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훈련 초반
지옥 2층. 버마재비 지옥.
장안법 덕분에 기습은 면했다. 예전이라면 허둥대다가 장안법 펼치는 걸 깜빡했겠지.
금속 게 다음은 금속 버마재비인가? 이 살벌한 놈들은 앞다리가 네 개나 된다. 청룡언월도가 자동으로 연상되는 앞다리로 죄인들의 손가락을 엿 자르듯 싹둑싹둑.
- 인간관계에 해악을 끼친 놈들의 손가락을 자르는 거다.
손가락이 잘린 자들은 한쪽으로 끌려가서 바느질해야 한다. 바느질하면서 점점 손가락이 자란다. 손가락이 다 자라면 다시 끌려와서 잘린다.
이간질을 놓거나, 바람피우라고 충동질하거나, 이득을 위해 타인에게 누명을 씌우거나. 하여튼 인간관계를 악화시키는 짓을 '고의'로 한 죄인들이 받는 형벌이다.
그리고 역시나. 내 시야에 들어온 죄인은 모조리 혀가 없었다. 바로 2층으로 온 죄인은 없고, 전부 1층을 거쳤다는 뜻이지.
형님. 인간 세상에서 지은 죄는 인간 세상에서 갚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지옥을 따로 만들어서 벌을 줍니까?
- 원래 세상은 하나였다.
품번 없는 백무상도 음계의 목표가 세상을 다시 하나로 합치는 거라고 했었지.
-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려고 지옥을 따로 분리했다. 지옥과 세상 사이에 음계가 생겨났고. 그런데 모든 죄업을 뜯어내도 세상은 낙원이 되지 못했다.
죄가 없다고 낙원인 건 아니죠. 모든 존재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세상은 없을 텐데.
- 그래서 천계가 생겨났다. 거주자에게 정말 친절한 세상. 거주자의 마음에 따라 환경을 변화하는 세상이지. 그런데 천계는 쉽게 올라갈 수 없었다.
알겠다. 사람들이 죄악이라 생각하는 걸 뜯어내서 지옥을 만들었는데, 지옥과 세상 사이에 음계가 덜컥 생겨버렸다. 그러고도 낙원이 되지 못해서 따로 만든 게 천계였다. 근데 옥황상제랑 태상노군이랑 짝짜꿍 맞아서 천궁을 짓고 천계를 점령하고 관리해버렸다.
형님. 지옥이랑 천계는 그럼 누가 만들었어요?
- 신이지. 세상을 건드린 벌로 신은 소멸하였고. 떠나기 전에 칠공과 구규를 닫으면 새로운 신이 나타날 거라는 말만 남겼다. 이때부터 셋이라는 숫자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머리가 팽글팽글 돌아간다. 요즘 머리가 부쩍 좋아진 느낌이다.
형님. 신이 되려면 혼원대라금선 후보가 아홉 필요한 거 아닌가요? 혼원대라금선이 셋이어야 신이 나오는 거 아닐까요?
- 연등고불이랑 영보천존이랑 원시천존 셋이 모두 혼원대라금선이 되는 데 성공하면 굳이 아홉이 필요 없지. 그런데 네 말을 듣고 보니, 아홉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연등고불들이 이걸 모를까요?
- 알겠지. 우리보다 지혜나 지식이 더 뛰어난 존재들이니까. 아무래도 혼원대라금선이 먼저 되어 신이 될 가능성을 하나라도 키우겠다는 속셈이겠지.
아는 게 힘이라고 했는데. 신선들의 세상은 알아갈수록 힘이 빠진다.
- 동허의 경지에 필요한 지식이라서 알려주는 거다. 부담감을 느끼라고 말해준 건 아니야.
세상의 비밀이니 알아두는 게 좋긴 하겠지. 그런데 난 머리 비우고 몽둥이 휘두르는 게 훨씬 마음에 든다.
- 그럼 장안법 풀어.
1층의 재탕이다. 버마재비들이 내 손가락 자르려고 덤볐고 나는 버마재비들 앞발을 여의금고봉으로 부쉈다. 앞다리가 부서진 놈들이 서로 잡아먹으며 몸집을 키웠고, 몇 번이나 내 몸에 칼자국을 낼 뻔했다.
형님, 얘네 게보다 센데요?
- 게는 내려치기, 찌르기, 집기로 공격했다. 이들은 베기 위주다. 공간적인 공격을 하는 데는 베기가 훨씬 위력적이지. 내려치기와 찌르기를 조합해서 공간을 제한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이들이 훨씬 상대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거다.
좀 일찍 말씀해주시지. 난 게들과 싸우던 습관 그대로 버마재비의 앞다리를 일일이 부쉈다. 베기라면 흘려도 되는데.
