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머리와 여섯 사자
"할아버지, 혼자 그만 싸우시고 삼장 고기를 분배하는 방안이나 빨리 검토하시죠."
"기다려. 나조차도 합의 보지 못했는데 누가 대표로 너희와 협상하겠느냐."
구령은 물론 여섯 사자의 진체도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요괴들은 거처나 영지에서도 내게 진체를 잘 들켰는데.
생각해보니 황사괴는 방귀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사타령의 청모사왕 진체도 어렵게 느꼈었다. 사자의 종특인가? 그때 저팔계와 힘을 합쳐 커다란 타격을 준 후에야 진체를 잡아냈었지.
강신으로 손오공을 불러야 하나? 내가 아무리 분신술이 있다지만 요괴도 대왕급이 여럿이고 수하 졸개는 30만이다.
아홉 머리가 구구절절 자신이 삼장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댔다. 하나가 이유를 대면 여덟이 반박하고, 하나가 새롭게 주장을 펼치면 여덟이 반대하고.
내가 봐도 끝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아무리 합리적인 이유라도 남은 여덟 머리가 다수결을 주장하면 되니까.
게다가 아홉이 한 몸에 붙어있어서 몰래 야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 머리가 말하면 남은 여덟이 다 듣고 반응한다.
여섯 사자도 나랑 같은 생각인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떠났다.
사흘이 흘렀다. 진체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구령원성의 협상도 진전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제길. 차라리 우리 아홉이 나눠 먹자."
누군가 하품만 해도 반대하던 머리들이 조용하다. 각자 머리를 갸웃하며 나는 왜 저 생각을 못 했지 반성하는 것 같다.
"여섯을 동시에 해치우는 건 어려우니까, 한 놈씩 처리해야 해."
"여섯 모두 밖으로 내보낸 후 하나씩 몰래 불러서 처리하자. 봉선군에 가서 남은 삼장 일행 둘을 잡아 오라고 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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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팔계, 너 황사괴로 변할 수 있어?"
"연습 좀 해야지."
저팔계는 내 계책을 듣고 두말없이 동의했다. 구령원성도 사자 머리 하나에 돼지머리 여덟이면 훨씬 강할 텐데.
"귀가 너무 섰어. 그 유도인가 레슬링인가 선수 귀처럼 닳아야 해. 끝이 살짝 죽어야 하고. 그리고 코도 좀 더 낮추고 콧구멍 위치를 더 올려."
광대가 크고 턱이 문드러졌으며, 코가 꺼지고 귀는 살짝 처진 불쌍한 얼굴의 황사괴가 완성되었다. 목소리도 몇 번 가다듬으니 짐짓 비슷했다.
검은 천을 푹 쓴 저팔계는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 황사괴 부하들이 있는 곳으로 어슬렁어슬렁 다가갔다.
"누구야?"
저팔계가 손을 오므리며 입 다물라는 시늉을 하고 머리에 쓴 천을 잠깐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황사괴 부하들이 손으로 입을 막고 눈물을 줄줄 흘린다.
"누구도 엿듣지 못하는 곳으로 가자."
안쪽 깊숙이 들어간 후 저팔계가 연기를 시작했다. 자신감 때문인지 내가 봐도 흠잡을 데 없다.
"구령을 상대할 무기를 얻었다. 머리 아홉인 괴물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최상급 법보다. 이건 하늘의 뜻이 틀림없다."
"대왕. 거듭 말하지만, 구령 해치운다고 소용없어. 남은 여섯이 힘을 합치면 대왕이 못 이겨. 구령 힘을 흡수하는 게 하루 이틀 걸릴 일도 아니고."
똑똑한 요괴가 너무 많아.
"나도 알아. 하지만 좋은 기회가 왔어. 삼장이 잡혀 왔잖아."
"삼장 먹고 불멸 얻으려고? 그 경계가 삼엄한 곳에 어떻게 들어가려고?"
"구령이 지금 삼장을 혼자 먹으려 하고 있어. 남은 여섯을 다 죽일 생각이야."
헙 하고 바람 들이키는 소리가 여기저기 울린다.
"여섯 다 죽인 다음 기습하자고?"
흠. 이거 내 계획보다 나아 보이는데? 난 구령의 계획을 누설해서 저들끼리 싸우게 하려 했었다.
"구령이 저들을 흡수해서 더 강해지면 장담할 수 없어. 그러니까 저들끼리 싸우게 하자."
저팔계는 우직하게 처음 계획대로 밀고 나갔다.
