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목표
형님. 왜 모자 쓰지 말라고 말씀해주지 않으셨어요?
- 미친놈처럼 소리 질렀지. 그런데 네가 개무시하더라.
안 들렸어요. 진짜로요.
삼장법사 환생인 진현장은 내게 저쪽 세상으로 돌아가면 남섬부주의 장안에 가서 현장법사를 찾으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쿨하게 헤어졌다.
나가면서 전화 세 통으로 여자 세 명과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따로따로 만나는 줄 알았는데, 세 명 함께 만난다.
여자 하나는 식당 예약, 하나는 술집 예약, 하나는 호텔 예약. 내가 원하는 삶을 삼장법사께서는 이미 몇 년째 누리고 계셨다.
형님. 삼장법사 스님이잖아요. 저렇게 문란하게 살아도 괜찮은 건가요? 천계나 서천에 항의해서 자격 박탈하면 안 될까요? 우리나라 협회에서 운동선수들을 다스릴 때 자주 쓰는 방법인데, 효과가 정말 좋다고 들었어요.
- 이 세상에서 지은 죄를 다른 세상에 가서 물을 수 있을까? 게다가 스님이 여자 만나는 게 어때서. 여래불도 장가갔었는데.
술하고 고기는요?
- 정신 차려. 엎질러진 물이다. 어떻게 삼장법사를 서천까지 데려갈지 고민해.
형님. 묘하게 안정적이신데요?
- 긴고아를 네가 썼잖아. 내가 쓴 게 아니라. 천궁과 서천의 음모는 이미 깨졌다. 남은 건 내 꼬리를 돌려받느냐 뿐이다.
그러니까 가장 큰 승리는 이미 이룩했다는 뜻이구나. 그런데 꼬리는 왜요?
- 내기 져서 꼬리를 빼앗겼다. 여자 요괴들이랑 기운을 주고받는 용도로 쓰는 건데.
그럼 제 거시기가 잘린 게 혹시 형이 꼬리 떼어서 그렇게 된 건가요?
- 내 꼬리 탓일 수도 있고, 형천 탓일 수도 있지. 형천도 머리 잘렸잖아.
제길. 운명은 왜 내게 이리도 잔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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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 생방송 이후 사당이 무척 빠르게 늘었다. 미국이 유별나게 적극적이다. 다음 용은 꼭 미국에 안치해달라고 로비가 엄청나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꽁지에 불붙은 닭처럼 안절부절못하고.
내가 애국자라는 헛소문이 퍼져서 세 나라가 남북통일을 엄청 열심히 돕는다.
유럽 연맹에서 이탈리아의 지위가 급상승했다. 화룡 덕분에 시칠리아섬이 제2의 서울이 되었다.
내게 협박해 괘씸죄가 적용된 용아치 우두룡과 달리, 화룡은 쇼를 할 필요 없이 소환한 용암에서 시원한 찜질만 즐기면 된다.
전 세계의 주시를 받는 나는 화룡의 분신과 함께 조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점괘술로 순산임을 확신했음에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형은 아까부터 뚜껑도 안 딴 생수병을 자꾸 입에 갖다 댄다.
"아들. 아들이야 딸이야?"
지구에서는 아들, 저쪽 가면 딸이에요.
"손자인지 손녀인지 알려줘."
내 얘기가 아니구나. 아직도 중2여서 자의식이 좀 과잉한 면이 있군.
"손자입니다. 3.5킬로그램 건강한 남아요."
"언제 태어나는지도 알고?"
"16분 남았어요."
"손자입니다. 3.5킬로그램 건강한 남아요."
몸매가 푸짐한 의사 선생님이 몸집에 어울리는 푸근한 웃음을 지으며 나왔다. 형수님도 저분이 받아주셨다고 한다.
"잠깐만. 먼저 수호 계약부터 하겠습니다."
"아들, 구경해도 돼?"
"네."
"형, 아기 이름은?"
"무겸이다."
[손무겸. 그대는 나와 수호의 계약을 맺겠는가?]
눈도 못 뜬 아기가 고개를 끄덕인다. 갓난아기는 목을 자의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나 #은 손무겸과 그 혈족들을 수호의 계약이 만료되는 날까지 수호하겠다.]
형님. 왜 중간에 얼버무렸나요? 뭔가 수작 부린 건 아니겠죠?
- 용의 진명이다. 계약 상대만 들을 수 있는 거지.
용이 입으로 불을 토해낸다. 불길이 아기의 가슴에 문양을 그린다. 동그란 원에 날개 넉 장이 달린 멋진 문신이 생겨났다.