여의금고봉과 앞다리가 접촉하는 각을 조절해서 버마재비들의 공격을 흘렸다. 최근 자주 느끼지만, 사실 난 무공에 꽤 재능이 있는 것 같다.
- 진신과 합쳐지면서 법술 재능이 줄고 무공 재능이 늘었다. 원래 바닥이어서 지금 수준도 괜찮게 보이는 거다.
손오공 눈에는 여전히 부족해 보이는 것 같지만.
왕 버마재비와 악전고투를 펼쳤다. 덩치가 너무 크니 흘리는 것도 버겁다. 조금만 각이 틀어져도 손가락이 아프거나 잘못 흘려서 내 몸이 위험해진다. 덕분에 눈 감고도 상대 공격을 흘릴 정도로 익숙해졌다.
전투가 지겨워질 무렵 버마재비의 앞다리를 다 부수고 턱을 박살 냈다. 버마재비의 몸이 흩어지더니 또 커다란 공터가 형성되었다. 1층과 똑같은 블랙홀이 나타나서 나를 빨아들였다. 장안법을 펼치고 블랙홀을 향해 점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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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3층. 도마 지옥.
장안법이 소용없는 곳이었다. 컨베이어 벨트로 움직이는 지옥이다. 그리고 촘촘한 작두들이 도마 위에 놓은 고기 썰듯이 사람을 썰어버린다.
급히 여의금고봉을 꺼내서 작두를 막았다. 너무 커서 작두라고 이름 지었는데, 모양새는 고기 자르는 넓적한 식칼을 닮았다.
- 그냥 잘려라. 여긴 무공 연습하는 층이 아니다.
작두를 몇 번 더 막은 후에야 여의금고봉을 거뒀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니까. 몸이 서걱서걱 썰리더니 몇 토막으로 나뉜다.
- 빨리 네 몸통 조각 찾아내라. 다른 놈이랑 섞이면 큰일 아니냐?
손오공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다분하다.
이 지옥은 남의 가족을 파괴하고 혈육을 분리한 자들이 벌 받는 곳이다. 유괴범이라든가, 충동질해 이혼시켰다든가. 딸 낳았다고 입양 보냈다든가.
남북 유가족 분리한 죄는 누가 받는 거지? 미국? 중국? 소련?
작두가 마구 자르는 것 같은데, 정확히 머리와 몸통 그리고 팔다리로 여섯 토막 냈다. 잘린 몸통이 아무 팔다리나 갖다 붙이며 야단법석이다.
야. 내 다리 내놔. 어떤 멍청한 놈이 자기 다리도 몰라보고 내 다리를 자기 몸통에 갖다 붙였다. 그런데 나도 몸통밖에 없어서 저 다리를 뜯어내지 못한다. 먼저 팔부터 찾을까 하다가, 저놈을 시야에서 놓치면 다시 찾기 힘들다는 생각에 계속 그놈을 따라다녔다.
서걱 소리와 함께 내 다리가 잘려나갔다. 정확히는 다른 놈 몸통에 붙었던 내 다리. 잘린 다리를 향해 몸통들이 거지처럼 몰려간다. 나는 상거지처럼 뛰어갔다. 머리가 있었으면 아마 우거지상을 했겠지.
몸통이 펄떡이며 경쟁자들을 다 물리치고 다리를 붙였다. 다리 하나 붙으니 힘이 난다. 자. 남은 다리 하나 더 찾으면 기동력 확보하는 거다.
멀리서 팔 하나 느껴진다. 무수한 컨베이어 벨트가 무질서하게 교차하여서 어떻게 저기까지 가야 할지 막막하다. 나 원래 좀 길친데.
제길. 팔 하나 찾으려고 고민하는 사이 다리가 또 잘렸다. 잘린 다리는 공간이동 법술로 어딘가로 무작위로 이동되었다.
- 자기 몸을 다시 조합하면 다음 지옥으로 떨어진다.
반가운 소식이네요. 평소 퍼즐 게임 즐길 걸 그랬습니다.
수를 헤아리기 힘든 몸통과 다리와 팔이 벨트를 따라 질서 없이 흐른다. 자기 팔다리를 몰라보고 남의 팔다리를 붙이는 멍청이들도 무척 많고.
남의 혈육 갈라놓은 죄를 이런 식으로 받게 하다니.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쌈박하다.
힘들게 팔 하나 찾은 후, 여의금고봉을 꺼냈다. 내 팔을 베려는 작두를 하나하나 물리쳤다. 잘렸다가 다시 조합하지 않으면 다음 지옥으로 갈 수 없어서 초반에 잘려줬지만, 지금도 멍청하게 잘릴 필요는 없다.
