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둘째 딸 앵화라고 합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둘째 딸이 수줍게 인사 올린다. 치장하느라 늦었는지, 언니와 다르게 귀걸이도 하고 목걸이도 했다.
"둘째는 열여덟이에요."
나이를 밝히는 게 뭐가 부끄럽다고, 앵화가 취화의 팔을 살짝 때리면서 몸을 배배 꼰다.
제길. 사오정이 넋 놓고 입을 헤 벌렸다. 나만 감흥이 없구나. 나만 없어. 나만.
취화가 사람을 시원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면, 앵화는 사람을 간질이는 매력이 있다. 눈썹은 짧고 두꺼워서 만화 캐릭터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그 밑에 크고 동그란 눈이 시선을 끌어가니 오히려 천진하고 순수해 보인다.
코도 포동포동하고 입술도 말랑말랑해 보인다. 언니와 달리 보조개가 없는데, 젖살이 채 안 빠진 얼굴은 보조개가 없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얘도 취향 참 이상하네. 저팔계랑 자꾸 눈이 마주치는 취화와 달리 얘는 사오정을 보며 얼굴을 붉힌다. 송곳니 뾰족한 저 푸른 야차 얼굴이 뭐가 좋다고?
주관적이나 객관적으로 따져봐도 외모는 내가 2위다. 키는 내가 제일 크고.
저팔계는 덩치 때문에 무척 커 보이지만 나보다 2센티 작다. 사오정이야 삼장법사보다 더 작고. 삼장법사는 대한민국 평균 키다.
"힝. 언니들 날 두고 먼저 왔어."
"손님 앞에서 버릇없이. 똑바로 인사 올리지 못할까?"
"연화예요. 열여섯입니다."
삼장법사, 침 좀 닦게. 잘생긴 얼굴 저 정도로 망가뜨리는 것도 재주다. 삼십 년 함께 살아준 마누라도 정떨어져서 친정집 도망갈 얼굴이다.
내가 월궁에 항아를 본 적이 있는데, 얘는 항아랑 함께 다녀도 된다. 길고 가는 눈썹은 연한 편이지만, 이마가 작고 눈이 커서 전혀 이상하지 않다. 코는 수술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모양이고, 입은 키스를 부르는 입술이다.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앞니 두 개가 귀엽다. 18세인데도 젖살이 남아있는 둘째와 달리 젖살도 다 빠진 갸름한 달걀형 얼굴이다.
몸매는 26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성숙했고. 정말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몸매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거기에 난 아무것도 몰라요 표정까지. 완벽한 쿠크 킬러다.
"모처럼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오늘 우리 모녀가 솜씨 한 번 부려보겠습니다."
늦었어. 니들의 그 추악한 얼굴은 내가 이미 다 저장했어. 황급히 표정을 수습했지만 늦었다고. 저들도 너희 꼬락서니 봤으니 이제부턴 눈길도 안 줄 거야.
"저 가가. 제가 만든 떡입니다. 맛 한 번 봐주세요."
형님. 이거 무슨 도깨비놀음입니까? 취화가 지금 직접 빚은 떡을 기름에 튀겨서 저팔계 입에 넣어주고 있습니다.
"사오정 씨. 반죽 이기는 거 좀 도와주세요."
앵화와 사오정이 그릇에 손을 넣고 다정하게 반죽을 다진다. 반죽을 다지는지 손을 다지는지 사랑을 다지는지.
"현장법사 님, 말씀 참 잘하시네요."
막내 연화는 아예 일도 안 하고 삼장법사랑 알콩달콩 대화를 나눈다. 나만 없어. 나만.
"저, 손 법사님. 힘 좀 쓰시나요?"
힘이야 쓰지. 그런데 없어요. 없어.
"그럼 장작 좀 패주세요. 음식 하다가 장작 떨어지면 큰일 나거든요."
네, 부인. 돌쇠가 분부 받잡습니다요.
터덜터덜 걸어 나가 장작을 팼다. 이쑤시개처럼 가벼운 도끼를 휘두르며 장작을 패는데, 생각보다 어렵다. 도끼가 너무 가벼워서 오히려 불편하다.
그래. 난 지금 수련하는 거야. 저 멍청이들이 치마폭에 쌓여 대들보 썩는 줄 모를 때 나 혼자 정신 차리고 수련하고 있어. 저들이 하나도 안 부러워. 어차피 난 없으니까.
장작 패는 데 열중하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어느새 팰 장작이 사라졌다. 커다란 장원의 나무를 모두 패버렸다. 열심히 일해서 몸에 열이 났는지,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방에 들어가니 벌써 즐거운 식사가 시작됐다. 내가 곡기를 끊었다고 안 기다린 모양이다. 화내기도 무엇해서 방으로 잠자러 갔다.