"양패구상하면 구령 잡기 더 쉬워지겠군. 자, 다들 머리 맞대고 계책을 상의하자."
졸개들이 저팔계를 무시한 채 자기들끼리 계책을 뚝딱 만들어냈다. 나랑 저팔계가 세운 계획보다 훨씬 그럴듯하고 성공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요괴들 때문에 자괴감이 든다.
"대왕. 저들 다 죽이면 약속대로 대왕은 자리만 지키고 관리는 우리가 하는 거야. 구령 변덕 때문에 맨날 굶는 삶은 이젠 지겨워."
"어, 알았어."
황사괴는 꼭두각시였구나. 유식한 말로는 바지. 길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그리 똑똑해 보이지 않았는데 반란을 획책하고 군수물자를 대량으로 확보한 게 이상하다 했더니, 수하들이 무척 유능한 거였다.
"대왕. 변신술로 다른 모습을 했으면 좋겠어. 대왕 정체가 여기서 발각되어서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
저팔계가 얼싸 좋아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대왕. 좀 똑똑한 모습으로 변할 수 없어? 얼굴은 다르지만, 그 멍청한 얼굴 보면 대왕이 생각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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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괴 수하들이 몇 명씩 뭉쳐서 다른 여섯 사자를 찾아갔다. 황사괴 수하들이 곧 숙청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여 똑똑한 놈들이 살길 찾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대왕. 저희 목숨을 살릴만한 정보를 갖고 왔습니다."
나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가장 주도적으로 나서던 요괴를 따랐다. 저팔계와 싸우던 흰 사자에게 찾아간 요괴가 계획을 실행했다.
"네 목숨을 살릴지 말지는 내가 결정한다."
"곧 태대왕께서 여섯 대왕을 모아놓고 봉선군에 가서 삼장의 일행 중 남은 둘을 잡아 오라고 할 겁니다."
"나도 모르는 일을 네놈이 어떻게 알았지?"
"그리고 은밀히 한 분씩 구절반환동으로 부를 겁니다."
"놈.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 있느냐? 반란을 획책한 황사괴 수하답게 혀에 가시가 있구나."
"태대왕이 부르면 가셔서 어느 머리가 삼장을 먹기로 했냐고 질문해 보십시오. 아마 아홉이 이미 합의를 끝내서 머리 하나가 대표로 먹기로 했다고 할 겁니다."
"말이 되느냐? 한 달은 되어야 지쳐서 포기하는 머리가 하나 나올 거다."
"그러니까 제 말대로 되면 태대왕이 딴마음 품었다는 뜻이 되겠지요."
"네 말대로라면 널 살려줄 뿐 아니라 크게 써주마."
비슷한 상황이 아마 다른 다섯 곳에서도 똑같이 벌어졌을 거다.
그리고 구령원성이 예측대로 여섯 사자를 불렀다.
"내 소문을 들으니 삼장이 삼장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하더라. 봉선군에 가서 남은 일행 둘을 조속히 잡아 오너라."
여섯 사자가 서로 쳐다보더니 무언의 합의를 이루었다. 흰 사자가 나서서 질문했다.
"할아버지, 누가 삼장 먹을지 결정하셨나요?"
"그래. 어차피 어느 입을 거치던 뱃속에 가는 건 똑같으니 제비뽑기로 정하기로 했다."
여섯 사자는 구령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떠났다. 뒤를 따르는 내내 여섯은 말없이 걷기만 했다. 동굴 밖으로 나간 여섯이 수하를 다 물리고 상의를 시작했다.
"황사괴 수하들 말이 맞았어."
"황사괴 수하들은 어떻게 알았지?"
"반란하려 했던 놈들이니 구령 밑에 저들에게 매수당한 놈이 있을 수 있어."
"아냐. 구령은 머리 아홉이 상의해서 모든 걸 결정해. 수하들도 몰랐을 거야."
"우연이 틀림없어. 살려고 발버둥 쳤는데 운 좋게 맞아떨어진 거지. 머리 쓰는 요괴라면 저 정도 계획은 짐작할 수 있잖아."
"옳아도 틀려도 상관없어. 우린 대책을 세워 간계에 당하지 않을 일만 생각하자."
"아니야. 그냥 살 궁리만 하는 게 아니라 삼장을 우리가 먹을 생각을 해야 해."
"삼장을 먹고 불멸까지 얻으면 우리를 어떻게 대할지 불 보듯 뻔해. 이제 우리와 구령은 불공대천이야."
