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음사
삼장 일행에게 천천히 걸으라 하고 이랑신을 찾아갔다. 현성묘에 나타난 이랑신은 알지를 보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난 이쁜 여자 보면 눈알 안 돌릴 자신 없는데, 이랑신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의뢰가 빡빡한지 이랑신의 갑옷에 생채기가 여럿 있었다. 법력으로 복구할 겨를도 없이 바쁘다는 뜻이다. 그러나 갑옷과 대조되게 이랑신 얼굴은 빛이 날 정도다.
"1450 대 550이 됐어. 이젠 고착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선업은 무럭무럭 쌓이고 있어."
"내가 더 보태줄게. 의뢰받아라. 저번처럼 네가 거간꾼 해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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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가 있던 세상이다. 수많은 길짐승이 도망친다. 뒤에는 사나운 홍수가 흉악한 얼굴을 실룩이며 쫓아오고 있다.
묵룡이 보여주던 영상과 마찬가지로, 정보가 전해진다.
알지가 있기에 다른 용이 생겨나지 않았다. 알지는 물을 다스리는 데 관심이 없다. 그래서 곳곳에 물난리가 난 거다.
가장 앞에는 커다란 쥐가 있다. 다른 동물 크기가 정상이라고 가정하면, 이 쥐는 고래만큼 크다. 부엉이가 잡아먹고 싶어도 너무 커서 엄두가 안 날 것 같다.
홍수가 생각보다 느리다. 이유는 뻔하지.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게 아니라 길짐승들을 쫓아가고 있으니까. 정해진 길이 아니기에 홍수도 힘 소모가 커서 빠르게 달리지 못했다.
"야. 이거 뛰어넘기엔 너무 넓어."
무모하게 골짜기를 뛰어넘으려던 표범 한 마리가 비명도 채 못 지르고 바닥에 떨어져 납작해졌다. 뒤에서 쫓아오던 홍수도 상황을 알았는지 느긋하게 움직였다.
쥐가 꼬리를 굵은 나무에 감고 풀쩍 뛰었다. 다른 길짐승들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앞발을 골짜기 건너편에 걸쳤다.
"날 밟고 가라."
길짐승들이 꼬리를 밟고 몸을 밟고 머리에 도착한 후 도약으로 반대편에 갔다. 홍수가 급히 달려와 쥐가 꼬리로 감긴 나무를 쓰러뜨렸다.
겨우 앞발로 절벽에 매달린 쥐가 조금씩 기어오를 때 홍수가 뒤에서 덮쳤다.
골짜기에 막혀 다른 길짐승들을 놓친 홍수는 그 심술을 쥐에게 쏟아냈다. 고래도 형님 하고 부를 덩치의 쥐가 가랑잎처럼 쓸려갔다.
쥐 덕분에 목숨을 건진 길짐승들이 바닥에 엎드려 빌었다. 이들의 염원이 신에게 닿았는지, 홍수에 쓸려가던 쥐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몸이 작아지고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피막으로 이루어진 날개가 자라났다. 갑자기 자라난 날개에 익숙하지 않은 쥐는 피막으로 몸을 감쌌다.
몸이 강아지 크기로 줄어든 쥐는 기절한 채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 길짐승도 아니고 날짐승도 아니고 물짐승도 아닌 것 같은 쥐는 사람들의 숭앙을 받았다. 사람들은 사당을 짓고 정기적으로 쥐에게 공양을 올렸다.
쥐는 자신을 구해준 사람의 성을 따서 박쥐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쥐를 모신 사당은 이름이 박쥐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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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관구인데?"
박쥐의 사당이 있는 곳이 하필 관구다. 이랑신이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한참 계산하더니 싱글벙글 웃는다. 나도 저렇게 생겼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기도 내가 있어. 잘 아는 저승사자 있으니까, 음계를 통해 의뢰를 전달하면 되겠다."
"양답이 될 존재도 관구에 있어. 그놈도 잘 돌봐줘."
"천궁에 해가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물론 선업은 꼬박꼬박 받을 거야."
오행인을 만든 덕분에 업적으로 포인트 200억을 받았다. 오행인이 떠오르니 또 이가 갈린다. 천궁이 설립되고 지배 위치를 확고히 한 후 처음으로 생긴 신수 후보 오함마. 그 오함마를 내가 키워낸 거다.
그러나 나는 그때 필마온 관직이라, 포인트 분배 권한은 옥황상제에게 있었다. 옥황상제는 거지에게 적선하듯 1만 포인트만 달랑 던져줬지. 나는 멍청하게도 항의조차 못 했다.