- 이상하지 않아?
뭐가요? 요괴도 신선도 아닌 일반인들이던데요.
- 그러니까 더 이상하지. 일반인 주제에 저팔계나 사오정을 겁내지도 않고. 오히려 호감을 느낀 듯이 행동하니 말이야.
나랑 상관없어요. 그냥 확 다 죽어버려.
잠이 들었다. 조화결을 속으로 반복하여 외우다가 나도 모르게. 그리고 눈을 뜨니 이미 새벽이다.
뭐지? 왜 갑자기 잠이 들었지? 잠을 안 잔지 수백 년이나 되는데.
따스한 햇볕이 잠에서 깬 몸을 녹인다. 이런 느낌도 나쁘진 않구나. 이런 사소하면서도 일상적인 느낌을 못 받아본 지 얼마나 되는지.
- 정신 차려.
헐. 내가 잠든 침대가 나무 그루터기였구나. 햇살이 좀 세다 했더니, 어제 봤던 장원은 이미 사라졌다.
저건 뭐지? 거미줄로 꽁꽁 감싸진 커다란 물체가 꿈틀거린다. 나뭇가지 하나 꺾어서 거미줄을 툭툭 건드렸다. 안에서 뭐라 악다구니 지른다.
"저팔계?"
저팔계 맞는다고 주장하듯이, 거미줄 뭉치가 기어가는 송충이처럼 몸을 꿈틀거렸다. 법력으로 나뭇가지에 불을 붙인 후 거미줄을 태웠다. 1/5도 채 못 태웠는데 구멍으로 저팔계가 쑥 빠져나온다.
"뭐야? 왜 거미줄에 갇힌 거야?"
"취화. 그게 거미 요괴였어. 제길. 입 맞추는 척하며 입으로 거미줄을 뿜어서 내 머리를 감쌌어. 그다음 손발도 묶은 후 거미줄로 나를 매달았어."
"설마. 삼장법사도 당했을까?"
"아냐. 넌 어떤지 몰라도 나랑 사오정은 삼장이 죽으면 금고주가 발동돼. 삼천 년 동안 금고주가 멈추지 않는다고 해."
저팔계와 함께 조금 더 걸으니 사오정이 보였다. 허리띠로 발을 묶어서 거꾸로 매달았다. 손도 묶이고 발도 묶인 사오정이 눈물을 뚝뚝 떨군다.
"뭐야? 이빨로 물어뜯으면 내려올 수 있을 텐데."
사오정이 고개를 살짝 젓는다. 가까이 다가가서 자세히 봤다. 끈과 줄이 교묘하게 얽히고설켰다. 사오정이 크게 움직이면 고환이 터지거나 음경이 잘리게 설계되었다.
해봉주로 사오정의 포박을 풀었다. 해봉주로 풀려난 사오정은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툭툭 털고 일어난 사오정이 계속 눈물을 흘린다.
"어떻게 된 거야? 너도 거미 요괴 만났어?"
"앵화가 재밌는 놀이 하자고. 손발을 묶으면 훨씬 자극적이라고. 저쪽 세상에서 영상으로 봤던 거라서 허락했는데. 끄윽."
"울지 말고 말이나 똑바로 해."
"나를 포박한 후 거꾸로 달아매고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말해."
"항문에 비녀를 꽂았습니다."
황급히 사오정을 뒤집고 항문에 박힌 비녀를 뽑았다. 사오정은 팔다리가 가늘고 짧다. 항문에 박힌 비녀를 자력으로 뽑아낼 능력이 없다.
"너 그럼, 일 보면 뒤도 못 닦는 거야?"
"강물이 있으니까 그건 괜찮습니다. 그리고 이젠 일도 안 보니까요."
둘이 대화하게 놔두고 삼장법사를 찾았다. 기대되는데?
삼장법사는 그물에 잡혀있었다. 금란가사랑 구환석장은 어디로 팽개쳤는지 보이지 않고, 여장하고 있었다. 잘생긴 얼굴이라서 여장을 해도 역겹지는 않았다.
달게 자는 삼장법사를 나뭇가지로 쿡쿡 찔렀다. 좋은 꿈을 꾸는지 입맛을 다시던 삼장법사가 화들짝 깬다.
"뭐야? 연화는? 장모님은?"
"여기서 장모님은 왜 찾아?"
"딸이 처음이라 미숙해서 가르친다고 그랬는데? 내가 싫다고 싫다고 하는데도 꼭 딸에게 시범 보여줘야 한다고."
