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공이산
지선은 기본적으로 천계에 올라가지 못한 신선들이다. 신선은 계속 생기고, 천계의 문은 닫혀있다시피 하고. 그래서 나이 먹은 토지신들은 은퇴하고 젊은 토지신에게 자리를 물려준다. 이는 산신이나 성황신 등도 마찬가지다.
은퇴하며 토지신의 지팡이를 반납하기에, 이들은 먼 거리에서 서로 연락할 방법이 없다. 은퇴한 토지신들은 한데 모여서 수다를 떨며 심심함을 달랜다.
최소 5만 살짜리 귀염둥이들이 수백 명이나 모여있으니 나도 어지럽다. 삼등신 몸매의 토지신들이 바닥에 질질 끌리는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귀여움의 한계를 넘어섰다.
"할아버지, 지금 한 이백 살 되셨죠?"
내 말을 들은 토지신이 너무 좋아한다. 사람이나 신선이나 거기서 거기다. 젊어 보인다는 말에 다들 오금을 못 편다.
"피부 완전 탱탱하시네. 난 눈주름이 걱정인데."
어린놈이 말 참 재밌게 한다고 칭찬받았다. 수염만 빼면 내가 삼촌이고 이 할아버지들이 조카인데.
"수염이 왜 이렇게 검으세요? 보통 오십 넘으면 수염도 희게 변하던데. 할아버지는 백 살 넘어 보이는데도 수염이 검네요?"
좋아 죽는다. 배를 잡고 깔깔대는 모습에 경각심이 자꾸 사라진다.
"우린 옛날에 하백이었어. 강을 관리하는 지선이었는데, 갑자기 천계에서 강이랑 우물이랑 호수랑 용에게 넘기라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토지신이 되었어. 하백에서 토지신이 된 자들은 검은 수염을 길러. 산신은 흰 수염 기르고 원래부터 토지신인 자들은 노란 수염. 성황신은 붉은 수염이고 부엌신은 수염을 안 기르지. 불에 탈까 봐."
수백 명의 5만 살짜리 귀염둥이들이 배를 잡고 깔깔거린다.
내가 이렇게 아부를 거듭하는 이유는, 이들이 은퇴한 토지신이기 때문이다. 소환술의 토지소환으로 불러내면 나를 천계의 상급자로 여긴다. 그러니 당연히 내 말에 술술 대답하고 내 요구도 착착 들어준다.
은퇴한 토지신은 소환술의 영향을 받지 않아, 나를 그저 금단의 경지에 갓 이른 애송이 취급할 뿐이다. 이들은 도겁까지 다 견뎌낸 신선. 전투력은 몰라도 경지만큼은 내가 비벼볼 엄두도 나지 않을 상대들이다.
"그럼 옛날에 이곳에는 산도 별로 없었겠네요?"
"그렇지. 무척 심심한 곳이었어. 대우(大禹)가 물길을 정리한 덕분에 땅이 많아졌어."
"그럼 황제와 형천 같은 대영웅들의 싸움도 봤겠네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 우리는 신선 치고 약해서 마수(魔獸)의 먹이가 되기 일수거든. 그래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서로에게 알려주는 걸 미덕으로 여기지."
입술을 비집고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그럼 황제랑 형천이 어디서 싸웠는지도 잘 아시겠네요?"
"그럼. 상양산 자락에서 싸웠는데, 형천이 황제 속임수에 넘어갔어. 형천은 힘을 타고났지만 머리는 좀 그렇거든. 머리가 잘리고도 형천이 안 죽으니까 황제가 상양산을 쪼개고 머리를 던져넣은 다음 다시 산을 합쳤어. 그러고도 형천은 백 일 동안 황제와 싸워서 황제의 수하들을 수백 명이나 더 죽였어. 결국 힘이 다해서 죽었지만."
"그럼 그 상양산은 어디에 있어요?"
"황제가 이름을 지워버렸기에 알 수가 없지. 나처럼 그 시대를 산 사람이 아니라면 상양산이라는 이름도 모를걸."
토지신은 우쭐해서 이야기를 토해냈다.
황제와 염제는 가까이 살면서 서로 상대를 굴복시키려 했다. 그때 동쪽에서 치우가 불패의 군대를 거느리고 황제를 치러 왔다. 황제는 염제와 치우의 협공을 당할까 봐 겁이 나서 꾀를 부렸다. 염제는 황제의 꾀에 넘어가서 일대일 대결을 펼쳤다.
