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가 없는 싸움
"와. 너 정말 대단하다. 교마왕이 저 법술을 익힌 건 어떻게 알았어?"
아니, 몰랐어. 난 교마왕이 동해를 뒤집을 줄 알았지.
구령이 익혔던 세 법술을 교마왕이 펼쳤다. 연구해서 익힌 건지 구령에게서 뽑아낸 건지. 내 생각엔 구령 몸에서 뽑아낸 것 같다. 아니라면 숙련도가 저렇게 높아 보일 수 없다.
"법력 많으면 참 좋구나. 법술이 성공할 때까지 계속 펼치면 되니까."
법력이 많기로 유명한 교마왕은 법술이 가끔 실패해도 그 반동을 법력으로 처리한다. 그리고 흔들림 없이 실패한 법술을 바로 다시 사용한다.
내가 거신법에 실패했을 때 쿨타임이 있었던 거랑 정말 비교된다.
"역시 마교. 사악한 법술이 끝 모르게 생기는구나."
진무대제의 비방을 교마왕이 비웃음으로 갚았다.
"이거 동극청화대제의 탈것에게서 빼앗은 재주야. 천궁 거라고."
"태을구고천존? 옥황상제의 개라면 마교 정도로 사악하긴 하지."
동극청화대제는 하계에 머무르기에 다들 청화대제로 많이 부르는데, 진무대제는 태을구고천존으로 부른다. 동극청화대제는 지위에 따른 호칭이고 태을구고천존은 경지에 따른 호칭이다. 즉, 진무대제는 동극청화대제를 비롯한 사극대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진무 도우, 그런 단순한 법술이 아니오."
이철괴의 묵직한 소리에 진무대제의 눈이 찌푸려진다. 이철괴가 어느 세상에서 활동했는지 몰라도, 저 건방진 진무대제가 귀를 기울이는 걸 보니 허접스런 놈은 아닌 것 같다.
구령이 세 법술을 사용하는 걸 못 봐서 비교가 힘들지만, 원래 주인인 사자들보다는 잘 활용한 것 같다. 전방에서 싸우는 5만 정도 요괴들은 버프만 받았고, 후방 요괴들은 몇 만씩 합쳐서 거대한 괴물로 변했다.
"날 죽여도 법술 안 풀린다. 그러니 나보다는 저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을 거야."
법술 시전자인 교마왕을 처리하려고 진무대제가 강수를 거듭 사용하자, 교마왕이 사근사근 타일렀다.
"제가 두 놈 맡겠습니다."
교마왕은 크기가 제각각인 거대 괴물 8마리를 만들었다. 그러자 장과가 괴물 두 마리를 맡겠다고 나섰다. 장과가 손을 내밀자 괴물 두 마리가 아비 죽인 원수 본 듯 치열하게 싸웠다.
"장 도우의 법력이 놀랍소."
저 법력은 법술 능력의 줄임말이다. 법력의 양은 겨우 금단이라서 얼마 없다.
"칭찬에 부끄럽습니다. 타고난 재주입니다."
박쥐였던 장과는 피아식별을 흐리는 능력이 있다. 대규모로 사용할 수 없고 하나나 둘에게 쓸 수 있는 재주. 그 재주로 두 괴물이 서로 적으로 오해하고 싸우게 했다. 박쥐다운 재주라고 해야 하나.
"나도 한 손 보태지."
강자아가 낚싯대를 휘둘렀다. 낚싯바늘도 미끼도 없는 낚싯줄에 걸려든 괴물 하나가 강자아의 조종을 받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만 했다. 세월만 낚는 줄 알았더니 괴물도 잘 낚는다.
그러나 남은 다섯 마리도 천궁 세력에겐 버겁다. 진무대제가 조금 무리해서 둘을 맡아도 셋이 남았다. 게다가 교마왕이 최전선에서 벗어나 진무대제에게 당한 상처를 회복하고 있다. 여동빈은 검 덕분에 팽팽하게 맞서지만, 실력 자체는 신공표가 훨씬 뛰어났다.
"내가 한 놈 맡겠소."
이철괴가 나섰다. 호리병 뚜껑을 열더니 괴물 한 마리를 안에 가뒀다. 그냥 가두는 거로 끝인 줄 알았는데, 이철괴 본인도 호리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덩그러니 놓인 호리병이 가끔 바닥에 쓰러지고 구르는 거로 안에서 꽤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거 미안해서 저희도 놀고만 있을 수 없네요."
