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에 빠지다
정말 오래 싸웠다.
물고기를 닮은 괴물들이 땅에서 헤엄치며 다가올 때는 정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새들은 내 십살총으로 쉽게 물리쳤고 물고기 닮은 놈들은 땅딸보의 커다란 망치가 쉽게 처리했다.
괴물들도 머리가 있는지 마지막에는 육군만 보냈다. 공군과 해군은 내 미사일과 땅딸보의 어뢰에 맥을 추지 못했다.
전투가 끝나자 전장이 깨끗이 정리되었다. 괴물의 잔해들은 모조리 청소기에 빨려갔다. 넓고 평평한 곳에 기둥 하나 서 있는, 내가 방금 감옥에 왔을 때 모습으로 회귀했다.
"저 기둥에는 뭐가 없습니까?"
"여길 탈출하는 비밀은 저 기둥이 알려준 거네."
"그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까?"
"무너뜨려 보아도 그저 다시 솟아날 뿐이네."
법보 따위가 있을까 기대했는데. 있었다면 음흉한 도사가 먼저 챙겼겠지?
"저는 손대성이라고 합니다. 진명은 없습니다."
"나는 공공. 진명도 공공."
"나는 축융이네. 진명 역시 축융."
"치우네."
"아까 도망간 놈은 그럼?"
"황제야. 진명은 호천금궐무상지존자연묘유미라지진옥황상제."
엥? 여기서 옥황상제가 왜 나와? 그리고 옥황상제가 왜 감옥에 갇혀?
"옥황상제가 환생을 무척 많이 한 건 알겠지?"
"1750번이나 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1999번 했지. 그중 성공한 게 1750번이고."
빼기는 쉽지. 그러니까 249번은 실패했단 말이군. 그런데 어떻게 옥황상제가 되었지?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천궁에 오르지 못하는데.
"황제도 옥황상제 환생이야. 천궁에 올라가면 평범한 옥황상제의 환생체 중 하나가 될 운명이었지. 그런데 이놈은 야심이 무척 크거든. 용의 꼬리가 될 바에는 뱀의 머리가 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
치우 성님. 과묵한 줄 알았는데 이야기 참 맛깔나게 하시네.
"실패한 놈들을 모두 황제의 세상에 환생시켰지. 황제는 그런 자들을 흡수했고. 실패한 자들을 모조리 떠안은 거야."
개수작을 부렸다는 말이군. 실패한 환생체들은 모조리 모은 후 황제가 삼켰다. 모두 같은 옥황상제의 환생체여서 별 무리 없이 흡수했을 거다.
"황제가 삼킨 건 옥황상제의 실패작뿐이 아니었네. 그 외에도 잔뜩 삼켰지. 비록 본체와 계약을 맺고 진행했지만, 태상노군의 도움을 받는 옥황상제라면 계약을 뒤집을 수도 있거든. 그래서 힘을 최대한 키운 거야."
제길. 계약은 원래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신성불가침한 것이다. 그런데 힘을 갖춘 자들과 선업을 많이 쌓은 자들은 계약을 어기고도 작은 벌만 받는다. 이러니 세상이 개판으로 돌아가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힘을 가진 자들과 있는 놈들이 계약을 제대로 안 지키니 세상이 바르게 돌아갈 수가 없다.
법과 질서 그리고 계약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저승마저도 기회만 되면 바가지 씌우려 한다. 이게 다 천궁이 부덕한 탓이다.
"아까 자네에게 죽은 자가 염제야."
집안 말아먹게 생긴 그놈이 염제였구나. 명명 중에 하늘의 뜻이 있다더니. 형천의 힘을 흡수한 내가 결국 염제를 죽여 형천 복수를 조금이나마 해냈구나.
"속이 후련했네. 내 왕이지만 참 꼴불견이었거든."
공공과 축융 그리고 형천 모두 염제의 수하다. 이런 호랑이 같은 장수들을 두고 황제에게 계속 당했다니. 마누라도 황제에게 빼앗기고. 사실상 황제가 자기 여자를 염제 마누라로 보낸 거지만.
"근데 황제랑 싸우다 진 적이 없는데 왜 퇴각했습니까?"
"태상노군이라는 작자가 와서 나랑 내기했지. 그 내기에 져서 퇴각했네."
역시 도박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손오공도 그렇고 치우도 그렇고.
"그런데 어떻게 여기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까?"
