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괴물
"그 전에 가격 협상부터 해야지."
"조건부 계약을 원한다."
묘지기가 대표로 나섰다.
"우리가 여길 돌아올 수도 있다는 가정을 세우고, 절반을 일시급으로 주고 남은 건 기간에 따라 추가로 지급할게."
이것들 머리 굴리네. 나 생명수에서 지혜 얻은 남자야.
"그럼 선업이 부족하여 지급할 수 없으면 자동으로 여길 돌아온다는 조목도 삽입해."
구체적인 계약은 오행판 도움으로 해결했다. 주판 출신이어서 그런지 계산 하나는 정말 칼 같았다.
이들을 모두 데리고 공동묘지로 갔다. 안에 들어가 도전을 힘차게 외쳤다. 설마 내가 실패하고, 묘지기들이 '손대성은 에이스가 아니었습니다'를 외치는 건 아니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까지 거의 실패 없이 달려온 나인데. 무패 신화를 천궁 뒤집을 때까지 이어가야 하는데.
"쟤 뭐야?"
[저도 처음 봅니다.]
"호랑이 닮은 짐승이었다고 하지 않았어?"
[환혼노조가 그 짐승을 환혼천공에 가둔 바람에 새로운 문지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쉬운 상대라서 다행이다만, 기분은 찝찝하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처럼 새하얀 까마귀가 나타났다. 크기는 저팔계 원신, 그러니까 대형 트럭 두 대를 나란히 세운 정도다. 내가 하얀 깃털에도 까마귀임을 알아본 건, 구요성의 태음오와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얀 깃털과 달리 몸 주변에는 그을음에 가까운 회색 기운이 가득하다. 빨간 눈동자로 나를 거만하게 내려다보는 흰 까마귀에게 나직이 말했다.
"눈 깔아."
내 도발에 화가 났는지 까마귀가 두 발로 달려왔다. 날개를 펴면 몸에 부력이 생기기에 무게에 손해를 본다. 까마귀는 날개를 거둔 채 점프한 후, 체중을 모두 실어 나를 쪼려고 했다. 나는 까마귀가 충분히 가까워졌다는 판단이 생긴 후에야 십살총을 소환했다.
순식간에 십살총을 만궁으로 당겼다. 까마귀의 빨간 눈동자가 작아졌다. 상대성 이론을 배운 사람이라면, 눈동자는 그대로지만 눈이 커졌다는 추론을 해내겠지.
"끝까지 눈 안 까네? 네 용기에 찬사를."
까마귀의 부리가 열렸다. 눈을 깔지 않은 데 대해 변명하려던 건지, 쏘지 말라고 애원하려던 건지. 안타깝게도 영원한 비밀로 남겨야 했다. 굳이 태극인을 꺼낼 필요도 없이, 십살총은 까마귀의 머리를 터뜨리고 목을 부러뜨렸으며, 다리도 하나 두 동강 냈다.
십살총이 또 제멋대로 손에서 튀어 나가 흰 까마귀 사체를 흡수했다. 이건 법칙인가? 태극의 방을 깰 때 얻은 깨달음으로 내 힘이 더 세졌는데, 새총의 몸부림에 손아귀가 쉽게 풀렸다.
[까마귀 눈알이랑 심보는 남기라 하십시오.]
십살총에게 눈알이랑 심보를 남기라 했다. 그런데 심보는 뭐지?
[겉이 검은 들 속조차 검을 소냐. 흰 까마귀의 심보는 아마 검지 않을까요?]
"그게 궁금해서 남기라고 한 거야?"
[검은 심보는 법보의 살상력을 높여주는 좋은 재료입니다.]
"소오(素烏)를 이렇게 쉽게 해치우다니. 진짜 환혼노조도 해치운 거야?"
"환혼노조는 여래불에게 잡혀갔다니까. 물론 나도 쉽게 해치울 수 있지만."
삼장은 상성이 유리하고, 여래불이기에 환혼천공에 빨려가지 않았다. 현세가 여래불을 꽉 잡고 있기에 다른 세상으로 떠날 수 없다.
나는 환혼천공 안에 빨렸다가 탈출했다. 말만 들어보면 태상노군이나 통천교주도 안에 빨려 들어갈까 봐 걱정하는 듯한데, 난 환혼노조 최강의 무기를 무력화했다. 그렇기에 쉽게 해치운다는 말이 절대 허풍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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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에 가서 금룡 육신을 가져와야 해."
이랑신이 난감한 기색으로 내게 말했다.
