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와 싸우다
눈과 얼음이 녹을락 말락 하며 애태우는 계절이다.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물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에는 살얼음조차 끼지 않았다. 끝내 강에 도착한 우리는 그저 입을 딱 벌렸다.
"뱃사공, 이 강 이름이 무엇이오?"
"흑수하라고 합니다. 예전에 물이 없을 때는 형양곡이라고 불리는 골짜기였지요."
흑수하(黑水河)는 말 그대로 새까맣다. 유사하가 모래가 많아 누렇다면 흑수하는 그냥 먹물이 흐르는 것 같다.
형님. 설마 오징어 요괴가 상류에서 먹물을 뿜는 건 아니겠죠?
"이 강이 끝나는 곳에 호수 하나 있는데, 신기하게도 강이 호수로 흘러든 후 맑아집니다."
"호수 이름이 뭐요?"
"홍호라고 합니다."
익숙한 이름이다. 어디서 들어봤더라?
- 공공이 묻혔다던 곳 아니야? 네가 그렇게 알려줬던 것 같은데.
그럼 이 흑수하를 만든 홍수가 공공이 불러온 거구나. 그런데 어떻게 홍수가 강이 될 수 있나요?
- 홍수가 왜 공공을 덮쳤다고 그랬지?
공공이 홍수 불러왔는데 황제가 청동경으로 홍수의 방향을 바꿨죠. 그래서 공공이 홍수에 밀려 홍호 바닥에 묻힌 거고요.
- 그 청동경이 상류에 있는 게 아닐까?
손오공과 대화하는 사이, 저팔계가 나뭇가지를 물에 담갔다 꺼내 본다. 나뭇가지가 전혀 검게 변하지 않았다. 먹물은 아니라는 뜻이다.
"큰 배는 없는 거요?"
"큰 배는 가라앉습니다. 이것보다 조금만 더 크면 강물에 뜨지 못합니다."
"내가 먼저 건널 거야."
"먼저는 무슨. 네가 배에 타고 우리 셋은 날아서 지나가면 되지."
뱃사공이 삼장을 배에 태웠다. 나는 오함마를 타고 먼저 날아서 반대편으로 갔다. 저팔계와 사오정은 천천히 날아서 삼장과 함께 이동했다.
"저기 거북이다."
거북 등껍질이 넘실대는 검은 강물 위로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낸다. 사오정은 백갑이 생각났는지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야. 요괴면 어쩌려고. 너희 정신 차려."
요기도 없는데 삼장이 호들갑을 떤다. 요괴가 두려운 것보다 시커먼 물에 빠지는 게 무서운 거겠지.
갑자기 강물이 꿈틀하더니 배가 뒤집혔다. 180도 뒤집힌 게 아니라 360도로.
기겁한 뱃사공이 배에 엎드려 연신 절을 한다. 그리고 삼장법사가 사라졌다.
"야. 빨리 물에 들어가 삼장 찾아."
고함을 지른 나도 흑수하에 풍덩 뛰어들었다. 오함마는 흑수하가 꺼려지는지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오정과 저팔계도 황급히 입수했다.
안 보인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빛이 없어도 볼 수 있는데 흑수하 안에서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여의금고봉을 꺼냈다. 길게 변화해 바닥을 쿡쿡 찔렀다. 그러나 길이는 짐작도 안 가고 넓이가 3리에 육박하는 강물 바닥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다.
게다가 물살에 휘말려 나는 골고루 짚지도 못했고.
밖으로 나오니 저팔계와 사오정은 이미 뭍으로 나왔다.
"제가 류사하에서도 10리 밖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선 내 손가락도 안 보입니다."
"은하수를 다스리던 천봉원수가 체면이 말이 아니야. 감각이 차단된 것처럼 아무것도 안 느껴져."
나보단 물에 친숙한 놈들이라 기대했는데, 나랑 똑같구나. 하긴, 눈뜬장님이나 눈 감은 장님이나 똑같지 뭘.
"도움 청할만한 사람 없어?"
"관세음보살 추천합니다. 홍해아 넘기러 담판하러 갔을 때도 도움 청할 일 있으면 언제든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흑수하도 강물이니 용궁을 찾는 게 낫지 않을까?"
잠깐. 이랑신도 관구에서 물을 다스리는 존재다. 관구 지역에서는 물의 신, 사냥의 신, 술의 신 등 십여 가지 신을 맡고 있다.
"내가 먼저 이랑신한테 가보고, 안 되면 용궁에 갈게. 둘은 흑수하에 사는 요괴의 정체를 수소문해."