나와 이랑신은 계약을 맺었다. 저쪽 세상의 이랑신이 박쥐를 보호하고 음답과 양답 후보가 신룡이 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나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포인트 위주로 치르고, 부족하면 법보나 기타 도움으로 치르기로 했다.
계약을 맺은 후 이랑신이 친분이 두터운 저승사자를 불렀다. 천궁을 통하는 게 더 편하기는 하지만, 이 일은 천궁에 들키면 안 된다. 그러니 음계를 통해 의뢰를 전하는 게 가장 좋다.
수수료 3%를 부르는 저승사자 앞에서 우선 오행인을 몇 번 흔들었다. 그리고 손오공 이름을 언급했고, 지옥에서 우마왕 분신을 때려잡은 무용담을 자랑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수수료를 0.3%까지 낮추자 이랑신이 저승사자 멱살을 잡았다.
"개새끼. 친한 척하더니 지금까지 내게 바가지만 씌웠구나. 널 개먹이로 던져주마."
그러나 저승사자를 개껌처럼 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던 효천견은 곧 실망해야 했다. 저승사자가 그간 떼먹은 것 일부를 이랑신에게 돌려주고 용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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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가 떠났다. 필요할 때 찾아오고 용건이 끝나자 떠나는 그런 나쁜 여자는 아니다. 알지가 저쪽 세상에서 모습을 자주 드러낼수록 내게 더 많은 공양이 올라온다. 의뢰로 소모하는 포인트를 최대한 벌충하려고 알지는 지구로 건너갔다.
는 식으로 자신을 위로했지만, 별 소용이 없다. 드라마랑 영화랑 소설을 너무 본 것 같다. 자꾸 내가 이용당한 게 아닌지 의심이 생긴다. 알지처럼 순수한 아이가 나를 속일 리는 없을 거야.
그냥 요괴나 짠 나타나 피를 튀기며 박터지게 싸우고 싶다.
"야. 우리 몸도 고단한데 여기 자리 잡고 며칠 쉴까?"
삼장이 눈에 뻔히 보이는 수작을 부린다. 저 앞에 커다란 절간 하나 있다. 편액에 소뇌음사(小雷音寺)라고 적혀있는. 절간 밖에 커다란 비석에는 소서천(小西天) 세 글자가 새겨있다.
"소서천은 뭐고 소뇌음사는 뭐야?"
내 질문에 저팔계가 비웃는다. 이거 자존심이 2배로 상하는데?
"신선들도 겸손하게 자신을 소선이라고 불러. 나라의 대신들도 자신을 대신이라 하지 않고 소신이라고 부르지. 그러니까 부처들도 겸손하게 소서천, 소뇌음사 이렇게 부르는 거야. 천궁에 있을 때 이런 상식도 안 배웠어?"
"그럼 우리 서천에 도착했다는 뜻이네?"
모두 삼장을 바라봤다. 말린 돼지 오줌통처럼 찌그러진 삼장의 얼굴이 우리에게 확실하게 답해준다. 음성지원까지 된다. 삼장은 표정으로 좆됐다를 연신 외쳤다.
"삼장, 넌 왜 서천에 도착하는 걸 그렇게 싫어해?"
"너희들도 내 신세가 되면 싫어할 거야. 더 말해 뭐해. 가자."
개태와 백갑이 눈물을 글썽인다. 대조되게 백마는 한숨을 풀풀 쉬었다. 아직도 여의주를 품고 다스릴 정도의 힘을 갖추지 못했다.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어 심란한 거다.
서천에 도착하면 칭호를 받는다. 전설급 업적이라서 선업도 60억 정도 받는다. 백마는 중도에 합류했기에 20억에서 30억 정도 받을 것 같다.
칭호를 받으면 강해진다. 강해지고 여의주 받는 것보다 여의주 받고 강해지는 게 훨씬 이득이다. 그러니까 유독 백마와 삼장만 서천에 도착한 게 반갑지 않다.
곧 손오공을 만나게 되겠군. 내가 무공 수련 조금만 더하고, 좋은 거 조금만 더 찾아 먹은 후 함께 천궁 뒤집어야지. 그때 천간목이랑 조화풍이랑 화령을 가져왔던 태상노군 제자들 목소리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잡아서 연단로에 집어넣을 거다.
산의 좋은 기운이 모이는 곳에 네모난 절간이 고즈넉이 자리 잡았다. 절간 담벼락에서 은은한 빛이 흐른다. 텅 빈 골짜기에 울리는 듯한 이 땅의 것이 아닌 운율이 흐르고, 지금껏 맡아본 향기를 합친 것보다 더 향긋한 하늘 위에나 있을법한 내음이 코를 즐겁게 한다.
