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또 속고
여기저기 두서없이 흩어졌던 구슬이 하나로 꿰어졌다.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겠다.
태상노군이 일부러 그런 건지 실수로 그런 건지. 탈것이 된 우마왕과 맺어진 인연이 나찰녀에게 전해졌다. 그래서 우마왕이 어쩔 수 없이 하계로 끌려간 거고.
약한 놈이면 환생해서 내려갔겠지만, 우마왕은 용케도 그대로 내려왔다. 인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둘이 함께 살았다.
태상노군은 인연을 정기적으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홍해아라는 인연이 또 생겨버렸다. 이 인연은 음양전도대법으로 양도할 수 있는 인연이 아니다. 그러나 태상노군 정도가 되면 다 편법이 있다.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영원하지 않다. 죽음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이 다 살아있을 때도 사라질 수 있는 인연이다. 태상노군은 어린 홍해아에게 삼매진화를 얻게 하는 것으로 인연을 끊는 대가를 치르려 했다.
그러나 곡식을 더 크게 자라라고 억지로 당기면 뿌리가 약해져 오히려 죽는다. 태상노군이 이런 쉬운 이치를 모를 리 없지만, 자신감이 넘쳤는지 과감히 시도했다.
"화염산이 생기고 홍해아가 반편이 삼매진화만 얻은 후, 나찰녀와 크게 싸웠다. 내가 수작을 부려 방해한 거로 생각하더군. 어쭙잖게 증거라도 들이밀면 반박하겠으나, 증거도 없이 심증으로 우기기만 하니까 나도 피곤해서 떠났다. 아직 인연이 남아있는데, 정말 짜증 나는구나."
"내게 참연검이 있는데."
우마왕의 귀가 번쩍 뜨인다.
"너, 혹시 인연의 실을 태울 수도 있어?"
"왜? 너는 못 태워?"
"그거 굉장히 어려운 거야. 내가 아는 존재 중에 그게 되는 자는 없어."
"난 엄청 쉽던데."
"이거, 무기 설계도다."
우마왕과 계약을 맺었다. 중대한 일은 계약을 맺고 처리하는 게 가장 좋다. 안 그러면 도와준 사람이나 도움을 받은 사람이나 서로 휘말릴 수 있다.
무기 설계도를 받고 참연검을 꺼냈다. 우마왕은 인연의 실이 달랑 두 개다. 하나는 나찰녀, 하나는 옥면호리.
"독각시대왕이라고, 네 사촌 동생을 자처하는 놈이 있던데."
"태상노군 탈것이야. 청우가 나를 많이 따르긴 했지. 선업 많이 얻어서 독립하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내가 이뤄줬지. 환생하면서 태상노군과 인연이 끊어졌을 거야.
잘린 인연의 실이 갓 잡아 올린 장어처럼 팔딱거린다. 능숙하게 실을 잡고 법력으로 태웠다. 우마왕 쪽의 실은 아주 쉽게 타버렸다. 그러나 나찰녀 쪽은 반항이 심하다.
"나찰녀가 너 좋아하는 거 아냐? 반항이 심하네?"
"인연의 시작이라서 그래. 끝은 매기 위함이고 시작은 맺기 위함이니까."
제길. 빨리 몸이 한 단계 성장해서 감봉밀 더 마셔야겠다. 저런 어려운 말은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된다.
"제길, 놓쳤다."
인연의 실을 놓치고 참연검을 다시 잡았다. 우마왕의 몸에 달라붙으려는 인연의 실을 계속 잘랐다. 결국, 길이가 모자라는지 인연의 실이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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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람이야 귀신이야?"
의리 없는 새끼. 나를 구할 생각도 안 하고 혼자 도망치다니.
"나찰녀에게 속았다. 파초선은 애초에 우마왕이 아닌 나찰녀에게 있었어."
"내가 가서 나찰녀를 제압하고 파초선을 얻어낼게."
지은 죄가 있는 저팔계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마왕에게 잡혀서 감봉밀 두 잔이나 뇌물로 내놓은 걸 생각하면 배가 아프다.
"나찰녀 이 화냥년. 어서 나와 네 저팔계 할아버지의 무기를 받아라."
예기가 빛나는 청봉보검을 든 나찰녀가 갈고리 눈을 무섭게 뜨고 나왔다. 우마왕과 이어졌던 인연의 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 유심히 살폈지만, 우마왕과 달리 나찰녀는 인연의 실이 너무 많았다. 태상노군의 인연을 가득 가져왔으니 인생이 무척 고달플 거다. 생전 모르는 사람과 인연이 생겨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야 하니까.