한상자와 조국구가 눈길을 주고받더니 협주를 시작했다. 조국구가 박자를 리드하고 한상자가 박자와 박자 사이에 운율을 집어넣었다. 괴물 한 마리가 흥겨운 노래에 끌려서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저희도 한 마리 맡겠습니다."
십살총을 꺼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선고가 커다란 천둥새를 빚어냈다. 남채하가 꽃 여러 송이를 이마에 붙여 실체를 끌어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천둥새가 날아오르더니 마지막 괴물 한 마리를 잡고 드잡이질했다.
천둥새인데 벼락을 부르지 못하고 육탄전을 벌였다. 왜냐면 낭낭건곤으로 격리되어 번개를 소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뇌룡처럼 자체로 벼락을 만드는 능력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날개가 달린 덕분에 훨씬 강한 괴물과 팽팽하게 맞섰다.
"누가 교마왕 맡아줘야 하는데."
그러나 화룡진인 등 무당과 곤륜 장로들 수준으로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괴물 두 마리를 잡아둔 진무대제가 교마왕까지 맡을 순 없다.
교마왕은 눈으로 전장 구석구석을 살피며 계속 웅얼거렸다. 아무래도 이번엔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맡겠지? 바다를 뒤집어 혼란을 일으켜서 내게 기회를 주려는 게 틀림없다.
"나 본디 하늘에 용으로 태어났으나."
교마왕의 목소리가 변했다. 징처럼 맑던 목소리가 노래방에서 밤새 열창한 사람처럼 둔탁하게 변했다.
"천궁의 농간에 교룡이 되었다. 그러나 바다를 뒤집는 재주는 그대로이니."
이거 주문의 일부분인가? 교마왕이 중2라는 불치병에 걸린 건 아니겠지?
"지금, 내 법력을 제물 삼아, 내 재주를 펼치노라. 뒤집혀랏!"
마지막엔 숫제 록 가수가 콘서트 마무리할 때 샤우팅 하는 수준의 고음이다. 미리 나쁜 기운을 감지하고 법력으로 귀를 보호한 덕분에 난 멀쩡할 수 있었다.
태극인을 잡은 손아귀에서 힘을 뺐다. 나를 제외한 모든 걸 지웠다. 바다가 뒤집히며 난장판이 되었지만, 그 모든 소란은 나와 무관하다. 그러나 낭낭건곤으로 격리된 저쪽 세상까지 지울 순 없었다.
모든 인연을 정리하고 즐겁게 웃던 태상노군의 얼굴에 형태가 다른 주름이 파였다. 웃는 주름이 아니라 심각할 때 생기는 고랑 같은 주름이다.
마교 생각대로 되었다면 태상노군도 꽤 위험했다. 운 없으면 죽는 거고, 운 좋아도 오랜 시간 칩거해야 한다. 그러나 태상노군은 과감하게 마교의 음모를 역이용했다. 다른 세상에서 원군을 불러서 마교 음모에 걸리는 척 꾸미다가 마지막 순간에 뒤집었다.
그래서 좋던 기분에 내가 얼음물을 끼얹은 거지.
잠깐!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위화감에 손을 멈췄다. 종리권이 동극청화대제 제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방금 진무대제 본인은 동극청화대제를 비하하는 발언도 했었고. 그런데 굳이 세상을 넘어서까지 태상노군을 돕는다? 종리권 개인의 일탈인가? 아니면 옥황상제랑 태상노군이 다시 짝짜꿍 맞은 건가?
아무 정보도 없는데 영문을 알 수가 있어야지. 그냥 마음 내키는 대로 하자. 오늘의 선택으로 후회할 일이 생긴다면, 힘으로 후회가 없도록 무마하면 된다. 나이 5백 넘어서야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 보이는구나. 그간 헛살았어.
손오공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는 걸 내게 보여줬다. 그런데 낭낭건곤은 지금 내 머리 위에 펼쳐졌다. 그래서 나는 거꾸로 해서 밑으로부터 위로 올려치는, 골프채 휘두르는 거랑 비슷한 자세를 취했다.
힘껏 휘두른 공명멸절인이 낭낭건곤의 결계와 부딪쳤다. 큰 저항감은 없는데 어깨가 뻐근하다. 물에 빠져 호흡이 멈췄던 사람이 심폐소생술로 다시 숨쉬기 시작한 것처럼, 갑자기 내 몸에 뭔가 좋은 기운이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지워졌던 세상에 색이 칠해졌다. 저팔계, 너 그새 팩했어? 얼굴 왜 그렇게 하얀 거야? 그리고 호삼낭 너, 왜 꼬리 네 개를 그렇게 빳빳하게 세우고 있는 거야?