염제는 당연히 황제의 적수가 되지 못했고, 패배하고 도망쳤다. 황제는 일부러 패배한 염제를 놓아줬다.
염제가 패한 후 치우가 황제를 공격했다. 황제는 전투마다 패배하며 거듭 후퇴했다. 형천과 축융이 앞장서서 황제를 공격하자고 주청했는데, 염제가 반대했다. 자신은 황제에게 졌는데 수하가 황제를 이겨버리면 왕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생각을 염제에게 주입한 왕후는 오래전부터 황제에게 매수당했다.
화가 난 형천은 방패 하나에 도끼 하나 들고 혼자서 황제에게 쳐들어갔다. 가장 좋은 시기는 이미 놓쳐서 치우가 모든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패하여 동쪽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하나 형천은 두려움을 모르는 용사. 혼자서 황제의 부족으로 쳐들어갔다.
치우를 쫓아내고 축하연을 벌이던 황제는, 형천이 자신의 수하 수백 명을 죽였다는 말에 황급히 검을 들고 전장으로 달려갔다. 멀리서 형천의 위용을 본 황제는 힘으로 당할 수 없음을 알고 함정을 팠다. 수십 명 수하의 목숨을 대가로 형천을 함정에 빠뜨리고, 검으로 목을 베었다.
목을 베인 형천이 죽지 않고 자기 머리를 더듬거리자, 황제는 법보인 헌원검으로 상양산을 쪼갰다. 형천의 머리를 쪼개진 산 안에 던진 후, 주문을 외워 상양산을 다시 합쳤다.
"그럼 그 상양산은 지금 어떤 이름인가요?"
"이름이 지워져서 알 수가 없지. 지워진 이름과 새 이름이 연결되지 않으니까."
뭐야? 아는 것처럼 말하더니.
"그래도 나 정도 되면 짐작할 수 있지. 시대마다 작명 습관이 다르니까. 분명히 오래 사용한 이름인데 당시 작명법과 안 맞는 산이 있어. 그러면 십중팔구는 누군가 산의 이름을 지운 거지."
자, 백 세도 안 되어 보이는 토지신 할아버지. 그곳이 어딥니까. 현기증으로 쓰러지기 전에 빨리 정답 공개하시죠.
"서쪽으로 천계 걸음 세 걸음 가면 산이 하나 있어. 방위는 태에서 건 쪽으로 머리를 삐쭉 내밀면 돼."
- 11시 방향을 말하는 거다.
바로 떠나지 않고 후예나 공공 그리고 치우의 행방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후예의 힘은 제자가 이미 취해서 사라졌고, 공공과 치우의 행방은 토지신들도 몰랐다.
공공은 홍수에 쓸려갔기에 토지신이건 하백이건 산신이건 알 방법이 없다. 홍수는 누구의 소관도 아니니까.
치우는 반대로 너무 많은 단서가 있다. 치우가 죽은 곳으로 추정하는 지역만 백 개가 넘는다. 동승신주의 모든 곳에서 죽었을 가능성이 있는 치우라서, 포기가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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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우공산 맞습니까?"
축지법으로 이동하니 십여 명의 어른과 아이가 바구니에 흙을 담아서 나르고 있다. 최근 우공산(愚公山)으로 이름이 바뀐, 상양산으로 의심되는 곳으로 이동한 나는, 예상 밖의 사태에 정보 수집에 나섰다.
"맞아요. 우리 할아버지가 바로 우공이에요."
"지금 뭐 해?"
"산을 옮기고 있어요."
"왜? 이 큰 산을 어떻게 옮겨?"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들도 형천의 힘을 탐내서 산을 뚜지는 게 아닐까 걱정되었다.
"도시가 저쪽에 있어요. 그리고 저기 협곡이 있는 곳으로 맹수가 넘어와서 가축을 물어가고 가끔 사람도 습격해요. 우리는 도시로 가는 길을 막는 산을 옮겨서 저 협곡을 막으려고 해요. 도시 가기 편해지고 맹수도 마을로 쉽게 건너오지 못해요."
이거 국가급 프로젝트인데. 그런데 왜 십수 명밖에 없지? 마을을 보면 수백 명은 살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예요. 할아버지가 함께 산을 옮기자고 했는데, 해보지도 않고 비웃었어요. 산 이름도 그래서 우공산이라고 바꿨어요. 우린 삼 년 동안 산을 이만큼이나 깎아냈어요."