오함마를 타고 관구로 날아갔다. 날개를 얻은 오함마는 예전보다 몇 배 빠르게 날았다. 근두운은 더 빠르다고 하니, 초음속으로 움직이겠지?
현성묘에 가서 이랑신을 부르니 몇 분 있다가 효천견이 달려 나온다. 오함마는 여전히 효천견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랑신은 의뢰를 수행하는 중이었는지 갑옷에 투구까지 전신무장을 한 상태였다.
"술이나 하면서 얘기하자."
이랑신은 목이 마른다는 듯 술을 연신 입으로 털어 넣었다.
"내가 바쁜 사람 부른 거 아냐?"
"몸은 고달프지만, 기분은 하늘을 찌른다."
이랑신이 고달프다고 할 정도면 정말 바쁜 모양이다.
"지금 황제랑 옥황상제가 환생체 빼앗기를 하고 있어. 황제 편에 선 환생체들이야 실패작이니 당연히 옥황상제 쪽으로 안 넘어가지. 지금 남은 환생체들을 황제가 유혹하고 있고 옥황상제는 그걸 막아내느라 정신이 없지."
"너 누구 편이야?"
"옥황상제 편이지. 어머니가 천궁에 있으니까. 주로 황제의 실패한 환생체들을 생포하는 일을 해. 그럼 옥황상제가 받아서 어디엔가 감금하지."
"결국 옥황상제가 이기겠네?"
이랑신이 너털웃음을 짓는다.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웃는데도 그냥 화보다. 나도 저렇게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된 영문인지 갇혔던 환생체들이 도망쳤다. 지금 대략 1500 대 500의 비율이 되었어. 옥황상제는 환생체들이 어떻게 도망쳤는지 조사하느라고 제정신이 아니야."
"그럼 내 의뢰를 받아줄 시간 없겠네?"
"장기 계약을 맺었다. 당분간 네 의뢰를 받기 힘들 것 같아."
술 몇 잔 얻어먹고 현성묘를 떠났다. 이랑신도 덕분에 기분 좋게 쉬었다면서 나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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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궁은 여전히 아름답다. 기분 탓인지 오광이 그새 살찐 것 같다.
"제천대성, 자주 놀러 오시지 그러셨습니까."
"기쁜 일이 많으신가 봅니다."
"천궁이 무너지고 천계가 무주공산이 되면 우리야 좋죠. 천계를 차지해도 되고, 수계를 완전히 독립해도 되고요."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용궁 음식은 대부분 먹을 수 없기에 인사를 끝내고 바로 화제에 돌입했다.
"형양곡이던 흑수하라는 곳에서 삼장이 요괴에게 잡혔습니다. 수계의 일이라 용왕에게 도움 청하러 왔습니다."
"당장 수계도(水界圖)와 관리대장을 가져오라."
거북 대신과 게 장군이 지도와 두꺼운 장부책을 가져왔다. 용왕이 수계도에서 흑수하를 찾아내 짚자 관리대장이 알아서 해당 페이지를 펼친다.
"별룡(鼈龍)이 누구더냐?"
"태자 오마앙이 아룁니다. 폐하의 외손입니다."
"외손? 누구 자식이지?"
"구 공주와 만성용왕의 자식입니다. 아홉 중 막내죠."
용왕이 한숨을 푹 쉰다. 만성용왕이라면 내 손에 죽은 그놈 아냐? 그놈이 용왕 사위였다고?
"민망합니다. 딸이 몰래 사내랑 눈이 맞아 동의도 없이 혼인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사위에게 벽파담에 용궁을 지어주었는데, 부부 싸움을 하고 친정집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눌러살고 있지요."
"그러시군요."
"셋째인 청배룡은 아비인 만성용왕과 함께 죽었고, 일곱째인 경중룡은 말래강을 삼켰다가 죽임을 당했습니다. 점괘술로 알아보니 이 세상 존재가 아니라는 것까지만 알려주더군요. 별룡은 아홉째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먼저 일곱째를 죽이고 간을 빼먹었고, 사위 만성용왕과 외손녀 만성공주를 죽였고, 지금은 귀여운 막내 별룡을 해치우려고 오광에게 도움 청하러 왔다는 말이군. 내가 생각해도 너무 염치없는 것 같다.
"폐하. 별룡은 죄를 범해서 흑수하로 유배 보낸 겁니다. 흑수하는 강이어서 우리 관할로 규정되었지만, 어떤 용도 살기 싫어해서 유배지로 정했습니다."