"나는 생각할수록 분해서 다시 황제를 치러 갔네. 황제 군대와 칼을 맞대는 순간 계약을 어긴 벌로 지옥에 떨어졌지. 난 지옥인 줄 모르고 황제가 법술로 불러온 괴물이라 생각하고 죽을 둥 살 둥 싸웠지. 그러다가 정신 차려보니 여기였네."
공공에게 눈길을 돌렸다.
"홍수를 불러서 염제랑 황제를 함께 죽이려 했지. 그런데 황제가 청동경으로 비추자 홍수가 나를 밀어버렸어. 홍수에 밀려 지옥에 도착하니 이상한 난쟁이들이 덤비더라고. 그걸 때려눕히다 보니 이곳에 왔네."
땅딸보 주제에 귀리들이 난쟁이라니. 누워서 침 뱉기 아닌가? 공공은 기껏해야 귀리보다 30센티 정도 더 클 뿐이다.
"나는 마음이 재가 되어 그저 시간을 보냈네. 그런데 황제 이놈이 뭐가 걱정인지 태상노군의 삼매진화를 빌려다가 나를 태워버렸어. 내 삼매진화는 양이 적어서 태상노군의 삼매진화에 타버렸지."
"그럼 황제랑 염제는 어떻게 여기 왔나요?"
"황제는 옥황상제가 처박아 넣은 거고. 염제는 우리도 몰라."
"그나저나 우리 빨리 나가야 하네."
치우의 말에 공공과 축융도 영문을 몰랐다.
"황제가 밖으로 나갔으니 저승과 천궁에서 이 감옥을 어찌할지 모르지. 그 전에 도망쳐야 하네."
내가 여기 있다는 게 알려지면, 천궁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감옥을 탈출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겠지?
"제가 도움을 드릴 테니, 대가를 제시하세요."
"혼자 금과 토를 감당할 수 있는가?"
"말했잖아요. 숨겨둔 법보가 많다고."
"내 육신은 홍호 바닥에 묻혀있네. 나가면 육신을 소환해다가 자네에게 힘을 넘겨주지."
"불을 다루는 조화결(操火訣)을 알려주지. 세상천지에 못 다룰 불이 없다네."
치우가 머리를 긁적였다.
"내 육신의 힘은 나타라는 자가 취했네. 난 법술도 모르고. 싸우는 건 전쟁터에서 배운 막싸움이라 가르쳐줄 수도 없고."
"문신을 줘."
공공이 끼어들었다. 문신?
치우가 웃통을 벗자 몸에 문신이 가득하다.
"솔직히 나도 어떤 문신이 내게 어떤 힘을 주는지 몰라. 태어날 때부터 영혼에 새겨진 문신이야. 자네에게 적합한 문신이 있다면 모조리 양도할 생각이야. 그런데 좋은 문신이 넘어간다고 보증은 못 하겠네."
"좋습니다. 공공의 힘, 치우의 문신, 축융의 조화결. 계약 성립입니다."
다행히 불공정 계약은 아니었다. 이들이 내게 내주는 게 이곳을 탈출하는 것만큼 귀한 물건이라는 뜻이겠지. 기대된다.
심장에서 잠자고 있는 분천염을 억지로 깨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토가 없으면 불로. 화생토, 불이 흙을 만든다.
"제길. 저건 불이야 마귀야?"
불을 다루는 화염술사인 축융이 펄쩍 뛴다. 불의 신으로까지 불리면서 불에 타죽은 불쌍한 사람. 고체 상태의 불은 처음이지?
"내 홍수도 다 태워버릴 것 같은 불이군."
아까처럼 네 방위를 잡은 후, 분천염 위에 청동화로를 올렸다. 화기가 토기로 바뀌면서 황제 역할을 넉넉히 해냈다.
"제가요. 혼자서도 탈출할 수 있습니다. 오행을 벗어났거든요. 그러니까 다들 허튼 생각 말고 문 다섯 열릴 때까지 얌전히 계시기 바랍니다."
"당연하지. 저런 불을 심장에 담은 놈하고 척을 질 바에는 목 매달고 자살하지."
축융이 호들갑을 떨었다. 공공도 고개를 무겁게 끄덕인다.
아까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훨씬 쉽게 해냈다. 황제가 있을 때보다 문이 훨씬 빠른 속도로 열린다.
나는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저들은 문이 세 개 열렸네 네 개 열렸네 하면서 잘도 센다.
"다섯이다. 법보 다 수습하고 손잡고 나가자."
법보를 전부 수습한 후 넷이 손을 잡고 둥그렇게 서서 문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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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묘다. 손을 안 잡고 나왔으면 뿔뿔이 흩어졌을 거다.
