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금고봉
피수법을 펼치니 바닷물이 내 주변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나는 호흡할 필요가 없는 몸이어서 굳이 피수법을 안 펼쳐도 불편한 게 없다.
일부러 피수법을 펼친 건, 용궁의 주의를 끌려는 목적이다. 용궁으로 가는 길을 모르니까.
"야, 거기 야차. 잠깐 이리 와봐."
순해야차(巡海夜叉)가 기웃거리다 내 눈에 들켰다. 나는 천안통과 천이통 그리고 타심통의 삼보통을 이루었다. 그리고 형천의 힘을 흡수하며 대력신(大力身)과 장구신(長久身) 및 순응신(瞬應身)의 삼보신을 이루었다.
경지는 금단에 머물러 있지만, 몸에 품은 힘과 법력은 경지보다 훨씬 대단하다. 경지와 힘이 차이가 크면 대부분 출신이 고귀하다. 순해야차는 내 호출에 곧바로 뛰어와서 굽신거렸다.
"상선께서 무슨 일로 소인을 호출하셨습니까."
"나는 화과산복지의 왕이자 수렴동동천의 주인이다. 용왕을 만나 긴히 청할 일이 있으니 어서 길을 안내하거라."
순해야차가 돌아서며 가재 장군과 새우 장군에게 눈짓한다. 눈빛으로만 통하는 사이인지, 둘이 고개를 끄덕인다.
가재와 새우가 먼저 출발하고 순해야차가 나를 용궁으로 안내했다. 산호 숲 사이를 몇 번 돌더니 공간이 바뀐 게 느껴졌다.
고개를 쳐들어도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상하좌우 모두 바다인 용궁이라는 공간에 들어선 것이다. 아무리 위로 올라가도 해수면에 이를 수 없다. 아무리 높이 날아도 달에 도착할 수 없는 거랑 같은 이치다. 따로 분리된 공간이다.
광원 따위는 보이지 않지만, 용궁이 있는 바닷속은 무척 밝다. 물속에서 걷는데 물결조차 일지 않는다.
해초들이 무녀가 춤추듯 하늘거리고 산호초는 형형색색으로 빛난다. 푸른 바다거북들이 떼를 지어 용궁 주변을 순시한다.
집게발 하나가 내 몸통만 한 게가 옆걸음으로 다가온다. 오징어 장군은 뒤로 걷는다.
용인지 바다 뱀인지 아니면 장어인지 애매한 생물도 있다. 길이 30미터짜리 은갈치도 다가와서 순해야차와 쑥덕거린다.
나를 신기해하는 걸 보니 용궁은 손님이 자주 방문하는 게 아닌가 보다.
거북 장군, 가재 장군, 게 장군, 새우 장군, 은갈치 장군, 오징어 장군, 문어 장군. 그 외에도 내가 이름을 모르는 수백 명 장군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둘러싸인 채 용궁으로 들어갔다.
수정궁(水晶宮)이라는 이름 그대로, 용궁은 전체가 투명하다. 나는 용궁에 들어서기도 전에 커다란 용좌에 똬리를 틀고 있는 용왕을 확인했다.
"상선은 어디에 사는 누구시며 무슨 일로 과인을 찾으셨소?"
"화과산의 왕이자 수렴동의 주인인 손대성이오. 일전에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혼세마왕이라는 작자가 나타나서 내 화과산을 빼앗으려 했소. 내 용왕이 이웃이라 마음 놓고 자리를 비웠는데 그만 불상사가 생겼소.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안 되겠다 싶어 부하들을 훈련하는데, 내 손에 알맞은 병기가 없소. 내가 수정궁이 천계와 지상과 수중을 통틀어 가장 부유한 곳이고 동해용왕 오광은 인품이 삼계에 널리 알려진 군자라고 들었소. 그래서 혹시 손에 맞는 병장기 하나 얻을까 찾아왔소."
용은 겁이 많은 종족이나, 용왕 정도가 되면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화과산에 인접한 죽음의 바다도 동해에 속하고 오광의 관할하에 있다. 내가 있을 때 다른 요괴가 와서 화과산을 빼앗는다면 용왕이 알 바가 아니지만, 내가 자리 비운 사이에 누군가 화과산을 빼앗으려 했다면 용왕의 체면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것참 미안하게 되었군. 이웃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내가 무심하여 미처 살피지 못했소. 마침 용궁에는 우리 수족(水族)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병장기가 많으니, 원하는 조건을 말해보시오."
