면 오히려 내겐 나쁘다. 언젠가 몸이 한 단계 성장해야 다시 감봉밀을 마실 수 있다.
"네 덕분에 부인이 살아남았구나. 넌 내 은인이다."
내가 흰 여우의 구슬에서 법력을 정기적으로 뽑아간 덕분에 법력 순도가 높아지고 구슬이 든든해졌다. 그러고도 흰 여우는 심동에서 죽을 뻔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죽은 목숨인 거다.
"아니야. 이건 다 오늘을 위한 운명의 안배인 거야. 내가 그때 다른 요괴들은 다 죽여서 법력을 뽑아냈지만, 우 부인에게만은 그러고 싶지 않더라고."
감봉밀을 먹은 옥면호리는 기운을 못 이기고 잠자러 갔다.
"그래.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거냐? 내가 실례한 것도 있고, 네게 고마운 것도 있으니 웬만한 건 다 들어주마."
"사실 나찰녀에게 파초선 빌리러 갔는데, 네가 보관하고 있다 들었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여자다. 내게 파초선을 줄 여자도 아니고. 억지로 빼앗아도 소환 주문 외우면 바로 돌려받을 수 있고."
우마왕은 자기 이야기를 내게 들려줬다.
"천계에서 나는 두려운 게 없었다. 뇌명조도 하늘을 나는 존재라 나보다 세지만 함부로 대하지 않았지. 하계에서 올라온 인간들도 우리와 사이좋게 잘 지냈다."
"그런데 옥황상제와 태상노군이 온 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저들이 천궁을 짓고 영지로 선포한 후 세력을 이루었다. 분명히 하나하나는 약한 놈인데 무리를 이루니까 다르더라."
우마왕은 술 한 잔 마시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한참 뒤에 뜬 우마왕의 눈에는 파문이 가득했다.
"홧김에 태상노군과 싸웠지. 그런데 그놈 법보들이 참 대단하더라. 황금승은 자꾸 내 몸을 묶으려 하고 칠성검은 무공도 모르는 태상노군이 내 공격을 모조리 막아내게 했다. 쩍하면 부채질로 내 몸에 성가신 불을 붙이고."
"그러다 잠깐의 방심으로 금강탁에 코가 꿰었다. 내 유일한 약점이지. 그 약점을 버리면 난 소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된다. 내 자부심을 버릴 수 없어서 남겨둔 약점인데, 태상노군이 어떻게 알았는지 정확히 찌른 거지."
저팔계도 의외로 돼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우마왕도 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이다.
"나는 태상노군에게 죽이라 했다. 하계로 환생해서 힘을 키워 복수하려 했지. 그런데 이놈이 나보고 일정 기간 탈것이 되어달라는 거야. 무작정 하라는 게 아니라 기간을 정했기에 나는 그게 낫다 싶었지."
"그런데 어느 날 인연에 끌려 하계로 내려왔다. 나는 천계에서만 살았기에 하계와 인연이 있을 수 없다. 천계에서 맺은 인연은 상대가 하계로 환생하면 사라지거든. 그러니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야."
"나 그거 아는데."
"뭐야? 저들이 무슨 수작 부린 거야?"
나는 태상노군이 인연을 정리하는 방식을 우마왕에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태상노군이 너와의 인연을 나찰녀에게 던져준 거야. 그 인연의 실 때문에 네가 하계로 끌려온 거고."
"그렇구나. 그 인연 때문에 성질 더러운 여자랑 수백 년을 살았어. 어차피 마음에 안 들어 같은 이불 쓴 적 없다만, 내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어."
"그럼 홍해아가 네 자식이 아닌 것도 알았겠구나?"
"그럼. 화염산도 태상노군이 홍해아에게 삼매진화를 가르치다가 만들어진 거야."
"태상노군 정도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텐데?"
"급했던 거지. 부모로서 해야 할 도리를 빨리 다해서 홍해아와 인연을 끊어야 했거든. 아니면 다른 자들이 혼원대라금선에 도전할 때 본인은 자격도 못 갖추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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