내 다리를 붙인 놈 찾아서 여의금고봉으로 두들겨 팼다. 나쁜 새끼. 남의 가족을 파탄 낸 것도 모자라 내 몸통과 다리도 갈라놓으려고? 죽어서도 반성을 모르는 놈. 내 다리 내놔.
내 다리 다칠까 봐 몸통만 두드렸는데, 이놈은 내 다리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작두에 다리가 잘리기까지 따라다녔다.
꿀 본 개미처럼 몰려오는 다른 몸통들을 여의금고봉으로 물리치고 내 다리를 되찾았다.
중간에 방심으로 다리 한 번 더 잘렸다. 그래도 팔 하나에 다리 두 개를 찾은 후 벨트를 뛰어다니며 팔과 머리를 찾았다. 머리는 한 번도 느껴지지 않았고 팔도 가끔 느꼈는데 길치인 탓에 달려가다가 종적을 놓쳤다.
여의금고봉으로 작두를 다 박살 내고 싶을 정도로 짜증 났을 때, 팔을 겨우 찾았다. 팔까지 붙이고 나니 블랙홀이 생긴다. 아니, 나 머리 아직 못 찾았는데?
억지로 버티며 머리를 느끼려고 애썼지만, 결국 블랙홀에 빨려갔다.
형님. 이놈들이 날 형천인 줄 알고 오해한 거 아닌가요? 난 머리 있는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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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4층. 낚시 지옥.
물속인 듯 물속 아닌 물속 같은 지옥.
아버지 따라서 낚시 몇 번 간 적이 있다. 주로 아버지가 대소변 보러 갈 때 낚싯대를 대신 봐주는 일을 했고, 남은 시간에는 심심해서 꾸벅꾸벅 졸았다. 낚시는 내게 정말 재미없는 놀이였다.
그런데 처지가 바뀌니 의욕이 활활 타오른다. 무수히 드리워진 낚싯바늘에는 머리통이 미끼처럼 대롱대롱 달려있다. 머리 없는 몸통들이 미끼를 향해 무작정 돌진한다.
머리와 몸통이 합쳐지면 위에서 휙 당긴다. 가슴을 찢는 비명이 울리고 영혼이 바스러지는 신음이 들려온다. 잠시 후 머리 없는 몸통이 밑으로 버려진다.
남의 머리통에 몸 붙인 놈은 끌려가서 등 껍질을 벗긴다.
- 자기 주견 없이 남의 말에 휘둘려서 죄지은 놈들이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도 이 형벌을 받게 된다. 3층 형벌 받은 놈들은 4층 형벌을 무조건 받게 되어있고.
그러니까 남 머리랑 자기 머리를 확실히 구분하라 이거군. 나도 손오공 말을 너무 잘 들어서 여기 끌려온 건가?
- 내 의견이 마음에 차지 않으면 넌 거부했잖아. 보상국에서처럼.
제길. 비겁하게 팩트로 아픈 데를 찌르시네. 내가 손오공 말을 고분고분 따랐던 건, 손오공이 시키는 일들이 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싫은데도 억지로 따랐던 건 아니다. 솔직히 저쪽 세상에서 벌인 일들은 꽤 신난 것들이었다.
고민된다. 내 머리로 의심되는 머리가 세 개나 있다. 제기랄. 아무리 세상이 넓고 사람이 많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나랑 비슷한 천재가 두 명이나 더 있을 수 있지?
- 멍청한 놈. 자기 머리도 몰라보다니.
형님은 아시겠어요?
- 당연히 알지. 사실 이 지옥에 도착한 순간, 네 머리를 찾아냈다.
그럼 말씀해주시지 그러셨어요. 이 층에서는 수련 거리도 없어 보이는데.
- 진짜 네 머리를 찾았다 하더라도 네 마음에 한 점 의심이 남아있다면 똑같이 벌 받고 다시 목이 잘린다. 내가 네 머리라고 알려줘도 네가 확신하지 않으면 소용없어.
그러니까. 남의 말에 절대 휘둘리지 않도록 주관이 뚜렷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지금 셋이나 보인다는 건 내 마음이 확고하지 못하다는 뜻이고. 이 상황에서 내 머리를 정확히 찍어도 결국 벌 받는다는 뜻이네요.
- 말귀 더 잘 알아듣네. 차라리 넌 머리 없는 게 낫겠다.
머리가 사라진 후 더 똑똑해진 느낌이다. 역시 지금까지 내 머리는 뒷다리를 잡아끄는 방해물이었어. 차라리 없는 게 낫겠지.
근데 머리가 없으면 첫 키스를 못하는데.
- 너 혼세마왕도 그렇고, 악귀 혀를 씹을 때도 그렇고. 첫 키스는 이미 한 거 아니었어?