"죄인이 유예 기간에 반성하지 않고 또 잘못을 저질렀으니 이번에는 소멸해야겠다."
"천 년 동안 천벌 기둥에 묶어서 벼락으로 고통을 준 후 소멸해야 비로소 법도에 맞는 줄 아룁니다."
"그래. 이번 일은 태자가 제천대성을 도와 처리해라. 용궁의 죄인을 벌하는 일이니 계약을 맺지 말도록."
앗싸. 포인트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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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목 없습니다. 이놈이 아무리 불러도 안 나오네요."
얼굴만이라면 이랑신에 필적할 꽃미남 오마앙이 낯을 붉히고 내게 거듭 사죄했다. 별룡이란 놈은 이젠 막 나가겠다는 건지 동해용궁의 태자 오마앙의 부름도 거부했다.
오광이 임기를 다 채우면 다음 용왕이 될 오마앙이다. 독재에다 혈통으로 이어지는 봉건제인 용궁에서 오마앙에게 반항하는 용이 있을 줄은 아무도 상상 못 했겠지.
"누군가 강을 삼켰다고 했던 것 같은데, 혹시 흑수하를 삼켜버릴 수는 없습니까?"
"이 강물은 용들이 살기조차 싫어합니다. 삼키는 건 조부모님이 오셔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신룡 부르는 건 무리다. 그 포인트를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태자의 고견이 궁금합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되려 도움을 청해야겠습니다. 이 흑수하의 원류를 찾아 막아주실 수 있습니까? 흑수하의 물이 맑게 변한다면 별룡 따위야 손가락 하나로 잡아낼 수 있습니다."
오함마를 불러 강 상류로 달렸다. 그런데 원류를 찾을 수 없었다. 무수한 작은 물줄기가 모여드는데 어디가 원류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어쩔 수 없이 돌아가서 오마앙에게 질문했다.
"원류를 어떻게 찾습니까? 강과 이어진 물줄기를 다 찾아봤는데 원류가 없었습니다. 혹시 원류가 숨겨질 수도 있습니까?"
"흑수하는 이상하니까 원류가 아래에 있을 수도 있겠네요. 제천대성께서는 딱 보는 순간 여기가 원류구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강의 진체 같은 거니깐요."
또 고정관념에 사로잡혔구나. 흑수하의 원천이 상류가 아닌 하류에 있을 수도 있다. 천궁에서는 아들이 아버지보다 먼저 태어나는 일도 있다고 들었다. 고정불변의 미래를 당겨오면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다시 오함마를 타고 밑으로 달렸다. 흑수하에 흘러드는 지류마다 전부 거슬러서 원류인지 확인했다. 그렇게 며칠 밤낮으로 달려서 결국 홍호에 도착했다.
- 홍호가 원류였다니.
강의 도착지, 즉 종점이 원류였다. 나이 먹을수록 아이가 되는 거랑 같은 이치인가?
홍호는 물이 맑다 못해 바닥의 모래알을 셀 정도다.
형님, 여기서 뭘 어떻게 막아야 해요? 흘러들어오는 걸 막아야 하는 겁니까?
손오공의 대답 대신 공공의 힘이 속삭인다. 홍호에 고여있는 홍수의 힘을 이기면 된다고. 그런데 공공 본인도 이겨내지 못하고 홍수에 죽은 거 아니었어?
- 다른 방법이 없으니 해봐야지. 여의금고봉도 있고 청동화로도 있으니 어찌어찌해낼 것 같은데. 정 안 되면 '그걸' 꺼내서 홍수를 담아버리고.
평정산에서 얻은 '그것'. 되도록 꺼내지 말아야 한다. 내가 감당할만한 물건이 아니니까.
여의금고봉과 청동화로를 꺼냈다. 여의금고봉은 1만3천5백 근. 청동화로는 법력을 주입하면 무거워진다. 둘의 무게를 이용하고 공공의 힘이 있으면 홍수를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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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의 성질은 뭘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쓸어버리는 거다. 모든 걸 쓸어버리는 힘.
홍수는 지진이나 산사태보다 훨씬 섬세하다. 액체가 뭉쳐 흐르는 거라서 대충이라는 게 없다. 지나가는 곳마다 깡그리 밀어버린다.
그래서 홍수를 이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밀려나지 않고 버티면 된다. 참 쉽죠잉?
- 힘을 더 끌어내. 법력 말고 물리력을 더 끌어내라고. 공공의 힘과 형천의 힘을 굳이 구분할 필요 있어? 둘 다 함께 끌어내라고.