몇 합 겨룬 저팔계가 원신을 드러냈다. 나찰녀의 무공은 내가 보기에도 훌륭했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힘과 근육만 단련한 저팔계는 나찰녀의 검에 쩔쩔맸다.
검붉은 아우라를 마구 내뿜으며 저팔계의 원신이 돌진했다. 나찰녀가 감히 맞서지 못하고 피했다. 나찰녀를 지나친 저팔계가 그대로 달려가 파초동 입구 근처에 부딪혔다.
운 좋게 진체를 때렸는지 취운산이 마구 흔들린다. 파초동에서 요괴들이 도망쳐 나왔다.
내가 장안법을 펼쳐준 정자가 느껴진다. 아직 배란기가 아닌지 홀로 자궁에 고독하게 숨어있다. 꼭 수정 성공해서 태상노군이 하려는 일을 방해하렴.
"원하는 게 뭐야?"
"파초선 내놔."
"네놈이 내 뱃속에 들어왔던 놈이냐? 목소리가 다른데?"
"뭔 소리야?"
"계약 맺자. 내가 파초선을 빌려줄 테니, 너는 다신 나와 적대하지 않기로."
저팔계는 나찰녀와 계약을 맺고 파초선을 얻어냈다.
"태상노군 파초선이랑 똑같이 생겼구나."
"정말 그러네. 그때 금각이 사용하던 부채랑 똑같아."
파초선을 어깨에 멘 저팔계가 우쭐거렸다. 눈꼴 사납지만, 나찰녀의 말을 순순히 믿고 우마왕 찾아간 내가 멍청이지. 성질 더러워서 거짓말을 안 할 거라고 믿은 내가 바보다.
돌아가니 일행이 정말 반갑게 맞이한다. 딱히 서천으로 가는 걸 반기지 않는 삼장법사마저 반가움을 표했다.
"제천대성. 네가 먼저 오함마 타고 불 끄러 가. 우린 천천히 따라갈게."
더위가 빨리 가시길 바란 삼장법사가 나를 재촉했다. 삼매진화를 다루는 오함마도 이 더위가 성가셨는지, 나를 태우고 화염산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이걸 산이라고 불러야 하나 주저된다. 흙도 없고 돌도 없고 바위도 없다. 그러니 나무나 풀 따위는 더 기대할 수 없다. 산 크기의 불이 우리가 접근하든 말든 알은체도 안 하고 홀로 훨훨 타올랐다.
오함마에서 내린 나는 파초선을 들고 힘껏 부쳤다. 그런데 아무 반응도 없다.
한 번 부치면 불이 꺼지고, 두 번 부치면 바람이 불고, 세 번 부치면 비가 내린다 했다.
법력을 안 실어서 그런가?
파초선에 법력을 잔뜩 실어 부채질했다. 불이 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훨훨 타오른다.
설마, 내 법력이 철선공주보다 못한 건가? 자존심 상하네. 모든 법력을 다 쏟은 후 있는 힘껏 부쳤다.
뭔가 잘못됐다. 내 도발에 화가 난 불이 나와 오함마를 덮쳤다. 나는 순식간에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놈은 다 태우는 삼매진화인지 내 옷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다행히 눈썹이나 머리카락은 내 몸으로 인정되어 불타지 않았다.
오함마가 날개를 활짝 펴고 불길과 싸웠다. 내가 도우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화염산을 굴복시키면 오함마의 삼매진화가 몇 단계 성장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함마가 지면 어떻게 되지?
제길. 이게 아닌데. 손오공이 떠난 대신 지혜를 얻었기에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상황이 급박해지니 머리가 잘 굴러가지 않는다. 이럴 땐 저팔계라도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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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그 나쁜 년이 우릴 속인 거야? 우리 또 속은 거야? 대가리에 구멍 몇 개 내주면 정신 차리겠지?"
"가만히 있어. 계약 때문에 넌 나찰녀에게 적대하면 안 돼."
"우릴 속였잖아."
"이 부채 이름이 파초선이라면 어떡할 거야?"
저팔계가 입을 다물었다. 저팔계도 계약을 너무 믿었다. 계약으로 하는 일이니 차질이 없으려니 지레짐작하고 방심한 거다.
"파초선 진명이나 알았다면 이런 실수도 없었을 텐데."
"우마왕이 알지 않을까?"