"제길. 육신을 새로 만들어 다시 단련해야 한다니. 만 년 정도는 수련에만 몰두해야겠구나."
육신을 불러다 힘을 내게 양도한 공공이 툴툴거린다.
"나도 육신을 새로 만들어야 하니. 어디 좋은 곳에 가서 함께 수련하자."
"나도 함께. 힘을 키워 황제에게 복수해야지."
태산처럼 묵직하게 넘어오던 형천의 힘과 다르게, 공공의 힘은 야생마처럼 날뛰었다. 형천의 힘과 법력으로 야생마에 고삐를 씌운 후 물길로 인도했다. 마구 날뛰던 공공의 힘이 내가 이끄는 대로 움직이며 사지백해에 힘을 실어줬다.
이거 흡수하려면 또 시간이 한참 걸리겠구나.
"조화결 구결은 다 알려줬네. 계속 읊다 보면 뭔가 깨달아질 걸세. 내 조화결보다 훨씬 훌륭한 조화결을 깨달아서 아까 그 불을 제대로 다스리기 바라네."
법술의 주문 같은 조화결을 외웠는데 아직 아무 소용없다. 계속 읊다 보면 불을 다루는 법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고 한다.
"내 몸에 손을 대면 자네에게 알맞은 문신이 넘어갈 걸세."
나는 치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한참 지나도 아무 느낌이 없다.
"끝난 겁니까?"
"나도 몰라. 문신이 너무 많아서 적어졌는지도 모르겠네."
"계약은 완료되었다고 하네요. 그럼 다들 행쇼."
손에 법력을 주입하고 막을 찢었다. 자동차가 달리는 걸 보니 천지일선이 아닌 지구다. 폴짝 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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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회장님. 이탈리아에서 동의했습니다."
조카에게 수호룡 하나 해주기로 했다. 일주일 후에 태어난다. 점괘술로 알아낸 거니까 틀림없다.
회장님 전용기를 얻어타고 이탈리아로 향했다. 도교 협회의 8개 성원국 중에 이탈리아랑 프랑스랑 포르투갈이 있다. 덕분에 빠르게 협상을 끝냈다.
시칠리아의 에트나산으로 가서 돌멩이에 화산을 담으려 한다. 불의 성질이 강한 재료라 소용돌이나 비구름을 담는 건 좋지 않다. 그래서 화산을 담기로 했는데, 일본은 해주기 싫어서 유럽 쪽으로 알아봤다.
화산을 담는 과정은 생중계하기로 했다.
매일 들어오는 공양이 조금씩 줄어드는 기미가 보인다. 기름을 뿌려 불길을 키워야지. 엄청난 포인트를 쌓은 후 내가 선업 시스템에서 벗어나 버리면, 이번 일의 결과와 무관하게 연등고불과 천궁의 음모가 깨진다. 손오공도 내 생각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여의금고봉을 꺼냈다. 쭉 길어지게 한 후 소환술로 벼락을 불러왔다. 벼락이 여의금고봉을 때렸다. 연출이다. 아무 의미 없는.
먹구름을 불러오고 비가 내리게 했다. 화무법으로 화산구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일부러 화산 위를 날아다니면서 뭔가 살피는 척도.
아공간에 넣어두었던 돌을 소환했다. 있어 보이게 하려고 비싼 물감을 표면에 발랐다.
돌이 심장이 뛰는 것처럼 팽창과 수축을 거듭한다. 이건 연출이 아니다. 용암을 본 돌이 흥분한 거다.
법력으로 화산을 압축해서 돌에 넣어버렸다. 주변에서 웅성거린다. 화산구 위에서 밑으로 찍던 드론을 통해 용암이 모두 사라진 걸 확인했을 테니까.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진기사들이 급히 달려가 화산구 안을 사진기로 마구 찍어댄다. 찰칵 소리가 1초에 수백 번씩 들린다.
불타는 돌을 잡고 법력을 주입했다. 여의금고봉이 빙빙 돌면서 화산이 얌전하도록 겁박한다. 실패하면 여의금고봉으로 화산을 패 죽이고 다른 화산으로 가면 된다. 어차피 화산이 사라지는 걸 확인한 사람들은 내게 믿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에트나 화산은 성질 더러운 놈이 아니었다. 약 두 시간이 흐르니 돌이 둥글둥글해지며 여의주에 가까워졌다.