둘 중에 하나라도 내 힘이라면 쉽게 융합할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흡수한 힘이어서 하나로 합치는 게 너무 어렵다. 지금까지는 형천의 힘만으로도 넉넉했는데, 이 홍수는 장난 아니다.
세탁소에서 돌아가는 세탁기를 볼 때마다 상상하곤 했다. 저 안에 들어가면 어떤 느낌일지. 이젠 전혀 궁금하지 않다. 아마 햇볕이 따사로운 해변에서 해먹에 누워있는 느낌일 거다. 아주 편하고 즐거운.
홍호에 웅크리고 있던 호수는 1초에 세탁과 탈수를 끝낸다. 그리고 다음 1초에 똑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그냥 내 몸을 흔드는 거라면 괜찮은데, 이 홍수는 내 진체를 흔든다. 그래서 막 어지럽고 메스껍고 정신 차리기 힘들다.
진체를 감추려면 평온을 유지하고 법력으로 진체를 감싸야 한다. 그런데 진체 숨기는 데 법력을 많이 할애하면 청동화로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그러면 홍수에 쓸려간다.
그뿐이 아니다. 달리는 홍수가 아니라 고여있는 홍수여서 한 방향으로 미는 게 아니라 사방에서 흔든다. 힘이 강하기만 해서는 1초에 한 번씩 방향이 변하는 힘에 대응할 수 없다. 냉정함, 판단력, 결정력, 실수했을 때 빠르게 회복하는 멘탈 등도 필요하다.
나는 지금 내 의지로 버티는 게 아니라 형천의 힘에서 나오는 의지로 근근이 버틴다. 이거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공공처럼 죽어서 저승으로 가는 건가?
- 실패를 왜 생각해. 성공하면 이 대단한 홍수도 반사하는 청동경을 얻을 수 있어.
호랑이 기운이 솟는다. 이 홍수 이기면 청동경을 얻을 수 있다. 천궁과는 양립할 수 없는 처지라 힘이 강할수록, 법보가 많을수록 좋다.
형천의 힘과 공공의 힘이 꽈배기처럼 서로 꼬인다. 지푸라기라고 비하 받는 짚도 여럿 꼬아 노끈으로 만들면 든든해진다. 원래부터 강하고 질긴 힘인 형천의 힘과 공공의 힘은 비록 섞이지 못했지만, 서로 꼬이면서 더 강해졌다.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반응 속도도 빨라진다. 사방에서 흔드는 홍수의 힘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마치 금고봉을 막아내는 관음보살의 버들가지처럼, 나는 홍호 바닥의 한 가닥 수초로 변했다.
- 재능은 뛰어난데 머리가 멍청해서 그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구나.
기쁘다. 내 재능이 손오공의 인정을 받다니. 너무 커다란 기쁨이라서 기타 사소한 문제들은 따지지 않기로 했다.
형님, 이거 그냥 버텨서 끝나는 건 아니죠?
- 전진해. 비기는 걸 넘어서 이겨버려.
내 구미에 꼭 맞는 말이다. 난 승리자와 정복자의 DNA를 타고났다고.
홍호 바닥에 발자국을 푹푹 찍으며 흑수하를 향해 걸었다. 사방에서 흔들던 힘이 집중해서 나를 흑수하로 못 가게 방해한다. 방향이 단순해지면 머리 안 쓰고 힘만으로 극복할 수 있잖아. 머리를 안 써도 되면 난 더 세지는데?
촤르륵. 귓가에 울리는 소리를 음미하며 묵념했다. 방금 홍수 하나가 작고했다. 홍호에서 오랜 시간 잠들어있던 홍수를 내가 깨워서 싸웠다. 싸워서 이겼고 이겨서 죽였다.
홍수의 세계는 참 살벌하다. 진 놈은 죽어야 한다니. 공공도 참 대단한 놈이었구나. 홍수와 맞설 때마다 죽음을 무릅써야 했으니.
- 느껴지는 거 없어?
호수 바닥을 파헤쳐서 청동경을 뽑아냈다. 청동경을 들고 호수 밖으로 나오니 흑수하가 하류부터 맑아진다. 새까만 먹물이 맑은 물로 변하며 위로 쭉 올라가는 모습은 장관이다. 마치 흐르는 물에 먹물을 풀어놓고 촬영한 후 거꾸로 돌리는 것 같았다.
- 청동화로나 청동경 진명을 알아내면 네 걸로 만들 수 있을 텐데.
방법이 뭔가요?
- 천계 문자를 더 열심히 배워. 그래야 평정산에서 얻은 그 물건 진명도 알아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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