"삼촌. 자랑스럽습니다."
오광이 눈물을 뚝뚝 떨군다. 대부분 멍해 있는데 약삭빠른 요괴 몇이 눈물 받아먹으러 달려갔다. 우렁이가 몇 년 사이 빠르게 강해진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용 눈물은 요괴들에게 정말 보물이다. 게다가 용이 눈물을 자주 흘리는 것도 아니니, 요괴들이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혀를 날름거리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공명멸절인으로 낭낭건곤을 깬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미백효과가 왜 이렇게 좋은 거야? 교마왕은 바다 뒤집느라 탈진해서 얼굴 하얘졌다고 쳐도, 다른 놈들은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해?
"원하는 대가를 말씀하시오."
교마왕 말투가 변한 것 같은 건, 내 착각인가? 얘 원래는 다른 말투였지? 낭낭건곤을 부수고 나서 나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머리가 평소처럼 돌아가진 않는다.
"투전성불인가?"
어느새 태상노군과 통천교주가 밑으로 내려왔다. 마교 쪽에도 백만에 가까운 병력이 추가되었지만, 천궁 쪽은 태상노군 하나 추가된 거로 순식간에 안정을 찾았다.
"그렇소."
"권법을 익혔다지?"
"그렇소만."
"이걸 대가로 주겠다."
통천교주가 건네는 책을 받았다. 공형권(空形拳)이라는 권법 비급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낭낭건곤을 깨서 마교 수십만을 구해준 대가로 넉넉하다고 계약이 판결 내렸다.
"고급 권법을 익힌 자에게는 최상의 보물이지. 공형권을 통해 자신이 익힌 권법을 극한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
"고맙소."
"사형. 이번엔 사형이 운이 좋은 것 같소."
"운이야 내가 늘 너보다 좋았지. 넌 마음 씀씀이가 삐뚤어져서 운으론 나한테 안돼."
"그래도 난 태상노군이고 사형은 마교 교주요."
"수십만 년을 잘살아도 끝이 안 좋으면 말짱 도루묵이야. 운 좋은 놈은 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말이 늘 좋아. 여기 투전성불 보고도 모르겠어?"
적절한 비유이긴 한데, 칭찬처럼 들리진 않는다. 그간 흘린 피, 땀, 눈물과 내 노력은 그저 운이라는 글자 하나로 무시할 정도로 하찮은 건가?
내 양심이 대답했다. 하찮은 거 맞아.
"결국 용궁만 이득 보고 끝났군."
"너도 인연 다 정리했으니 이득 아니야?"
"옥황상제랑 몰래 연수한 것도 들켰고, 천궁과 도솔궁의 위신이 바닥에 처박혔소. 전체적으론 손해지. 탐식불이 또 징징거릴 텐데."
오늘 내가 한 짓이 알려지면 용궁에 투신하는 물 요괴가 많아질 거다. 천궁도 마교도 결국 음모를 꾸미다 실패했으니 당분간 기세가 죽는다.
마교 때문에 지선들이 관구를 비롯한 몇 곳에만 모여있기에 하계에는 용궁을 견제할 세력이 없다. 당분간 마교도 용궁과 마찰을 빚기 힘드니, 용궁이 세력을 확장할 가장 적기임은 분명하다.
"멀리 안 나간다."
무당과 곤륜 제자들을 우렁이가 사는 곳으로 보내고 태상노군이 마지막에 떠났다. 떠나는 태상노군에게 통천교주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손해는 마교도 보고 천궁도 봤지만, 결과적으론 마교가 이득이다. 내가 아니었으면 40만 정예와 교마왕을 잃고, 하루살이도 잃었을 거다. 하루살이의 음양대나이는 낭낭건곤에도 수작을 부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재주다. 제길, 하루살이 재주를 내게 달라고 할 걸 그랬구나. 공형권이 탐나지 않는 건 아닌데, 이미 내게 되고 보니 음양대나이가 아쉽다.
"다시 용이 되는 일은 당분간 내려놓아라."
"교주님 분부에 따르겠습니다."
"소교주. 십만 년 만에 바깥 구경하니까 어떠신가?"
"덕분에 세상이 얼마나 큰지 알았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멀리 안 가오."
통천교주가 태상노군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자세로 손을 흔들어줬다. 통천교주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여긴 용궁 영역으로 인정받는 동해. 용궁 편이 확실한 내가 보인 퍼포먼스로 용들의 위세가 한층 강해질 거다.