저팔계의 말에 내 뺨을 때릴 뻔했다. 왜 우마왕에게 파초선 진명을 물어볼 생각을 못 했지?
"자. 이렇게 하자. 사오정은 계약대로 이걸 나찰녀에게 돌려줘. 저팔계가 갔다가 괜히 싸우면 벌 받으니까. 저팔계 넌 우마왕에게 가서 파초선 진명을 물어봐. 삼장 너는 덥다는 말 그만하고 입 다물고."
저팔계와 사오정이 떠났다. 나는 산 크기의 불과 힘겨루기하는 오함마를 묵묵히 지켜봤다. 손오공을 보고 알지를 본 후 오함마의 심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 자존심이 상했을까? 아니면 자괴감이 들었을까?
세세히 따지고 보면, 오함마는 우마왕 등과 마찬가지로 천계에서 태어나서 신수가 되었다. 게다가 힘을 얻는 속도도 역대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빨랐다. 승승장구하다가 갑자기 어마어마한 존재를 만나니 마음이 크게 흔들렸을 거다.
사실 나도 자존심 때문에 무모한 짓을 여러 번 했다. 운명의 가호와 손오공의 도움 그리고 행운으로 어찌어찌 위기를 넘었다. 그래서 오함마의 결정이 이해가 되면서도 의문이기도 하다.
나야 손오공 강신이라는 반드시 살아남을 필살기가 있다. 손오공이 곁에 없는 지금에도 강신 한 번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그 한 번으로 남은 두 번 기회를 모두 버리게 된다.
그러나 오함마는 수호해 줄 존재가 없다. 오로지 혼자 힘으로 고독하게 이겨내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보험을 이미 들어놓은 내 무모함과는 차원이 다른 무모함이다.
그때 오함마의 마음이 내게 전해졌다. 잠깐 하늘 좀 보자. 눈물샘이 말랐지만, 눈물이 흐를 것 같구나. 오함마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은 내가 손오공을 생각하는 마음에 못지않았다. 오함마는 아무리 위험해도 나와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못난 내가 부끄럽다. 내게 의지하는 오함마가 커다란 불과 꿋꿋이 맞서는데, 힘이 되어주지 못할망정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니.
내 존재를 걸고 오함마 승리를 장담한다.
법칙이 꿈틀거린다. 내가 존재를 오함마에게 걸었다. 오함마가 지면 나도 존재가 말살된다. 존재를 건 대신, 내가 둘의 싸움에 끼어들 명분을 얻었다. 자, 모든 재주를 다해서 우리 저놈을 이겨보자.
만약 오함마가 실패하면 난 소멸이다. 손오공이라면 어떻게든 날 부활시켜줄 거다. 그러나 지금까지 익힌 법술과 얻은 법보와 법력, 그리고 모든 인연이 사라진다. 아마 손오공과 맺어진 인연만 질기게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내가 존재를 걸자 오함마의 투지가 거세게 타오른다. 내 결정이 부담이 아닌 격려가 되었다니 다행이다. 살기 위해 머리를 팽이보다 더 빠르게 돌렸다.
구규정(九㙓鼎)을 꺼냈다. 예전에는 계속 청동화로라고 불렀지. 화생토라고, 구규정으로 화염산의 힘을 조금이라도 빼앗으려는 속셈이다.
고흠환(錮鑫環)을 꺼냈다. 화극금이라고, 원래 금강탁이라 불리던 법보는 이 싸움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오행을 벗어났다. 고흠환은 저 불에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
현무갑을 꺼냈다. 수에 속하는 현무갑은 피아식별이 가능하다. 오함마의 기운을 피해 화염산의 기운만 공격할 수 있다.
태를 꺼냈다. 목생화. 현무갑의 물 기운을 받아 나무 기운이 활발해진 태가 오함마의 화기를 키워준다.
구규정이 빼앗고 현무갑이 깎아냈다. 고흠환은 현무갑의 기운을 북돋워 주고, 현무갑은 화염산을 공격하는 동시에 태의 기운을 돋운다. 태는 오함마에게 기운을 전달하고.
이 싸움의 핵심은 구규정에 있다. 구규정은 화염산의 기운을 빼앗는 동시에 고흠환의 기운을 돋워준다. 다른 기운을 통해 힘을 보충받을 수 있는 법보들과 달리, 구규정은 외부로부터 많은 기운을 보충받지 못한다.