중에게 고기 맛을 알리지 마라. 절에 벼룩 멸종될 지어니.
삼장법사는 한술 더 떠서 부인과 미성년자 막내딸을 다 차지하려 했다. 이쯤 되니 삼장법사가 어떤 벌을 받을지 기대된다.
"어디 아픈 데 없어?"
"뭔 소리야. 푹신한 침대에서 솜이불 덮고 잔 느낌인데."
그물을 끌러서 삼장법사를 내렸다. 금란가사랑 구환석장이랑 그리고 삼장이 원래 입고 다니던 옷들이 그물 안에 다 있었다.
"빨리 옷이나 갈아입어."
삼장법사는 부인의 옷을 입고 있었다. 삼장이 뺀질뺀질한 머리를 긁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제길. 옷차림을 보니 뭔가 있었는데, 아무 기억도 안 나."
옷에 코를 대고 킁킁대더니, 옷을 훌러덩 벗어버린다. 모두의 눈이 자동으로 삼장법사의 하체로 몰렸다.
"그건 뭐야? 금속인 것 같은데?"
삼장법사, 아이언 맨 되다.
홍콩 영화에서나 봤던 정조대. 먼 길 떠나는 남편이 아내에게 입힌다는 그것. 삼장법사가 입은 건 금속 정조대였다.
"뭐야. 이건 대체 뭐야?"
"물건은 그대로 달려있어?"
"안 느껴져. 아무 느낌도 없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 무서워."
그때 손오공이 내게 정보를 전한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이원중계? 생중계? 동시통역?
[일단 점수나 매깁시다. 우선 저팔계.]
[6점 주고 싶네요. 비록 색을 밝히지만, 허튼짓을 안 하더군요. 천봉원수를 지냈던 자라 최소한의 품위는 지켰습니다.]
[다들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다음으로 사오정.]
[3점 줍니다. 은근슬쩍 신체 접촉을 유도하더군요. 권렴대장이라면 물건이 잘렸을 텐데, 환생하면서 다시 물건을 얻어서 그런지 색욕이 무척 강합니다.]
[삼장법사는 내가 매기마. 0점이다.]
[금선자 환생인데 그 정도로 형편없었습니까?]
[나한테 불경 가르쳐준다면서 음양환합경을 외우게 하더군요. 그거 도교에서도 방문좌도로 몰리는 자들이나 사용하는 저열한 수단인데.]
[그것뿐이면 0점까지 줄 생각은 없었지. 애가 어려서 경험이 없는 것 같으니, 둘이 시범을 보여주자며 나까지 끌어들이더라.]
[진짜 금선자 환생 맞아요? 저는 삼장법사에게서 선기(禪氣)가 전혀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럼 0점으로 정했고. 마지막으로 손대성.]
[10점 주죠. 저한테 눈길 몇 번 안 주더군요.]
[마찬가지입니다. 눈길 몇 번 마주쳤는데, 나를 보는 게 아니라 그저 돌이나 나무를 보는 눈빛이었습니다.]
[물건이 잘려도 음심까지 잘리지는 않을 겁니다. 저도 10점에 동의합니다.]
[물건이 없어도 질투심까지 없을 수 없는데. 별로 질투하는 기색도 내비치지 않고. 타고난 성격이라면 숙근이 대단한 거고. 심계가 깊은 거라면 절대 적으로 두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나든 손오공의 유일한 인연이 될 자입니다. 생긴 건 멍청해 보여도 속내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속까지 멍청한 거라면 훨씬 대단하지. 지혜까지 얻으면 얼마나 대단한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떨리는구나.]
[삼장에게 '만리장성'을 입혔으니 여자 요괴에게 홀려서 허무하게 죽는 일은 없겠죠?]
[그럼. 지금까지는 남섬부주 땅에서 삼장법사를 해치워서 우리가 손 쓸 방도가 없었다지만, 이제부턴 서우하주의 땅이야.]
[그런데. 이런 식으로 금선자를 도우면 우리가 벌 받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일부러 연기도 했잖아. 우린 삼장법사가 괘씸해서 벌을 준 거야. 삼장법사를 도운 게 아니라고.]
제길. 멍청하게 생겨? 뭘 보고 멍청하다는 거야?
그런데 생각해보니, 신선이든 요괴든 굉장히 잘생기지 않으면 몹시 이상하게 생기거나 못생겼다. 나처럼 평범한 얼굴이 저들에게는 멍청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형님. 천궁은 우리가 실패하기 바라고 서천은 우리가 성공하기 바라는 거죠?