"안 했는데요. 그건 키스 아닌데요."
엥? 내가 의심하던 세 머리가 아니라 다른 머리가 악다구니를 쏟아낸다. 머리야, 미안. 내가 머리 잘리는 바람에 눈이 없어서 너를 못 알아봤어.
내 머리가 말을 쏟아내자 몸통들이 자동반사적으로 달려간다. 여의금고봉을 휘둘러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머리에 몸통을 붙였다.
휙 하며 내 몸이 밖으로 끌려나간다. 뭡니까? 나 머리 제대로 찾았는데.
밖으로 끌려나가니 이젠 친숙한 블랙홀이 나를 반긴다.
- 운 지지리도 좋은 놈. 3층도 그렇고 4층도 그렇고. 정말 쉽게 끝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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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5층. 찜질 지옥.
편하게 너부러졌다. 물은 100도에 끓는다고 알려졌는데, 그건 지구의 상식이다. 여기는 증기가 1000도는 된다.
수많은 죄인이 찜통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통에 허덕인다. 왜들 저러지? 시원하기만 한데.
- 무고하고, 헛소문을 만들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타인을 비난, 비방, 중상한 자들이 받는 형벌이다.
후후. 내 주변에 이 지옥에 올 사람 수두룩하겠군. 내가 15년 동안 겪었던 오만과 편견. 모조리 갚아주겠어. 근데 오만과 편견은 영화 제목인가? 왜 이리 귀에 익지?
그런데 헛소문에 속아 진실로 알고 퍼뜨려도 죄가 됩니까?
- 멍청한 건 당연히 죄지. 자기 머리로 판단한 게 아니라 소문에 휘둘린 거니까.
가해자가 피해자 입장을 체험하는 지옥인가? 진실이 아닌 일로 비난 받고 손가락질 받으면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래도 1천 도에 달하는 증기를 쬐는 것만큼 괴롭지는 않았을 텐데.
뭐. 그건 남들 사정이고. 어차피 내게 이 지옥은 천국이다. 1층과 2층에서 날뛰고 3층과 4층에서 애먹었던 피로와 갑갑함이 싹 풀린다.
형님, 이거 너무 꿀인데요?
- 충분히 찌었다고 판단하면 얼음 바람으로 얼린다.
과연. 살을 에고 뼈를 울리는 서릿바람이 몰려왔다. 다른 죄인들은 꽁꽁 얼어서 빙상이 되었다. 오직 나만 시원하다는 듯 손부채질까지 한다.
형님. 지옥 별거 아닌데요? 혹시 다음 층부터 엄청 무시무시한 형벌이 나오나요?
- 다음 층은 집게 지옥이다.
네? 잘못 들은 것 같은데요?
- 이번 층에 온 죄인들이 무슨 죄를 지었느냐?
모략, 비방, 중상, 오만과 편견.
- 혀를 잘못 놀린 놈들이잖아. 그러면 집게 지옥에 가서 혀 뽑혀야지.
그럼 무한 반복인가요?
- 다음 층으로 가는 길을 네가 찾아내면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지. 나태한 놈들은 정신 차릴 때까지 반복하지.
벌떡 일어나서 뛰어다녔다. 다음 층으로 가는 길, 통로, 구멍, 블랙홀, 뭐가 됐든.
허공에 블랙홀이 생겼다. 나는 바로 훌쩍 뛰어들었다.
어라? 금속 게들이 나를 반긴다.
금속 게를 때려잡고, 버마재비를 때려잡고, 몸이 여섯 토막이 난 후 어렵게 팔다리를 찾고, 내 머리를 힘겹게 찾아냈다.
찜질 지옥에 다시 들어가자 더위를 무릅쓰고 엄청 열심히 돌아다녔다. 나뿐이 아니라 비척거리며 돌아다니는 죄인들이 꽤 많다. 나와 다르게 저들은 엄청 많이 반복한 후에야 깨달은 거겠지.
길을 못 찾고 다시 1층으로 돌아갔다. 어렵게 5층까지 내려갔다가 결국 못 찾고 다시 1층으로 갔다. 그렇게 수백 번을 반복했다. 다행히 점점 능숙해져서 시간이 단축되었다. 1, 2층에서 게와 버마재비를 때려잡는 데 시간이 얼마 안 걸렸다. 3층에서도 아무리 멀리 떨어진 팔다리라도 바로 찾아냈고, 4층에서도 내 머리가 바로 느껴진다.
5층도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쏘다녔다. 바닥은 물론 벽과 천장까지도 다 확인했다.
형님. 혹시 지옥이 여기서 끝인 게 아닌가요?
그때 블랙홀이 두 개 열렸다. 지옥, 너 지금 장난 나랑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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