동해 용왕은 수정궁에 살고, 남해 용왕은 산호궁(珊瑚宮)에 산다. 북해 용왕은 빙궁(氷宮)에 살고 서해 용왕은 진주궁(珍珠宮)에 산다. 그중 수정궁이 보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사해용왕이 태어나기 전에 신룡(神龍) 부부가 만들어서 살던 곳이기 때문이다.
원래 바다와 하늘은 관리자가 없고, 땅만 지선들이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다 장안법이 나오면서 신선 목숨이 파리 목숨이 되었다. 장안법으로 몰래 숨어서 암습하면 막아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옥황상제를 비롯해 법력이 강한 지선들이 천계로 올라갔고, 33천에 천궁을 짓고 세력을 키웠다. 천계에도 질서가 생기자 바다가 문제가 되었다.
천계에서는 용들에게 바다를 맡기기로 했고, 그 적임자가 바로 신룡 부부였다. 신룡 부부는 원래 강에서 살던 용으로, 그간 모아두었던 보물을 모조리 수정궁으로 가져왔다.
"무겁고 튼튼한 무기가 필요하오."
"가서 주작검을 가져오너라."
주작검은 커다란 양검과 작은 음검으로 이루어졌다. 두 자루의 검을 감싼 불길은 바닷물 속에서도 기세가 전혀 죽지 않고 활활 타올랐다. 여의금고봉이 목적이 아니었다면 바로 오케이를 외쳤을 것 같은 멋진 무기다.
예의상 검을 잡고 몇 번 휘둘렀다.
"너무 가볍소."
"각각 서른여섯 근과 스물여덟 근인데 가볍다고 하는 걸 보면 힘이 장사인가 보오. 백호도를 가져오너라."
백호도는 날에서 시린 기운이 맴돌았다. 칼자루를 잡으니 세상에 못 벨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마음 가는 대로 휘두르니 물의 저항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음에 들었지만 거절했다.
"여전히 가볍소."
"백팔십 근도 가볍다니. 청룡창을 대령하라."
근육이 울끈불끈한 문어 여섯이 창 하나를 낑낑거리며 들고 걸어왔다. 내가 창을 잡기도 전에 용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건 육백육십육 근이요."
왼손 엄지와 식지로 창을 잡은 후 가볍게 휘둘렀다.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용왕이 선수를 쳤다.
"현무추를 가져오라."
내가 예전에 꼬리를 뽑았던 악어거북보다 열 배 정도 큰 바다거북이 용궁 안으로 헤엄쳐 들어왔다. 수정궁의 벽이 흐물흐물해지더니 바다거북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바다거북의 등에 현무추가 있었다.
"둘 합치면 오천 근이오."
내가 현무추를 공깃돌 잡듯 가볍게 다루자 용왕의 안색이 변했다. 이웃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려던 게 이젠 자존심 문제가 되었다. 나를 빈손으로 돌려보냈다는 소문이 퍼지면 동해 용왕 오광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영롱(玲瓏)을 가져와라."
대신과 장군들이 수군대는 걸 보니 꽤 대단한 물건인 모양이다. 아까 용인지 바다뱀인지 장어인지 헷갈렸던 자가 얼음을 깎아 만든 것 같은 극 하나를 들고 왔다. 여포가 사용하는 방천화극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육천사백 근으로 용궁에서 가장 무거운 병장기요. 내 애병이기도 하지."
너무 이쁘고 멋있다. 얼음으로 만든 듯 투명하고 손에 착착 감긴다. 처음 다뤄보는 병장기임에도 불구하고 거슬리는 게 없다. 육천사백 근의 무게도 내가 한 손으로 다루기 딱 좋다.
나는 손바닥을 얼핏 살폈다. 손오공은 천계와 용궁은 따라오지 못한다. 하계와 저승만 가능하다. 하계야 천궁이나 용궁처럼 주인이 확실하지 않기에 괜찮고, 저승은 손오공 안방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손바닥에는 손오공의 허상이 법력으로 찍은 글자가 있다.
무조건 여의금고봉.
"이거 두 배 정도 무거우면 딱 알맞을 것 같소."
용왕 얼굴에 핏줄이 선다. 아마 태어나서 이토록 자존심 상한 적이 없었을 거다. 천계를 옥황상제 일당이 꽉 잡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바다에 머무를 뿐. 법력과 세력만 따지자면 천계에서도 떵떵거릴 수 있는 존재다.
