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합집산
상황이 이상하게 흐른다. 탁탑천왕이 따르는 반고와 마교 수십만 정예를 보유한 통영태 연합이 가장 강하다.
하지만 남은 네 후보, 손오공과 옥황상제 그리고 연등고불과 여래불도 무시할 순 없다. 비록 법보에 내장한 법술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법보 자체의 특성까지 사라진 건 아니니까. 내 공명멸절인의 파괴 특성이 살아있다는 걸 천심쇄를 깨면서 이미 확인했다. 손오공도 반고의 도끼에 담긴 혼돈에 당해서 회복에만 전념해야 할 정도 상처를 입었고.
보통은 약한 놈이 강한 놈 눈치를 봐야 하는데, 지금 반고 세력과 통영태 연합이 오히려 약한 자들 눈치를 보고 있다. 누구든 먼저 약한 자들을 공격하면, 약한 자들 모두 반대편과 손잡을 게 뻔하다.
그래서인지, 서천과 옥황상제 일행을 먼저 쓸어버리고 결판내자고 했던 통천교주가 조용히 물러서고 태상노군이 나섰다.
"그럼 우리 두 세력이 싸울 때 남은 분들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시오."
"그 말에 따르도록 하지."
연등고불이 태상노군의 제안에 동의하고 서천 세력을 이끌고 뒤로 물러섰다. 옥황상제도 사극대제와 쑥덕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섰다.
"우린 싫은데?"
손오공은 회복에 전념하게 하고, 내가 나섰다. 시발, 오늘 중2력이 지구 화산 다 합친 것보다 더 격렬하게 분출한다. 그간 내가 너무 억압했나?
"그럼 공격당해도 할 말 없는 거지?"
"내 망치에 맞아 죽었다고 원망하지만 않으면 돼."
천심쇄에 당했던 상처가 다 아물진 않았다. 하지만 이미 원인을 제거했기에 실력에는 전혀 영향 없다. 지구력이 조금 하락하긴 했지만, 공격력과 방어력은 그대로다.
태상노군 이마가 찌푸려진다.
"그냥 조용히 있는 게 이득인데, 굳이 심술부리는 이유는 뭐냐?"
"이 판 뒤집을 수 있어. 나, 손대성이야."
시발, 자꾸 이유 묻지 마. 나도 모르니까. 그래도 허세 하면 대한민국 남자 아니겠어? 그중에서도 중2가 최고고.
"공격한다."
반고가 도끼 들고 앞장섰다. 탁탑천왕이 몽둥이 하나 꺼내더니, 손바닥 위에 늘 올려놓고 다니던 탑과 결합했다. 몽둥이는 말을 타고 돌진할 때 사용하는 마상창과 흡사한 거대한 창이 되었다.
법력의 배제로 풍화륜이 파업했는지 나타가 맨발로 걸었다. 내게 정면으로 보이는 두 손엔 단단한 건곤권을 들었고, 남은 네 손에 창 세 자루 들었다. 백강창과 비슷한 장창과 길이가 공명멸절인 정도 되는 단창 두 개.
무공만큼은 이랑신 못지않다던 왕령관이라는 자를 찾아봤다. 아예 안 왔는지, 이미 죽어버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법력이 제한된 지금이라면 강한 힘을 발휘할 텐데.
수준은 아까보다 낮지만, 눈에 보이는 장면은 훨씬 치열하다. 법력을 배제한 싸움이라 해도 무공으로 법술을 방불케 하는 온갖 기교를 부릴 수 있다. 실제로 창 하나가 셋이 되어 상대를 찌르기도 하고, 검 끝이 수많은 꽃을 수놓고 그 꽃잎이 상대를 죽이기도 했다.
공진단 덕분에 대부분 상처를 회복한 저팔계가 몸을 움찔움찔한다. 잘렸던 귀가 다시 자랐고 반쯤 베였던 코도 붙었다. 그러나 법력으로 치유할 수 없어서 흉터는 그대로 남았다.
"여우불이 나오는지 확인이나 해봐."
안타깝게도 여우불은 나타나지 않았다. 천궁은 몰라도 마교 놈들에겐 무척 효과적인데.
구천뇌조와 신수들이 밖으로 나갔다. 의외인 점은, 태백금성이 나가지 않고 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 서성인다.
"왜 밖으로 나가지 않으시고?"
"점괘를 믿어야 해. 의심하면 결과가 틀어질 수도 있어. 손오공 말고 투전성불 곁에 붙어 있으라고 했거든. 난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나가면 안 돼."