원래는 화에 속하는 오함마가 구규정에게 기운을 넘겨야 하지만, 오함마는 지금 화염산의 공격을 어렵게 버티고 있다. 괜히 기운을 나누다가 파탄이 나면 큰일이다.
분천염이 있다면, 알지가 있다면. 손오공 부를까? 강신한 손오공이라면 진명을 알아낸 여의금고봉으로 저 화염산을 파리채로 파리 잡듯이 쉽게 해치울 것 같은데.
참. 나도 삼매진화를 다룰 수 있지. 살상력이 부족해서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어차피 이건 기운 싸움이다. 나는 삼매진화를 불러 구규정에 화기를 넘겼다.
내 넘쳐나는 법력이 삼매진화로 변해 승리의 분동(저울추)을 늘렸다.
화염산이 줄어들었다. 삼장이 멋모르고 환호한다.
예전에 축융이 삼매진화를 작은 불꽃 단위로 제어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불은 압축될수록 강해진다. 화염산은 자기 기운을 불릴 방법이 없으니 덩치를 줄이는 거로 위력을 늘렸다.
나도 질 수 없지. 장기전을 대비해 법력을 아꼈는데 이젠 그럴 수 없다.
법력은 소모가 적을수록 회복이 빠르다. 이제부터는 법력 소모가 빨라졌으니 회복이 느려진다. 기존에는 잘 조절해서 법력이 조금씩 줄었는데 이젠 법력이 훨씬 빠르게 사라진다. 다행히 난 법력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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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정엽(太陰精葉)이다."
저팔계가 돌아왔다.
"계약 맺자. 내가 말하는 물건 구해와."
저팔계에게 초석잠 서식지와 채취 방법을 알려줬다. 초석잠은 식물에 자라는 이슬이다. 기온 차이로 맺히는 게 아니라 일월의 정화와 천지의 기운을 받아 풀잎에 누에꽃이 피고, 그 누에꽃이 시들면서 초석잠이 된다.
선업 300만 포인트를 저팔계에게 줘야 하지만, 하나도 안 아깝다. 존재가 걸린 일이니까.
"네가 초석잠을 내게 가져오면 덤으로 좋은 정보 하나 알려주마."
후예 활이 내게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정보를 알려주마.
시간이 좀 더 지나서 사오정이 돌아왔다. 취운산이 훨씬 가까운데 저팔계보다 훨씬 느렸다.
"죄송합니다. 어렵게 파초선이 있는 곳을 알아냈는데, 훔치는 건 실패했습니다."
"어떻게 알아냈어?"
"변신술로 요괴로 변해 들어갔습니다. 서로 얘기를 하지 않아 들키지 않았습니다. 파초선은 파초동에 있는 파초나무입니다. 특별한 주문을 외우면 파초선으로 변합니다."
나찰녀와 우마왕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일찍 알았다면 삼장까지 함께 우르르 몰려가 힘으로 파초선을 빼앗았어도 된다. 백마와 백갑과 개태가 삼장을 보호한다고 해도 오함마까지 싸울 수 있는 전력이 넷이다.
삼장이 우마왕을 과하게 두려워한 바람에 우리가 너무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게다가 관음보살의 목적이 무엇이고 어떻게 실패했는지도 모르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몰랐다.
'정보가 부족한 게 아니다. 힘이 부족한 거야.'
손오공이라면 정보가 더 적어도 원하는 바를 쟁취했겠지. 결국, 힘이 부족한 거다. 정보, 지혜, 세력. 다 부질없다. 내가 강했다면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내가 손오공만큼 강했다면, 내게 여의금고봉이 있다면.
화염산이 또 줄었다. 법력 소모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언뜻 오함마가 후회하는 게 느껴진다. 내 마음을 전했다. 우리 이길 거라고, 나는 후회 없다고.
"제천대성, 내가 왔다."
내가 저팔계를 이렇게 반길 날이 있을 줄이야. 맹세컨대 오늘 난관을 해결한 후 저팔계를 좀 더 친절하게 대해주겠다.
"초석잠이다. 먹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저팔계가 이슬 한 방울을 내게 건넸다. 캡사이신 한 방울 입에 떨군 느낌이다. 그리고 그 느낌이 목구멍을 넘어 식도를 타고 위에 전해졌다.
최소 수십 년 시간이 필요했던 몸의 진화가 한순간에 끝났다. 거의 말라서 바닥을 보이던 법력이 차오르는 걸 넘어서 호수를 이룬다.
화염산, 이 꽉 악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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