"용궁에는 자존심이 너무 높아서 누구의 손길도 허락하지 않는 절세의 법보가 있소. 만약 그대가 그 법보를 굴복시키면 기꺼이 내드리겠소."
그래. 바로 이거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용왕이 용좌에서 일어나 길을 안내한다. 장군과 대신들은 그대로 수정궁에 남고 나와 용왕만 움직였다.
용왕이 내줬는데 내가 못 가져가면 용왕 체면이 지켜진다. 금수저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지만, 덕분에 여의금고봉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손오공만큼 힘이 강했다면 강제로 빼앗았을 텐데. 힘이 약하니 수작을 부릴 수밖에.
"이름은 여의금고봉(如意金箍棒)이고, 은하수 바닥에서 채취한 신진철(神珍鐵)로 만든 거요. 신진철을 아홉 법이나 단련해 구전빈철(九轉鑌鐵)로 변화한 후 태상노군이 직접 단련한 법보요."
태상노군이 만든 마지막 법보다. 그리고 법보를 만든 태상노군도 여의금고봉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바다에 버렸고, 신룡이 길들이겠다고 용궁에 들였는데 결국 실패하고 이처럼 방치해둔 것이다.
"여의금고봉. 만나서 반갑다."
마치 매일 밤 꿈에서 그리던 연인을 만난 기분이다. 게다가 그 연인은 내가 꿈에서 봤던 것보다 수백 배는 사랑스럽다. 나는 여의금고봉을 덥석 안고 볼을 비비적거렸다. 무게가 1만3천5백 근이지만, 형천의 힘 일부만 수습한 내가 들 수 있는 무게다.
"내 친구가 되지 않을래?"
마음을 활짝 열었다. 내가 여의금고봉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얼마나 원하는지. 용왕이 내 마음을 들여다보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 내 마음은 순수하게 여의금고봉으로 꽉 찼다.
여의금고봉이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 이리저리 쏘다니더니 흡족한 듯 마음을 열었다. 마음과 마음이 직접 닿아 실을 자아내고, 그 실로 인연의 끈을 꼬았다.
"네가 원하는 형태를 취하렴."
손오공이 알려준 건데. 여의금고봉은 자신이 원하는 크기와 모양이 있다. 손오공은 힘으로 여의금고봉을 취했기에 그걸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늘 작게 만들어 귓속에 넣고 다녔다. 여의금고봉을 얻고 수만 년이 지나서야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 한다.
여의금고봉은 길이 68센티에 지름 4.8센티의 몽둥이로 변했다. 중간은 검고 양쪽 끝에 금테를 둘렀다.
내가 잡을 필요도 없이, 여의금고봉은 내 주변을 맴돌았다. 내가 움직이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왔다.
"이 인연을 만나고자 법보가 바다로 내려왔나 봅니다. 상선께서 급한 일 없으시면 연회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시지요."
춘천진인 환생인가? 그새 말투가 바뀌었다.
"제가 곡기를 끊고 수련 중입니다. 좋은 차가 있다면 한 잔 얻어먹지요."
용궁에 도착하니 이미 연회상이 차려졌다.
저기 내 얼굴만 한 살코기는 설마 게살인가? 흰 줄과 분홍 줄이 번갈아 곱게 그어져서 무척 아름답다. 얼마나 큰 게를 잡으면 저 정도로 실한 게살이 나올까?
나만큼 큰 새우를 튀긴 요리도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저 새우는 참전해서 삼파전을 만들 가능성도 있겠는데.
장어구이도 있다. 바닷속에서 구이 요리는 어떻게 하는 걸까?
복숭아나 살구 등 눈에 익은 과일들도 있지만, 난생 처음 보는 과일도 수두룩하다. 바다에서 과일이 자라는 걸까 아니면 땅에서 얻어오는 걸까? 바다에 있는 작은 섬은 토지신 관할일까 용왕 관할일까.
만약 용왕 관할이라면, 화과산에서도 본 적이 없는 저 과일들은 섬에서 나는 과일이 틀림없다.
맛있는 빛깔이 눈에 들어오고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음식 씹는 소리가 귀를 자극하건 말건, 나는 눈물을 머금고 차만 마셨다.
흑염룡. 봉황과 대치할 때 도와준 건 고맙지만, 이럴 땐 참 밉다.