이슬 머금은 푸른 솔이 절간과 키를 견주고, 구름을 얹은 푸른 대나무가 절간 대문을 지킨다. 노을이 진 듯 상서로운 붉은 빛이 절간을 비춰, 절간의 기와들이 오색으로 빛난다.
난간은 붉은색이오 처마는 옥처럼 희다. 기둥마다 그림이 있고 대들보마다 조각되어 있다.
경 읽는 소리가 귀를 깨끗이 하고 훌륭한 말씀들이 머릿속에 파고든다. 붉은 나무에서 새가 지저귀고 다리 긴 학이 맑은 샘물을 마신다.
종소리가 은은히 울리고, 부는 듯 만 듯한 바람이 그 소리를 멀리 퍼뜨린다.
절간 앞으로 다가가니 문이 절로 열린다. 대문 정면으로 여래대전이 보였다.
대전 아래 삼천 개 계단에 늘어선 오백 나한, 삼천 게제, 사대금강, 팔대 보살, 비구니, 우바새와 우바이가 보인다. 그 외에도 내가 모르는 존재가 득실거린다.
"장안에서 경 삼장을 취하러 온 당삼장과 그 일행은 무릎을 꿇고 가르침을 받아라."
사오정이 가장 먼저 무릎을 꿇었다. 저팔계도 상대의 위용에 놀랐는지 엉거주춤 무릎을 꿇는다. 백마는 다리가 여섯이어서 무릎을 꿇을 수 없다. 대신 고개를 푹 숙였다.
백갑 역시 바닥에 바싹 붇는 것으로 대신했다. 개태는 뒷다리를 세우고 앞다리를 굽힌 후 고개를 바닥에 푹 박았다.
"내 사부 맞습니까? 제자가 먼 길 왔는데 코빼기도 안 내비치고 뭐 하자는 겁니까? 이렇게 대접이 시원찮으니 이 제자가 남섬부주로 도망이나 가지 않았습니까."
"너희 둘은 왜 무릎을 꿇지 않느냐?"
"난 의뢰를 받고 호송한 것뿐이다. 왜 무릎 꿇어야 하는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삼장이 입을 열었다.
"사부 나오면 제자가 당연히 무릎 꿇지 않겠어? 그리고 너희 다 내 밑인데 왜 위에서 절 받으려 해? 언제부터 서천이 이리 개판으로 돌아간 거야?"
삼장은 오늘만 살 아저씨처럼 행패를 부렸다. 계단의 나한과 보살 그리고 부처들이 서로 쳐다보기만 하고 누구도 나서지 못했다.
그때 여래대전의 문이 열리면서 여래불이 나왔다.
떴는지 감았는지 모를 눈이 아무도 보지 않는다. 키는 5미터 정도 되는데 귓불이 어깨에 닿을 정도다. 이마 중간에는 점 하나 있는데 관음보살과 달리 타고난 점인 것 같다.
두툼한 입술은 꾹 다물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냉막한 인상인데 분위기는 무척 자애롭고 부드럽다. 머리 뒤에는 은은한 불광이 비친다.
"야, 너 뭐 하는 새끼야?"
삼장의 말에 여래가 몸을 멈칫 떨었다. 제자가 이리도 개차반이 되어 돌아올 줄 몰랐겠지. 그러나 친구 잘못 사귀었다고 내 탓을 하면 억울하다. 처음 만났을 땐 더 심했다고. 내가 타이르고 가르쳐서 사람 만든 게 이 정도다. 그러니 나만 쳐다보지 말라고.
여래가 소매에서 뭔가를 꺼내 나에게 던졌다. 지혜가 속삭인다. 피하라고. 저 금뇨(金鐃 - 징)를 피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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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알았어. 그러니까 저거 가짜 여래라는 말이군. 요기가 안 느껴진 걸 보면 서천이나 천궁이 수작하는 건가?
오백 나한에 삼천 게제만 합쳐도 머릿수가 장난 아니다. 요기가 느껴지는 놈 하나 없었으니, 이 정도 물량을 동원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서천과 천궁이다. 마교는 요기 없는 놈이 저렇게 많지 않으니까.
요괴가 요기를 없애면 신선이 될 자격이 생긴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신선이 천계로 올라가 떵떵거리고 살 확률은 로또 당첨보다 낮다. 요기를 버리면 힘도 약해지니, 천계로 올라갈 희망이 없는 요괴는 당연히 요기를 버리지 않는다.
천궁이든 서천이든 상관없는데, 이 금뇨는 뭐 하는 놈이지? 일단 혼돈은 아니다. 자금홍호로나 음양이기병에 갇혔을 때와 달리 바깥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나는 다른 공간에 갇힌 게 아니라, 금뇨에 의해 격리된 거다.