아이가 팔을 크게 벌리며 자랑했다.
"그럼 나도 도울게."
"고마워요, 아저씨."
키가 크면 아저씨야? 너랑 나랑 기껏 해 대여섯 살 차이가 날 것 같은데.
- 법술 사용하면 안 된다. 법술 사용해서 산을 옮기면, 산신이 다시 원위치시킨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내가 법술 조금이라도 사용했다면 산을 다 옮긴 후, 순식간에 원위치로 돌아간단다. 나는 법력을 곱게 봉인하고 순수하게 육체의 힘으로 흙을 옮겼다.
우공의 가족들은 흙을 파고 바위를 뽑고 돌을 가려내는 일을 했다. 나는 광주리 여섯 개 짊어지고 흙을 협곡으로 옮기는 일을 도맡았다. 맹수가 두려워서 흙을 파낸 후 함께 옮기면서 효율이 무척 낮았는데, 이젠 내가 흙 옮기는 일을 도맡으니 산이 깎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작은 돌들은 마을로 옮겨다가 길에 깔았다. 비가 많이 오면 길이 질척거리고, 수레바퀴가 가끔 고장 난다. 수레바퀴 두 개면 나귀 한 마리 값이다. 그래서 작은 돌을 깔아서 마을 길을 단단하게 만들려는 거다.
"소신선, 물 마셔요."
밥도 안 먹고 물도 가끔 마시는 나를 우공네 가족은 소신선이라 불렀다. 맛있는 고기를 보면 식욕이 동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흑염룡이 알에서 나올까 두려워 물도 손오공의 허락을 받고 마셨다.
그리고 내가 일을 돕기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도 눈치껏 끼어들었다. 내가 진짜 신선이라 믿고, 내가 하는 일을 도우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계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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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황제의 수하인가?"
반년 만에 산 중턱까지 파 내려갔고, 나는 드디어 형천의 머리를 파냈다. 머리가 내 몸통만 하다.
"황제는 죽었습니다. 난 당신의 힘을 이어받아 큰일을 하려는 사람입니다."
"황제는 어떻게 죽었지?"
"기록이 없습니다. 어느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형천의 머리가 킥킥 거리며 기뻐한다.
"염제 그 멍청이는?"
"황제의 수하로 들어갔다가 마누라를 빼앗기고 죽었습니다."
피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니 조금 무섭다.
"내 힘을 감당할 자신 있어?"
"제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앞가림은 합니다."
"그럼 아낌없이 내줄게. 감당이 어려워도 원망하면 안 된다."
형천의 머리를 천으로 감싸서 등에 진 후 축지법으로 화과산에 갔다. 비행술로 화과산에 도착한 후 곧바로 수렴동에 들어가 왕좌에 앉았다.
"안 죽고 오래 사니 왕의 자리에도 앉아보는구나."
참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내가 힘만 있었다면 형천을 부활해서 친구 삼았을 텐데. 부활친구.
"옜다. 다 가져."
금단을 만들 때와 다르다. 순수한 힘이 내 몸을 무너뜨릴 것처럼 넘어왔다. 공공이 홍수를 막아냈다는 말이 이제야 믿긴다.
- 여긴 수렴동이다. 어떤 힘도 네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지금까지 당했던 고통을 다 합친 후 확대경으로 만 배 확대하면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이다. 폭포 수련 이후 고통을 느껴도 반응하지 않았는데, 손톱이 살에 박힌다. 눈알이 터질 것 같고 코에선 콧물이, 입에선 침이 흘러나온다.
"난 특별하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내 의지를 북돋을 수 없어, 급기야 소리 내어 입 밖으로 뱉어냈다. 배 안에서 나를 두드리던 북채가 힘을 조금 뺐다. 심장에서 울리던 꽹과리도 소리를 낮췄다. 두개골 안에서 불던 피리도 구멍이 막혔는지 소리가 띄엄띄엄 들린다.
"난 특별하다. 난 이겨낼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형천의 머리는 화과산 꼭대기에 묻어주었다. 볕이 잘 들고 달빛도 늘 비추는 곳이어서 형천도 마음에 들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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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급한 일이 있어서 집에 다녀왔습니다. 즐거운 노동 시간, 시작합시다."