"용왕께서 자비를 베풀어 음식을 좀 싸주실 수 있습니까? 화과산에 있는 부하들에게도 용궁의 산해진미를 맛보게 하고 싶군요."
용왕은 내 청을 흔쾌히 승낙했다. 뭔가 베푸는 걸 무척 좋아하는 성격이다. 커다란 천 하나 가져다가 음식과 술을 잔뜩 싸줬다. 나는 입김을 훅 불어 보따리를 등짐 정도 크기로 줄였다. 주문도 없이 압축법을 능숙하게 사용하자 용왕이 고개를 끄덕인다.
겨우 금단의 경지 주제에 법력도 뛰어나고 힘도 세고 법술도 능숙하게 다룬다. 용왕은 내가 매우 큰 뒷배가 있을 거라고 단단히 오해하고 있을 거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힘쓸 일이 있다면 이 손대성을 불러주십시오."
용왕은 용궁 밖까지 배웅을 나왔다. 올 때와 달리 삼천 수족이 나를 바다까지 호송했다. 용궁이 속한 바다를 벗어나 동해에 이른 나는 장안법을 펼쳤다. 손님으로 용궁으로 가는데 장안법을 펼치는 건 실례라서 지금껏 안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손오공의 당부대로 투명술은 펼치지 않았다. 여의금고봉을 얻는 순간 천계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그러니 내 필살기인 장안법과 투명술을 결합한 은법은 숨겨야 한다.
화과산에 도착해서 용궁의 음식을 던져주니 원숭이와 오래국 장수들이 반색한다. 특히 해물이 처음인 오래국 장수들은 게를 껍질째로 씹어먹었다.
- 돌아가서 원영을 만들어야 한다.
다음 경지는 원영. 원영 다음 경지는 분신(分神)이다. 원영의 경지에서 원영이 밖으로 나가면 육신은 굳어버린다. 분신의 경지가 되면 원영 따로 몸 따로 움직일 수 있다. 달에 있는 후예는 원영의 경지라서 달로 원영을 쏘아 올린 후 제자에게 암해를 당했다.
돌아가서 만들어야 하는 건, 저쪽 세상의 몸이 내 진신(眞身)이기 때문이다. 원영은 반드시 진신에서 만들어야 한다.
- 여의금고봉을 갖고 가야 하는데, 지금 네 힘으로는 어렵다.
법보는 다른 세상으로 옮겨갈 수 있다. 그런데 여의금고봉은 너무 법보다. 수준이 낮다면 내 능력으로도 가져갈 수 있는데, 너무 어마어마해서 내가 갖고 넘어가기엔 부담된다.
- 친밀도가 높으면 힘이 약해도 함께 갈 수 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비록 시간을 두 번이나 크게 벌었지만, 출발선이 다른 자들보다 훨씬 뒤처졌으니 안심할 수 없구나.
손오공이 내 몸을 차지했다면 처음부터 지금보다 훨씬 강한 상태로 시작했을 거다. 내 발전 속도가 눈부시고 강해진 정도도 어마어마하지만, 지금도 손오공이 갓 태어났을 때보다 약하다.
- 네가 저쪽으로 건너간 후, 내가 여의금고봉을 지니고 저승으로 건너갈게.
저승은 여럿이자 하나다. 세상마다 저승과 연결되었고, 저승마다 십왕이 있다. 세상만큼 염라대왕이나 진광왕 평등왕이 있는 거다. 그런데 저승은 하나다. 저승에서는 어떤 세상이라도 건너갈 수 있다.
이건 천계도 마찬가진데. 손오공은 천계로 올라갈 수 없는 몸이다. 지금은 겨우 허상 뿐이기에 천계와 용궁을 출입할 수 없다.
그러니 여의금고봉을 밀수하는 루트는 저승밖에 없는 거다.
아직 건너갈 시기가 되지 않아 나는 화과산에서 휴식을 취했다. 주로 여의금고봉과 친밀도를 높이며 함께 놀아줬다. 바닷속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여의금고봉은 물을 무척 좋아했다. 원래 은하수 바닥에 있던 철이었으니 물과 친한 건 어쩔 수 없겠지.
폭포수로 깨끗이 씻겨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햇볕을 쬐고 달빛을 받는 걸 무척 좋아했다. 수렴동 안에 있는 걸 싫어해서 나도 대부분 시간을 밖에서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때가 되었다. 돌아가서 원영을 만들고 다시 돌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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