"바로 퇴원하셔도 됩니다. 아이는 평생 병에 걸리지 않을 겁니다. 예방접종 안 하셔도 돼요."
용은 아기 곁에 뱀처럼 똬리를 틀고 꾸벅꾸벅 졸았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족들이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아본다. 내 조카여서 그런지 까맣고 쭈글쭈글한 얼굴도 무척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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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밖에 아직도 천궁 놈들이 남아있겠죠?
안타깝지만, 공공의 힘까지 흡수했는데도 손오공에 미치지 못한다. 물리력이 손오공의 65% 정도 된다.
손오공 역시 오지산에 깔린 적이 있다. 5년도 안 되어서 오지산을 뒤집고 탈출했다. 타고난 힘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는데, 오지산 덕분에 많이 끌어냈다고 한다.
나는 물리력을 100% 끌어냈는데도, 아직 자기 힘을 다 끌어내지 못한 손오공의 65%도 안 된다.
- 천궁 상대로 화풀이 하려고?
긴고아. 이놈 이거 진짜 골때리는 놈이다. 머리에 씌우는 테인데 세상을 담았다. 이놈을 벗어나려면 내가 세상의 진리를 다 깨쳐야 한다.
지식도 형편없이 부족하고 동허도 편법으로 건넌 나는 긴고아를 쓰고 있는 자체가 스트레스다.
키가 160인 사람이 농구부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 전교 꼴등이 전교 10위권과 스터디 그룹을 형성한 느낌. 음치 박치가 가수들과 노래방 간 느낌.
몸을 일으켰다. 지옥에서 단련한 내 육체는 물리력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게다가 법력도 훨씬 강해졌고 사용도 능숙해졌다.
마음의 단단함은 예전과 비교하기 미안할 정도다. 게다가 제천권법 덕분에 발경으로 오지산 무게와 여래불 법력을 쉼 없이 공격한다.
- 오지산 아예 쪼개버려.
중력이 나를 향해 집중한다. 그래서 산을 뒤집어봤자다. 쪼개서 틈을 만든 후 그 틈으로 나가는 게 답이다.
붕산권(崩山拳). 중력과 오지산의 무게와 여래불의 법력을 거슬러 내 모든 힘을 한 점에 집중시켰다. 오지산이 퍼석 갈라진다.
- 너 이름 하나는 참 잘 짓는구나.
내가 잘 짓는 게 아니라 손오공이 못 짓는 거다. 기껏 생각해낸 게 제천권법이니 할 말 다 했다.
산이 갈라진 틈으로 조심스럽게 기어나갔다. 산을 기어오를수록 중력이 약해진다. 내가 놓여있던 곳이 천지일선에서도 중력이 가장 강한 곳이었다.
오지산을 뛰쳐나가며 여의금고봉을 휘둘렀다. 멸천까지 버텨냈던 여의금고봉이라 뇌부가 아무리 많은 벼락을 쏟아부어도 자신 있다.
그런데, 사람 무안하게 오지산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어떻게 할까요?
- 먼저 화과산에 가자.
토지신 불러내서 방위와 거리를 물은 후 축지법을 사용했다. 오래국에 도착하니 욕지기가 치민다. 단번에 너무 먼 거리를 뛰었다. 큰 강이나 호수가 가로막으면 피해가야 하니 직선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를 단축한 거다.
"함마야, 내가 왔다."
다행히도 화과산의 폭포는 여전히 삼매진화로 타고 있었다. 내가 삼매진화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반가운 나머지 소리부터 질렀다.
오호홍. 우렁찬 소리와 함께 오함마가 뛰쳐나온다. 여전히 발굽에 삼매진화가 타오르지 못했다. 내게 다가온 오함마가 사정없이 비비적거린다. 그래, 이눔아. 나도 너 무지 보고 싶었어.
- 편자 박아.
지옥에서 얼음산 오른 보상으로 편자 네 개를 받았다. 내 손발에 박으라는 건 아니니까 당연히 오함마 거겠지.
못 박을 필요도 없이 편자를 갖다 대자 찰싹 들러붙는다. 오함마는 편자가 마음에 드는지 우쭐거리며 춤을 춰댔다. 원숭이들도 수렴동에서 나와 내게 공손히 인사한다.
오함마는 춤을 추다 말고 달리기 시작했다. 바다도 달리고 바위산도 달리고 폭포도 달리고. 계속 달리는 오함마의 발굽에 삼매진화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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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천궁 돌아가는 꼴이 요즘 말이 아닙니다."