"일단 멍청한 놈들을 끌고 출발하자. 똑똑한 놈들은 남겨서 안에서 대비하도록 하고. 누구라도 부름을 받으면 남은 다섯에게 알리고 함께 돌아오자."
"그게 좋겠다. 명분이 있으면 수하들도 더 힘내서 싸울 거고."
다시 동굴에 들어가서 저팔계를 찾았다. 졸개 요괴들에게 엄중한 감시를 받는 저팔계에게 다가가서 등에 글자를 적었다.
"야. 느낌이 이상하다. 나 밖으로 몸 좀 피하고 있을게."
졸개들이 저팔계를 동굴 밖까지 엄호했다. 밖에 나간 저팔계는 바로 축지법을 펼쳐 호구동이 있던 표두봉으로 향했다. 나는 장안법을 펼친 채 날아서 표두봉에 갔다. 내가 도착하고 조금 시간이 흘러 저팔계가 나타났다.
"우리 일부러 저 요괴들에게 잡히자. 그럼 여섯이 함께 돌아가게 되고 구령의 계책을 망칠 수 있어. 구령은 머리 아홉이라 결단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촉박하면 그냥 힘으로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커. 저들 어느 쪽도 머리를 써서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잡혀줘야 해."
"둘 다 잡히면 자기들끼리 싸워도 우리가 어부지리 할 수 없잖아."
나는 분신술을 펼쳤다. 만이 넘는 숫자를 만든 후 분신끼리 합쳤다. 나랑 비슷하게 강한 분신을 만든 후 남은 분신들은 그냥 사라지게 했다.
"적당히 싸우다 잡혀. 가장 좋기는 화가 나서 강한 공격을 하고 약점을 잡히는 게 좋아."
여섯 대왕이 10만이나 되는 대부대를 끌고 동굴을 나가자마자 내 분신과 저팔계를 맞닥뜨렸다. 우리는 삼장 구하러 찾아온 척 연기하며 여섯 대왕과 싸웠고, 아주 쉽게 잡혔다.
오행인이 없는 분신은 사자 하나와 겨우 평수를 이루고 둘과 붙으니 쩔쩔맸다. 셋이 되니 허점을 온몸으로 드러내며 결국 생포되었다.
저팔계 역시 원신까지 드러내며 싸웠지만 사자 두 마리의 발톱에 눌려 바닥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콧김을 씩씩거리는 게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싸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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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표정 봤지?"
"일곱이 불쾌해했어. 둘은 기쁜 척 연기했고."
"무슨 수작 부릴지 예상이 안 되니 우리가 선수 치자."
"총 30만인데, 우리가 3만씩 거느렸으니 모두 18만이야. 거기에 황사괴 수하 5만을 더하면 23만이야."
황사괴가 덕망이 있나? 아니면 멍청해서 졸개들이 선호했던 걸까?
"황사괴 졸개들은 믿을 수 없어."
"황사괴가 죽었어. 거처에서 이름이 지워진 걸 우리 모두 확인했잖아."
"그놈이 황사로 자기 존재를 가렸을 수도 있지."
"제길. 왜 하필 그 모자란 놈만 특별한 재주를 타고난 걸까."
"이거 왜 이래. 다들 숨긴 재주 하나씩은 있는 거 아냐? 구령 상대할 때 숨기는 놈 있으면 일이 끝나고 절대 용서하지 않아."
"힘을 숨길 멍청한 생각하는 놈 있으면 내가 확실히 말해주지. 우리 여섯이 숨긴 재주 다 뽑아내도 구령에게 쉽게 이길 수 없어. 졸개 10만 이상 희생해야 구령에게 틈이나 만들 수 있을 거야."
전투의 시작을 알린 건 황사괴의 수하들이었다. 황사괴가 살아있다고 믿는 수뇌부들이 적극적으로 여섯 사자의 계책을 받아들였다.
황사괴의 수하들이 계획적으로 무리를 지어 구령의 직속 수하들을 죽였다. 황사괴의 수하들이 반란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고, 여섯 사자의 수하들도 반란 진압을 명분으로 무장한 채 무리를 지어 돌아다녔다.
반란 진압을 명분으로 18만에 달하는 요괴가 7만에 못 미치는 구령의 수하들을 몰래 죽여버렸다. 아군인 줄 알고 방심하던 구령의 수하들은 반항도 못하고 허무하게 죽어 나갔다.