아직 오후인데 갑자기 노을 졌다. 붉은 구름으로부터 용이 대가리를 삐쭉 내민다. 우두룡처럼 경우가 없지는 않다. 그놈은 허락도 없이 여의주를 가져가려 했는데.
이번에는 여의금고봉이 미리 모습을 드러내서 용이 점잖게 나오는 걸 수도 있고.
[내가 뭘 해주면 여의주를 줄 수 있는가?]
"곧 태어날 내 조카의 수호룡이 되어줘. 그리고 우두룡이 하는 일도 하고."
[이곳을 떠나고 싶지는 않은데.]
"싫음 말고."
[내 분신을 보내지. 본신은 여기 남아있겠다. 어차피 분신과 본신을 마음대로 치환할 수 있으니 상관없는 거 아닌가?]
"분신이 애들 취향에 맞게 귀여웠으면 좋겠어."
[노력해보지.]
계약이 성립되었다. 화룡(火龍)은 에트나산을 거처로 삼고 본신을 드러냈다. 그리고 1미터 길이의 작은 화룡이 나를 따라 한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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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님. 협회 밖에 수만 명이 모여서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사당을 더 많이 지으세요."
"재료가 까다로워서 수급이 어렵습니다."
그냥 조약돌로 쌓아도 된다. 그런데 국제 도교 협회에서 무조건 비싼 재료를 고집하는 바람에 사당 숫자가 너무 부족하다.
시간이 흐르면 공양이 또 시들해질 거다. 그러니 비싼 재료로 멋있게 짓는 게 맞다. 허름하게 지어놓으면 사람들의 믿음이 쉽게 약해진다.
내가 지구에 계속 있을 수 있다면 몰라도, 공공의 힘이 흡수되는 대로 저쪽에 건너가 오지산을 뒤집고 천궁과 한바탕해야 한다. 그러니 겉치레도 안 중요하다고 말 못 한다.
"사조님. 언제 도착하십니까? 사조님 얼굴 한 번 보겠다고 사람들이 텐트 치고 안 떠납니다."
"약 2시간 뒤면 인천 공항에 도착합니다."
아직 근두운을 불러내지 못했다. 그래서 비행기가 나보다 훨씬 빠르다.
"공항에도 수만 명이 집결해 있다고 합니다. 뒤늦게 경찰이 통제를 시작했지만, 이미 몰린 사람들이 흩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소식이 샜는지. 인천공항에 수만 명이 내 얼굴 보겠다고 기다린단다. 내가 모든 종교는 사실 같은 뿌리에서 난 다른 가지일 뿐이라고 하는 바람에 불교도나 기타 종교의 신도들도 나를 배척하지 않는다.
"이미 경호팀을 부탁했습니다. 공항 경호팀이 몰래 사조님을 빼돌릴 겁니다."
솔직히 나야 날아다닐 수 있으니 사람이 몰려도 걱정 없다. 그런데 날아가는 나를 사람들이 쫓다 사고라도 생기면 내 평판이 떨어진다.
공양으로 얻은 포인트 1도 아쉬운 판이다. 그래서 변장하고 몰래 VIP 통로로 빠지기로 얘기가 되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시장통보다 훨씬 복잡하다. 서로 대화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기도하고 불경 외우고 주문 외우는 소리다. 다행히 제각각이어서 공명을 일으키진 않았다. 그랬으면 훨씬 귀가 아팠을 거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작은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대학생 차림이라고 하는데, 요즘 대학생들은 이렇게 비싼 브랜드를 입는가? 형은 늘 거지처럼 입고 다녔는데.
"이 모자를 쓰십시오."
경호원이 야구모자를 건넸다. 목소리가 무척 듣기 좋다. 모자를 받아서 머리에 쓰면서 얼굴을 쳐다봤다. 배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생긴 얼굴이다. 그리고 눈에 익다.
"구면인 것 같은데요?"
"기억하시는군요. 예전에 헬스클럽에서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러닝머신 하도 오래 뛰어서 저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 내가 처음으로 저승에 불려간 그 날 새벽, 헬스클럽에서 봤던 사람이다. 그때도 잘생겼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세련되었다.
"이제 어디로 가면 되나요?"
"서천으로 경 취하러 가시면 됩니다."
뭐지? 여의금고봉을 불러냈다.
"모자를 벗어보세요."
모자를 벗었다. 경호원이 친절하게 거울을 비춰준다. 머리에 누런 금속 테가 둘려있다.
"정식으로 소개하죠. 진현장입니다. 삼장법사 환생이죠. 머리에 그건 긴고아라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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