마면후와 통배후 그리고 흑모원은 이미 금단의 경지에 이르렀다. 이 셋도 수렴동의 주인으로 등록한 후 오함마를 타고 용궁으로 갔다. 천궁 소식에 가장 민감한 동해용왕 오광을 찾아가니 나를 무척 반갑게 맞이한다.
천궁과 적대한다면 나만한 우군이 없을 테지.
"좋은 소식은 나눠야죠."
나는 천궁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내가 천멸을 이겨내는 바람에 세상의 법칙이 흔들리고 벼락의 위력이 약해졌다. 천궁에서 내게 이를 갈고 있다.
"옥황상제의 환생체들이 지옥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천계, 음계, 수계, 지계 어디에도 속하지 않던 지옥에 실패한 환생체들을 감춰뒀을 줄은 누구도 생각 못 했죠."
수계는 아직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용왕은 독립하려고 벌써 세상을 넷으로 나눈다.
죽은 자들을 수거하는 음계는 세상이 하나 되기를 바란다. 지금 음계는 천계와 용궁의 존재들에 대해 아무런 간섭도 못 한다. 세상이 합쳐지면 저승의 권력이 더 강해진다.
반대로 용궁은 독립해서 새로운 세상이 되려 한다.
지선들은 용궁이 독립했으면 한다. 자꾸 영역 때문에 용궁과 티격태격하는 게 무척 피곤하니까. 지선들은 단합도 가장 느슨하다.
천계는 지금 상황이 유지되고, 천궁에서 혼원대라금선이 나와 천계의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기를 바란다.
"그럼 옥황상제가 자리를 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독하게 버티고 있죠. 자기보다 나은 사람 있으면 바로 옥좌를 내놓겠답니다."
"신룡 두 분이 옥황상제보다 못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알면서도 당할 이간질이다. 과연, 용왕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기뻐한다.
"저희 아버님 어머님 중 한 분만 해도 옥황상제보다 훨씬 낫죠. 그러나 천궁 세력이 너무 강해서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계속 칩거하고 계십니다."
"제가 저들의 계략에 당해 서천으로 경을 취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힘에 부치는 일이 생기면 염치 불고하고 도움 청하겠습니다."
"대성 덕분에 지난 수백 년 동안 천궁의 수작이 많이 줄었습니다. 분부만 하신다면 언제든 힘을 빌려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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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지옥 탈출한 후 바로 옥황상제랑 맞짱뜨러 갔구나. 옥황상제와 1750 환생체 대 황제와 248 환생체의 싸움. 태상노군을 비롯해 대부분이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다. 황제도 옥황상제 자격을 갖춘 놈이니까.
- 천계 출신들이 은근히 황제에게 힘을 실어줄 것 같다. 옥황상제보다 황제에게서 얻어먹을 게 많으니까.
천계도 음지에서 천계 출신과 하계 출신의 힘겨루기가 장난 아니다.
불길에 휩싸인 오함마가 현성묘 앞에 멈추자 사람들이 달려와 구경한다. 이랑신을 믿고 관구 사람들은 겁이라는 걸 모른다. 어떤 요괴가 와도 이랑신이 다 물리쳐줄 테니까.
"이랑신. 술 한잔 얻어먹으러 왔다."
효천견이 고개를 삐죽 내민다. 그러다 애송이 신수인 오함마를 발견하고 다가와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야. 저 강아지 암컷이야?"
"어. 요즘 새끼 낳고 싶다고 맨날 타령을 부르더니."
"근데 신수라고 머리까지 똑똑한 건 아니구나."
효천견이 뼈다귀를 잔뜩 물어다 오함마 앞에 쌓아놓고 꼬리를 살랑거린다. 오함마는 콧방귀도 안 끼고.
"사람 새끼들보다 솔직한 거지. 감언이설로 속이는 게 아니라 자기 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야."
이랑신은 천계의 술이 꽤 많다. 나는 안주 없이 술만 마셨다.
"황제 풀어놓은 게 너라며?"
"누가 그래?"
"천계에 쓸모없는 늙다리들이 점을 쳤지."
"풀어놓은 게 아니라 어쩌다 황제랑 같이 갇혔지. 함께 탈출하기로 했는데 황제 놈이 먼저 도망쳤다."
"본체든 환생체든 하는 짓이 똑같아."
옥황상제가 본체고, 황제를 비롯한 1999는 전부 환생체고.
"근데 환생체가 본체에게 덤벼도 돼?"
"나무를 봐. 뿌리가 잘리면 새 뿌리를 뻗잖아."
형님. 감옥에 황제 있는 거 알고 날 보낸 겁니까?
- 알고 한 건 아니야. 그저 거기 가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느낌만 있었지.