여섯 사자의 수하들도 사정을 잘 모르지만, 두목급 요괴의 지휘에 따라 죽이라는 놈을 착실하게 죽였다. 어차피 30만이나 되어 배 굶기가 일수다. 이 기회에 입 하나라도 줄어들면 좋다는 생각에 이유를 따지는 놈은 얼마 없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뒤늦게 사정을 알아챈 구령이 거처를 뛰쳐나왔다. 모든 일을 아홉 머리가 상의해서 결정하기에 구령에게는 믿고 맡길 부하도 없었다. 그래서 자기 졸개들이 2만도 남지 않았을 때야 밖으로 나왔다.
"태대왕이 삼장 혼자 먹으려고 우릴 다 죽이려 한다."
"태대왕을 쫓아내고 우리도 삼장 고기 먹자."
"삼장 고기 한 점이면 영생이다. 죽지 않고 영원히 수련할 수 있다. 우리도 대왕 될 수 있다."
"우와아아아."
미리 지시를 받고 준비한 대사를 외치는 놈들이 있고, 그저 무작정 함성을 지르는 놈들도 있었다. 다들 전투와 살육, 적의 죽음과 동료의 부상에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붉은 사자가 나섰다. 금두산에서 붉은 소가 외우던 것과 비슷한 주문을 흥겹게 중얼거렸다.
소와 다른 점은, 사자의 주문은 적아를 불문하고 모두 효과를 보았다. 구령의 수하들마저 발톱이 예리해지고 이빨이 날카로워졌다. 착각인지 모르지만, 모두 덩치가 조금씩 커진 것 같기도 하다.
"구령이 우릴 다 죽이려 한다. 구령을 공격해라."
이게 사자후구나. 붉은 사자의 외침에 구령의 수하들마저 칼을 돌렸다. 붉은 사자는 남은 사자 다섯을 보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 방식으로 상대의 수하들마저 가져다 쓸 수 있으니, 일대일이 아닌 세력전에서는 붉은 사자의 우위가 명확하다.
"감추고 자시고 할 때가 아니군."
보라색 사자가 나섰다. 주문을 중얼거리던 사자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갔다. 그 빛들은 흩어지지 않고 뭉쳐서 둥그런 공이 되었다.
빛으로 된 공이 구령의 몸에 흡수되었다. 머리 하나가 한입에 졸개 요괴 몇씩 씹어 죽이던 구령이 멈칫했다.
"자기들끼리 싸우게 하는 법술이다. 구령의 아홉 머리가 서로 싸우려 하고, 구령은 그걸 참아내느라 동작이 느려졌지."
붉은 사자의 얼굴에서 득의양양한 기색이 사라졌다.
동작이 조금 느려졌지만, 그렇다고 구령이 졸개 요괴들에게 고전하는 건 아니었다. 커다란 입으로 요괴 몇 마리씩 우적우적 씹고 뱉어버렸다. 구령에게 씹힌 요괴들이 피를 줄줄 흘리며 바닥에 너부러졌다.
구령은 졸개 요괴의 피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았다. 저것만 봐도 도겁은 이미 견뎌낸 요괴가 분명하다. 난 아직 대승이라서 독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나서야겠군. 이 법술을 사용하면 나는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다."
흰 사자가 중얼중얼 주문을 외웠다. 사자의 몸이 점점 환하게 변하더니 빛줄기가 생겨 구령을 비췄다.
"누가 나를 보호해. 내 빛이 구령의 진체를 비추고 있어. 진체를 느끼지 못하고 공격해도 타격을 줄 수 있어."
검은색 사자의 몸이 우두둑거렸다. 저팔계의 근육은 비교조차 미안할 정도로 단단한 근육이 몸을 감쌌다. 저팔계 근육이 바위라면 사자의 근육은 철근이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은 전력을 다한 공격이 아니라면 쉽게 뚫리지 않을 거다."
회색 사자가 꼬리를 빳빳하게 세웠다. 꼬리 끝에 방울 세 개가 생겨났다. 방울 같기도 하지만, 빛의 명암이 달라지면 해골로 보이기도 했다.
귀로는 들리지 않았지만, 방울이 울린 게 느껴졌다. 그 짧은 사이 바닥에 생긴 수만 구의 시체가 꿈틀댔다. 잘린 팔다리가 펄떡거리며 자기 주인을 찾아갔다.
"'피의 이음'이다. 죽은 자의 몸도 계속 싸우게 할 수 있는 법술이지."
"배은망덕한 놈들. 단단히 준비했구나."
구령이 폭죽 터뜨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더니 몸집을 슬금슬금 키웠다. 원래보다 수십 배 커진 구령은 졸개 요괴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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