늘 존대로 일관하던 태백금성의 말투가 바뀌었다. 엄청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억지로 남은 것 같다. 나라면 마음이 내키면 나가고 안 내키면 남을 텐데, 감성보단 이성에 더 의존하는 유형이어서인지 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다.
"탁탑천왕 진짜 강하구나."
저팔계의 감탄에 다시 전장을 주시했다. 법력을 배제한 덕분에 온갖 무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법력의 도움 없고 법술을 섞지 않은 순수한 무공들이 펼쳐져서 내 안계를 넓혀줬다.
'아씨. 태상노군이 둘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한 조언이 오늘을 위한 거였구나.'
그때 정보를 거래하면서 태상노군이 불공정계약이 안 되게 하려고 내게 조언한 적 있다. 그게 그냥 최고가 되려면 법술 버리라는 건 아니고, 오늘 상황에 대비한 조언이었다. 만약 그때 내가 법술 버리고 무공에만 전념했으면, 지금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뛰고 있겠지.
신공표와 마찬가지로, 탁탑천왕의 창도 무기 한계를 벗어났다. 찌르고, 내려치고, 베고, 뭉개고, 돌리고, 후리고. 산 하나 올려놓은 것처럼 무겁게 내려칠 때도 있고, 깃털이라도 된 듯 빠르고 가볍게 찌를 때도 있고.
나타 역시 마교 고수를 상대로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몸에 대한 통제력이 늘었다는 게 거짓이 아니었는지, 빙글빙글 돌며 상대에 따라 다른 무기로 다른 공격을 펼쳤다. 팽이처럼 끊임없이 돌면서도 상황 파악과 판단을 빠르게 해서 같은 놈에게 세 초식 사용하는 법이 없었다.
"이건 그냥 소모전인데? 미리 짠 음모라면 숨긴 게 더 있겠지?"
심장이 쿵 뛰었다. 저팔계의 예리한 지적에 놀랐다. 저팔계가 통찰력을 보인 것보다, 내가 이 뻔한 생각을 떠올리지 못했다는 데 더 놀랐다.
"뭘 숨겼을까?"
"난 여기까지야. 내게 큰 기대를 품지 마."
눈길을 돌려 조금 먼 곳에 있는 삼장과 사오정 시체를 바라봤다. 좋은 추억만 있었던 여행은 아니었지만, 몇 년 동안이나 붙어 다녔는데 서로 미워하고 죽이기까지 해야만 했는지.
양쪽 병력이 빠르게 줄었다. 역시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다. 법력을 제한하면 머릿수가 많은 쪽이 더 유리할 것 같았는데, 탁탑천왕과 나타 그리고 거령신을 비롯한 수십 명밖에 안 되는 장수들이 전황을 결정지었다.
상대편엔 신공표와 여동빈을 비롯해 강자가 몇 명밖에 없었다. 태상노군과 통천교주는 힘을 합쳐 반고에게 대항하고, 영보천존은 뒤에서 둘을 지원했다.
반고가 강하긴 강하구나. 손오공도 전투력을 잃게 만든 도끼는 태상노군과 통천교주가 꺼내는 무기를 빠르게 부숴나갔다. 꺼내는 족족 사라지지만, 사라지는 족족 꺼내는 둘도 참 징그럽다.
다시 소강상태가 되었다. 반고 편에는 탁탑천왕을 비롯해 46명이 남았고, 마교는 통천교주 제외하면 다섯도 남지 않았다. 개똥이는 죽었는지 보이지 않고, 등껍질에 흠집이 가득 난 소똥이가 숨을 헐떡이고 있다.
"판을 다시 짜야 할 것 같아."
태상노군이 입을 열었다.
"나를 내치려고?"
통천교주가 평온한 말투로 되묻는다.
"아니. 어차피 셋만 남아야 한다면 우리 셋이 남는 게 제일 좋아. 우리 셋이야 충분히 부대껴서 서로 속을 잘 알잖아."
"그럼 판을 어떻게 짜려고?"
"서천과 옥황상제 쪽에서 뭔가 수를 내려는 것 같은데?"
그때 볼이 발그레한 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가 영소전에 들어왔다.
"제길. 결국 불려왔어. 하필 내 임기에 사고 터지냐?"
익숙한 목소리와 말투. 미륵불이다.
"개소리 말고, 뜻에 따를 테니 빨리 합체나 하자."