하긴. 손오공이 뭔가 알고 계책 꾸미는 스타일은 아니지.
"너 서천에 가야 한다면서?"
"그래. 너도 심심하면 함께 갈까? 배낭여행이라 생각하고."
"나 할 일 많아. 선업이 많이 부족하거든."
"나 힘든 일 생기면 너에게 부탁할게. 그때마다 선업 최대치로 넘겨주마."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되는 거 아냐?"
"재밌을 것 같아서. 그리고 부족한 경험도 채울 겸. 겸사겸사 잃어버린 물건도 되찾고."
원래는 내가 선업 시스템을 벗어나는 거로 방해하려 했는데, 긴고아를 내가 쓰는 바람에 천궁과 서천의 음모가 분쇄되었다. 그러니 하나뿐인 친구에게 인심 넉넉히 쓰는 거다.
"나 혼원대라금선 되면 선업 거래를 금지할 거야. 그러면 세상에 정이 조금이라도 더 생기겠지."
이랑신은 선업에 한이 맺힌 것 같다. 옥황상제의 여동생이 어머니라고 들었는데.
어머니는 하계로 몰래 내려와 임신한 죄로 이랑신을 낳은 후 산에 깔렸다고 한다. 그걸 이랑신이 뒤늦게 알고 산을 쪼개 어머니를 구출했고.
그 과정에 의형제를 맺은 여섯이 있고, 효천견도 얻었다. 관구에서 날뛰는 요괴를 잡고 현성묘가 만들어졌고, 함께 천궁에 가자는 어머니의 청을 뿌리치고 현성묘를 거처로 삼고 지선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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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오셨고 어디로 가십니까."
오함마를 타고 장안에 도착하니 문을 지키는 장수가 공손히 물어온다. 예전에 뚜벅질로 다닐 때는 채새국 문지기에게도 무시당했는데.
이래서 남자들이 스포츠카 스포츠카 염불 외우는 거구나.
"홍복사의 현장법사 만나러 왔다."
"말씀 들었습니다. 쭉 가시다가 십자 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홍복사는 장안에 사는 자 누구라도 아는 곳이니 혹시 못 찾으시면 아무한테나 물으십시오."
"고마워."
장안에서는 마차만 허락되고 기마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갈기와 꼬리 그리고 네 발굽이 불에 타는 오함마 덕분에 나는 말을 달릴 수 있었다.
홍복사에 찾아가서 현장법사 찾는다고 하니 공손히 모신다. 화려한 방에서 기다리니 잘생긴 젊은 중이 들어왔다.
"시발. 넌 왜 그리 굼뜨냐?"
"시발? 여의금고봉에 한 대 맞고 싶어?"
"새끼야. 여기선 긴고주 먹힌다고. 저쪽 세상이랑 달라."
"그럼 저쪽 세상에 가서 여의금고봉으로 패지 뭐."
"그놈은 그놈이고 나는 나야. 그놈 죽어도 난 안 죽지롱."
형님. 이건 뭔 개판입니까?
- 너랑 다르니까. 이놈은 진짜고 저쪽 삼장은 환생체다. 넌 양쪽 다 진짜고.
그거 말고요. 개차반이라도 저쪽 놈이 개차반이여야지. 이놈은 존경받는 스님이잖아요.
- 만약 너도 둘이라고 생각해 봐. 그거 잘린 놈이 저쪽 세상 놈을 싫어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그러니까. 저쪽 삼장이 여자 셋을 한꺼번에 불러놓고 음란하게 즐기는 것 때문에 이쪽 삼장법사가 삐뚤어졌다는 말씀인가요?
- 그렇지. 중이 고기 맛을 알면 절간에 벼룩이 사라진다잖아.
"야. 삼장. 네 기분 더러운 걸 왜 나한테 푸는데?"
"그럼 나한테 풀어? 병신 같은 새끼."
참지 않고 여의금고봉을 꺼냈다. 죽이는 건 무리니까 다리 두 개만 부러뜨리자.
삼장법사가 중얼중얼 긴고주를 외운다.
몽둥이를 들고 한 발씩 천천히 다가갔다. 머리를 통째로 얼린 후 망치로 두드리는 듯한 통증이 몰려왔지만, 참을 만하다.
"계약하자."
자신이 불리한 걸 깨달았는지, 삼장법사가 화해를 청했다.
"네가 나를 험하게 대하지만 않으면 나도 긴고주를 안 외울게."
- 작가의말
새 목표가 생겼습니다. 손오공의 꼬리와 주인공의 앞 꼬리를 되찾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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