저팔계가 원신을 드러내고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우지끈 기둥 부러지는 소리도 드물게 들렸다. 상대가 수천이나 되는데 저팔계가 잘 버티네?
허벅지에 힘을 주고 허리를 부드럽게 했다. 최고로 마음에 드는 붕천권이 나를 가둔 금뇨 껍데기를 두드렸다. 그런데 금속이 분명한 금뇨는 고무처럼 쭉 늘어났다가 복구되었다.
붕천권 대신 추산권을 펼쳤다. 금뇨가 더 길게 늘어났다가 다시 원상복구 되었다.
금속 주제에 참 질기다. 아무리 두드려도 소용없고, 한계를 넘어서는 타격 한 번이면 된다. 어차피 49일 여유가 있으니 제천권법의 위력을 높이는 법이나 연구해야겠다. 삼장이 굶든 말든 나랑 상관없으니까.
"야, 나를 지켜. 이놈들 날 죽이려 하고 있어."
삼장의 다급한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건 뭐지?
"팔계 형님. 이놈들 우리 다 죽이려 합니다. 어서 와서 삼장 보호해야 합니다."
윙윙 소리가 들린다. 무식한 팔계가 구치정파를 마구 휘두르는 소리다. 소리가 없어야 제대로 휘두르는 건데, 저팔계는 소리 나는 게 멋있다고 생각하는지 일부러 소리가 크게 나도록 휘두른다.
"놈. 너 삼장 49일 굶기고 먹어야 한다는 것도 몰라?"
"삼장 먹어서 뭐해? 먹는다고 부처 되는 것도 아닌데. 너희 다 죽이고 내가 대신 서천에 가서 경을 취하고 부처가 될 거야."
최대한 본신 실력으로 해결하려 했는데, 또 아이템 꺼내게 만드는구나. 나와라, 서버 유일의 신화급 아이템 오행인이여.
오행인을 손에 잡자 불타는 갈기가 자루에서 자라더니 내 손을 꽉 잡는다. 어차피 대부분 충격은 오행인이 다 해소하기에 손 미끄러지지 말라고 잡는 거다. 갈기가 손과 손목을 감싸자 오행인이 내 팔처럼 느껴진다.
물리력과 법력이 봇물 터진 듯 오행인을 향해 쏟아졌다. 무작정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나는 힘의 비율을 적절하게 조절했다. 아직 최고의 조합은 아니지만, 둘의 비율을 얼추 비슷하게 유추해냈다. 이젠 미세한 조정을 거쳐 위력과 속도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오행인과 일체감이 더 강해졌다. 여의금고봉을 들고 싸울 때랑 다르게 고양감이 차오른다. 머리를 비우지 않았다. 이젠 본능이 아니라 내가 의식적으로 모든 공격과 수비를 해내야 한다. 오행인에 비교하면 내가 참 많이 부족하니까. 여의금고봉이야 손오공 무기를 임시로 쓴다는 생각이 강해서 별로 개의치 않았는데, 오행인을 얻으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팍. 콘크리트 바닥에 던진 전구가 깨질 때와 비슷한 소리가 울렸다. 금뇨가 박살 나며 금속 조각이 바닥에 널렸다. 일행도 상대도 모두 멈춰서 나만 주시한다.
훌쩍 몸을 날린 후 삼장법사 앞으로 떨어지며 오행인으로 바닥을 때렸다. 토의 기운이 땅을 출렁이게 했다.
멋진 절간이 순식간에 본모습을 드러냈다. 기둥엔 금이 갔고 기와는 멀쩡한 놈 세는 게 훨씬 빠르다. 거미줄이 얼기설기 엉켰고 먼지가 여기저기 쌓였다.
소나무 대나무는 속까지 썩은 고목이었다.
오백 나한과 삼천 게제를 비롯한 부처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눈썹이 누런 저놈이 분신술로 불러낸 분신들이었다. 요괴는 아니지만, 일단 요괴라고 부르자.
그러니까 저놈은 수천 분신을 만들어낸 후 그것들이 변신술까지 사용하게 했다는 뜻이다. 쉬운 놈은 아니지만, 오행인을 넘기 힘들 거다.
그때, 요괴가 흰 자루를 꺼내 흔들었다. 저항할 겨를도 없이 자루에 빨려 들어갔다.
- 작가의말
지난 편에서 잠깐 외도했습니다. 일단 서유기 다 끝내고 이어질 이야기입니다. 서유기에는 새 요괴 많이 넣지 못했습니다. 서유기 다음 이야기에서는 제가 상상한 요괴랑 신선들 등장시킬 예정입니다. 새로 글 파는 게 아니라 계속 손대성이 이 글에서 이야기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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