- 그래. 무슨 꿍꿍이를 품었는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형님. 내기에서 지면 혼원대라금선 자격을 박탈당하는 거 아닌가요?
- 원래는 그랬지. 열 다 실패하면 내가 긴고아를 쓰기로 되어있어. 자발적으로 쓰면 속박력이 더 강해지니까. 그런데 네가 긴고아를 써버렸잖아.
내가 쓰면 형님이 못 쓰나요? 앞선 아홉 손오공도 다 금고아 썼던 거 아닌가요?
- 네가 마지막이잖아. 실패하면 네가 긴고아 열 개를 다 쓰는 거지.
긴고아에는 현세가 담겨있다. 내가 세상을 다 깨우치기 전에는 긴고아를 벗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 지혜도 부족하고 지식도 부족한 내 머리에 세상이 얹어져서 나는 늘 괴롭다.
영어는 ABC도 모르는 놈 귀에 영문 듣기 평가를 틀어주는 것과 같다고 할까.
그런데 그게 열 개로 뻥튀기되면 난 얼마나 괴로울까. 지금이야 손오공이 곁에 있어 줘서 괜찮은데, 손오공과 떨어져서 살게 되면 그 괴로움을 내 힘으로 견뎌내야 한다.
성공하면 긴고아 벗겨주나요?
- 아냐. 그저 하나만 쓰고 있으면 돼. 네가 내 정도로 강해지면, 하나는 힘으로 벗겨낼 수 있어.
아뇨. 차라리 공부해서 세상 진리를 다 알아내는 게 빠를 것 같아요.
"엉엉. 엄마 보고 시퍼. 집에 가고 싶어."
삼장법사가 금속 팬티만 입은 채 바닥에 앉아 발버둥질 친다. 저건 아이스크림 사주고 달래도 안 그칠 레벨인데.
"서천에 법력이 대단한 부처님도 많고 손재주가 뛰어난 장인도 많으니 거기 가면 벗을 수 있을 거야."
내 말에 삼장법사가 울음을 뚝 그치고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는다. 자기 물건을 다 챙긴 삼장법사가 백마에 올라탄 후 구환석장으로 백마 궁둥이를 힘껏 때렸다.
"야. 거기 우리 오던 길이야."
말을 멈춘 삼장법사가 또 구슬피 운다. 난 멍청이야, 난 쓸모 없어. 나 같은 놈은 그걸 아예 잘라버려야 해. 한 번이라도 쓰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다.
울음이 넋두리로 변했다가, 신세 한탄이 통곡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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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왑, 쯔왑, 쩝.
풀이 죽어 말수가 부쩍 줄어든 삼장법사와 항문의 통증으로 더 과묵해진 사오정은 조용히 음식을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유독 저팔계만 고기와 과일을 한꺼번에 입에 쏟은 후 신나게 씹어댄다.
사오정은 뭔가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법은 없어도 다른 사람이 대화하면 잘 끼는 편이었다. 그러나 항문에 비녀가 박힌 이후부터는 대화에도 잘 끼어들지 않았다.
"삼장, 대소변은 지장 없지?"
내가 질문한 게 아니다. 식사 맛있게 하는 저팔계가 한 거다.
"모르겠어. 아무 감각도 없으니까."
"괜찮아. 내가 계산해 봤는데 서천까지 30년 안에 도착할 수 있어."
"그럼 난 환갑이야. 환갑 된 노인을 여자들이 좋아할까?"
"나 13만 살인데."
"저는 7만 살입니다."
셋이 함께 나를 쳐다본다. 무언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천 살 미만."
양쪽 세상 다 합쳐도 5백 살이 조금 안 된다.
"서열 정하자. 장유유서라고, 당연히 나이순으로 해야지."
금고봉을 꺼냈다. 불온한 싹은 씨앗이 아니라 씨앗을 품을 열매를 맺을 꽃부터 잘라버려야 한다.
"전 순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삼장법사는 의뢰인이니 논외로 치고, 가장 먼저 합류한 제천대성이 대형 제가 막내 하겠습니다."
권렴대장 출신이어서 그런지 사오정이 눈치 하나는 참 빠르다. 그나저나, 권렴대장일 때 사오정은 고자였다. 설마 그것 때문에 천궁에 복귀하지 않고 서천에 가담하려는 건가?
아무래도 삼장법사를 다 해치우면 천궁에서 물건을 다시 달아준다고 했을 거다. 이미 글렀으니 차라리 서천에 귀의한다고 했겠지.
그럼 제대로 멀쩡한 놈은 저팔계 혼자네? 난 현재형이고, 삼장법사는 나랑 다름없는 신세고, 사오정은 과거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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