"그냥 영혼 가져다가 육신에 넣으면 안 되고?"
"그게 하루 이틀에 되는 일도 아니고. 그 사이 마교가 공격하면 공휴일궤 할 수도 있어."
흙 한 바구니 부족해서 일을 망치는 건 절대 안 된다. 마교가 관구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조했기에 관구에서 부활하는 게 가장 좋다.
문제는, 토지신이 없어서 축지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금룡의 몸을 들고 날아오는 건 저격 당하기 쉽고. 육로로 몰래 와야 한다는 말이다.
"무당에서 표국에 의뢰할 거야. 표국은 아주 평범한 표물로 알 거고. 다만 최근 전쟁이 잦아서 표국에 제자를 지원해줄 거야. 너도 그 무리에 껴서 암암리에 호송해. 최대한 마교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만약 들키면 화룡진인의 사형제들이 무당에서 지원하고 나도 동생들 이끌고 마중 갈 거야."
눈길을 끄는 용마랑 도움이 안 되는 호삼낭은 그대로 두었다. 저팔계는 마교 놈들에게 거의 원신만 보여줬기에 들킬 염려가 적다. 그래도 신중하게 가면을 쓰고 짐꾼으로 위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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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림표국은 천하제일을 논하는 몇 안 되는 표국 중 하나입니다. 마교와 이랑신의 전쟁만 아니라면 무당의 고명한 제자분들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았을 겁니다."
천하표물출소림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수많은 지역에 분타를 세운 소림표국이다. 표국주 철두(鐵頭)는 금단급 요괴 세 마리나 잡은 무인으로 남섬부주에 유명하다.
"마교랑 친합니까?"
내 질문에 표행을 이끄는 선임표두가 손사래 친다.
"무슨 말씀입니까. 녹림이랑 수로채가 마교에 투항해 하부 세력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그런 흑도들과 세불양립하는 정직한 표국입니다."
"에이. 통행료 주고 좋게좋게 건너는 거 다 아는데요 뭘. 소림표국은 몰라도 어떤 표국은 도둑들과 내통해서 의뢰인에게서 돈도 짜낸다고 합니다."
"큰일 날 소리 하시네. 우리 소림표국의 신조가 정직과 불굴입니다."
"대표두 시라고요? 소림표국에 대표두가 몇 명 있습니까?"
"놀라지 마십시오. 다른 표국에 가면 총표두도 쉽게 하는 대표두가 무려 108명 있습니다. 그리고 대표두 위에 사대금강으로 불리는 호법 네 명이 있고요."
"호법은 무인입니까?"
"수련자들입니다. 솔직히 법술 익힐 수 있으면 누가 무공 익히겠습니까. 가끔 무공과 법술 모두 재능을 가진 자들이 나타나는데, 그런 자들은 무당이나 모산 같은 수련 문파들이 채가죠. 예전에 화산도 꽤 강성했는데, 마교랑 싸우다가 완전히 몰락했습니다."
낮은 수준에서는 법술이 무공을 압도한다. 무공 초식은 보고 피할 수 있지만, 법술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법술과 정확한 파훼법을 모르면 저항할 방법조차 없다.
그러나 정작 신선이 된 자들은 법술보다 무공으로 판가름 난다. 태상노군이나 여래불 같은 특이한 존재도 있지만, 웬만한 법술로는 상대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없다. 몰래 특별한 법술을 개발해내도 몇 번 재미를 보고 끝이다. 다른 자들이 그 법술을 방비하거나 오히려 압도할 새 법술을 만들 수 있으니까.
"이 산은 우리가 가꾸었고 이 길은 우리가 닦았다. 이 길로 산을 건너려면 월산세를 내야 한다. 싫다면 저기로 돌아가도 된다."
정직과 불굴을 신조로 삼는 소림표국의 대표두가 술 권하는 사람이 자주 짓는 미소를 얼굴에 담고 상대에게 다가가 돈주머니를 건넸다. 돈주머니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무게를 가늠하던 산적이 헤벌쭉 웃었다. 무당 의뢰라고 소림표국이 신경 써서 돈주머니도 두둑이 채웠나 보다.
"다음에도 저희 형양산 산길을 이용해 주십시오. 혹시 말 편자를 갈거나 수레바퀴 점검할 일 있으시면 우리 애들이 공짜로 봐 드리겠습니다."
구레나룻 산적의 호의를 거절하고 우리는 길을 재촉했다.