과거의 연등고불, 현재의 여래불, 미래의 미륵불. 셋이 합체했다. 영소전이 급격히 커졌다. 합체한 셋의 크기에 따라 영소전도 확장했다.
"오지산 다시 보는구나. 내가 저기 수백 년 깔렸는데."
오지산이 합체불의 다섯 손가락일 줄이야. 하계 아무리 뒤져봐도 오지산을 못 찾고 내가 쪼개버려서 사라진 건가 싶었는데.
"판을 다시 짤 필요 없다. 나 혼자 너희를 전부 상대할 수 있으니."
합체하고 성격도 변한 건가? 셋 다 건방진 캐릭터 아니었잖아. 법력을 배제한 이곳에서 손이 산 크기인 합체불을 상대하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합치자."
옥황상제도 끝내 결심을 내린 듯하다. 북극자미대제, 남극장생대제, 태극 칭호를 잃은 서극천황대제, 태을구고천존으로 더 많이 불리는 동극청화대제. 거기에 현궁고상제로 불리는 옥황상제가 합체했다.
오행의 기운을 하나씩 품은 후 균형과 조화를 이뤄 삼태극을 거쳐 무극이 되었다.
"무극대제 정도면 합체불에 꿀리진 않겠지?"
합체하면 왜 다들 양아치가 되는 거지? 무극대제 말투가 무척 건들건들하다.
"반고. 손잡고 저 둘을 해치울까?"
"얍삽한 새끼들. 숨긴 거 빨리 꺼내놓기나 해."
반고의 반 박자 빠른 거절에 통천교주가 입맛만 다셨다.
"난 숨긴 게 없어."
통천교주 곁에는 신공표와 소똥이, 그리고 매미 요괴로 보이는 놈 하나에 인간 출신인 듯한 자 둘이 있었다.
"그럼 내가 먼저 꺼내지."
태상노군 몸에서 분신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법력 배제했다며?"
"저건 법력 아니야. 무공이야. 진무대제 재주인 것 같아."
"확실해?"
저팔계의 말에 의문을 표했다. 어떻게 무공으로 분신을 수십만 만들 수 있지? 분신술로도 힘든 건데.
"합체."
수십만 분신이 하나로 합쳤다. 태상노군보다는 진무대제를 닮은 모습이다. 게다가 크기 역시 어마어마하다. 무극대제보다 머리 하나 더 크다. 무극대제는 합체불 허리를 조금 넘고, 분신 합체술로 만들어진 진무대제는 합체불 가슴에 닿았다.
허리를 숙인 진무대제가 태상노군을 집어 어깨에 올렸다.
"이현."
누구지 싶다가, 등에 멘 커다란 호리병을 내려놓는 이철괴를 보고 생각났다. 본명이 이현이었지.
호리병을 바닥에 놓은 이철괴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로 호리병을 사정없이 때려 부쉈다.
"홍황거수(洪荒巨獸) 중에서도 최강인 도철이지."
양 몸에 사람 얼굴을 한 괴물이다. 특이하게 눈이 겨드랑이 밑에 있다. 눈은 보는 용도가 아닌지 겨드랑이에 꼭 감췄고, 눈 없는 머리가 두리번거리며 상대들을 가늠했다.
"사부님. 제자가 혹시나 해서 준비했습니다."
신공표가 품에서 북 하나 꺼냈다. 저거 통천교주 사대법보 중 하나인 어고(漁鼓) 아닌가?
신공표가 길거리 악사처럼 맨손으로 북을 신나게 두드렸다. 쿵작쿵작 신나는 리듬에 저팔계 몸이 들썩인다.
"뭘 부르는 것 같아. 날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밖에서 쿵쿵 소리가 났다. 거대한 사자가 영소전 문을 비집고 들어왔다.
"사타왕이다. 이산수 사타왕이야."
저팔계가 호들갑을 떨었다. 이러다 우마왕도 불려오는 거 아닐까?
"이번이 마지막이지?"
"그래. 어고도 네게 맡길게."
신공표가 사타왕에게 어고를 던졌다. 사타왕이 어고를 받아들더니 발톱으로 쭉 찢어버렸다.
"다 죽이면 되는 건가?"
"이리 줘."
반고가 손을 내밀자 탁탑천왕이 창 머리를 분리해서 건넸다. 저거 반고가 탁탑천왕에게 준 법보라고 했었지.
반고가 탑을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가끔 입가로 삐져나오는 건 분명히 혼돈인데?
탑을 다 먹어치운 반고의 몸이 커졌다. 도끼질로 하늘과 땅을 분리했다고 했는데, 거기에 걸맞은 크기다. 덩치 서열 1위던 합체불이 2위로 내려앉았다.