오래국 대장장이에게 부탁해서 만든 광주리는 수백 근의 흙을 담고도 여유가 있었다. 나는 광주리를 힘껏 던졌다. 광주리가 목표한 곳에 도착하자 줄을 당겼다. 줄이 진로를 방해하며 광주리가 허공에서 발라당 뒤집어졌다. 흙을 다 쏟은 광주리를 밧줄로 당겼다.
짝짝짝.
내가 다시 참전하자 속도가 몇 배로 빨라졌다. 형천의 힘을 반의반의 반도 소화 못했지만, 2만 근의 바위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일당백의 내 덕분에 진도가 빨라졌다.
저녁에는 아름드리나무를 들고 협곡의 산을 두드렸다. 공휴일궤 이야기처럼 큰비에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꼼꼼히 다졌다.
"산 이름을 지어라."
산을 다 옮기니 산신이 나타났다. 수염이 허연 산신은 할아버지 모습이다.
"금강산이라고 지어도 되겠습니까. 여기 대력금강의 도움으로 옮긴 산입니다."
대력금강이라니. 난 대력금강보다 훨씬 더 크게 될 사람인데. 지금은 대력금강보다 밑이니 일단 칭찬으로 받아들이자. 겸손하게.
"금강산이라고 이름을 짓겠다. 너는 천수를 다 누린 후 내 밑에 와서 수업을 받도록. 선업을 충분히 쌓았으니 금강산의 산신령을 맡도록 해라."
한 사람이 승천하면 개와 고양이까지 따라서 하늘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우공이 산신령이 되었으니, 그 후손들도 환생을 거듭하며 언젠가는 신선이 될 기회가 생긴다.
천계에 올라가지 못하면 신선이라고 해도 특별할 거 없다. 삼계를 벗어나야 진정한 영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계의 신선은 삼계나 음양이나 오행은커녕, 인과의 굴레도 벗지 못한다.
그렇다고 아무런 줄도 없던 가족이 모두 신선이 될 자격이 생긴 게, 별 게 아닌 게 아니다. 우공네 가족은 소를 잡아 잔치를 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가 한 상 가득 차려졌지만, 나는 군침만 삼켰다.
"소신선. 좋은 말씀 좀 부탁드립니다."
우공 할아버지는 산신령이 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 가끔 호랑이에게 물려 죽고 산신령 자리를 빼앗기는 산신도 있다. 산신이나 토지신이 좋기만 한 자리는 아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나무꾼이 연못에 도끼를 빠뜨릴 수 있어요. 먼저 은도끼 하나를 보여주면서 '이 도끼가 네 도끼냐' 질문해야 합니다."
아니라고 하면 금도끼도 보여주고. 그래도 아니라고 하면 원래 도끼까지 다 해서 셋 다 줘버리라고 일러줬다.
"만약 나무꾼이 '맞습니다' 이러면 원래 도끼도 돌려주지 말아야 해요."
"왜 그렇습니까?"
"그래야 사람들이 성실하게 살 거든요. 성실하게 살면 보답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죠. 우공 할아버지도 성실하게 산을 옮기니까 산신령이 될 수 있잖아요. 세상은 성실한 사람이 복 받아야 해요."
산을 다 옮긴 후에도 나는 도시로 향하는 길을 닦고, 나무 몽둥이로 산을 계속 다졌다. 형천의 힘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혹사했다. 화과산에서 나는 지칠 수 없기에, 화과산을 떠나서 수련할 수밖에 없었다.
- 자, 가서 좋은 옷 구하자. 용궁에 헐벗고 갈 수는 없잖아.
신발은 답운혜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내가 원하면 모습을 드러내니까.
모자는 오래국에서 은을 두드려 만든 것으로 빌렸다. 왕이 행사 때 써야 하는 거라서, 용궁 다녀오는 동안만 빌리기로 했다.
옷은 가야국에서 만든 융장을 빌렸다. 회색에 청색 무늬를 수놓은 옷은 은으로 만든 모자와 무척 어울렸다.
말래국에서는 허리띠를 빌렸다. 허리띠는 보통 바지를 고정하는 용도로 아는데, 이곳의 허리띠는 윗도리와 아랫도리를 이어주는 역할이다. 상의와 바지를 따로따로 입고, 허리띠로 둘을 연결한다. 허리띠 덕분에 얼핏 보기에는 원피스로 여겨진다.
비행술로 동해에 이른 나는 피수주(避水呪)를 읊었다. 바닷물이 쫙 갈라지면서 나를 반긴다. 어서 여의금고봉을 취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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