"맹수를 처치하고 길도 닦고, 홍수로 길이 막히는 일 없게 산을 가꾸는 분들 덕분에 우리 표행이 순조로운 거죠. 참으로 고마운 분들입니다."
"이 제방은 우리가 쌓았고 이 다리는 우리가 놓았다. 다리 기둥을 박느라 죽은 형제만 열이 넘는다. 이 다리로 건너려면 과교세를 내라. 여기로 건너기 싫으면 상류로 30리만 가면 험한 여울목이 있다."
대표두가 또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서 뭔가 찔러줬다. 무게가 흡족한지 칼자국 때문에 얼굴이 험상궂은 덩치가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
"제방을 쌓아 강이 범람하지 않게 하고, 다리를 놓아 편하게 건너게 해주죠. 잔잔한 강이라면 배로 건너는 게 이득이나, 이곳은 물살이 잔잔할 때도 있고 사나울 때도 있습니다. 지금은 사나울 때니 다리로 건너는 게 이득입니다."
"이 호수는 둘레가 3백 리. 게다가 길이 질척질척하지. 우리 배로 건너면 시간을 사흘이나 절약할 수 있다. 게다가 호수 중심에는 도박장과 기루가 있는 작은 섬도 있지. 이 호수에서만 사는 물고기로 만든 맛있는 요리도 있고."
얼굴에 힘줬다. 자칫 대표두의 웃음을 따라 할 뻔했다. 오는 내내 너무 봐서 이젠 얼굴 모사를 똑같이 할 수도 있다.
"섬에는 들르겠습니까?"
"아뇨. 빨리 일 끝내고 무당으로 돌아가야죠. 요즘 얼마나 흉흉한 세상인데요."
우리를 태운 배는 모양새가 매우 이상했다. 무척 넓어 자칫 뗏목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난간을 높이 세워 배 모양을 냈다.
"배가 이러면 속도가 엄청 느릴 텐데?"
"이 호수는 이름이 복선호(覆船湖)입니다. 파도에 뒤집혀 수장된 배가 합치면 만 척은 될 겁니다."
큰 호수도 아닌데 배가 꽤 많이 뒤집혔다. 물론, 둘레 3백 리가 작은 호수는 아니지만, 내가 하도 스케일 크게 살아서 눈에 차지 않는다.
"암류가 강한가 봅니다?"
"예전엔 그랬죠. 요즘은 호수에 괴물이 삽니다. 뱀처럼 기다란 괴물인데, 달이 둥근 날과 달이 없는 날이면 나와서 난동을 부립니다."
그때 손가락을 꼽았다 폈다 하던 대표두가 소리 질렀다.
"오늘 보름달이 뜨는 날인데?"
"괜찮습니다. 이 배는 괴물과 세 번 맞닥뜨렸지만, 전원 무사했습니다."
괴물이 아니어도 작은 배는 잘 뒤집힐 호수다. 어딘가 유속이 빠른 흐름이 있는지, 호수가 무척이나 출렁인다. 거의 바다에서 밀물 썰물 때 이는 파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저기, 괴물이다."
"자자, 다들 배 중심으로 모입시다. 괴물에게 끌려가고 살아 돌아온 놈은 없습니다."
금룡의 몸을 실은 수레는 배 중심에 밧줄로 고정했다. 우리는 모두 수레 주변에 몰려서 괴물이 사라지기만 기다렸다.
기다란 뭔가가 호수 표면을 휘휘 젓는다. 설마 문어 다리는 아니겠지? 저게 문어나 낙지 다리라고 상상하니 소름이 끼친다. 두려움이 아닌 혐오 때문에.
"확실한 건 아닌데, 저 괴물은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런 식으로 움직인다고 다들 입을 모았죠."
"밧줄 같은데요?"
"이 호수는 강물이 고여서 생긴 게 아닙니다. 호수 밑에 샘 구멍이 천 개 이상 있습니다.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파도가 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호수를 통해 반대편으로 갈 수 있다면 시간과 인력을 무척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십 개 배가 밧줄로 서로 동여매고 호수를 건넜습니다. 그러고도 번번이 배가 뒤집혔죠. 저 괴물은 그때 배들을 묶었던 밧줄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내놔, 내놔.]
"누구냐?"
[내놔. 난 없어. 어서 내놔.]
"나만 들리는 건가?"
"손님, 가끔 괴물이 뭘 내놓으라고 하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서 명산에 가서 신선을 모시고 수련하십시오. 괴물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수련자 자질이 있다고 합니다."