"판을 다시 짜야 하지 않을까?"
합체불이 영소전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갓 합체했을 때는 혼자서 다 해치운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래서 개인은 부끄러움을 알지만, 군중은 수치를 모른다고 했던 건가? 불법(佛法)의 끝을 본 부처 셋이 합치더니 양아치가 되었다.
"아까 동맹이 유효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는가?"
무극대제가 은근히 편 먹자고 나섰다. 그러나 합체불이 알은체를 안 한다.
"투전성불, 왜 저 동맹이 깨진 거야?"
"셋 남아야 하잖아. 지금 후보가 총 여덟이고. 문제는 합체불이 혼원대라금선 후보 둘이나 합쳤다는 거지. 손잡을 상대가 하나밖에 없으니까 약해 보이는 무극대제를 외면하는 거야."
셋이 힘을 합칠 수 있는 다른 자들과 달리 합체불은 기껏 해 하나만 연합할 수 있다.
"우리 동맹은 유효한가?"
"협력은 어렵고, 상호불가침 협약 정도가 적당할 것 같은데?"
도철과 사타왕 모두 피아식별이 어려운 괴물이다. 누구와 힘을 합쳐 싸우는 게 불가능하고, 도와주려고 접근해도 공격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러니까 서로 안 싸우기로 하고 하나씩 도맡아 싸우는 것만 가능하다.
"그럼 내가 너무 손해군. 동맹 깨자."
태상노군이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통천교주와 영보천존과 함께 셋이 남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렇게 되면 손해 보게 된다. 셋이 힘을 합칠 수 없기에 각자 반고, 무극대제, 합체불과 싸워야 한다. 외려 남은 셋을 강제로 연합시키는 자충수가 되는 동맹이다.
"태상노군,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함께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왔소."
무극대제가 태상노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세상을 쥐락펴락하던 거물들의 싸움이라고 하기엔 너무 유치하다. 그런데 이 유치한 싸움의 끝이 세상의 운명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니. 게다가 그 자리에 내가 껴서 허세 부리기까지 하고.
이런 막장 상황으로 봤을 때, 세상의 운명은 멸망으로 치달을 것 같다.
"판을 새로 짜기 전에, 변수부터 제거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합체불이 우리 쪽을 바라본다. 손오공을 일단 빼고 가시겠다? 대놓고 반고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내가 일반인이었다면 반고 얼굴을 보지 못했을 거다. 과장 좀 보태서 반고 얼굴이 우주정거장 위치에 있으니까.
"난 누구와도 동맹을 맺지 않는다."
동맹을 거절하는 말이면서도, 너희가 손오공 공격해도 보고만 있겠다 선언한 거다. 꽤 좋게 봤는데, 반고도 실망이다.
"저긴 변수가 여럿이군.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손오공에, 운명을 바꾸는 투전성불에, 세 번째 용에다가 속내를 모를 태백금성까지."
저팔계가 입술을 꾸물거렸다. 왜 자긴 빼냐고 항의하고 싶은데, 상대가 상대다 보니 입을 열기 어렵겠지.
"저팔계, 시간 조금만 벌어줘."
"사타왕. 예전에 같이 술 먹었던 거 기억나? 네 거처인 사타구니에서 우마왕이랑 셋이서 술 먹었잖아. 나 추산저야."
"그래서?"
"그냥 그렇다고."
사타왕의 흉포한 기세에 저팔계가 바로 꼬랑지를 말았다. 쓸모없는 새끼.
"여러분은 흐름을 따르려는 겁니까 거스르려는 겁니까?"
태백금성 나이스. 어느새 냉정함을 되찾고 존대 말투로 바뀐 태백금성이 나섰다.
"어떤 셋이 남아야 자신에게 유리한지 따지기보다, 셋만 남았을 때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조합이 남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손오공은 흐름에 저항하는 쪽이 분명합니다."
합체불이 고막 아프게 하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나도 저항하는 쪽이야. 질서의 세상이 좀 더 오래가야 해."
반고가 고개를 저었다.
"혼돈이 빨리 와야 한다. 신이 없는 세상은 자칫 변이할 수 있어."
"나 태상노군도 혼돈이 빨리 와야 한다고 생각하오."
남은 셋은 말이 없다. 무극대제는 어떻게 대답하는 게 동맹 맺기 유리한지 머리 굴리는 것 같고, 영보천존과 통천교주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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