이 작은 퍼포먼스로 용궁이 마교나 천궁에 대등한 세력으로 이미지가 굳혀질 거다. 물론, 미리 이런 걸 생각하고 한 행동은 아니다. 그냥 하고 싶어서 했고, 하고 나니까 내가 한 일이 어떻게 작용할지 생각났다.
"삼촌.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괜찮아. 이후 내게 안 좋은 일 당하고 욕하지나 않으면 돼."
"모든 걸 삼촌에게서 받았는데, 무슨 염치로 욕한단 말입니까."
"입에 발린 소리 그만하고, 어서 돌아가서 세력을 확장해. 열심히 살아서 내게 진 빚을 다들 갚아야지."
"열심히 선업 모아서 최대한 빨리 갚겠습니다."
몇몇 용이 대표로 대답했다. 계약으로 맺어져서 일부러 선업 있는데도 꿍치고 안 내놓을 순 없지만, 오늘 내 모습에 감동해 더 열심히 선업 모으면야 나도 감사하지.
태상노군이 혼원대라금선 후보 자격을 거의 취득한 것 같다. 환생체들 다 모아서 합치기만 하면 된다. 그 전에 최대한 실력 키우고 선업 쌓아야 한다.
"아, 맞다. 오광, 부탁할 게 하나 있어."
"분부하십시오."
"바다에 사는 고래 있잖아. 길짐승이라고 마구 죽이진 마.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을 거야."
"그렇게 하겠습니다. 범고래 장군을 찾아가 평화 협정을 맺고 사이좋게 지내겠습니다."
"이유가 안 궁금해?"
"우리에게 해되는 일을 시키진 않으실 겁니다."
해변까지 배웅 나온 용들을 돌려보내고 안개를 타고 관구로 움직였다. 어떻게 소문이 안개를 타고 난 우리보다 더 빠른지, 관구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이랑신은 자초지종을 모두 알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놈. 낭낭건곤이 깨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루살이가 음양대나이로 바꿔서 쉽게 깨졌어. 태상노군 거라면 어려웠을 거야."
겸손이 아니라, 하루살이가 음양대나이로 반전을 일으키다 실패했다. 그 과정에 낭낭건곤의 소유주가 사라졌고, 내가 쉽게 해치운 거다. 만약 하루살이가 낭낭건곤에 수작 부리기 전이라면, 태상노군이 내 공격을 막아냈을 수도 있다.
"제천대성, 나는 호삼낭과 함께 편복산에서 용마랑 수련할게. 이 세상이 확실히 나랑 용마에겐 잘 맞는 거 같아."
"그럼 난 화과산에 가 있을게. 급한 일 있으면 저승사자 통해 연락해."
저팔계가 저승사자에게 말하면 저승사자가 화과산이 있는 세상 저승에 전하고, 저승에서 토지신에게 전하면 토지신이 배를 타고 화과산에 와서 전한다. 화과산은 저승사자가 찾아올 수 없는 금지다.
"나도 수련 열심히 해야겠다. 천궁에 볼모로 잡혀있는 어머니를 구해야지."
"잠깐. 천궁은 하나잖아. 어머니도 하난데 어떻게 이랑신은 여럿이지?"
"너 진짜 상식이 부족하구나. 대치 세계라는 말 몰라? 어머니는 한 세상에서 나를 낳았지만, 난 여러 세상에 생겨난 거야."
시발, 그게 어떻게 상식이냐?
"너도 화산에 깔린 어머니를 구했어?"
"아니, 그건 어머니가 직접 내려간 세상의 이랑신이 한 거야. 이 세상에는 어머니가 없었으니까."
"동시에 천궁 올라가면 서로 볼 수 있는 거야?"
"아니. 한 놈이 올라가면 다른 놈들은 천계 못 가."
대부분 사람이야 평생 천궁 갈 일 없으니 상관없지만, 이랑신 같은 존재는 꽤 귀찮겠다. 역시 유일 속성이 편하고 좋아.
"담에 올 때 보양식 좀 더 가져다줘. 내겐 별 효과 없는데 효천견이 그거 먹고 무척 강해졌어. 그거 개한테 정말 효과 좋은 거더라."
너 지금 돌려서 날 개라고 욕하는 거지? 친구는 저쪽 이랑신이 먼저 됐는데 친하기는 이놈과 훨씬 친하다. 서운함을 감추고 오행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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