표국 사람들이 부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뭘 내놓으라는 거야?"
"그냥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랍니다."
예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이번에는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 아닌 듯하다. 괴물이 채찍처럼 호수 표면을 때리며 파도를 키웠다. 우리를 태운 선장도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했다.
"야, 추를 던져라."
무거운 쇳덩이를 묶은 밧줄들이 드리워졌다. 닻이랑 비슷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여러 군데에서 닻을 내린 덕분에 배가 훨씬 안정적으로 변했다.
"어, 이거 뭐야? 망할."
괴물이 드리운 밧줄을 잡고 배를 흔들어댔다. 파도가 흔드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심하다. 처음 맞닥뜨린 상황에, 처음에는 괴물을 손가락질하며 웃던 선장마저 당황했다.
"줄, 추를 단 줄을 끊어, 빨리 칼이나 도끼 들고 줄을 끊어."
그러나 괴물에게 끌려갈까 봐 난간에 접근하는 사람이 없다. 나는 허리에 차고 다니던 평범한 검을 빼 들고 줄을 끊으러 달려갔다.
괴물이 잡고 흔드는 밧줄을 끊었다. 괴물이 바로 다른 밧줄을 잡았다. 빳빳해지는 밧줄을 단칼에 자르니 괴물이 또 다른 밧줄을 잡는다.
[내놔. 어서. 내놔.]
이 괴물은 금룡의 몸을 차지하려는 건가? 금룡의 몸을 흡수해서 자신이 용이 되려고? 사실 저 몸은 금룡이라고 불러줄 뿐, 용이 되지 못한 놈이다. 그래도 용이 되려고 수련하던 몸이라서 도움이 되는 건가?
밧줄을 다 끊자 괴물이 나를 감아서 호수에 던졌다. 어떻게 당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분명히 괴물에게 감기지 않도록 무척 조심했었고, 괴물도 배에 침투하지 못했는데. 설마, 내가 끊은 밧줄을 이용해서 나를 묶어 던진 건가? 모든 정신을 괴물에게 집중하다 보니 내가 끊은 밧줄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몸을 멈추고 싶은 충동을 누르고 호수에 떨어졌다. 괜히 여기서 내가 날아다닐 수 있다는 걸 들켜서 좋은 일 없다. 마교의 눈을 완전히 피하는 건 나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최대한 늦게 발각되기를 바랄 뿐이다. 지킬 게 없는 싸움이라면 반가워도, 지키는 싸움은 별로다.
일반인의 속도를 상정해 배 쪽으로 헤엄쳤다. 느릿느릿 움직이며 차라리 괴물이 나를 호수 바닥으로 끌어가 주길 바랐다. 사람들 눈 의식하지 않고 태극인을 꺼내 한방 깔끔하게 먹여줄 텐데.
"괴물이 배에 기어오른다. 괴물이 배에 오른다."
지금까지 괴물이 배에 오른 적이 없나 보다. 선장과 선원들이 호들갑 떠는 걸 보면. 검을 들고 괴물에게 용감히 덤빈 표사와 무당 제자들이 휙휙 날려갔다.
이번엔 제대로 보았다. 끊어진 밧줄 따위가 아니고, 투명한 밧줄이 있다. 비파 전갈의 꼬리처럼 느껴지지도 않는 투명함을 자랑했다.
저 모습을 보니 배가 아프다. 내 장안법과 투명술을 합친 장투술이 그립다. 장투술 쓰고 태상노군 뒤로 몰래 다가가서 태극인으로 뒤통수 한 대 딱. 게임 끝.
저팔계가 차마 구치정파는 꺼내지 못하고, 배에 올라온 괴물을 부둥켜안은 채 호수에 뛰어들었다. 천봉원수 출신이라 물이 땅처럼 편한 저팔계다. 둘이 호수 밑에서 엎치락뒤치락 싸우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저팔계도 투명 촉수에 당했다. 멀리 던져진 저팔계는 커다란 귀를 펄럭이며 애써 멈추려 했다. 그새 괴물이 다시 배에 올라갔다. 선장과 선원들은 수레 뒤에 숨어서 오들오들 떨기만 했다.
정체고 뭐고 훌쩍 날아올랐다. 하지만 너무 미적거린 것 같다. 내가 배에 이르기 전에 괴물이 수레에 먼저 닿을 것 같다.
태극인을 꺼내는 건 일단 보류. 두 신룡이 만들어지기 전에 들키면 일이 복잡해진다. 궁여지책으로 십살총을 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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